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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그타운> 게임 출시를 위한 실전 경험을 공유합니다. (맨땅에 헤딩도 덜 아프게 하는 방법)

833 조회

2022.11.09 15:23

안녕하세요.

스위트게임즈입니다.

마음 속으로는 정리가 좀 덜 되긴 했지만, 이번 편에서는 제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들이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공유 해보려고 합니다.

실제 개발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 중심이다 보니 실제로 제작하시는 분들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가 튀어 나올수도 있고

"어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 하는 이야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 경험으로 봐주세요.

잘한건 나중에 써먹어 보시고

제가 실수한 부분은 반면교사로 삼으시면 좋을 듯 하네요.

부디 이번 편으로 디그타운 개발 후기가 다 끝날 수 있으면 좋겠군요.

그럼 시작합니다.

#만들기

지난 글에서 이야기 했던 좀비게임은 카드와 보드판 중심의 게임이었습니다.

캐릭터들은 목재 컴포를 구매해서 해결하는 방식으로 했었죠. (504를 미리 알았더라면 더 수월했을텐데 말이죠...)

하지만 디그타운은 판매중인 컴포넌트를 사용하기 참 힘든 형태입니다.

보드의 모양도 인쇄하고 끝이 아니었고

게임 설계 자체가 "플레이어가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돌출부가 따로 있어서 부착하는 작업까지 필요 했습니다.

육각형 타일 121개가 필요했는데, 이걸 전부 구매할 수는 없었죠.

결국 정리 해보자면, 보드판, 타일 전부 만들어야 했습니다.

##커터칼

왼쪽은 모두에게 익숙한 커터칼입니다. 보다 더 잘 자르려도 각도가 좀 더 예리한 30도 날을 사용했습니다.

정밀하게 자를때는 이만한 칼이 없지요.

그런데, 커터칼의 단점은 오래 자를수록 손 끝이 점점 아파온다는 것입니다.

힘주어 자르는데 그 하중을 손가락이 다 받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원형칼

가운데는 천이나 가죽 자를때 많이 사용한다는 원형칼입니다.

로터리 재단칼, 원형재단칼, 로터리 커터 등으로 검색 하시면 나옵니다.

자를 대고 길게 쭈욱 자를 때 정말 편리합니다. 손으로 잘 움켜쥐고 굴려가면서 자르기 때문에 시원시원하게 자르면서도 손가락이 아픈 일은 줄어듭니다.

하지만 이 원형칼도 단점이 있는데요, 칼날이 돌아가는 부분을 나사로 조여 사용하는 방식이다 보니 여차하면 풀리기도 하고

너무 조여서 잘 안잘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날이 좀 얇은 편이라 한번 휘청 하면 자를 벗어나기도 합니다.

필름으로 코팅한 스티커를 많이 잘라봤는데요.

접착제가 칼날에 묻으면서 점점 무뎌지는 경험을 해서 중간중간 접착제를 긁어내 줘야 했습니다.

칼날이 원형이다 보니 긁어내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어쨌든 시원시원하게 쭈욱 자르는게 편해서 좋긴 했습니다.

##평칼

구두칼, 목공 끌, 평칼 등으로 검색하면 나옵니다.

개중에서 저렴하면서도 손잡이가 예쁜거로 골랐습니다.

유튜버 레베기님의 가죽공예 영상을 보다가 지름신의 인도를 받고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살 때는 몰랐는데 받아보니 1+1이라서 졸지에 2개나 있어요.

칼을 어디 수납하거나 감싸놓을게 없어서 위험성이 있으니 보관을 잘 해야합니다.

저가형 제품의 단점은 제품의 마감이나 강성의 문제가 있을건데요.

어차피 주로 종이 위주로 자를거다 보니 강성 자체는 문제 될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날 끝의 퀄리티가 좋지 않아서

날을 그냥 갈아서 쓰기로 했습니다.

완전히 날을 세우고 나면 수직으로 자르는 것은 몸무게만 좀 실어주면 바로 잘려나갑니다.

특히 하드보드같은 단단한 재질도 날 범위 안에서는 작두 처럼 쉽게 잘리더라구요.

