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개 레슬링에 대한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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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7 20:02

지우개 레슬링에 대한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전략 VS 감각,

이 게임을 통해서 제가 구현하고 싶었던 것이 몇 가지가 있었는데요. 그중의 하나는 전략적인 플레이어와 손기술이 뛰어난 플레이어와의 정면 승부였습니다. 마치 이종 간 벌어지는 격투기처럼 서로 전혀 다른 시점과 관점으로 싸우는 거죠. 상대방과의 거리를 분석하고 자원(체력)을 소비하여, 이후 얻게 될 기술 사이에서 냉정하게 실리를 계산하는 플레이어와 정확히 설명할 순 없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감각과 타이밍을 통해, 말도 안되는 무브먼트를 펼치는 플레이어와의 경기가 궁금했거든요. 보통 게임은 덱스터리티는 손 기술로만, 전략게임은 두뇌 싸움으로만 흘러가게 마련이거든요. 각각의 영역은 상호 불가침 조약을 맺은 것처럼, 그렇게 상대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발전해왔죠.. 이렇듯 물과 기름 같은 두 소재를 저는 한 게임 안에 녹여내고 싶었어요. 지우개 레슬링은 그런 방식의 가능하도록 특화된 게임입니다. 물론 두 가지를 혼합한 플레이어가 더 많겠지만요. 그렇다면 지우개 레슬링에서 기본적인 전략이란 무엇일까요?

지우개 선수는 기본적으로 사정거리가 존재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컨트롤 스틱이 닿는 점을 기준으로 직선 방향 길이 + 높이입니다. 이 지점 안에 상대가 있어야 하며, 사실 가장 가능성 높은 타격 거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서로 간의 위치와 방향에 따라 유불리가 성립하게 되는데요. 제일 좋은 지점은 본인은 세로 방향으로, 상대는 가로 길이로 맞선 상태입니다. 이것은 복싱의 리치와 같은 중요한 요소인데요. 이 점을 잘 활용하여 거리 싸움을 해야 합니다. 상대에겐 불리하지만 나에게 유리한 지점을 찾아가는 거죠. 이것만 잘해도 지우개 싸움에서 허무하게 지지 않습니다. 간혹 작전에 따라 탄성에 의해 튕겨지는 여분의 거리와 혹은 더 많은 에너지로 비롯되는 원거리 이동 때문에 변수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만. 후자는 워낙 운 요소가 많이 작용하는 것이니..아주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쓸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연습을 통해 이것이 쉬운 자들이 있으니 저는 그들을 금손이라고 부르긴 합니다..하하

더구나 자신의 선수가 등이 보인 상태가 아니라면, 기술이 성공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턴 싸움도 함께 병행해야 합니다. 즉 오른쪽 사진 A과 같은 상황에서는 더락이 사정거리에서 우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공격했을 때 자신이 누운 상태가 되어 공격이 실패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만약 경기 중에 오른쪽의 기술타일을 획득했다면 상황 B처럼 로프반동(로프에 닿았다면 한번 더 공격)을 이용하여 자신의 앞뒤 방향을 바꾸고 공격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고민할 거리가 많은 게임입니다. 더구나 다양한 기술을 장착하기 시작하면 보다 복잡한 상황이 많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다음번에 다양한 기술과 테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께요..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