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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연전 후의 짧은 평

878 조회

2024.09.23 15:08

안녕하세요? skeil입니다.

제가 8월 31일에 반지 전쟁의 3번째 확장,

가운데-땅의 국왕들 한글화 자료를 업로드했습니다.

제 자료를 인쇄해서 플레이해 보신 분이 계신가 궁금하네요.

저는 운이 좋게도 제이엘v 님과 시간을 맞출 수 있어서

보름 동안 10연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월요일에 시간을 낼 수 있었고

제이엘v 님은 점심 시간 즈음까지 시간을 내실 수 있어서

월요일 새벽부터 점심 때까지 집중적으로 플레이했습니다. ㅎㄷㄷ

9월 2일 월요일 두 경기

1경기 06시 59분-09시 42분 (2시간 43분, 14턴), skeil 자유민족 반지 승리 (타락 점수 1점)

2경기 10시 08분-12시 32분 (2시간 24분, 13턴), skeil 그림자군 타락 승리

9월 3일 화요일 두 경기

3경기 06시 54분-09시 51분 (2시간 57분, 17턴), 제이엘v 자유민족 반지 승리 (타락 점수 10점)

4경기 10시 09분-12시 36분 (2시간 27분, 14턴), 제이엘v 그림자군 군사 승리

9월 9일 월요일 세 경기

5경기 07시 22분-08시 28분 (1시간 6분, 9턴), 제이엘v 자유민족 반지 승리 (타락 점수 5점)

6경기 08시 43분-12시 05분 (3시간 22분, 16턴), 제이엘v 그림자군 군사 승리

7경기 12시 19분-14시 03분 (1시간 44분, 12턴), skeil 자유민족 반지 승리 (타락 점수 10점)

9월 16일 월요일 세 경기

8경기 06시 49분-08시 53분 (2시간 4분, 11턴), skeil 자유민족 군사 승리

9경기 09시 11분-10시 35분 (1시간 24분, 11턴), 제이엘v 자유민족 반지 승리 (타락 점수 5점)

10경기 10시 52분-12시 06분 (1시간 14분, 10턴), skeil 그림자군 타락 승리

두 사람 모두 이번 확장을 처음 해 보는 것이어서

플레이하면서 깨우친다는 느낌으로 했고요.

이번 후기는 각 경기에 대한 리포트보다는

확장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을 남기려고 합니다.

1. 가볍고 민감한 확장

이번 확장의 규칙은 스무 쪽으로 상당히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게임 자체도 쉽냐...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기본판으 몸통이고 확장이 꼬리라고 한다면

꼬리가 몸통을 흔들지는 않는 수준의 확장이지만

새로 도입된 군주 타락 시스템이 게임 전체 분위기에 영향을 주긴 합니다.

그림자군 플레이어가 추적 할당을 얼마나 하는지, 군주 타락 시도를 얼마나 하는지에 따라

자유민족 플레이어가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거든요.

2. 시작은 자유민족에게 유리

국왕들 확장 셋업을 마친 상태에서 기본판과 달라진 점은

미각성 미타락 군주 다섯이 게임 보드에 놓여 있다는 것과

추적 풀에 국왕 추적 타일 2개가 들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미각성 미타락 군주는 자유민족 지도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그가 포함되어 있는 군대는 '지도력'을 가집니다.

그래서 인물 행동 주사위 결과로 군대 이동이나 군대로 공격이 가능하고,

전투 시에 지도자 다시-굴림도 1개가 더 있죠.

이 다섯 군주는 주요한 지역들에 위치해 있어서

그림자군 군대가 공격할 때에 조금 망설여집니다.

그리고 추적 동안에 추적 타일이 뽑히면

확률적으로 노출 아이콘이 없는 추적 타일이 뽑힐 가능성이 조금 더 올라갔습니다.

3. 더욱 중요해진 남부 전선

기본판에서도 그랬지만, 이번 확장에서 곤도르와 로한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자유민족 입장에서 스트라이더를 미나스 티리스로 보내야

아라고른으로 바꾸면서 행동 주사위를 하나 추가할 수 있고,

곤도르가 활성이 되면 데네소르를 각성시킬 조건이 충족됩니다.

