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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릴홀릭] 보드게임 박스 목업 제작기(튜토리얼)

14,359 조회

2019.07.01 14:49

안녕하세요! 올린입니다. :)

이번 포스팅은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시는 일명 고기 굽는 보드게임, '그릴홀릭(GrillHolic)'의 제작 근황을 알려드릴까 하는데요.

그 주제는 바로! 베일에 감춰져있던(?) 그릴홀릭의 박스 목업 제작기입니다! ^^ (짝짝짝)

사실 보드게임을 개발하면서 대부분의 목업 제작은 카드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제품의 품질 향상을 위해선 박스도 직접 만들어보는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카드나 컴포넌트가 모두 들어가려면 어느 정도 사이즈가 적당한지, 박스가 손에 착 감기는지, 박스에 프린팅되는 글씨들의 크기는 적당한지, 색감이 너무 튀게 나오진 않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과정들을 통해 구매해주시는 유저분들께 더 퀄리티 높은 제품을 전달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박스 제작은 카드 제작에 비해 엄두가 나지 않는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가 박스 목업을 제작하는 방식을 살짝 알려드릴까합니다. 개인 제작을 목표하시는 분들께 약소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보드게임의 박스는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부루마블이나 모노폴리 등에서 사용하는 얇은 재질의 마닐라박스부터 대부분의 카드게임들이 사용하는 딱딱한 재질의 싸바리 박스까지. 특히 크기가 작은 게임일수록 단단한 재질의 싸바리 박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작은 크기로 인해 내용물이 잘 구겨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종이가 주로 사용되는 보드게임의 특성상 내구도는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싸바리 박스는 두꺼운 재질의 도화지나 하드보드지를 토대로 외부에 프린팅 된 얇은 종이를 덧붙여 만들어집니다. 두꺼운 종이가 내부에 있기 때문에 견고하고 원하는 재질의 종이에 인쇄하여 색감도 우수한 박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많은 패키지가 싸바리박스로 만들어지죠. 이번에 목업으로 만들 박스도 바로 이 싸바리 박스입니다.

싸바리 박스를 만들때 유의해야 할 부분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내부 하드보드지의 사이즈와 프린팅할 종이의 사이즈

2. 잘 열고 닫히되 너무 헐렁하지 않은 상,하 박스의 사이즈

이 두 요소는 처음 박스를 제작하실때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먼저 첫 번째 요소부터 설명해보자면 우선 싸바리 박스의 내부 하드보드지는 두께가 조금 있기 때문에 외부에 붙일 인쇄물을 제작할때 조금 큰 사이즈로 작업을 해야 합니다. 또한 하드보드지가 접히면서 유격도 생기기 때문에 더욱이 넉넉하게 작업을 해 주어야 하죠. 하지만 정확히 몇 mm를 크게 작업해야하는지 알려주는 곳이 없어서 멘땅에 헤딩하듯 인쇄와 실패를 반복하며 그 사이즈를 알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 포스팅의 목적은 여러분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는데 있지 않겠습니까?! 제가 그 사이즈를 이제 알려드리겠습니다. 요것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인쇄물은 모든 변을 하드보드 사이즈에서 +2mm로 작업한다.

예제 사진을 보며 설명드리겠습니다.

제가 제작할 박스의 윗면은 가로65mm 세로105mm 높이40mm 로 제작할 예정입니다.

때문에 인쇄물의 작업 사이즈는 2mm를 더해 가로67mm 세로107mm 높이42mm 로 제작합니다.

2mm 정도의 여유를 줘야 하드보드를 완벽히 감싸는 인쇄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하드보드의 두께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을 수는 있는데 여기서는 문구점에서 구매하는 일반적인 두께의 하드보드를 사용합니다.)

두번째로는 잘 열리고 잘 닫히면서 헐렁하지 않은 상,하 박스의 사이즈입니다.

싸바리박스는 상하로 나뉘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박스를 잡을때 윗박스만 잡는 경우도 많죠. 만약 박스를 너무 헐렁하게 만든다면 윗박스만 잡고 들었을 때 아래박스가 분리되며 모든 내용물이 쏟아지게 되겠죠? 그래서 어느 정도 빡빡하게 설계를 해주게 됩니다. 하지만 너무 빡빡하게 작업한다면 박스를 열고 닫을때 마치 통조림 뚜껑을 따는듯한 고생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적당히 잘 열고 닫히면서 헐렁하지 않은 사이즈는 어떤걸까요? 그 사이즈를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드보드 기준으로 상단 박스는 하단에 비해 5mm 크게 작업한다.(단 높이는 예외)

이것도 예제를 보여드리며 설명하겠습니다.

