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열어본 "마렝고에서의 승리(Triomphe à Marengo)"
안녕하세요.
느닷없이 올리는 개봉기 입니다.
지식과 경험이 매우 얕고 글쓰는 재주가 없습니다. 두서가 없더라도 양해 부탁드립니다.
본격적으로 워게임에 빠지기 시작했을 무렵, 우연히 "나폴레옹의 승리"라는 게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긱의 글과 블로그를 보며 게임의 내용과 시스템, 그리고 작가 "보웬(레이첼) 시몬스"의 특별함과 대단함에 대해 알았고, 그때부터 시몬스 작가의 게임을 갈망하게 되었습니다.
위에 언급한 "나폴레옹의 승리"를 구하고 싶었지만 더이상 생산을 하지 않는 관계로 리셀가가 상당히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리프린트판을 기다려 구매할 수 있겠지만, 보웬 시몬스 작가는 아무 변경이나 개선이 없는 단순한 재생산을 반대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무엇이 되었던 조금이라도 더 개선하고 업그레이드 하여 세상에 내놓겠다는 의지를 가지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선 시몬스 작가는 몇해전 절필선언을 하고 은퇴를 하였습니다.
보웬 시몬스의 작품을 더이상 만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와중에 "마리아"와 "프리드리히"로 유명한 독일의 Histogame에서 보웬 시몬스의 마지막 게임을 퍼블리싱 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게임이 바로 오늘 개봉할 "마렝고에서의 승리(Triomphe à Marengo)" 입니다.
- 게임 정보
게임명: Triomphe à Marengo (2023) link
인원: 2 명
시간: 120 분
연령: 14+
난이도: 2.75 / 5
Designer Bowen Simmons
Artist Antoine-Jean Gros, Bowen Simmons
Publisher Histogame
- 게임 소개
북부 이탈리아, 1800년 6월 14일: 기동에서 밀린 오스트리아 군은 보나파르트가 이끄는 프랑스군을 기습하여 아침 전투에서 빠르게 패배시켰습니다. 전투가 끝났다고 생각한 그들은 후퇴하는 프랑스군을 추격했습니다. 그러나, 드제 장군(General Desaix)이 오후 늦게 지원군과 함께 도착하자, 프랑스군은 반격을 시작하여 마렝고 전투를 영광스러운 승리로 바꿨습니다.
이 게임은 그 드라마틱한 전투를 재현합니다. 한 플레이어는 처음에 병력이 흩어져 있는 보나파르트의 역할을 맡고, 다른 플레이어는 오스트리아군으로 공격합니다. 그는 프랑스군이 지원군으로 반격하기 전에 그들을 패배시켜야 합니다. "마렝고에서의 승리(Triomphe à Marengo)"는 빠르게 진행됩니다. 거의 모든 워게임 관례에서 벗어나, 19세기 선형 전쟁의 모습을 테이블 위로 가져옵니다.
수상 경력에 빛나는 "마렝고의 보나파르트(Bonaparte at Marengo)"를 기반으로 하여 여러 면에서 개선된 "마렝고에서의 승리"는 독특한 게임 경험을 제공합니다: 재설계된 지도는 영리한 기동을 위한 넓은 공간을 제공하며, 수정된 전투 시스템은 드라마 가득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장소 기반의 사기 시스템은 스릴과 긴장감 그 자체입니다. 전투가 주사위 없이 결정되기 때문에,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히 운이 아닙니다.
(출처: 보드게임긱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359613/triomphe-marengo)
마렝고에서의 승리는 작가의 2003년작 "마렝고의 보나파르트 (Bonaparte at Marengo)"를 개선한 버전의 게임입니다.
위의 설명처럼 지도, 전투 시스템, 사기(morale) 시스템이 개선되었다고 하는데 대체로 본래 버전보다 더 나아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리고 보웬 시몬스 게임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운 요소가 없는 게임 시스템이 이 게임에도 적용되었습니다. 시몬스의 게임들 평을 보면, 게임에 운 요소가 없기 때문에 상당히 체스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의견이 꽤 있는데 과연 어떤 느낌일지 기대됩니다.
이 게임의 퍼블리싱 소식을 접하고 "이건 무조건 구매해야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생산이 완료되기만을 기다렸는데, 퍼블리셔의 어떠한(?) 결정 때문에 생산이 지연되어 예상 공개 일정 보다 상당히 늦게 출시가 되었습니다.
퍼블리셔의 "어떠한" 결정이 무엇인지 글 중간에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아마도 작가 보웬(레이첼) 시몬스의 미자막 작품이 될 "마렝고에서의 승리" 개봉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미쳤다. 이 말 밖엔.....
정말 제가 지금까지 본 그 어떤 게임보다도 아름답습니다.
아트웍, 폰트, 레이아웃, 컬러... 모든 것이 최고 수준입니다.
박스 전면은 18세기 프랑스 화가 앙투안 장 그로(Antoine-Jean Gros)가 그린 보나파르트의 초상화입니다.
앙투안 장 그로는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그림으로 유명한 자크 루이 다비드에게 그림을 배웠다고 합니다.
고급스러운 박스 디자인을 보고 있으니 정말 구매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의 재미 여부를 떠나 영원히 간직하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가 느껴집니다.
박스 옆면은 배경만 다르고 동일한 정보로 되어 있습니다. 박스는 정사각형으로 되어 있어 어느 면으로 꽂아놔도 보기 좋았습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생각했지만 퍼블리셔 Histogame의 로고가 참 이쁜 것 같습니다.
박스 디자인 전반에 걸쳐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기고 심플한 히스토게임의 로고가 화룡점정 입니다.