통치자 주사위가 반 개짜리 행동 주사위이지만

그래도 일단 주사위 풀에 있으면 어떻게든 써 먹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 두 턴 동안

인물 행동 주사위 결과 3개와

서부의 의지 행동 주사위 결과 1개와

소집 행동 주사위 결과 1개를 얻는다면

아라고른과 각성 데네소르까지 등장시키는 최고의 오프닝이 됩니다!

자유민족이 행동 주사위 4개를 굴렸을 때에

서부의 의지 행동 주사위 결과가 한 개라도 나올 확률이 52%인가 그렇습니다.

쉽게 말하면, 확률이 반반인 겁니다.

로한이 국적인 동료가 없기 때문에

로한을 활성화하려면 자유민족 아이콘이 있는 아라고른이나 간달프, 호빗을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아라고른이 미나스 티리스에 있거나 백색의 간달프가 팡고른 숲에 있다면

(아라고른이 미나스 티리스에서 한 번만 이동하면 셰오덴이 있는 에도라스에 도착합니다.)

인물 행동 주사위 결과 1개와

소집 행동 주사위 결과 1개로

각성 셰오덴을 등장시킬 수 있게 됩니다.

그림자군이라면 아라고른과 각성 데네소르를 한 번에 견제하기 위해서

미나스 티리스를 일찍 포위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걸 위해서 사루만의 등장을 미루거나

추적 할당을 일부러 하지 않을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자유민족도 필요한 행동 주사위 결과들이 맞게 나와야 하고,

그림자군도 마찬가지거든요.

4. 군주 타락은 필수적인가?

군주 타락 시도는 참 재미있는 시스템입니다.

반응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눈 주사위로 자유민족을 견제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거든요.

그림자군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눈 주사위가 왕창 나와 버리면

그 턴을 버려야 합니다. ㅠㅠ

원정대 진행을 못 하게 막는 것은 가능하지만

자유민족 플레이어가 이번 턴에 원정대 진행을 할 생각이 없었다면

자유민족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이죠.

그런데 이 확장에서는 그런 상황에서도

그림자군은 군주에게 타락 시도를 하면서 전체 판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덱 빌딩 게임으로 설명하자면,

추적 풀이 내 덱이고

군주 타락 시도를 해서 군주 타락 보드에 추적 타일을 놓는 것은 덱에서 일부 카드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어떤 카드를 제거했느냐에 따라 내 덱의 성능이 달라지는 것이죠.

일단 군주 타락 보드에는 국왕 추적 타일이나 일반 숫자 추적 타일만 놓일 수 있습니다.

(국왕 추적 타일을 포함해서) 전체 추적 타일이 18개인데,

눈 추적 타일 4개를 제외하면 14개가 남습니다.

'0' 노출	'1'	'1' 노출	'2'	'2' 노출	'3'	'1/왕관'	'2/왕관'
2개	2개	2개	2개	1개	3개	1개	1개

이 중에서

노출 아이콘이 있는 게 5개,

노출 아이콘이 없는 게 9개입니다.

그림자군 입장에서 원정대에게 추적 피해를 찔러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원정대가 노출되어서 행동을 낭비하게 만드는 겁니다.

그러니까 노출 아이콘이 없는 추적 타일만 골라서 군주 타락 보드에 놓으면

추적 풀에서 노출 아이콘이 있는 추적 타일이 뽑힐 확률이 올라가게 되겠죠.

그림자군은 군주 타락 보드에 어떤 추적 타일을 놓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높은 숫자의 추적 타일을 선택하면

군주를 빠르게 타락시킬 수 있지만 원정대에게 줄 추적 피해의 기대값이 낮아지고,

낮은 숫자의 추적 타일을 고르면

원정대에게 줄 추적 피해의 기대값이 높아지지만 군주를 타락시키는 데에 오래 걸리게 됩니다.

추적 칸에 눈 주사위가 여러 개 있다면

군주 타락 시도 동안에 추적 타일을 여러 개 뽑을 수 있습니다.

단 한 개를 뽑는 것보다 2개를 뽑는 게 훨씬 더 좋고, 3개를 뽑으면 더 좋고요.

하지만 군주 타락 시도에서 타일을 3개 뽑을 수 있다는 건

추적 칸에 눈 주사위가 4개 이상 있었다는 걸 의미합니다.

선택의 폭은 넓어지지만 행동 개수가 그만큼 줄어들겠죠.

군주 타락 시도를 하는 건 분명히 좋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너무 힘을 쏟으면 행동 개수에서 자유민족에게 밀리게 됩니다.