위 이미지는 하드보드 칼선입니다. 하단 하드보드는 60 x 100 x 40mm 로 작업하였고 상단 하드보드는 65 x 105 x 40mm로 작업된 걸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마지막 40mm 는 해당 전개도의 양옆과 위,아랫면을 말합니다. (접혔을때 높이가 되는 부분) 보통 싸바리 박스를 모두 닫히게 하고 싶으면 기본적으로 사이즈는 위,아래 모두 같게 하시면 됩니다. 완성된 박스를 합쳤을때 유격과 인쇄물 두께에 의해 1~2mm 정도 뜨긴 하지만 직접 보면 딱 맞게 닫힌 것처럼 맞게 됩니다. 다만 스시홀릭의 박스처럼 특이한 디자인이거나 잘 열리게끔 약간 뜨게 만들고 싶다면 상단 박스의 높이 부분을 조절해주시면 됩니다.

참고로 위 스시홀릭은 하단 박스가 밥 부분이라 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하단 높이 45mm 상단 높이 35mm로 작업되었습니다.

이렇게 기본 하드보드를 먼저 만드셨다면 해당 하드보드에 +2mm를 하셔서 인쇄물을 만드시면 되겠습니다!

박스의 사이즈가 정해지면 디자인을 해야합니다.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를 통해 작업하는데 포토샵보다는 벡터 방식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하는게 일반적입니다. 인쇄 업체에서도 벡터 파일로 도안을 받는 곳이 많습니다. 그릴홀릭의 테마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구워 서빙하는 게임이므로 박스 컨셉을 '생고기'로 잡았고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포장된 신선한 소고기를 모티브로 작업하였습니다.

디자인 컨셉이 정해졌다면 시간을 들여 디자인해봅니다. 게임의 로고와 각종 요소들을 디자인하는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드리고 싶지만 그것까지 얘기하자면 너무 포스팅이 길어지니 그냥 스킵하기로 합니다. ㅠ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로고 디자인에 관해서도 포스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여곡절끝에 그릴홀릭의 초기 박스 디자인이 완성됩니다.

위에서 봤을때 투명한 비닐 안에 신선한 고기가 보이도록 작업했고 흰색 띠지에 로고, 각종 정보들을 집어넣었습니다. 박스의 옆면은 움푹 들어간 플라스틱 재질 포장용기를 표현했고 작은 로고를 넣어 옆에서 봐도 어떤 게임인지 알 수 있게 작업했습니다.

박스의 아랫면은 보통 세부적인 정보들을 넣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선 이 부분이 가장 큰 후킹 요소이기 때문에 흡입력 있는 짧은 문장과 적절한 이미지를 사용해 관심을 유도하는게 매우 중요합니다. 여기엔 작은 글씨들이 많기 때문에 직접 인쇄해 폰트 사이즈를 확인하는것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 아랫면 디자인은 최종 인쇄 직전까지 수정하게 되겠죠? 박스의 디자인까지 나왔다면 이제 준비물을 모두 정리해봅니다.

하드보드, 인쇄물 재단선, 인쇄물 이미지를 나열해 인쇄 전 최종 점검을 해봅니다.

문제가 없다면 총 4장을 인쇄하게 되는데 1.윗면 하드보드 칼선 2.아랫면 하드보드 칼선 3.윗면 인쇄물과 재단선 4.아랫면 인쇄물과 재단선 순서로 인쇄합니다. 아 여기서 또 중요한 점! 인쇄소에 넘기기 전에는 꼭 모든 폰트들을 Create Outlines 해주셔야 합니다. 일명 글씨 깨기인데 폰트를 이미지화 하는 과정입니다. 인쇄소에 본인이 사용한 폰트가 없다면 바탕체나 굴림체로 바뀔 수가 있는데 그런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글씨들을 모두 벡터화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글씨는 한번 깨면 더 이상 수정이 불가능합니다. 인쇄소 최종 버전때만 글씨를 깨도록 합니다. 모든 글씨들을 선택하고 (그냥 모든 요소를 드래그하는게 편하다) 일러스트 메뉴에서 Type -> Create Outlines 버튼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물론 집에서 테스트 인쇄를 할때는 글씨를 깰 필요는 없겠죠?

3,4번 인쇄물과 재단선을 합친 이미지는 이렇습니다. 진짜 인쇄소에 맡길땐 저 빨간 선은 필요 없지만 우리는 직접 칼로 잘라야하니까 얇은 재단선이 필요합니다. 스트로크의 두께는 0.5 정도로 줍니다.

요렇게 인쇄물들을 종류별로 뽑아줍니다.

우선 기초 골격이 되는 하드보드부터 제작해봅니다.