단점은 날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에는 자르기가 쉽지 않다는 점

자를 따라서 주욱 커팅 하는 것은 커터칼이나 로터리칼이 훨씬 쉽다는 것이죠.

##작두

미리 찍어둔 사진이 없어서 쇼핑몰 아무 작두나 퍼왔습니다.

A4 용지를 길게 쭈욱 자를때는 이게 제일 편한 듯 합니다.

특히 정밀하지 않고 임시 커팅을 미리 할때는 이만한게 없어요.

촥촥 잘라두고서 정밀하게 평칼로 마무리 하는 것이 일종의 루틴이 되었습니다.

가급적이면 A3를 반으로 자를 수 있는 사이즈를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너무 작은 것을 사면 막상 쓰다가 아쉬움이 크더라구요.

이런 식으로

하드보드 + 스티커 + 투명 필름 구조를 쌓아 올린 것이 1.0 버전의 테스트 제품입니다.

##라벨 쉽게 붙이는 순서와 방법

1. 라벨에 인쇄를 합니다. 당연하겠죠?

2. 라벨을 하드보드에 붙입니다. 이 때 좀 조심해서 라벨 전체를 벗겨내지 말고 한쪽 변만 벗긴 후 위치를 잘 잡은 뒤에

스티커 뒷면을 살살 당기면서 잘 붙여주시면 됩니다.

종이 아끼려고 미리 자르고 붙이다가는 아주 큰일 나는 수가 있으니 여러분의 정신건강을 50원에 산다 생각하시고

불필요한 잘라낼 부분들도 깔끔히 한번에 붙여버리세요.

이렇게 붙이면 A4 사이즈의 라벨과 하드보드가 일단 부착이 됩니다.

3. 처음에 저는 이 상태에서 코팅 필름을 붙였었는데요, 비추입니다.

물론 라벨이 번질 수 있는데, 테스트 제품이니 그 정도는 넘어갑시다.

라벨과 하드보드만 붙인 상태에서 먼저 하드보드를 정리합니다.

육각형 모서리 들어가는 부분 말고, 튀어나온 부분에 맞춰서 일자로 쭈욱 잘라줍니다.

커터칼이나 로터리칼을 써서 깔끔하게 따낸 다음

안쪽으로 파여 들어가는 부분을 평칼로 꾹꾹 눌러서 잘라내면 훨씬 수월합니다.

처음엔 이걸 전부 커터칼로 작업했는데...어휴...

이렇게 하고 나면, 육각형 모서리가 깔끔하게 따여진 바닥이 완성됩니다.

이 상태에서 라벨지 위에 필름을 부착합니다.

하드보드와 라벨, 필름 모두 휘는 현상이 있을 건데요.

부착 할 때 잘 붙여주지 않으면 특정 방향으로 휘는 증상이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근데 종이의 휨은 진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것 같네요...늘 속터지는 부분입니다.

필름까지 붙이고 나면 바닥판을 뒤집어서 미리 따놓은 하드보드 옆면을 따라 필름을 제거해주시면 됩니다.

하드보드 두께가 있으니 자가 필요 없죠.

이런식으로 여섯판을 만들면 버전 1.0의 전체 보드가 완성됩니다.

#하지만 작업은 장비빨...

후속 버전부터 뭔가 많이 바뀌었죠...

손으로 일일이 자르는게 너무 힘들어서 레이저 커팅 업체가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일반 업체 외에도 학생 분들은 학교에 있는 레이저 커팅기를 사용하시면 도움이 좀 될 것 같네요.

기존 하드보드에서 로얄보드로 재질이 변경되었습니다.

선 자체도 깔끔할뿐더러 손으로 직접 자르는 것에 비하면 타일이 균일하게 만들어지니 훨씬 좋네요.

제작하는데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의 압박에서 벗어나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타일을 스티커 뒷면에 붙인 다음, 이걸 다시 자르는 것은 동일한 노력을 요구하긴 합니다만

예전에 비하면 훨씬 편하고 좋습니다.

## 라이트박스

원래 전공이 사진, 영상 이쪽이다 보니 잡다한 장비를 여러가지 알고 있었습니다.

