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038 보드게임 구현은 어디까지인가? 솔튼 씨 (2024)
제가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구체적인 주제를 구현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유로 전략 게임의 첫 번째 덕목은 생산을 통한 창조라고 생각합니다. '솔튼 씨'라는 특수한 지역의 염수(brine)을 통한 지열과 리튬 생산이라는 주제를 보드게임이 세계로 끌고 왔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더라고요.
[자연 건조식인 칠레 리튬 염전]
리튬은 가장 가벼워서 충전과 방전에 가장 효율이 좋은 가장 가벼운 알칼리족 원소입니다. 같은 알카리족이지만 더 무거운 '나트륨' 배터리의 개발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휴대 측면에서는 리튬을 따라갈 금속은 없습니다. 전기 자동차 및 각종 휴대 기기 다 리튬 전지가 들어가 그 가치가 급등하고 있는 자원이기도 합니다. 리튬 생산의 40%를 담당하는 호주와 같은 곳에서는 직접 광산에서 채굴을 하고요. 사실 리튬은 바다에 나트륨과 같이 녹아 염화리튬의 형태로 가장 많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리듐 생산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칠레의 경우 광활한 영토에 직접 건조하는 방식으로 공급합니다.
[ 지열과 리튬 생산을 동시에: 출처 https://www.tgs.com/articles/energy-independence-in-hot-salty-water]
이 핫한 자원 하얀 석유라고 불리는 리튬이, 무대를 미 캘리포니아 솔튼 씨(호수)로 무대를 옮깁니다. '솔튼 씨'는 캘리포니아의 가장 큰 호수로 다량의 염수가 축적된 곳입니다. 그만큼 리튬 생산에 유리합니다. '솔튼 씨'의 진행 방식은, 일단 지열 발전과 리튬 생산을 위한 부지를 계약합니다. 부지에 드릴로 우물을 만들어 뜨거운 염수를 끌어올립니다. 뜨거운 염수는 증기를 만들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 즉 지열 발전을 하고, 식은 염수는 여러 공정을 통해 리튬을 생산하게 해줍니다. 즉, 염수(Brine)이라는 자원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이렇게 돈을 들여 생산된 3 자원인 염수와 지열, 리듐을 3곳의 대기업에 팔던가, 중소기업이 원하는 자원을 공급해 약간 적은 돈, 승점 그리고 게임에 도움이 되는 여러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번 돈으로 다시 위의 과정을 진행하고 그리고 여윳돈이 있으면 플레이어가 자원을 공급해 가치가 올라간 3 대기업의 주식(승점)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위의 행동을 도와주는 연구시설을 확충할 수 있고요.
우선, 위의 글에서 파란색과 보라색의 글씨는 돈이 들어가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빨간색과 보라색 글씨는 기계나 노동자의 추가적인 업무에 의해 피로도가 올라가는 부분인데, 게임을 많이 타이트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암석이 있다면 드릴이 마모되고, 염수 하나로 돈을 내고 지열과 리튬 두 가지 모두 다 하려면 노동자들의 피로도가 확 올라가 됩니다. 임계치를 넘어가면 두 가지 행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돈을 들여 드릴도 정비하고, 노동자들의 스트레스도 낮추어야 합니다. 최종적으로 이 두 피로도가 높으면 꽤 큰 마이너스 점수입니다 (최대 -30점). 특히, 염수 하나로 다들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노동자의 피로도 관리는 정말 골머리를 썩입니다. 후반에는 정 안되면 염수로 하나의 자원만 생성하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역시 이 게임도 나쁜 사장이 되고 싶다는 욕망이 ... 그러나 게임은 '그라몬 안되에!' 마이너스 점수를 가혹하게 때려줍니다.
위의 퍼즐을 정말 잘해야 하는 빡빡한 솔튼 씨의 유일한 희망이라면, 위의 진행이 개인 타블로의 일꾼칸에서만 진행된다는 점이고, 이는 일꾼 칸의 경쟁이 있어야 하는 '전통적인 일꾼놓기'와 다릅니다. 위의 계약 생산 판매 승점이라는 과정의 퍼즐을 강화시킨 만큼 이 부분은 완화시켜주었습니다. 자원 저장과 연구시설을 확충할 창고가 개방되기도 하고 초반 4개의 일꾼에서 최대 7개까지 액션이 늘어납니다. 느리지만 타블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솔튼 씨의 꽃: 돈 카드들, 1달러 카드들이라 강화 행동이 약하다. 빗금으로 쳐져 있으면 다 일꾼 칸이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때론 단기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이 있는데 돈입니다. 솔튼 씨에서 돈을 벌면 돈 뒷면은 위의 타블로 액션에 대응되는 다양한 강화 액션들이 있습니다. 특정 시점에 돈을 벌어야 할 목적이 또 있는 거죠. 돈의 가치는 $1, 3, 5로 가치가 올라갈 수 록 액션 행동 강화는 더욱 좋아집니다. 특히 3과 5의 가치는 어찌 보면 내가 가야 할 테크의 방향을 정해줍니다. 이 게임은 돈을 낼 때 거스름돈을 따로 받지 않기 때문에, 돈이 아주 빡빡한 3과 5는 상당히 부담이 됩니다. 이 고비용의 카드를 지고 가야 할지 아니면 한 번의 이득으로 생산과 피로도를 낮추기 위한 돈으로 써야 할지, 다음 라운드에 펼쳐질 시장 카드를 노려야 할지 매번 고민을 던져 줍니다. 위의 과정을 보면 정해진 게임 같은데 이런 돈 시장의 카드들 연구 카드들에 의해 해보면 답이 없습니다. 그 밖에 카드 시장(부지, 기업 계약서, 연구 카드)의 랜덤성은 뻔해질 프로세스에 깊은 고민을 던져 줍니다. 돈으로 쓰던지 아니면 행동 강화로 쓰든지 하는 이 돈 카드의 존재는 '솔튼 씨'가 일정한 프로세스 게임에서 탈피하게 해줍니다.
일꾼 놓기칸의 경쟁이 없고, 자신이 가져온 카드가 다시 일꾼 칸으로 쓰인 다는 점은 '옵세션'과 유사점도 있습니다. '옵세션' 보다 더 빡빡한 이유는 '옵세션'이 단순 여러 컬랙션에 대한 레이싱 점수였다면, '솔튼 씨'는 운영을 통한 효율적인 승점 쌓기가 더 주요하기 때문입니다. '백로성'과 같은 상자 크기를 보면 라이트한 유로일 것 같은데, 그 안에는 정말 내밀하게 꾹꾹 많은 것을 담고 내용도 묵직합니다.
정말 빡빡한 게 싫으신 분들은 이 게임이 힘들게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돈 1달러가 아쉬울 때가 정말 많고, 한 번의 실수가 약간 가혹하기도 합니다. 일꾼 놓기의 특성상 인원이 늘어나면 비례해서 다운 타임이 늘어나기 때문에, 4인 플레이는 정말 추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1인플 게임도 꽤 훌륭하게 작동하는 점에서 정말 알찬 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벽 게임일 것 같은데, 그런 걸 느낄 여유조차 주지 않는 단단한(hard 한) 유로 퍼즐 게임입니다. 이런 데비어의 꽉 찬 구성의 게임은 요즘 게임성을 뒤로하고 화려함으로만 무장한 거품 보드게임에 경종을 울릴만한 게임 같습니다. 오랜만에 아트웍 및 구성도, 머리 태우기 좋은 마음에 드는 유로였습니다.
별밤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