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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굴너굴의 2018 Top 100 - #71~80

4,878 조회

2018.11.22 09:55

* 지난 3년간 혼자 해오던 Top100에 지니님이 합류하기로 하였습니다. 서로 100개의 리스트를 공유한 상태이며, 서로 모든 게임의 순위에 대해 짤막한 소감과 평을 남기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니님 목록에 대한 제 시각도, 제 목록에 대한 지니님의 시각도 살짝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 저는 평소 재밌을지 없을지 알 수 없는 신작을 향한 모험보단 어느정도 게임성이 검증된 클래식 명작과 오래 꾸준히 즐길 수 있는 게임에 더 의미를 두는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지니님은 새로운 게임도 재미만 있다면 적극적으로 어필하며 Top 100에 반영하는 진취적인 모습을 가지고 계시지요. 두 사람의 이러한 반대되는 특성을 염두하시며 읽으시면 보드게임 초보자도 경험자도 구작 & 신작 골고루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80위부터 71위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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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 다이스마스터즈

2015년 - 41위
2016년 - N/A
2017년 - 93위

TCG(Trading Card Game)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니면 TDG(Trading Dice Game)이라고 해야할까요? 주사위로 이루어진 영웅들을 이끌고 상대방과 1:1 결투를 즐기는 주사위판 매직더개더링, 다이스 마스터즈입니다. 다이스백 빌딩이라 하는 독특한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데, 영웅(주사위)를 구입할 때마다 한켠으로 빼놓다가 주머니가 비는 순간 지금까지 구입한/사용한 주사위를 모조리 주머니에 다시 넣습니다. 이렇게 구입한 영웅들이 주머니에서 뽑혀나오며 상대방의 영웅들과 교전을 하게 되지요. 덱빌딩으로 치면 도미니언이나 어세션. 타일로 친다면 오를레앙이나 알티플라노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네요. 이렇게 반복하여 상대방의 생명점수를 0으로 만들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간단한 주사위 게임이지만 매직에서 볼 수 있는 공방 시스템, 인스턴트 스펠 시스템, 강화시스템 등 은근히 많은 요소가 담겨있습니다. 거기에서 나오는 변화와 전술이 꽤 괜찮아요.

저는 Avengers vs Xman, 즉 첫번째 웨이브만 약간 가지고 있습니다. 닌자거북이 버전을 사고 싶었으나 제가 생각하던 느낌의 일러스트가 아니라 패스! 주위에 하는 사람도 거의 없는데다 깊게 파고들 게임은 아니기에 이 정도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파고들 생각은 전혀 없는데다 이정도로도 즐기기엔 충분하거든요.

작년에 "이 게임이 90위 이상으로 올라가는 일은 다신 없겠죠…?" 라고 어물거렸는데 의외로 80위까지 올라갔네요. 다른 게임에선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참신함이 순위를 꾸준히 지켜주는 방패 역할을 하는거 같습니다.

지니 >> 이 게임이 80위라니.. 매직더게더링도 그렇고 이런 부분에서 취향차이를 많이 느끼네요 100위 준비할때 전 떠오르지도 않은 게임이였거든요ㅋㅋ 처음 접했을때 재밌게 하긴 했지만 무한 확장+부스터팩때매 관심을 안 가졌습니다. 개인적으로 TCG에는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랜덤으로 카드를 뽑아야한다니, 내 덱을 만드는데 자유도가 너무 떨어지는 것 같아서요. 이 게임과 비슷한 느낌이 나는 애쉬즈라는 보드게임이 있는데 이 정도가 딱 무난하게 좋은거 같아요.

#79 - 아줄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N/A

둥그런 디스크에 올려진 타일을 집어가며 자신의 개인보드 위 타일을 채워가는 게임입니다. 게임이 가진 예쁜 겉모습 때문에 눈치채지 못하는 일이 잦은데 게임이 상당히 사악합니다. 가져간 초과분량에 대해선 감점을 먹인다는 시스템 때문에 폭탄돌리기 분위기가 형성 되거든요. 많은 분들이 귀여운 아줄의 외관을 보고 혹했다가 게임 도중 폭탄을 한보따리 넘겨받고 상처 받으며 떠나가곤 하지요.

은근히 자주 즐기다보니 일단 Top100 에는 입성 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아줄만큼 겉으로 보면 그럴싸한데 면밀히 살펴보면 테마, 시스템, 점수 계산법이 따로 노는 게임도 드문 것 같습니다.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진 모르겠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종료 타이밍이 너무 빠르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보드를 좀 더 가득히 채우고 싶은데 그럴 수 없거든요.