5. 군주들을 다 각성시켜야 하나?

군주가 미각성 미타락 상태라면 불안정하긴 하지만 그래도 자유민족에게 좋습니다.

군주가 타락하면 그 군주의 두 가지 약점 때문에 그림자군에게 유리함을 줍니다.

자유민족 플레이어는 군주 타락을 막기 위해서 손을 쓸 수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것은 그냥 그 군주를 각성시키면 됩니다.

엘프가 "전쟁 중"인 것을 요구하는 스란두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네 군주는 그의 국가가 활성이면 조건이 거의 충족됩니다.

위에서 얘기했 듯이,

스트라이더가 남부로 뛰면 데네소르와 셰오덴은 쉽게 각성시킬 수 있습니다.

보험으로, 보로미르나 호빗 하나를 데리고 가도 됩니다.

나머지 세 군주는 자유민족이 일부러 무언가를 해야 각성시킬 수 있습니다.

원정대가 DEW 전선 쪽으로 이동하거나

원정대에서 분리한 간달프가 그쪽으로 이동하거나

죽은 간달프가 우들랜드 렐름에서 등장할 수 있는데요.

그러면 드워프나 북부도 활성화되어서 다인 아이언풋이나 브란드가 각성할 기회가 생깁니다.

각성한 군주는 동료로 간주되기 때문에

다른 동료 (특히 발이 빠른 스트라이더/아라고른, 간달프)와 함께 이동한다든지

동료를 언급하는 사건 카드나 전투 카드로 전세를 뒤집을 수도 있게 됩니다.

이론적으로, 자유민족은 (각성 군주들을 포함해서) 최대 12명의 동료를 가질 수 있습니다만

그렇게 하는 걸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군주를 각성시키는 비용도 생각해야 하거든요.

군주를 각성시키려면 조건도 충족해야 하고 소집 행동 주사위 결과도 사용해야 합니다.

2 포인트짜리 소집을 포기하고 군주를 각성시키는 겁니다.

(스란두일의 경우에 엘프가 "전쟁 중"이어야 해서 8 포인트짜리 소집을 포기해야 합니다.)

병력에 그만큼의 공백이 생기면 방어를 하든 역공을 하든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6. 나즈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암흑 수장들

자유민족에게 군주들이 있다면 그림자군에게는 암흑 수장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게임 시작 시에 플레이에 들어와 있지 않지만

인접한 적국이 "전쟁 중"이 되면 등장 조건이 충족되죠.

가장 먼저 등장할 수 있는 건 검은 구렁이와 우글룩입니다.

검은 구렁이는 곤도르가 "전쟁 중"일 때에,

우글룩은 로한이 "전쟁 중"이거나 원정대가 노출일 때에

플레이어 등장할 수 있죠.

검은 구렁이는 남부인과 동부인국 부대가 있는 지역에서 나타나는데요.

곤도르 남부든 DEW 전선이든 한 곳을 선택해서 나타나면

나머지 전장으로 가는 게 굉장히 힘듭니다.

레벨이 2밖에 안 되거든요.

하지만 지도력이 2나 되기 때문에 일단 군대에 합류하면 굉장한 도움이 됩니다.

게다가 전투 시의 능력도 좋고요.

우글룩은 전장에서보다 원정대 추적에서 더 큰 도움을 줍니다.

원정대와 같거나 인접한 지역에 있을 때에

추적 다시-굴림을 위한 각 주사위에 +1 보정을 주는데요.

우글룩 자체는 추적 다시-굴림을 주지 않기 때문에

나즈굴이나 그림자군 부대가 붙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림자군 부대가 우글룩과 같이 있다가는 그 부대와 우글룩이 자유민족 군대에게 끔살당할 수 있으니

웬만하면 나즈굴 1명만 붙이는 게 좋습니다.

머크우드의 그림자도 나오면 좋을 것 같긴 한데

10연전 동안에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ㅠㅠ

7. 자유민족은 전투 할 만한데?

자유민족을 맡은 플레이어가 숙련되었다는 가정 하에

기본판을 할 때보다 전투로 이길 만하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미각성 미타락 군주 다섯이 놓인 채로 하고

군주가 각성하면 동료로 간주되고

그러면 동료를 언급하는 사건/전투 카드를 더 많이 쓸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각성 군주들에게 소집 주사위 결과로 병력을 조금 더 많이 모집하거나

병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초반에는 일단 전략 사건 카드들을 플레이해서

"전쟁 중"이 아닌 국가에도 병력을 모집하면서 군대의 규모가 커질 때까지 버팁니다.