우선 인쇄한 하드보드 칼선을 깔끔하게 자르고 하드보드에 덧대서 하드보드를 잘라줍니다.

요렇게 잘린 하드보드에 접히는 칼선을 그어주고 (칼선을 긋지 않으면 접히는 부분이 깔끔하지 않고 터지게 됩니다) 박스를 접어줍니다.

요렇게 깔끔하게 접히도록 합니다.

면끼리 만나는 부분을 스카치테이프로 고정합니다. 어차피 위에 인쇄물을 붙일 예정이니 예쁘게 붙이지 않아도 상관 없습니다. 벌어지지 않게만 고정해주시면 됩니다.

인쇄물도 세밀하게 잘라줍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부분은 최대한 재단선을 얇게 인쇄해 재단선을 잘 지키며 잘라줘야 합니다.

제멋대로 잘라주면 세밀한 설계가 무색하게 퀄리티가 낮아지니 조심 또 조심합니다. 당연히 날카로운 칼날도 조심해야겠죠?

재료가 다 모였다면 하드보드 아랫면을 딱풀로 칠하고 요렇게 중심을 잡아줍니다. 물풀이 아니라 딱풀로 작업하는 이유는 딱풀이 바로 마르지 않아서 조금 흐트러졌어도 다시 위치를 잡을 수 있기에 편리하고 또 물풀은 종이를 젖게 하기 때문입니다.

옆면(길고 날개가 있는 부분)을 딱 붙여가며 말아 올립니다.

안쪽으로 접히는 부분에 딱풀을 칠하고 잘 붙여줍니다. 저는 그 부분이 뜰까봐 테이핑을 했는데 풀질을 잘 했다면 사실 테이핑 할 필요까진 없습니다. 저는 풀질을 대충해서 ㅠㅠ 긴 부분을 양쪽 다 붙였다면 그 다음엔 작은 부분을 말아 올려 깔끔하게 붙입니다.

요렇게 아랫 박스 완성!!

문구점에서 산 하드보드가 안쪽이 검은색이라 잘 안보이지만 제대로 완성된 이미지입니다. ㅎㅎ

윗박스도 마찬가지로 하드보드부터 잘라줍니다. 칼선을 넣어야 터지지 않게 접힌다는 점! 꼭 기억하세요~!

요번엔 윗쪽으로 테이핑을 해봅니다. 좀 더 덜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ㅎㅎ

날개가 있는 긴 면부터 요렇게 꼼꼼하게 풀질을 해줍니다. 두번의 실패는 없는겁니다!

요렇게 날개 부분도 꼼꼼히 풀질해 붙여줍니다.

요렇게 말이죠! 이 부분은 어차피 안보이는 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말아 올릴 것이기 때문이죠~! 그 부분은 가려집니다. ㅎㅎ

꼼꼼히 잘 붙었나 살펴봅니다.

요렇게 붙어있다면 성공한겁니다.

윗박스 완성!!

상단의 고기 이미지가 보입니다. 참고로 저 그림속 부위은 '립 아이'입니다! (TMI)

상,하 박스를 나열해봅니다. 높이는 같지만 상단 박스에 비해 하단 박스가 5mm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잘 겹쳐지나 합체를 해보았습니다. 제대로 틈 없이 합쳐지는군요~!

위에서 본 박스 이미지입니다.

요렇게 같은 높이로 만들어도 거의 딱 맞게 합쳐진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목업 카드들과 한 컷!

아릅답게 카드가 수납되는군요~!

이렇게 인쇄를 모두 끝마치면 어떤 점이 문제인지 세부적으로 살펴봅니다. 인쇄물의 색감이 조금 어두운 것 같고 폰트도 조금 작은 것 같습니다. 폰트의 색도 변경해보고 싶구요. 역시 인쇄를 해보면 컴퓨터 화면으로만 봐선 모르는 문제들이 보이기 마련입니다. 다음 버전에선 그런 부분을 개선하도록 합니다. 그러려고 목업을 만드는거구요.

이렇게 '그릴홀릭'의 싸바리 박스 목업 제작기를 소개해드렸습니다. 더불어 보드게임 박스의 목업은 어떻게 제작되는지 튜토리얼 형식으로 전달드렸는데 이해하기 쉬우셨는지 모르겠네요~ 그릴홀릭 예제에 사용된 칼선은 제 블로그의 원문 글을 보시면 첨부 파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alligafor/221573960288

혹시 제작하실때 궁금한 점 있으면 댓글이나 쪽지로 문의 주시면 성의껏 답변 드리겠습니다. ㅎㅎ

이제 그릴홀릭은 제작 막바지 단계입니다. 룰도 재밌게 나오고 있으니 출시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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