박스의 디테일 입니다.
특히 작가의 필체로 보이는 서명이 인상적입니다.
앞으로 시몬스 작가의 새로운 게임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작가의 서명이 좀 더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박스 뒷면입니다.
좌우로 독일어와 영어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습니다.
히스토게임은 독일을 기반으로 하는 퍼블리셔입니다. 히스토게임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게임들이 독일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개의 언어가 함께 사용되고 있음에도 이질감이 없도록 잘 구성되어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Why am I not allowed to weep? (왜 나는 울 수 없는가?)"
보나파르트가 자신이 아끼던 드제 장군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 말이라고 합니다.
위의 말을 곱씹으며 게임에 몰입해봐야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게임 출시가 지연된 어떠한(?) 이유가 바로 위 이미지에 나타나있습니다.
"Histogame will never produce in autocracies, no matter what the cost may be."
(Histogame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결코 독재국가에서 생산하지 않을 것입니다.)
알려진 바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기존에 생산을 진행하려 했던 공장이 러시아와 중국을 옹호하는 쪽이어서 위약금을 물고 계약 해지 후 유럽 공장으로 생산지를 변경하는 바람에 게임 출시가 늦어졌다고 합니다. 정치와 게임 생산이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 있지만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철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히스토게임 사장님의 결단이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누구인지 써있지는 않지만 누가봐도 누군지 알 수 있는 사람을 그려넣는 패기가 부러웠습니다.
룰북입니다.
룰북 디자인이 유명한 학회지 같은 느낌입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읽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박스와 마찬가지로 독일어와 영어가 한권의 룰북으로 묶여있습니다. 앞에서부터 읽으면 독일어, 뒤집어 읽으면 영어입니다.
박스 내부입니다.
상당히 단촐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일도 있었고...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을텐데 이렇게라도 원가절감해서 회사 오래 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목재 컴포넌트 입니다.
각 병종에 따라 한쪽면에 표시가 마킹되어 있습니다.
목재 컴포넌트의 품질은 일전에 리뷰했던 "Fire & Stone: Siege of Vienna 1683"의 그것과 비슷합니다. 도장도 상당히 두껍게 되어 있어서 게임 중에 손상이 될 것 같진 않습니다.
최근에 목재 컴포넌트 블록 워게임을 많이 했었는데 플라스틱 피규어와는 다르게 부드럽고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참 좋았습니다.
이 게임의 컴포넌트도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컴포넌트가 서로 부딪힐 때 경쾌한 소리를 내기까지 합니다.
대망의 메인 맵 입니다.
정말 단아하고 정갈합니다. 맵은 상당히 넓고 시원시원하게 생겼습니다.
패색이 짖던 당시 상황에서 나폴레옹은 저 넓은 대지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습니다.
타이틀 처럼, 게임은 마렝고에서 하루 동안 진행된 전투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각 시간대별 증원 병력을 놓는 칸이 따로 존재합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아마 시간 흐름에 따라 부대가 증원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초기 배치 벙력 표시도 너무 튀지 않게 적절히 적용되어 있습니다.
뒷면은 특별하진 않지만 깔끔하게 처리되어 있고 박스 뒷면에 있던 아트웍이 패턴 처럼 적용되어 있습니다.
정말 깔끔합니다.
개봉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워린이가 된 이후 가장 갈망하던 작가의 작품을 품에 안게 되어 진심으로 감격스러웠습니다.
게임의 재미는 사실 둘째고, 그냥 이 게임이 갖고 싶었습니다.
오랜 기간 기다려왔던 게임을 안전하게 받게 되어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시몬스의 게임은 난해하다는 평을 들은 적이 있는데 그 점이 저를 더 자극했던 것 같습니다.
마렝고 전투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당시 역사에 대해서 진지하게 공부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최근에 나온 "나폴레옹" 영화에서는 이 전투를 어떻게 묘사했을지 궁금하네요.
룰북은 생각보다 얇아서 짬이 날 때마다 소소하게 읽기 좋을 것 같습니다. 룰북 표지도 뭔가 포스가 느껴집니다. 아침에 아이들 등원시키고 불북 들고 스타벅스에서 한잔 해야겠습니다.
이 게임을 경험하고 나면 아마도 보웬 시몬스 게임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나폴레옹의 승리"를 더 갈망하게 될 것 같아 두렵습니다.
그래도 언젠간 제 책장에 "마렝고에서의 승리"와 "나폴레옹의 승리"가 나란히 자리할 그날을 기대해 봅니다.
현재 일반적인 리테일 사이트에서는 게임이 아직 풀리지 않은 것 같아 히스토게임 홈페이지에서 직접 주문했습니다.
히스토게임 홈페이지 내에 직접 결제하는 기능은 없고 주문서를 작성하면 메일로 청구서와 결제 방법을 보내주는 방식입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히스토게임에서는 세 가지의 결제 방법(은행 송금, Wise, PayPal)을 제안하는데, 한국에서 구매를 진행할 경우 주문서 작성 시 결제 방법을 "페이팔"로 선택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국제송금은 수수료가 너무 높고 Wise는 한국에서 결제가 원활하지 않습니다. 페이팔이 수수료는 살짝 높은 편이지만 결제는 무리 없이 진행이 됩니다.
그리고 페이팔 결제 전에 "결제 목적" 적는 부분에 인보이스 번호와 이름을 추가하여야 합니다. 아마도 결제와 배송 관련해서 오류를 줄이기 외한 방편으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두서 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보드게임 라이프 되시길 소망합니다.
Pea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