스티커를 붙이면서 생각 해보니 라이트박스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더라구요.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것은 원하는 사이즈와 두께를 찾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30센치 자가 충분히 올라갈 만한 사이즈로 만들었습니다.

하드보드로 프레임을 만들어 은박지를 깔고 프레임을 따라 라이트스트립을 넣어줍니다.

에폭시 레진을 가득 담은 다음 굳히고

윗면을 사포로 잘 긁어서 난반사가 생기게 한 다음 흰색 아크릴로 덮으면 끝.

스티커를 까서 뒤집은 다음, 커팅해둔 보드를 잘 맞춰 올리면 편안하게 스티커 부착 작업이 가능합니다.

그려둔 선이 거의 다 나오기 때문에 부착할때의 불안함이 줄어드는 장점이 있죠.

상판이 아크릴이다보니 저 위에서 바로 커팅은 힘듭니다.

이렇게 레이저로 보드를 커팅해 라이트박스를 활용하여 스티커들을 붙여주는 방식으로 샘플을 완성했습니다.

#양산

샘플이라는 수준은 이 정도 퀄리티에서 끝입니다.

하지만 양산은 다르죠.

동일한 작업을 500번, 1,000번 해야 하는 것인데. 사람이 혼자 그렇게 작업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운이 좋았습니다.

많은 업체들을 알고 계시고 제품 생산에 대한 컨트롤을 해주실 수 있는 분이 함께 해주셔서

제조 과정은 디자인 파일을 보낸 이후 잠시 신경을 끌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보드게임 제작 전문 업체들을 찾아보시면 도움이 많이 될겁니다.

대신 온전히 맡기려고만 하지 마시고 여러 용어나 규격, 재료에 대한 공부를 하시면서 작업을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무 것도 모르는 채 뛰어들었다가 온갖 업계 용어들을 읽고 배우면서 아직도 배울게 한참 남았구나 하고 있습니다.

도무송이 톰슨을 일본식으로 표현한거라고 하는 말 듣고는 충격...

목재에 칼날을 끼운 틀을 목형이라고 하고, 그 목형을 가지고 우리가 보는 보드게임 타일들이 만들어 진다는 것을 알게 된 것도 또 다른 충격이죠.

다시 보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채 제작에 뛰어든 용기는 어디서 나왔나 싶네요.

양산 파트는 제조 공정 외에도 신경 쓸 부분이 많습니다.

#창고

다시 운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해야겠네요.

감사하게도 생산 외의 제품 보관과 배송까지 한번에 핸들링이 가능한 파트너사라 이 부분도 좀 수월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완성된 제품이 파트너사 창고로 들어가면서 검수 한번 하고, 메뉴얼과 추가 구성품 등을 포함해 포장이 끝나면 배송 전 까지 보관을 합니다.

크라우드 펀딩 종료일에 결제가 끝나고 받은 주소만 보내주면 발송까지 바로 진행 해주시니 편하긴 합니다.

덕분에 전체 프로세스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지만 그만큼 수업료라고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비용도 발생합니다.

하드웨어적인 게임 제품 자체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등록

아무리 게임이 재미있고, 저렴해도 알려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겠죠.

제품 생산 이전 단계에서 미리 어느 곳에 등록할 것인가와 홍보 계획들을 세워둬야 합니다.

다행인 점은 제 본업 자체가 홍보쪽과 관련이 많았던 덕에 미리 배워둔 것들을 써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죠.

## 크라우드 펀딩

국내 메이저 크라우드 펀딩사는 아무래도 와디즈와 텀블벅이죠.

각자 장단점이 있고, 사용자 층이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도 있습니다.

디그타운을 제작하면서 홍보 방식을 고민하다 보니 와디즈가 더 적절해 보였습니다.

다른 게임이라면 좀 어렵겠지만, 디그타운은 플레이 시간이 짧거든요.

공간와디즈 전시장에서 펀딩 전 플레이 경험을 주는 홍보 방식을 위해 와디즈를 선택 했습니다.

다음 게임은 텀블벅을 염두에 두고 있긴 합니다.

