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ter Essen 애프터 에센 (Feat. 카린)
카린님의 보드게임 구력과 경험치만 보아도 평소에 흠모하는 분이셨습니다. 그런 분이 제 글과 방송을 좋아하신다고 연락을 먼저 주셨던 카린님, 너무 감동이었습니다. 제가 한때 보드게임 숨겨진 보석 찾기에 빠져 있을 때 정말 정말 정말 많은 게임들을 소개해 주셨는데, 소개한 게임 중에 못 해본 게임은 너무 많지만 ㅎㅎ 카린님의 소개로 알게 된 게임 중에 역시 최고는 '산티아고'입니다. 정말 대단한 게임이더라고요.
얼마 전에도 에센에 다녀온 글들을 올리셔서 간접적으로 현장의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에센 슈필 2024 1일차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tb=community_post&bbs_num=29066&view=&id=diddle74
에센 슈필 2024 2일차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tb=community_post&bbs_num=29075&view=&id=diddle74
에센 슈필 2024 3일차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tb=community_post&bbs_num=29091&view=&id=diddle74
두 달 전부터 애프터 에센을 할 건데 별밤님 한자리 비워 두었으니 올라오시라고, 이전에도 여러 번 만나자고 구애 하셨고 에센 신작은 정말 "거부하기 어려운 제안이었습니다!" 일단 저는 Men-Nefer와 Algae, inc 룰마를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실행은 토 (오후 4시 ~ 12시) & 일 (오전 10시 ~ 8시) 양일간 8개의 게임을 해보자는 카린님의 야심찬 계획이었는데, 그게 가능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무거운 유로픽이 많아서요 ㅎㅎ 잘해야 제가 5~6개 아닐까요 말씀드렸는데, 아니다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셔서 일단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얼마나 많이 하는 건 중요하지 않고,
"중요한 건 신작을 향한 변하지 않은 마음!"
진중한 분위기의 카린님인 줄 알았는데 정말 이웃집 형님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정말 유머러스하시고 호방하시더라고요 ㅎㅎ 처음에 본 순간부터 정말 편했습니다! 같이 플레이한 SH님과 MJ님도 정말 편안했고 게임도 잘하시더라고요. SH는 특히 룰 설명을 깔끔하게 진행하시고요.
첨에는 한 분이 약간 늦게 오신다고 해서 간단한 패밀리 유로를 돌려 보았습니다.
이번 글은 간단한 감상을 적고 방송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1. Nunatak: Temple of Ice (2023) [카린 6위, 별밤 6위, MJ 6위]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383158/nunatak-temple-of-ice
카드를 내고 밥상을 올리고 밥상 올리기 전에 4개의 기둥에 대한 영향력 점수를 받고 또 그 위에 기둥을 가운데 올리면 자신이 지지하는 것 기둥마다 점수를 받고 하는 식으로 계속 점수를 내는 게임인데요. 각 색깔의 카드에 따라 다양한 점수를 제공합니다. 패밀리 게임으로 괜찮은 게임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근데 큰 임팩트는 확실히 적은 편이었어요! 생각 보다 그리고 게임이 만들고 나면 장관이거나 이쁘지는 않아요 ㅋㅋ 투박합니다 ~ 그래도 카린님과 MJ님과 아이스 브레이킹으로 정말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부터 본격 에센 게임을 진행합니다.
2. Galileo Galilei 갈릴레오 갈릴레이 (2024) [카린 2위, 별밤 2위, MJ 2위, SH 3위]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393333/galileo-galilei
티 가든, 세티 등 요즘 핫한 신성 토마스 홀렉의 작품입니다. 카린님의 설명으로 게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이 게임 설명을 들으면 의심이 생깁니다. 이 게임의 주제처럼 '의심에서 시작해서 확신으로 끝나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메커니즘의 참신함을 그렇게 크지는 않습니다. 타일을 쓴 것을 다시 아래로 내리는 형식의 순환형 프로그램 게임은 이제 흔한 장르이기도 하죠. 그리고 카드 섹컬랙션과 주사위의 눈금의 업 앤 다운의 기믹도 이젠 흔한... 하지만 이 게임의 독특한 부분은 광활한 우주에 펼쳐지는 행성과 그리고 천제를 발견할 때 종교 재판관의 의심입니다. 그 의심을 어떻게 우리가 타이르거나 떠나보내거나 해서 '확신'으로 만드는 과정이 시스템적으로 잘 작동할까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근데 결국 정말 잘 작동하고 주제에도 정말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리고 별과 행성에 대한 묘사가 압도하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가을 하늘에 어울리는 게임이고 요즘 대세 작가답게 게임의 여러 가지 요소도 정말 잘 버물린 것 같습니다. 정말 맘에 드는 미디엄 유로였습니다. 각 당대 유명한 천문학자의 비대칭 능력도 좋았고, 단순한 룰에 비해 정말 생각할 것도 많고요. 컬랙션으로 영입 하고 싶은 게임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색조합에 센스가 없는 사람에게 너무 좋은 UI 아이디어였습니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크!!!
