[운석 사이로/완성] 감사의 글과 개발과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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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6 12:49

안녕하세요, 이번 2022 1인용 공개 보드게임 공모전에서 한결님과 함께 '운석 사이로'로 인사드린 0Q입니다.

우선 저희 게임에 관심을 주시고 피드백을 남겨주신 겨리님, 채피x2님, 환타님, 제이님, BOOYAH137님, 크까까님, 라굴님, 레이지니님과 플레이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인사를 올립니다.
보내주신 소중한 피드백은 저희의 능력이 허락하는 선에서 가능한 반영하고자 하였으나, 저희의 미숙함으로 인하여 충분치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합니다.

이제는 공모전의 개발 기간이 끝나게 되어 규칙서 상의 명백한 오류의 수정만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을 모티브로 시작되었고, 개발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운석 사이로'와 함께 해주신 여러분과 공유하는 것도 하나의 큰 재미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운석 사이로'의 개발 히스토리
이 게임의 첫 모습은 1인용 게임이 아니었습니다. 초기에는 제한된 대화만 가능한 두 플레이어가 각자의 힌트를 가지고 3x3x3 공간에서 날아오는 운석을 피하는 게임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3x3 공간에 레이저/발전기 등의 타일과 미플을 배치하는 게임, 3x3 공간에서 레이저 배치/업그레이드/회전/발사하는 게임을 거쳐 위에서 내려오는 운석을 발사하여 파괴하는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운석 사이로의 초기 프로토타입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게임은 갤럭시트러커와 정령섬입니다. 여러 타일을 제한된 칸에 배치하여 자신만의 우주선을 만들고, 날아오는 운석 등을 파괴하는 갤럭시트러커는 한결님의 베스트 게임 중 하나입니다. 다만 갤럭시트러커에서 가장 매력적인 '타일 배치로 나만의 우주선 만들기'라는 요소는 저희의 능력적 한계로 인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운석 사이로'에서 플레이어를 가장 골치 아프게 하는 요소인 빡빡함과 미래 턴의 계산은 저희가 정령섬의 재미라 판단한 것을 반영하여 만들어졌습니다(사실 이건 비밀인데 한결님은 정령섬을 싫어합니다). 이후에는 보내주신 피드백과 저희의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게임을 수정해나갔습니다.

2. 개발 중 어려웠던 점
'운석 사이로'의 빡빡한 퍼즐적 요소는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는 것에 오히려 방해가 되었습니다. 공통적으로 많이 받았던 피드백은 매 턴 공개되는 운석에 맞게 레이저를 장전한 후 나머지는 운에 맡기게 되어 게임이 너무 획일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저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플레이어에게 우주선 위치 선정, 레이저의 선택 외에 다른 선택지를 주거나, 레이저-운석의 1:1 대응이 아닌 보다 세부적인 계획을 짤 수 있도록 변경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주된 메커니즘인 '타이밍 토큰'에 새로운 능력을 부여하거나 레이저의 장전/발사 방법 등을 변경하는 것은 게임을 복잡하다 못해 조잡하게 만들거나, 지나치게 단순화하게 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또한 난이도를 점진적으로 증가시키는 방안을 고려해봤는데, 시스템 상의 한계로 그 변화폭이 너무 크게 되는 점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장전을 미루면서 미래의 운석을 보게 하는 기능과 발사를 미루면서 레이저의 방향을 변경하는 것, 그리고 강화 운석에 대한 요소로 반영되었습니다. 또 승리조건에서 많은 변경이 이루어졌는데, 저희가 정령섬에서 공통적으로 싫어하는 요소인 '실컷 두들겨 맞다가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점'을 피하려다 보니 승리 조건에 대한 고민이 많았으나 가장 직관적인 모든 운석을 파괴하는 최종본의 형태로 결정되었습니다.

[운석 사이로 최종본]

3. '운석 사이로'의 개발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저희는 게임에 가슴 뛰는 요소가 있는지, 호불호가 갈리더라도 '재미있다'고 느낄 수 있는 요소가 있는 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운석 사이로'에서 가장 큰 재미 요소는 계획을 짜고, 그 계획이 맞아 떨어질 때의 쾌감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재미를 최소한으로는 만족시켰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다채로운 상황을 제시하지 못했던 점은 아쉬웠습니다.

제가 공유드리고 싶었던 사항은 여기까지입니다. '운석 사이로'를 즐겨주시고, 관심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