## 크라우드 펀딩 일정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메뉴얼을 충분히 읽어 보셨겠죠.

아니나 다를까 등록하는 절차부터 난관이 많았습니다.

와디즈 측의 체크가 깐깐해서 그런건지 수정요청도 몇차례 있어서 원래 계획보다 며칠 이후에나 등록이 완료 되었죠.

여러분들도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고 계시다면, 꼭 일정은 아주 여유 있게 준비하시는게 좋습니다.

저는 좀 타이트하게 잡았는데, 디그타운의 목표는 크리스마스 전 배송 완료가 목표라서

그 일정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정을 압축할 수 밖에 없었네요.

# BGG, 보드라이프

아무래도 보드게임 하면 이 두개 커뮤니티 아니겠어요?

처음 보드게임을 만들어 출시하는 분이라면 디자이너, 아트웍 작가, 회사, 게임까지 전부 새로 등록을 하셔야 합니다.

크라우드 펀딩이 계획중인 프로젝트라면, 크라우드 펀딩 링크도 추가하실 수 있습니다.

# 바코드

제품마다 부착되는 바코드는 "무료 바코드 생성"으로만 검색해도 바코드를 만들어 넣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공식적으로 인정되는 바코드를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검색 해보니 유통물류진흥원에서 국제 표준 바코드를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스타트업 신규 회원 기준 회비 등록에 19만원이며, 3년간 10개 까지 바코드를 생성할 수 있다고 하네요.

아직 초기이니 만큼 10개 이상 만들까 싶어서 제일 저렴한 것으로 선택.

사이트 가이드를 따라서 바코드를 생성하고, 디자인에 반영하기만 하면 됩니다.

# 촬영

제품 촬영은 스튜디오 혹은 제품 사진 촬영 전문 업체에 맡기시는게 편합니다.

저는 시간도 촉박하고, 집에 마침 장비들이 있어서 배경천 깔고 아이폰 13으로 촬영하고 보정해서 끝냈습니다.

배경천은 2만원대 제품으로 쿠팡에서 큰거 하나 샀습니다.

집에 DSLR 이 있었다면 더 잘 찍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보정 하고 보니 그냥 찍길 잘했다 싶네요.

#테스트

지난번 글에도 적었지만, 제대로 된 전문가 의견을 받지 않았던 것에 아주 호되게 혼났었습니다.

일반인의 플레이보다 전문가의 의견이 좀 더 제대로 된 개선방안을 찾을 수 있는데 그걸 간과했죠.

테스트 플레이가 많은 것은 좋지만, 부족한 점을 찾고 개선 방안을 빠르게 찾아내지 못한다면 테스트 과정은 그냥 놀이에 불과합니다.

어느 방법이 더 좋다 나쁘다는 아니구요

제가 시도 해봤던, 그리고 시도해보지 못했지만 다음엔 꼭 해볼 방법들을 아래에 적어놨습니다.

1. 많이 만들어보신 분을 찾아간다 -> 실제 제품 생산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 그리고 생산에 적합하지 않아서 변경해야 하는 방법들을 찾아내 주십니다.

2. 유튜버, 유명 보드게이머 등등 -> 게임성에 대한 예측과 개선방안, 타겟 게이머들의 성향에 알맞은 규칙 등을 조언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어디선가 해본 듯한 게임"을 피하고 싶었던 부분인데, 이 부분도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어요.

3. 베타테스트 -> 테스트 멤버가 정말 중요합니다. 디그타운의 경우 테스트 과정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부터 65세 이상 어른까지 전부 테스트를 해봤었는데요. 단순히 연령에 대한 테스트 멤버 모집 뿐만 아니라

연령과 게임 이해도를 종횡으로 구분한 표를 만들어 어리지만 게임 이해도가 낮은 사람부터 나이가 많지만 게임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분 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테스터에게 게임을 보여드리면 좋습니다.

아래 영상은 올해 초 있었던 베타테스트였는데 영상 중간에 나오는 삐- 소리는

1등 하던 플레이어가 길이 다 막혀버리자 주변에 표현하는 친밀함에서 나오는 소리를 살짝 덮어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