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일 2인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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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1 00:11

보드 게임을 같이 하는 친구 둘이 있는데 둘 다 멀리 삽니다.

덕분에 제일 할 일이 없는 제가 주로 돌아다니면서 같이 게임을 하는데 토 일 각각 다른 친구랑 2인플을 했습니다.

언제쯤이면 셋이 모여서 3인 블러디 인, 3인 롤포갤, 3인 엘리시움, 3인 팬데믹 레거시를 돌릴 수 있을까요ㅜㅜ

토요일

7 원더스: 듀얼입니다.

워낙 평도 좋지만, 정말 두말할 것 없이 좋은 게임입니다. 2인용 전략 게임의 한 획을 그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작년엔 패치워크가 그러더니.

극적인 과학 승리가 한 번 있었네요. 뒤집어져있는 마지막 카드가 딱 맞는 과학 건물이었어요.

무시무시한 테마의 블러디 인도 돌렸습니다.

당신은 돈이 없어서 투숙객들을 강탈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데, 살아있는 투숙객의 돈을 빼앗는 것은 죄책감이 드는 짓입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의 돈을 가져가는 것은 괜찮죠. (...)

기본적으로는 핸드 관리 게임입니다.

사람에게 뇌물을 먹이거나, 건물을 짓게 하거나, 사람을 죽이거나, 시체를 건물 밑에 묻거나, 패스하고 현금을 수표로 바꾸는 5가지 행동이 기본입니다.

덱이 두 번 돌아가고 돈이 제일 많은 사람이 이기는데, 돈을 가장 쉽게 버는 방법은 죽여서 시체를 묻는 것입니다.;;

뇌물 먹여서 핸드를 늘리고 건물을 짓고 하면서도 틈나면 사람들을 죽여서 시체를 묻어야 하는데, 경찰이 출동하면 빨리 시체를 처리해야 합니다.

하지 못하면 무덤 관리인이 시체를 처리해주는 대신 거금을 걷어갑니다.

라운드 종료 시마다 손의 카드 숫자만큼 일당을 줘야 하는데 이게 은근히 큽니다.

즉 손을 너무 모으기만 해선 이기기 힘들고 적당히 털어줘야 하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신경 쓸 점이 많습니다. 어떤 카드를 고용하고 어떤 카드를 죽일 지, 어떤 카드로 건물을 지어서 특수 효과를 받을 지 등은 기본적인 고민점이고,

40프랑 이상의 현금을 가지고 있을 수가 없어서 적당한 타이밍에 패스를 하고 현금을 수표로 환전해줘야 하는데

경찰이 갑자기 들어오면 울며 겨자먹기로 몇십원씩 허공에 버려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빵 터지죠.

플레이 타임도 적당하고 매 번 다른 카드가 다른 조합으로 나오다 보니 (시작 전에 일정 수의 카드를 버립니다) 리플레이성도 좋네요.

시원하게 4연패 하고 쓸쓸히 집에 돌아왔습니다. ㅜㅜ

친구가 이런 게임 참 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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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친구가 사다 준 모타이나이를 받았습니다.

로마에게 영광을의 디자이너 칼 체덕 (이렇게 읽는 거 맞나요?) 씨의 신작입니다. 로마에게 영광을, 이노베이션, 유크로니아, 모타이나이까지, 어떻게 보면 자기 복제고, 어떻게 보면 비슷한 컨셉에서 다양한 게임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는 것 같고 합니다. 카드는 그 중 제일 이쁘네요.

게임 자체는 괜찮은데 일단 54장의 카드 능력을 다 꿰고 있어야 재미있어질 것 같습니다. Learning curve가 너무 가파르네요. 한글화도 해야 할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