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스타 갤럭티카 본판 개봉기
한때는 '아니, 플레이도 안할 게임을 왜 사는 거지...' 라는 막연하고 건방진 생각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요새 스트레스가 쌓여서 게임 사는 걸로 풀다 보니까 조금 그 맘을 이해할 거 같네요. 사놓은 게임들 번역도 하고 자료 있으면 한글화도 하고 테플도 해야 하는데 뜯어서 구성품만 확인해보고 방치하던 와중에... 이젠 정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하나 더 샀습니다. (히트: 질주의 열기 기다리고 있는 건 비밀입니다)
배틀스타 갤럭티카는 동명의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는 보드게임이고, 인간과 사일런 진영으로 나뉘어 각자 승리하기 위해 대결하는 반협력 게임입니다. 처음에 정한 진영이 쭉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재밌다던데 워낙 유명한 게임이고 소개가 많이 되어있으니 더 자세한 내용안 생략하겠습니다. 드라마는 사일런에 의해 멸망한 12콜로니의 유일한 생존자인 배틀스타급 함선 '갤럭티카'가 이끄는 함대가 인류의 새 안식처인 '지구'를 찾기 위해 떠나는 줄거리입니다. 얼마 전에 완주했는데 시즌 2까지는 참 재밌게 봤는데 뒤로 갈수록 힘이 빠져서 참 아쉽더군요. 미국 드라마 작가 협회의 파업과(이 시기가 한동안 마지막 파업이었는데, 최근 다시 벌어졌습니다) 마지막 시즌인 시즌 4가 겹쳐서 각본에 영향을 줬다는 의견도 있던데, 너무 얼렁뚱땅 끝내는 느낌이라 좀 그랬습니다. 아무튼...
본판 박스입니다. 좋아하는 건 다 때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드라마를 10년만 빨리 봤어도 (SF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게임을 바로 샀겠죠... 그러면 진작 확장판 박스까지 다 집에 쌓여있었을 텐데... 어쩌겠습니까. 다행히 좌상단이 살짝 찍힌 거 빼고는 무사하네요.
게임판에 캐릭터 시트와 모형, 토큰들을 함께 펼쳐봤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종이는 모두 모서리가 잘린 팔각형인데 캐릭터 시트 역시 그렇군요! 룰북도 그런 모양을 하고 있던데 이런 디테일들이 좋네요.
드라마에서 보던 공간들이 구현되어있군요...! 드라마의 장면을 넣어놓은 것도 좋네요.
드라마에 등장하는 함선인 바이퍼, 랩터, 사일런 레이더와 헤비 레이더 모형도 있네요.
스킬 카드가 있고요...
큰 카드들도 잘 왔습니다. 중간에 오타가 있는 게 좀 아쉽던데 게임이 전체적으로 인쇄가 잘못되었던 건지 궁금하네요. 중간에 드라마 대사가 적혀있어서 곱씹으면서 하기 좋을 거 같네요. 이제 남은 소망은 드라마 보신 팬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서 배경에 드라마 틀어놓고 Action Stations! 외치면서 게임까지 하면 딱 좋을 거 같은데.. 이번 생에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드라마 리부팅해준다더니 소식도 없고... (참, 이 드라마는 1978년부터 1979년까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두 번 방영했고 신 시리즈가 더 유명한 편입니다. 후자는 현재 웨이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BSG 보드게임이었습니다. 이제 기나긴 한글화의 여정만 남았군요! 자료가 다 올라와있어서 참 다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