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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이스케이프 더 룸(방탈출) 리뷰 - 테이블에서 즐기는 탈출 게임

5,601 조회

2016.12.28 05:20

발매년도 : 2016년

게임 타입 : 퍼즐, 협력, 탈출

플레이 타임 : 90분

플레이 인원 : 3-8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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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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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Fun 이라는 회사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아마 잘 모르실겁니다. 코드마스터, 레이저 미로, 러쉬아워 시프트, 그래피티 메이즈 등 퍼즐을 주 시스템으로 한 다양한 게임을 팔고 있는 회사예요. 아마 이조차 처음 들어보셨을겁니다. 퍼즐광인 저는 이 회사의 제품을 몇가지 경험한 적이 있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제품군이 저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어요. 뇌가 녹아버릴 것 같은 퍼즐을 기대했던 저는 큰 실망을 했죠. 그런데 이스케이프 더 룸이라는 게임을 발표하며 제가 가지고 있던 ‘어린이용 게임’의 이미지가 반전 됩니다. 어떤 게임인지 함께 살펴볼까요?

[스포일러 경고] 해당 리뷰는 퍼즐의 일부를 예시로 보여줍니다.

[구매 경고] 해당 리뷰는 이스케이프 룸: 더 게임과는 다른 게임입니다.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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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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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들은 함께 지혜를 모아 방 탈출(힌트를 모아 문제를 풀어가며 감금된 장소에서 탈출하는 방식의 게임)을 하게 됩니다. 규칙은 대단히 간단합니다. 모든 문제의 정답은 5개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다이얼을 빙글빙글 돌려 특정 패턴에 맞추어 하양/빨강/노랑/초록/파랑 다이얼을 정렬시키면 중앙의 구멍을 통해 정답이 보이죠.

만약 중앙의 구멍을 통해 보이는 아이콘이 외곽(하양) 아이콘과 일치하면 정답입니다.

게임은 다양한 봉투와 함께 옵니다. 각 봉투를 열기 위해선 암호를 해독해야 하는데, 봉투 안에 담겨있는 펴즐은 각양각색 입니다. 도형을 이용한 퍼즐, 말장난을 이용한 퍼즐, 패턴을 이용한 퍼즐, 끈을 이용한 퍼즐 등 플레이어들의 두뇌를 콕콕 자극시켜줄만한 재미난 퍼즐로 가득 담겨있죠.

위 사진의 경우, 카드를 열어야만 귀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카드가 끈으로 꽁꽁 묶여있습니다. 이 자물쇠를 빼내지 않으면 카드를 열어볼 수 없습니다. 당연하지만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절대 자물쇠를 제거할 수 없습니다. 끈을 이리 꼬고 저리 꼬아 특정 수순을 밟아가며 해체 방법을 알아내야 하죠.

인원에 따라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의 시간을 주며, 시간 내에 마지막 퍼즐을 해결한다면 승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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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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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불면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8시간을 잔다고 했을 때 1시간 반~2시간 간격으로 깨곤 하는데요. 이스케이프 더 룸을 하고나서 그 날 하루 숙면을 취했습니다. 하도 끙끙대며 문제를 풀어대느라 뇌가 완전히 지쳐버렸거든요. 클리어 후의 만족감 또한 굉장했으니 그것도 숙면에 도움을 주었을지도 모르겠군요.

1. 다양한 장르의 퍼즐이 한 게임에!

이스케이프 더 룸에는 정말 다양한 장르의 퍼즐이 담겨있습니다. 단순한 패턴 찾기 및 숫자 계산으로 이루어졌다면 꽤나 실망했을텐데, 예상을 깨고 끈을 이용한 퍼즐이 담겨있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어요. 이 퍼즐은 제게 대단히 강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추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디에선가 한번쯤 보았을 법한 로프 트릭을 이용하고 있거든요.

게임 내내 “뭐야 이거? 이게 가능해?” 하며 이리저리 정답을 찾아 방황해도 문제는 풀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도하다 포기하고 시도하고 포기하다 보면 갑자기 “어?” 하며 정답이 떠오르는 순간이 찾아오는데요. 갑작스럽게 두뇌에 내리 꽂힌 발상을 따라 끈을 이리저리 조작하면 정말로 문제가 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정답을 툭 던지며 “풀었드아아아아아!!!” 하고 괴성을 지르게 되죠. “야, 어떻게 했어? 다시 보여줘!” 하고 친구들이 모이고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다시 한번 문제를 풀어보이는 경험은 굉장히 짜릿했어요.

2. 도와주세요!

퍼즐은 전체적으로 풀 수 있는 수준입니다. 퍼즐의 난이도 쉬움에서 어려움으로 점점 올라가는 경향을 보이는데, 문제를 푸는 속도는 개개인의 능력이 상당한 영향을 끼칩니다. 강한 직관력을 가진 친구들은 문제를 보자마자 “이것은 이런 패턴이니까 이렇게 푸는걸꺼야” 하고 직관력 하나만 믿고 정답을 찾아내는 일이 있는가 하면, 저처럼 도형 및 입체적인 퍼즐에 강한 사람은 물건을 직접 조작하여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때때로 정말 어려운(혹은 어렵게 느껴지는) 문제에 봉착하는 일이 있습니다. 개발사 ThinkFun 에서는 이런 경우를 위해 자사의 웹사이트에 힌트 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웹사이트를 방문한 뒤 막힌 문제를 클릭하면 약 1~3단계를 통해 힌트를 조금씩 풀어주는데요. 풍부한 사진, 예시, 영상을 통해 아주 깔끔하고 유용한 힌트를 줍니다. 이렇게까지 플레이어를 위해 공을 들이는 것을 보면 앞으로 주력 제품으로 삼으려는게 아닌가 싶네요.