참, 이번에 아줄 신작이 나왔죠? 지인이 보내준 호올스 짤을 보고 한참동안 미친듯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개인적으로 아줄 기본판까지가 딱 좋은 것 같아요. 이 이상 살을 붙여봐야 아줄을 능가하는 색다른 게임이 되리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니 >> 아줄을 처음 했을 때 든 생각은 2인플과 4인플의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굳이 꼽자면 2인플쪽이 더 재밌었네요. 구성품이 너무(?)예쁘다 보니 겉이 더 화려하게 느껴진 게임이였습니다. 조금 더 편안한 게임일줄 알았는데 상대방 마이너스 먹이기 게임인 점도 예상과는 어긋났구요. 인터렉션이 강한 걸 안 좋아하는 저에게 2인플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웠네요ㅋㅋㅋㅋ

#78 - 재니펭귄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N/A

플레이어들은 펭귄부대(...)를 이끄는 리더가 되어 펭귄들을 작전지역에 보내게 됩니다. ...는 그저 어이없는 테마일 뿐 카드 교환과 드래프팅을 통한 셋콜렉션 게임입니다. 시작은 4장으로 시작하되 매 라운드마다 카드를 두 장 뽑고 좌우 플레이어와 한장씩 교환합니다. 그리고 한장을 바닥에 내려놓으면 라운드 종료. 새로 2장을 보충한 뒤 다시 좌우 플레이어와 한장씩 교환. 한장을 또 내려놓기를 8번 반복합니다.

이제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내려놓은 펭귄들의 숫자를 합하여 색상별로 비교합니다. 합이 가장 높은 사람은 손패에 있는 동일 색상의 펭귄 카드 합만큼 점수를 받으며 나머지 플레이어들은 손에 들고 있는 동일 색상의 펭귄 카드 중 가장 낮은 숫자 하나를 점수로 받습니다.

이기기 위해선 카드를 많이 사용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낭비했다간 손패에 카드가 남아나질 않아 점수를 못먹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하게 돼요. 맞습니다. 수목원과 비슷한 형식의 딜레마를 안겨주는 게임이지요. 후에 리뷰에서 언급하겠지만, 1~3번 카드에 있는 특수기능 덕분에 게임이 좀 더 흥미로워지지만 그로 인한 번거로움과 애매함이 생기는 점도 있습니다.

그래도 가볍게 하긴 참 좋은 게임입니다.

지니 >> 안해본 게임입니다. 얼마 전 너굴너굴님이 간단하게 설명해주신 게임인데 가격이 저렴해서 흥미가 가더군요. 주변에서 누가 사서 돌려봤음 좋겠어요.

#77 - 이스탄불

2015년 - 83위
2016년 - 67위
2017년 - N/A

층층히 쌓인 토큰을 이리저리 깡총깡총 옮겨다니며 액션을 하는 만칼라 스타일의 게임입니다. 일정 갯수 이상의 보석을 모아야 승리하는데 16개의 타일로 이루어진 보드를 보며 보석을 모을 수 있는 최적의 길을 찾을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돈으로 보석을 구입하는 사람. 골고루 상품을 모으며 보석으로 교환하는 사람. 도박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 등 의외로 여러가지 전략이 존재하여 경쟁의 재미가 있습니다.

가볍고 점수가 아닌 갯수로 승부를 가리는 방식이다보니 중후반이 되면 승자가 누가 될지 뻔히 보이는 문제는 있습니다만. 게임이 가진 특유의 경쾌함이 산뜻해서 좋습니다.

빅박스가 나온 걸로 아는데 확장 없이도 나름 재밌게 즐기고 있는 편이라 큰 관심은 없습니다.

지니 >> 만칼라방식이라해서 기대하고 했다가 저는 조금 실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점수를 얻는 루트가 다양해보이지 않았고 저에겐 애매한 게임이였어요. 비슷한 시기에 오부족을 했었는데, 오부족을 무척이나 재밌게 해서 그런지 이스탄불은 전혀 손이 안 가더군요. 77위라 꽤나 높은 순위네요. 최근에 빅박스가 나올 정도니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는 게임인거 같은데.. 어중간 했던 기억에 다시 해볼 거 같진 않아요.