3. Men-Nefer 맨 네페 2024 [카린 1위, 별밤 1위, MJ 1위, SH 1위]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404431/men-nefer
올해 스피크 이지 만큼의 재미는 아니지만 올해 강렬한 인상을 준 Men-Nefer입니다. 주위의 반응을 보아도 국내 대부분 유저들의 기대 밖에 있는 게임이라고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일단 플레이 사진을 보면 정말 지저분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제가 보아도 그렇습니다. 그리고 전작인 사비카가 은근 국내에서는 실패했기 때문에 ... 하지만!
놀랍게도 실제로 해보면 정말 게임이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액션의 진행 방식도 올해 해본 유로 중에서는 가장 참신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액션이 순차적으로 되는 것 같으면서도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그 방향성이 다른 플레이어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점이 좋습니다. 또한 쿠푸 왕조의 피라미드 테마파크와 두와트의 심장과 깃털로 천국에 갈 신앙심을 저울질 하는 테마도 잘 살아있습니다. 피라미드 건설, 미라 생성, 부장품 바치기, 스핑크스 건설, 그리고 나일강에서 식량 얻기 등등 여러 가지 요소가 버물려서 이집트 신앙과 관련되 피라미드 테마파크 건설이 맛깔나게 이루어집니다. 룰도 몇몇 부분 빼고 정말 깔끔한 편입니다. 보기와는 정말 다른 '맨-네퍼'입니다!
12시가 다 되어가서 일단 전 숙소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인보마에 잠시 다녀갔다가 다행히 모임 장소가 근처라 10시 조금 넘어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4. 다이토시, Daitoshi 2024 [카린 5위, 별밤 5위, MJ 3위, SH 2위 ]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402677/daitoshi
요즘 핫한 '바르셀로나' 작가인 '다니(다니가 옳은 발음이라고 스페인 전문가 쑤모님이) 가르시아'의 최신작입니다. 우선 테마는 처음에는 와닿지 않습니다. 테마도 라마나타님 방송에 출연한 '제이드님'이 아니었다면 모르고 진행 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유로 게임에서 테마도 중요하게 생각해서 ~ 일단 개발을 하면 할 수 록 4가지 항목의 신(오니)의 분노를 받게 되고 공물을 내어서 진정시켜야 한다는 테마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테마가 와닿지는 않는데 게임하는 중에는 조금씩 괜찮게 느껴졌습니다. 게임 시스템은 특별한 건 없지만, 진행하면서 론델이 강화되는 방식입니다. 오니의 분노를 받지 않기 위해서 관리를 잘하면서도 도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데 그런 감칠맛 하게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 하나만 있으면 좋겠다 하고 중엉거리게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자원이 너무 빡빡한 느낌은 아니였어요. 자신의 도시 수입을 강화하고 증가 시키는 부분도 좋았고요. 역시 데비어 게임즈의 디럭스 버전 못지않은 콤포 퀄러티를 보여줍니다. 근데 자주 넘어지는 굴뚝 콤포는 정말 불호였고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긴 했습니다. ㅎㅎ
5. 레사파, Resafa [카린 3위, 별밤 3위, MJ 4위, SH 4위]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418858/resafa
