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아메아메~ 아메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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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16 11:02

언제부터인가 스테판 펠트씨의 게임은 무조건 구매하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그의 게임을 종종 구매하긴 했지만 실제로 버건디의 성 이후부터는 지금까지 나온 게임 모두를 의심없이 구입했던 것 같네요.)

제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이유는 역시 그의 게임은 매력이 있고, 늘 새로운 기대감이 있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항상 뭔가 창의적인 시스템을 게임내에 삽입해서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고, 그런 가운데서도 그만의 특유의 느낌은 유지하는 아주 색깔있고 훌륭한 디자이너라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득점루트가 많음에도 밸런스를 상당히 잘 맞추며 여러모로 천재적인 재능이 엿보입니다.

이렇게 찬양하는 말만 적어놓으니 스테판 펠트 빠돌이(?)느낌인데요. 전 사실 빠돌이는 아닙니다. ^^; 실제 소장보다 방출된 그의 게임이 더 많다는 사실도 알려드리며... 최대한 게임 자체에만 집중하여 리뷰를 적어보겠습니다.

아메리고는 스테판펠트의 올해 4번째 게임이자, 에센 2013년 출품작입니다. 아메리고는 에센 페어플레이차트에서 11위를 기록한 게임인데 올해 출시된 그의 작품이 모두 좋은 평을 받거나 수상 후보에 오른 것을 보면 페어플레이차트 순위권에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제 입장에서는 오히려 10위안에 못드는 것이 조금 의심스러울 정도였으니까요.(참고로, 긱 버즈차트에서는 프렌시스 드레이크에 이어 2위입니다.)

게임 아메리고는 이탈리아의 탐험가 Amerigo Vespucci(1454 ~ 1512)에서 그 이름을 따온 것으로 위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America’ 대륙이 이 Amerigo Vespucci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부분을 테마로하여 게임 타이틀과 같이 플레이어들은 항해를 하고 개척 및 건설을 하여 자신의 영토를 발전시키며 승점을 얻어 승자를 겨루는 것을 게임의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1. 게임의 독창성과 액션선택 방식

이 게임은 기존의 스테판 펠트의 게임처럼 액션을 선택하는 방법이 독특합니다. 특히 타워를 이용하여 액션을 정하는 시스템은 아마 최초일 것 같은데(발렌슈타인 및 쇼군에서 등장했던 단순히 영향력을 결정하는 도구에서 뭔가 변형된 장치) 이게 굉장히 묘한 매력을 가집니다.

타워를 이용한 액션방식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매 턴 큐브타워에서 떨어져나온 큐브를 가지고 플레이어들은 이번 턴에 할 액션을 결정합니다. 떨어진 큐브는 모두가 공동으로 사용합니다. 다시 말해, 큐브의 주인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누가 어떤 큐브를 선점하게되면 다른 사람은 못하게되는 그런 것도 아닙니다.

즉, 동일한 결과물에 대해 각 플레이어가 이를 어떻게 적용을 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이 시스템의 핵심이자 전략입니다.

게임에서는 총 7개의 액션이 존재하는데 이것은 각 큐브가 색깔별로 대응되어 있고, 큐브타워에서 떨어지는 색의 종류에 따라 플레이어들은 그와 관련된 액션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파랑색 : 배 이동, 검정색 : 대포 탑재, 빨강색 : 계획, 갈색 : 발전, 녹색 : 건설, 노랑색 : 생산토큰 구매, 흰색 : 특별 액션)

또한, 이 큐브타워의 결과물을 가지고 액션 포인트의 수가 결정되는데 액션 포인트의 수는 이번에 가장 많이 떨어진 큐브색의 숫자가 됩니다.

예를들어...

이번 턴에 큐브를 타워에 넣었는데 트레이 내의 파랑색 큐브가 4개, 검정 1개, 빨강 1개, 녹색 2개가 나왔다면 파랑, 검정, 빨강, 녹색 액션 중 하나의 액션을 최대 4AP까지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게임의 진행

게임의 흐름은 보통 항해를 하고 거기서 개척한 땅에 건설을 하여 점수를 획득하거나 자원을 얻고, 이 자원들은 생산품과 결합하여 점수가 뻥튀기 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발전을 할 수도 있고, 매 라운드 해적의 공격에 대비합니다. 물론, 게임 종료시 돈도 승점이므로 액션포인트를 돈으로 교환할 수도 있구요. 이것이 이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입니다.

간략한 흐름이지만 게임을 하다보면 스테판펠트의 게임답게 게임에서는 여러 가지 부분을 신경써야합니다. 턴순서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액션은 서로 연관되어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정 루트만을 달리기에는 위험요소가 많지만 그렇다고 모든 부분을 어중간하게 할 수도 없는 일이니 플레이어들은 그때그때 최선의 선택을 하여 전체적인 전략의 그림을 그려 나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자신이 꼭 해야 할 액션의 색의 큐브가 떨어지지 않으면 상황에 따라 다른 액션을 함으로 전략을 수정해야하기 때문이죠. 물론, 기본적으로 매턴마다 큐브타워에 넣는 색이 정해져 있어 그 턴에는 거의 99%이상 해당 색의 큐브가 타워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완전히 예측불허하게 게임이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큐브와 함께 어떤 다른 색의 큐브가 나오는가가 게임의 변수로, 이로 인해 플레이어들은 이를 어떻게 이용하고 극복하는가가 플레이의 관건입니다. 또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큐브가 하나도 안떨어진다면 한 턴이 그대로 넘어가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은 이런 방식으로 5라운드가 진행되며, 매 라운드 각 7번(색깔별로..)의 턴동안 최상의 액션 선택으로 점수를 획득합니다.