#76 - 브뤼셀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N/A

Top 100에 새로 진입 했군요. 여러가지 유명한 게임에서 특징을 하나씩 떼어다가 짜맞추면 브뤼셀 같은 느낌의 게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르누보 어쩌구저쩌구- 하는 테마가 있긴 하지만 아무 의미 없을 뿐. 경매, 영향력, 셋콜렉션, 영역 확장, 엔진빌딩 등 정말 온갖 요소가 다 녹아있는 게임이예요. 그럼에도 그 요소들이 제법 잘 어우러지는 것이 꽤나 신기한 게임입니다.

사실 이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그렇게 좋은 인상을 받진 못했습니다. 뭐라 해야할까요? 게임 내내 앞으로 달려가서 "야호!" 소리 지르고, 우측으로 달려가서 팝핀을 추고, 좌측으로 달려가서 오열하고, 후방으로 달려가서 누워서 잠을 자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무슨 소린가 싶죠? 그만큼 각 액션이 따로 노는 인상을 받았어요. 경매를 통해 이행하는 5가지 행동은 서로 연관성이 전혀 없어 보였고, 경매를 통해 보너스 카드를 다투는 것도 이해가 안되고, 액션 칸에 그려진 장소도 왜 그 장소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갔으며, 오줌싸개 소년 마커를 들고 게임을 끝내면 추가 점수를 받는 등 그 어느 것에도 흐름이란게 없어보였습니다.

지금이야 이 각각의 조각이 가진 관계와 연계가 보이니까 재밌게 즐기고 있지만... 그 첫 낯설음을 극복하지 못했다면 영원히 Top 100에서 보는 일은 없었을 거예요. 개인적으로 테마를 조금만 더 살렸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지니 >> 저도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일꾼놓기에 비딩을 하는데 눈치싸움이 더해져서 쏠쏠하죠, 개인적으로 비딩 안 좋아하는데 이 정도 계산 가능한 비딩은 괜찮은 거 같아요.

#75 - 퍼스트클래스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70위

"일단은 70위를 주겠습니다만 내년엔 더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라고 작년에 언급했는데, 예상대로 5위 하락 했네요. 생각보다 아직 높은 순위를 유지하고 있어 놀라울 따름입니다. 예전에 러시안 레일로드를 해보고 크게 데인적이 있습니다. 엄청 건조한데다 관심도 없는 기차 테마. 1~2가지 루트만 집중적으로 파야하는 답답함 등 시스템이 저와 잘 안맞았거든요.

퍼스트 클래스는 러시안 레일로드의 대체재로써 초급과 중급 사이를 넘나드는 정도의 가벼운 게임성에, 빠른 플레이 타임, 여러가지 모듈로 인한 게임의 변화, 그리고 직관적인 아이콘 등 훨씬 제게 맞는 게임이었습니다. 물론 모듈간의 밸런스 문제, 특정 전략의 강세, 불편한 세팅, 난잡해지는 테이블 등 단점이 제법 있습니다만 템포가 워낙 빠르고 돈을 이용하여 콤보를 터뜨리는 재미가 있어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지니 >> 러시안 레일로드를 별로 안 좋아해서 그닥 기대를 안했던 게임이네요. 그래도 러레보단 재밌게 했어요. 모듈마다 양상이 달라서 여러번 돌리기에도 좋아보이긴 했습니다. 세팅이 좀 귀찮았었던 기억도 나네요.

#74 - 파워그리드

2015년 - N/A
2016년 - 49위
2017년 - 85위

우리 모임에서 '나만 좋아해' 카테고리에 속하는 게임을 하나 고르라면 역시 파워그리드가 가장 먼저 생각납니다. 모임 멤버들이 이렇게 건조한 산수게임은 별로 좋아하질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돌아갈 기회가 줄어들며 점점 순위에서 내려오고 있는 것 같아요. 올해 74위로 소폭 상승한 것은 파워그리드를 향한 개인적인 애정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경매로 발전소를 산다 -> 건물을 짓는다 -> 자원을 산다 -> 전력을 공급한다 -> 돈을 번다 -> 발전소를 산다의 반복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는 싸움은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인기 발전소를 향한 경매 싸움. 자원이 많이 팔려나갈 수록 자연스럽게 가격이 상승하는 시장 원리. 자연스레 도태되는 낙후된 발전소 등이 있죠. 게임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페이즈 3이 시작되는 방법이 3개인가 4개 정도 있다보니 자꾸만 룰북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처리 방법이 미묘하게 다르거든요.

