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203, 151204 - 아동센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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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4 23:31

비슷한 게임을 자주 했으므로 짧게 짧게 쓸게요!!!

151203 후기 ----

이 날은 워낙 바빴던터라 티츄만 함께 했어요. 아이들이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하려 했는데... 역시 살짝살짝 틀리는 부분이 있네요. 다 같이 게임을 하며 자잘한 오류를 수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최근 유행하고 있는 루미큐브. 워낙 여기저기서 자주 돌리다보니, 저학년들도 규칙을 잘 이해하고 열심히 따라하더군요. 끙끙대며 타일을 놓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왜 루미큐브가 남녀노소에게 모두 잘 맞는 좋은 게임인지 알 것 같습니다. 모든 콤포넌트를 다 깔끔하게 치우고 닦고 하길 정말 잘했어요.

루미큐브가 없으신 분들은 트럼프 카드 두벌을 구매하셔서 하나로 섞어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이 날의 후기는 이것으로 끝!

151204 - 후기

이 날은 센터에 오자마자, 버리기도 / 기부하기도 애매한 낡은 어린이 내복을 하나 꺼냈어요. 그리고 사각사각 가위질을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몸통 부분을 대충 잘라내고...

바느질을 바늘바늘~

털실을 털실털실~ 끼우면...

짠! 내복으로 만든 간이 주머니 완성!!!

이렇게 줄이면 넉넉한 용량을 가진 간편한 주머니가 됩니다.

이걸 왜 만들었냐면요...

루미큐브용 입니다. 매번 게임을 할 때마다 타일을 못보도록 뒤집는게 너무 귀찮았거든요. 시간도 많이 잡아먹구요. 그래서 안쓰는 옷감을 이용하여 주머니를 직접 만들었어요.

전문가가 아닌만큼 바느질은 꼼꼼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가볍게 쓰기엔 좋을 정도의 내구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아이들과 아브라카왓 시작! 정말 오랜만에 보드게임을 함께 하는 기분이 듭니다. 최근 선생님 한분이 나오지 못하게 되어 제가 그 자리를 메꾸기 위해 일손을 돕고 있거든요.

아브라카왓을 하다가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는데... 아이들의 정답률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어떤 아이는 5개를 한번에 맞춰버리고 모두 새로 가져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아마도 흘끔흘끔 보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어요.

아이들 몸을 뒤로 젖히도록 지시했을 땐 정답률이 떨어지고, 다른 사람의 타일을 보기 위해 앞으로 몸을 내밀 땐 정답률이 확 높아지는 것을 보면 거의 99% 반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할지 고민을 해봐야겠어요. 추가로 가림막을 만들어야 할까- 아니면 다른 사람의 타일을 보기 위해선 자기것을 엎은 뒤 하도록 지시해야할까- 고민이 많습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는 루미큐브! 확실히 주머니가 있으니까 편하네요.

경험 차이가 큰 만큼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긴 했습니다만- 초2 꼬마 친구가 저를 1개 차이로 따라잡는 기염을 토했어요 -_-;; 그것도 3번 모두... 이거 느긋느긋~ 하다간 꼬리를 잡힐지도 모르겠네요.

에... 그리고 TRPG 이야기 잠깐...

오늘 새비지월드를 기반으로 캐릭터를 만들고 잠시 30분 정도 했습니다만,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아마 그럴거라 생각은 했으나 예상대로였네요.

아이들이 평소 명탐정 코난을 너무 좋아해서 과거를 들춰보며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주었는데... 초반부라 전투고 뭐고 그냥 상황체크만 몇번 하고 별 다른 이벤트도 없었는데도 정말 몰입을 하며 주사위 결과에 기뻐하고 좌절하더군요 ㅋㅋㅋ 아이들인만큼 연기보단 상황설명 -> 결정 내리기 위주로 진행 했는데도, 흥미진진한 살인사건 이야기에 푹 빠져 집에 가지말고 더 하자는 이야기까지 들었어요. 예상했던 성공이었죠.

다만 아이들이 몰입을 너무 하는 바람에 많이 무서워 하더군요...;;; 스스로 설명을 잘한다 / 연기가 좋다고 말하기 전혀 힘든데도 아이들이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어요 (이걸 눈치 챘어야 했는데...) 특히 시간여행을 시작하면 시간을 역행하는 자를 사냥하는 사냥개(출처: 크툴루 신화의 틴달로스의 개)들이 추격해온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유독 그랬습니다. 이 부분을 미처 캐치하지 못했는데, 아이들은 집에가면 1시간 정도 혼자(또는 형제/자매/남매) 있게 됩니다. 보호자가 없는만큼, 오늘 이야기가 머리속에서 확대 생산되며 무서움을 느끼는거죠. 조금은 무서울지도... 했는데 생각보다 무서운 분위기를 많이 느꼈나봅니다. 이야기를 시작하며 "이건 선생님이 만들어낸 가짜 이야기야. 완전 허구의 이야기니 절대 무서워 말렴." 하고 연거푸 말했지만, 초2 의 상상력 앞엔 역시 역부족이었나봐요.

그래서 이번 이야기는 모두 폐기하고 던전 탐험 & 고대 유물 회수 & 마을 지키기 같은 좀 더 발랄하고 유쾌한 이야기로 다시 시작해야겠습니다.

이야기를 다시 짜야겠네요... 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