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쓰고 싶어 쓰는
약 1년반의 시간이 지나 매우 중요한 재판에서 승소하였다.
나 스스로도 부족한 인간이라 생각하지만, 어떤 중요한 일을 함께 하는데에 있어서는 더욱
세대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60세, 70세의 분들과 싸워가며 결국
한 악인을 꺽은 것이다.
그동안 쏟아부은 수백만원의 비용 중 약 절반을 회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나머지도 확신할 순 없지만, 패소했을 것을 생각하면 그보다 나은 결과라 할 수 있다.
물론 패소하여도, 결국 삶을 아무렇지 않게 지속될 것이다.
인간은 늘 끊임없는 자기정당화와 자기합리화를 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으니까.
마치 구입해도 할 수 있는 물리적으로 시간 등이 허락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보드게임을 사 모으던 어느 시절의 내 모습처럼.
혹은 지금 이 순간의 어느 사람처럼..
그 외에도 굴곡진 작고 큰 고난, 스트레스가 계속 되지만
이 길은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내가 선택할 수 없었던, 날 형성하고 있는, 날 규정짓고 있는 그것들이
나를 자연스럽게 이끌었을 뿐이다.
동생이 편의점에서 사다놓은 4캔에 만원하는 내겐 조금 값비싸게 느껴지는 맥주를 거의
비워가는 이 순간, 문득 글이 쓰고 싶어졌다. 아무렇겠나. 마음 가는대로.
누군가 읽어주겠지, 누군가는 조금 알아주겠지, 이 의미없는 순간의 의미를.
아무 것도 아닌 풍경들, 서성이는 발걸음, 그리고 떠도는 마음.
그 순간 나는 혼자가 아닐 것이다.
라고 나는 지금 생각한다.
취기가 부르는 식욕에 작은 컵라면 하나 있을까 선반을 뒤져보지만
나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다.
얼큰한 국물과 고기, 김치 건더기가 푸짐한 국물에 소주도 생각나는군.
여의도를 휘고 감싸는 올림픽대로에 새로 솟아오르는 갸날프게 빠지는 도로도 생각난다.
생의 일년반을 온전히 이 일이 쏟아버렸지만
후회하지 않아
라고 나는 지금 생각한다.
그 지금의 순간에 나는 온전히 존재한다.
그러할 것이다. 그런 것이다. 그런 것이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