곤도르와 로한이 병력을 쌓으면서 버티는 동안에

나머지 국가들도 정치 트랙을 전진시키면서 총력전으로 가는 것이죠.

원정대는 아주 천천히 전진하면서 추적 칸에 눈 주사위를 강제 할당시키며 견제하는데요.

그러면 행동 주사위 개수 차이가 적어집니다.

10점을 얻어야 하는 그림자군과 4점만 얻으면 되는 자유민족이 그 상태로 맞붙는 것이죠.

다시 말씀 드리지만

각성 군주는 동료로 간주되고,

동료를 언급하는 사건/전투 카드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8. 어려워진 타락 승리

그림자군이 군주 타락을 전혀 하지 않는다면

미각성 미타락 군주들을 가진 자유민족이 조금 더 유리합니다.

그림자군이 군주 타락을 시도하면

일반 숫자 추적 타일들이 군주 타락 보드에 놓이게 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추적 타일을 뽑는 사건 카드로 눈 추적 타일을 뽑으면 아무 효과도 없거든요.

그러니까 (국왕 추적 타일 2개가 숫자 추적 타일처럼 간주되기 때문에)

군주 타락 보드에 있거나 군주가 타락하면서 버린 타일이 3개 이상이 되면

기본판을 할 때보다 타락 승리가 어려워지는 겁니다.

제가 군주 타락을 세게 해 본 적이 있는데요.

추적 풀에 남은 추적 타일 개수가 너무 줄어서

자유민족이 원정대 특별 추적 타일 개수가 뽑힐 확률이 너무 올라갔습니다.

타락 승리를 하고 싶다면

우글룩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군주 타락 시도를 적게 해야 할 겁니다.

아니면 군주 타락 보드에 추적 타일들이 많이 남아 있지 않도록 군주를 타락시켜 버리든지요.

9. 어쨌거나 행동 주사위 개수가 중요

플레이어들이 여러 잔기술을 쓸 수는 있으나

가장 중요한 건 행동 주사위 개수를 일찍 늘리는 겁니다.

그래서 스트라이더가 남쪽으로 뛰어가고 간달프는 원정대 안에서 죽거나 분리해야 합니다.

회색의 간달프가 반드시 추적 피해 2 이상을 맞고 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셔야

운영을 유연하게 할 수 있습니다.

초반에 행동 주사위 6개를 갖추면 운영이 정말 쉬워집니다.

제가 그림자군으로 했을 때에

백색의 간달프를 등장시키지 않으려고 사루만과 마술사-왕을 안 뽑고 해 봤는데요.

게임이 진행될수록 힘에서 밀립니다. ㅠㅠ

그냥 사루만 뽑고 백색의 간달프 나오라고 하고

마술사-왕 뽑고 DEW 전선의 군주들 각성할테면 하라고 해야 합니다.

행동 주사위 개수에서 우위를 점해야

상대 플레이어가 마음이 급해져서 시야와 전략의 폭이 좁아집니다.

이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10. 확장 카드들의 가치가 더 높은 듯

당연한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확장에 포함된 사건/전투 카드의 효과가 더 좋습니다.

확장 카드가 뽑히면 뭔가를 더 합니다.

각 사건 덱도 2장씩 늘어서 26장씩이거든요.

그래서 카드 운이 조금 더 작용하는 느낌이 듭니다.

카드 운을 줄이고 싶다면

회색의 간달프의 길잡이 능력이나 각성 데네소르의 능력,

바랏-두르의 팔란티르, 오르상크의 팔란트르, 마술사-왕의 능력 등을

열심히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자유민족으로 했을 때에

한 게임에서 회색의 간달프와 각성 데네소르 콤보를 5번인가 썼는데요.

인물 사건 덱에서 마지막 한 장을 남기고 다 파 먹었습니다.

그 게임의 초반에는 불리했지만 인물 사건 카드들의 도움으로 후반에 역전승했어요.

제가 아직 열 게임밖에 못 해 봐서 이 확장을 분석하기에 경험치가 부족합니다만

계속 카드 텍스트를 곱씹으면서 연구하고 있으니

스무 게임을 하게 되면 글을 또 올리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의견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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