3. 다이얼의 기발함

정답을 맞추기 위해 사용되는 다이얼은 단순하면서도 아주 효율적입니다. 빨강/노랑/초록/파랑 다이얼엔 각각 12개의 아이콘이 그려져 있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돌려도 정답을 알아낼 수가 없습니다. 단순 계단을 해보면 총 20,736가지 패턴이 존재하는데(흰색은 정답 체크용이기 때문에 조합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확률로 따져보면 0.004% 밖에 되지 않아요. 이렇기 때문에 난관에 봉착한 플레이어들은 ‘다이얼을 대충 돌려서 정답을 알아낸다’ 따위의 반칙 플레이를 할 수가 없습니다. 다이얼을 이용한 콤포넌트 보다 더욱 간단하면서 효율적으로 정답을 숨기고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싶군요.

4. 리셋 할 수 있어요!

또 하나의 특징은 게임을 원래 상태로 리셋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임에 들어있는 모든 퍼즐은 콤포넌트를 찢거나 자르지 않고 풀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상태로 복구 하는 것도 가능해요. 레거시 게임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가 손상된 콤포넌트로 인해 게임을 복원할 수 없다는 점인데, ThinkFun 에서는 게임을 재밌게 즐긴 후 원상복구 하여 다른 사람들과 다시 즐길 수 있도록 배려를 해주었습니다. 1회성 게임으로 만들었어도 되었을 텐데… 이런 점에서 참 좋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게다가 웹사이트에서 게임을 원상태로 복구하는 방법을 아주 상세히 가르쳐 줍니다. 어떻게 리셋하는지 차근차근 단계별로 보여주죠. 이 또한 정말 감탄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럼 이 게임이 가진 두 가지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해봅시다. 당연하지만 방탈출 게임의 특성상 한번 즐기고 나면 다시 플레이 할 수 없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1. 3~8인이 된다고? 거짓말 하지마.

이 게임의 적정인원은 2인에서 3인입니다. 4인까지는 괜찮지만 5인부터는 사실상 무리예요. 그 이유는 한번에 1~2개의 퍼즐을 풀게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로프 문제를 풀고 있다고 해보죠.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해당 콤포넌트를 직접 손에 들고 이리저리 해봐야 합니다. 그런데 한명이 이렇게 문제를 푸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할게 없습니다. 구경하거나 옆에서 한 두마디씩 던지며 힌트를 주는게 전부죠. 답답해지면 “야, 그거 줘봐. 내가 해볼게.” 하며 퍼즐을 넘겨받아 시도 해볼텐데, 역시 다른 사람들은 딱히 할 것 없이 지켜보고 있다는게 문제입니다. 5명이 해도 2명 정돈 손가락 빨며 구경하게 되는데 8명이서 즐길 수 있다고요? 거짓말쟁이!

한 방에서 여러가지 퍼즐이 동시에 나오고, 각각의 퍼즐에서 얻은 힌트가 모여 하나의 정답이 된다면 이러한 문제가 해결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온 두 작품 모두 이런 점에서 부족한 면을 보였습니다.

2. 언어

종종 동봉된 편지나 문서에서 힌트를 얻는 일이 있습니다. 멤버 중 최소 한 명이라도 영어를 할 수 있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중요한 힌트를 많이 놓치게 됩니다. 필연적으로 일부 퍼즐에서 막혀버리며 오도가도 못하는 난관에 봉착할텐데, 영어를 할 수 없다면 돌파구를 찾을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웹사이트에 있는 힌트 페이지에 가보더라도 사진과 함께 영어로 힌트를 주는데 ‘힌트조차 이해가 안돼!’ 하는 절망감을 맛보게 될 겁니다 -_-;

사실 이것은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국가에게만 적용되는 특수한 단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케이프 더 룸에서 다양한 편지 및 말장난을 이용한 퍼즐을 이용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게임성이 나쁘다’곤 할 수 없는 셈이죠. 어쨌거나 이스케이프 더 룸을 즐기고 싶다면 최소한 한명의 영어 숙련자를 투입하시는걸 강력 추천 드립니다.

전반적으로 정말 마음에 든 게임입니다. 보드게임 특성상 실제로 즐기는 방탈출 게임보다 테마나 분위기가 크게 와닿진 않지만 다양한 소품을 이용한 퍼즐 자체는 아주 흥미로웠어요. 가격대도 약 25달러 정도로 부담가는 편도 아닙니다. 이스케이프 더 룸 1편이 비교적 평범한 난이도였다면 2편(해당 리뷰에 사용된 게임)은 상당히 난이도가 올라간 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되려 기쁩니다. 퍼즐은 어려울수록 재밌으니까요. 머리가 깨질 정도로 어려워도 괜찮아요. 그래야 퍼즐에 의미가 생기는거니까요. 다음 시리즈에선 거울을 이용한 트릭이나 고무줄을 이용한 트릭 같은게 나올까요? 앞으로 어떤 퍼즐이 우리들을 괴롭힐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타임 스토리즈 외에 저를 즐겁게 만들어 줄 또 하나의 시리즈를 만날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블로그 :: www.raccooncave.com/escape-the-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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