파워그리드 카드게임도 있는데 여전히 못해봐서 어떨런진 모르겠네요.

지니 >> 좋은 게임이죠. 저도 100위안에 넣을까말까 한참을 고민했던 게임입니다. 턴 순서, 비딩, 자원 운영, 발전소 건설, 돈 계산등 치밀하게 계산돼야하는 좋은 게임이죠 그래서 할 때는 미간에 주름 만들어가며 뽝! 즐겁게 하는데, 한번 하면 당분간은 생각이 안 나는 그런 게임이에요. 개인적으로 비딩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도 파워그리드는 여러가지 운영들이 잘 짜여 있어서 그나마 좋아하는 편에 속합니다. 1년에 한번..쯤 할만한 그런 게임이네요

#73 - 우봉고3D

2015년 - 3위
2016년 - 5위
2017년 - 3위

정말 어마어마한 하락세가 아닐 수 없습니다. 퍼즐계의 정점을 찍은 게임이었으나 여기까지 추락했네요. 입체 테트리스 조각을 이리저리 끼워맞추어 빈틈없이 2층을 채우는 게임인데 난이도가 정말 살벌한 게임입니다. 게임 내내 “왜 안맞지? 내가 블럭을 제대로 가져왔나? 분명히 맞는데? 정답이 있나?” 하며 계속 중얼거게 만드는 위력을 가지고 있죠. 모두가 고개를 숙인 채 블럭을 덜그럭 거리며 똑같은 말을 중얼거리고 있는걸 보면 여긴 정신병원인가- 싶을 정도입니다.

충격적인 하락엔 큰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너무 많이 즐겼어요. 이젠 점수고 뭐고 그냥 푸는데만 의의를 두다보니 점차 게임으로써의 목적이 결여되고 두뇌 훈련용 물건이 되어버렸네요. 승부의 재미를 잊었달까요?

앞으로도 Top 10을 향한 재도약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니 >> 제가 1인플을 즐기는 유일한 게임입니다. 정말 좋아하는 게임이에요. 한 해에 자주 돌아가는 게임 탑 10을 뽑는다면 우봉고3D는 올해도 작년에도 들어갔을거에요. 더 자세한건 제 순위에서 말씀드리고 싶네요!

#72 - 인디언서머

2015년 - N/A
2016년 - N/A
2017년 - N/A

인디언 서머가 우봉고 3D를 이겼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말하고도 정말 어이가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실제로 우봉고3D가 점점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면 인디언서머는 제 마음속에서 점점 커져가고 있는 초신성 같은 게임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 굉장히 소소하고 심심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퍼즐이 가져야 할 난이도가 완전히 없는 것처럼 느껴졌죠. 그러나 연거푸 즐기다보니 사람들과 거의 비슷하게 보드를 채우게 되고 도토리 1~2개 차이로 패배하자, '조금만 더 빨리' 라는 생각으로 집중하는 저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콤보를 통해 빠른 템포로 보드 위를 채워가고, 아이템을 이용하여 다른 플레이어들의 중요한 조각을 훔쳐보고, 보드를 채움으로써 보너스 토큰을 이용하고, 구멍의 모양을 절묘하게 맞추어 이미 회수한 보너스 토큰을 또 한번 회수하는 등 반걸음 더 빠르게 나아갈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이 존재하거든요.

'그 조금만 더 빨리. 남들보다 반걸음 더 멀리.' 라는 욕심이 도통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꾸만 하고 싶어져요. 단언컨데 내년 Top100 에도 인디언서머는 다시 등장할겁니다.

+ 라쿤 타일이 존재하는데 해당 순위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음을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 그치만 귀여워서 언제나 가장 먼저 노리는 타일이긴 해요.

지니 >> 퍼즐게임치고 너무 소소해요. 머리를 쥐어짜는 고통을 줘야하는데 게임이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합니다. 우봉고3D보다 위라니 이러실겁니까?

#71 - 수목원

2015년 - 54위
2016년 - 62위
2017년 - 53위

수목원은 아름다운 나무 일러스트가 그려진 카드를 바닥에 깔아가며 점수를 최대한 확보하는 타일놓기(?)류의 게임입니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달리 빡빡한 수읽기 및 핸드관리를 요구하죠.