3. 전체적인 게임소감

1) 큐브타워는 독인가 약인가..?

이 게임이 앞으로 흥할 것이냐 망할것이냐를 예측 해본다면 그 판단의 중심은 바로 큐브타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타워라는 시스템은 굉장히 특이한 액션선택 방식이며 또한 매우 랜덤한 장치라서(어쩌면 주사위보다 더..) 이것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say~ 호 입니다.)

큐브를 던지는 방식의 문제인지 큐브타워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경우는 타워에 걸려있는 큐브가 하나도 나오지 않고 던진 큐브만 그대로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색이 골고루 나올때는 또 꽤나 골고루 나오더군요. 굉장히 랜덤한 이 장치는 기존의 스테판 펠트의 게임에 비해 운적인 요소가 좀 더 추가된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버건디의 성이나 보라보라처럼 보정할 수 있는 장치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운빨게임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것이 타워는 공동으로 쓰는 장치이기 때문에 브뤼헤처럼 개인별 카드 빨이나, 버건디의 성의 주사위 빨처럼 각각 누가 좋고 나쁘다가 서로의 행동에 따라 바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큐브타워에서 떨어져나온 큐브를 보고 동일한 조건에서 액션을 선택하기 때문에 나름 공평한 위치에서 게임이 진행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누군가에게 유리한 색의 큐브가 종종 나올 수도 있겠지만.. 게임의 판도를 확 뒤집을 정도의 운적요소는 아니며 누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게임의 핵심으로 충분히 전략게임으로서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 리플레이성은 어떨까?

일단, 게임을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느낌만으로 판단했을때는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맵이 10조각 이상의 조립식이기 때문에 동일 인원수라도 노틀담처럼 인원수에 따른 하나의 맵만 존재하는것이 아니라 수십 가지의 맵을 만들 수가 있습니다. 섬의 형태나 크기가 게임에서는 다양한 변수를 줄 수 있고, 그에 따라 항해를 빨리 해야할지 어떤 건설타일을 빨리 가져와야할지 계획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타워의 랜덤성이 게임의 방향에 변화를 줄 가능성도 있어보입니다.

그리고, 인원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인터액션이 기존 스테판 펠트의 게임에 비해서 좀 더 활발해보입니다. 항해 및 건설을 언제 누가하느냐에 따라 점수의 주인이 바뀌니 4인플을 채워서 큰 섬에서 싸움을 한다면 상당히 치열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은 맵에 따라, 인원수에 따라 다양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3) 아쉬운 점은?

스테판펠트 게임 특유의 콤보짜는 재미가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예를들면 버건디의 성에서 타일의 효과에 따라 연속으로 액션을 계속하면서 점수를 획득한다던지, 트라야누스에서 트라야누스 타일을 따옴과 동시에 추가액션도 하는 뭐 그런 점들을 발견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부분에서 재미를 느끼시는 분이 많이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또한, 게임후반부에 약간 긴장감이 풀어지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긴장감이 풀어진다기보다 불필요해지는 액션이 생긴다고 하는게 맞을것 같네요. 특히 항해 액션같은 경우는 초반에는 상당히 중요하지만 섬들이 점령되고 나면 다른 액션에 비해 중요도가 많이 떨어지더군요. 이는 제가 다수플을하지 않아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약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이후, 게임의 패턴에따라 저의 판단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 외적인 단점은 박스가 너무 큽니다. 너무너무... 물론 퀸게임즈사의 게임답게 타일의 질은 뛰어납니다. 펀칭이 손만대에도 펑펑.... 컴포넌트 구성도 이정도면 괜찮구요.(좀 비싸긴하지만..) 근데 가격보다 문제가 되는게 게임의 박스크기가 보통 퀸게임즈 빅박스 수준입니다. 들고 이동하기 매우 용이하지 않습니다. 박스도 크기 때문에 손상도 염려됩니다. 휴대성면에서는 많이 좋지 않다는 것... 아주 큰 단점이라고 생각됩니다.

4) 그렇다면 이 게임 다른 스테판펠트 게임에 비해 추천할만 한가?

일단 글을 읽는 분이 궁금하신 것은 ‘그래서 이 게임 살만하냐?’일 것 같습니다.

제 대답은 ‘네.. 살만합니다.’입니다. 물론 가격대가 부담되긴 하지만 게임은 특유의 재미를 분명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나온 스테판 펠트 4개(보라보라, 리알토, 브뤼헤 그리고 아메리고..)의 게임 중에서는 가장 첫인상이 좋더군요. 재밌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스테판 펠트 투탑이라고 생각하는 버건디, 트라야누스급에 비해서는 약간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그 바로 아래수준은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