정말 기대작인데 솔직히 이야기하면 요즘 게임 같지 않은 일러에요. 첨에는 알레아 시리즈인 줄 알았습니다. 근데 전 이런 일러도 꽤 좋아하거든요. 일러에서 확실히 호불호가 있을 것 같아요. 이런 일러가 전 게임 분위기에 잘 맞는다고 느껴지긴 했는데 한 분은 그렇게 끌리지 않는다고 ㅎㅎ 카드를 내면서 액션을 위로할 것인지 아래로 할 것인지 결정하게 되고 부수적으로 카드 위 색상에 따라 추가 액션을 더 하는 방식입니다. 자신의 타블로에 도시도 건설하고 오아시스도 만들어서 만들어서 주요 자원을 얻고 교역이나 관계 시설을 확충해 승점을 얻는 방식의 게임인데요. 중간에 카드 태크를 올려서 점수를 받는 게 좀 크긴 하더라고요! 결국 먼저 카드를 누가 더 적절한 걸 가지고 가면 좋은가 게임인데, 처음에 플레이할 때 이런 부분을 잘 강조해서 말씀해준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전 카린님이 이 게임은 "관계 시설을 확충하면 점수가 참 많이 날 것 같걸랑요!" 그러셔서 그 말만 믿고 했는데, 다른 분들은 아무도 그 말을 안 믿고 자기 할 거 하시더라고요. 카린님 마저 관계 시설에는 뒷전이었던 ... 카린님에게 당했다고 말하니깐, 씨익 웃으시는데 킹 받더라고요 :D 다른 분들도 저런 거 안 당한다고 한마디씩 ㅋㅋㅋ 강한 건 점수 카드입니다 여러분 ㅠㅠ 다시 해보고 싶은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6. Beyond the Horizon 비온 더 호라이즌 (2024) [카린 4위, 별밤 4위, MJ 5위]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421310/beyond-the-horizon
개인적으로 우주 테마를 더 좋아하긴 하는데, 전작의 주사위 자원 부분은 더 좋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자원 대신 콤포 위에 종이를 올려서 표현했습니다. 전작에서 약간 슴슴했던 영향력 부분이 더 재미있어진 것 같긴 합니다. 이 부분은 전혀 다르긴 합니다. 타일을 확장하며 발견하고 발전 시키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외 태크 부분은 더 간소화되건 같습니다. 오히려 우주 테마가 아니라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은데~ BTS를 해보신 분들이라면 설명 조금만 듣고도 해볼 정도의 쉬운 난이도였습니다. 문명 발전 테마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 우주 테마를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요!
네 분과 정말 좋은 시간을 보냈고요 카린님의 호스팅은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 카린님이 많은 룰을 대부분 많이 커버해 주셨는데 너무 감사하기도 했고요 ㅎㅎ 저와 카린님이 계속 꼴등을 다투었는데 대부분 제가 꼴등을 했습니다. 제가 '다이토시'에서 일등 하니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을 짓는데 너무 웃겼습니다 ㅋㅋ 제가 카린님 꼴등을 내가 막아 드렸어야 했는데 ㅋㅋ 정말 편안하게 대해주시는 즐겜러셨습니다. 수많은 에센 신작이 있고 오고 있다고 했지만, 사진을 미쳐찍어 보지 못했네요. 하나같이 무거운 게임만 해서 '티가든', 'Algae Inc', '아시안 타이거스' 등등 다 못해봐서 아쉽더라고요. 다음에도 언제 시간 되면 오시라고 해서 그러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곧 카투만두 한다고 해서 이번 달에도 가고 싶지만 가기에 너무 먼 서울이네요 ㅠ.ㅠ 다시 한번 함께한 SH, MJ님 그리고 호스팅해 주신 카린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전 함께 못하지만 앞으로 올라올 카린님의 에센 게임 후기도 정말 기대됩니다 :D
별밤 드림
P.S) 2박 3일의 일정 중 첫날 같이 네이발 워게임을 한 스승님 같기도 하고 친한 친구 같은 다니엘님 그리고 미치님 함께 해서 너무 즐거웠고요. 저녁에 찐하게 제스처 오브 로빈 후드를 같이 플레이한 쫌새님과도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글로 다 적고 싶지만 방송으로 후기를 나눌께요 :D
어떻게 보면 첫날 워게임으로 힐링하고, 토요일 인보마 때는 라이트한 게임, 일요일 헤비 유로로 마무리한 퍼팩트한 여정이였네요 :D 이 여정에 함께 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또 한번 보드게임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구나 느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