위에 언급한 재니 펭귄과 비슷한 득점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닥에 깔아놓은 나무의 색상이 제 손에 최소 한장은 남아있어야 해당 나무의 점수를 따낼 수 있으며 그 합이 다른 사람들 손패에 있는 동일 색상의 합보다 높아야만 점수를 딸 수 있습니다. 점수를 많이 벌겠다고 모조리 카드를 내리면 손에 카드가 없어 혹은 합이 부족하여 0점이 되는 악랄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게임은 그야말로 딜레마로 똘똘 뭉친 것 같습니다. 나무 카드를 내려놓고 싶지만 모두 쓰면 점수를 낼 수 없고, 그렇다고 안내려놓자니 점수가 되지 않으니 아깝고, 그렇다고 들고 있자니 다른 카드를 들고 있을 공간이 부족하고, 다른걸 버리자니 남들이 그 카드를 주워가 점수내는데 쓸거 같고. 정말 극악의 고통만 주는 게임이지요. 예쁜 일러스트에 속지 마세요. 정말 더러운 게임입니다.

지니 >> 어쩌다 이 게임이 제 top100에서 빠졌죠...정말 좋아했던 게임인데ㅠㅠ 하지만 돌린지 2년정도 된 것 같으니 올해 top100은 다른 게임들에게 자리를 내주는걸로... 이 게임도 레드7과 마찬가지로 얼마 안되는 카드 장수로 이렇게 재밌을 수 있구나 싶은 게임입니다.

내 핸드관리는 물론이며 내 앞에 나무카드들을 어떻게 배치할지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지요. 카드 게임으로 이정도의 빡빡함을 주다니 정말 즐거웠어요. 올해 새로운 아트웍으로 재판되어 나오는데 디럭스 판은 나무박스더군요. 좋아하는 게임이라 일단 프리오더로 주문해났어요! 디럭스 판이 도착하면 한동안은 다시 즐길테니 2019년 top100에선 수목원이 등장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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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투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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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밴쿠버에 살다보니 보드게임 사회에서 얼굴 밝히지 않고 글만 올리며 조용히 사는 삶을 살 줄 알았는데... 밴쿠버에 사는 보라 회원들 + 제 닉네임을 알게된 보드게임 멤버들 + 아내까지 제 정체(?)를 알다보니 글 하나만 올리면 여기저기에서 "글 잘 읽었어요~" 하는 안부인사(?) 가 날아와 당혹스러운 일이 많습니다.

나의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모니터링 당하는 느낌이랄까요. 가끔은 빅브라더란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말 한마디 내뱉기 전에 3~4번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2. 어찌저찌 닉네임이 공개 된 상태이다보니, 야심한 길거리에서 야생 라쿤이 뛰어다니는걸 발견하면 주변 사람들이...

아내 - "어! 오빠! 저기 라쿤이다ㅡ!! 사진 찍어야지!!"
멤버들 - "어? 저기 (실명)씨 친구 지나가요!" / "어디어디? 오오오- 진짜 (실명)씨 친구네!"

너굴너굴 - "....."

하며 반사적으로 저를 엮습니다. 얼마전에 올린 사진첩 후기에서도 이 사건이 언급 되었죠.

이 사람들이 정말...!

참고로 밴쿠버에서의 라쿤은 쓰레기통을 뒤지고 광견병을 옮기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습니다.

간혹 닉네임을 바꾸고 싶단 생각이 드는데... 라쿤을 제외하면 딱히 닉네임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네요.

#3. 올해 구입한 게임을 살펴보니 5개도 채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결혼의 영향도 있겠지만 새로운 게임을 탐험하는 열정이 다소 사그라든것 같아요. 올 한해는 이렇다 할 메가히트작이 없어서인걸까요? 그냥 지금껏 모아온 게임을 돌리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4. 수많은 사람들이 저보고 보드게임에 대한 열정이 엄청나다고 말하는데...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만나보면 게임에 대해서 굉장히 초연한 모습을 보이거든요.

소장한 게임의 룰북은 여기저기 구겨져 있고(심지어 일부 룰북엔 커피 흘린 자국도...), 콤포넌트 정리도 적당히 지퍼백에 쏟아넣고 박스내에 툭 던지질 않나, 일부 타일은 하얗게 바랬으며, 어떤 카드엔 구겨진 자국도 보이고, 그 흔히 보이는 슬리브/다이스타워/오거나이저 같은건 거의 볼 수 없죠.

정성스럽게 카드 한장 한장 슬리브를 씌우거나, 손수 오거나이저를 뚝딱뚝딱 만들어내거나, 영상을 찍거나, 무보수로 한글화 하는 분들이 더 대단합니다.

전 진짜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곤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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