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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파이트 클럽"의 실패한 디자인 이야기

3,117 조회

2018.12.11 16:19

안녕하세요. <문구점 응>의 디자이너 프랭코입니다.

<화이트 베어 게임즈>의 보드게임 개발자 모포와 함께 1년 동안 준비 끝에 텀블벅을 통해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드게임 <파이트 클럽>의 실패한 디자인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1년 동안 많은 수정과 변형이 있어서 모든 자료를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작업 폴더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주목할 만한 부분을 가져왔습니다.

스스로 보드게임 제작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혹시 읽어보시고 의문나는 사항 있으시거나 훌륭한 게임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될 아이디어가 있다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펀딩이 종료될 때까지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개발자 '모포'와 지금도 여전히 게임 디자인과 룰, 콘텐츠를 계속적으로 손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 3~6인용 / 60~90분 / 15세 이상

보드게임 <파이트 클럽>의 디자인은 '타이틀'에서 시작됐습니다.

처음에 토론 혹은 언쟁의 이미지가 있었고, 제가 좋아하는 영화 '파이트 클럽'에 영감을 받아 임시 제목을 붙였는 데

작업하다보니 이것보다 게임을 더 잘 설명하는 대안을 찾지 못해서 그냥 정식 명칭으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영화에서 받았던 이미지나 대결, 싸움과 관련된 검색어를 가지고 '핀터레스트'로 무드보드를 만들었습니다.

프랭코의 파이트 클럽 무드보드 들여다보기

그 후에는 '파이트 클럽'이 가진 지하 세계 이미지가 '콘크리트'라는 소재와

잘 어울린다고 판단하여 관련된 이미지를 다시 한 번 모았습니다.

그것을 활용해 포토샵으로 3D 문자열을 제작했습니다. <파이트 클럽>이 가지고 있는

비정한 세계관과 대결의 이미지를 찾기 위해서 날렵하거나 혹은 묵직한 서체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각각의 작업물이 처음에는 효과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족한 점이 드러났습니다. 빠진 고리가 무엇이었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 단서는 베타 테스트를 통해 나타났습니다. 테스트에서는 실제 토론 대결 과정에

치열한 상황도 있었지만,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래서 거치면서도 보는 재미가 있는 카툰적인 느낌이 있는 현재의 로고 타이틀까지 오게 된 것입니다.

이거 하나 만드는 데 4시간씩 걸렸습니다. 적어도 20~30개는 족히 만들었습니다. 컴퓨터가 너무 느려요. ㅜ

현재의 로고 타이틀

토픽 카드의 경우에는 직관적으로 인식되고 전체 그룹에 가장 잘 공개될 수 있는 형태를 생각했습니다.

카드 내용을 숨기는 데 적합한 일반 카드 비율보다 길쭉한 도미노 스타일 카드 형태를 채택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미지를 하나하나씩 텍스쳐를 입혀서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잉크 색수를 줄여서 단가를 낮춰보겠다는 생각이 먼저였습니다.

하지만 토픽에 딱 떨어지면서도 텍스쳐를 입혔을 때 이미지가 명료하게 밝아져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고민 끝에 고화질 사진의 컬러를 살리기로 했습니다.

토픽의 내용과 사진의 배치 스타일은 크게 3가지로 나눠서 친구와 동료들에게 즉석으로 선호도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어느 정도 토픽 카드의 템플릿이 나왔을 때에는 낭비되는 공간을 아름답게 살릴 궁리를 했는데,

이런 게임은 외국인들과도 같이 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해서 영문으로 번안해서 카드 하단에 넣었습니다.

네이버의 '파파고'를 사용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작문을 잘 합니다. 단순이 옮기는 차원이 아니라 문장이 자연스럽고 전달력이 뛰어납니다.

이후로는 토픽의 콘텐츠를 10차례 가까이 뒤엎고 수정하고 보완하면서 기존 카드 템플릿으로는 정리 정돈이 힘들어, 여러 번 다시 디자인하였습니다.

카드의 스타일은 콘텐츠의 내용과 양이 바뀔 때마다 서로 영향을 주고 그것이

더 나은 게임이 되는 단서가 되는 경우도 있고 새로운 제약으로 나타나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초기 작업 때에는 개발자 모포와 각자 작업을 하면서 멀찌감치 떨어진 막 시작한 장기를 두듯이 일을 진행시켰지만,

시간이 갈수록 조그만 변화 하나가 서로의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카드 디자인 작업은 어째서인지 사실 언제나 즐거웠습니다.

개인 게임보드는 사실 처음 구상할 때에는 없었습니다. 베타 테스터들이 처음에 여러가지 부속품을

가지고 적응을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고, 개인 스테이션 처럼 보드가 지급하면

스스로 구성품을 정리하고 게임에 참여했다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면 인쇄만을 생각했다가, <파이트 클럽>게임에 세계관을 도입하면서 생겨난 '죄수 모드'가 결정적으로 보드의 필요성을 높여 주었습니다.

그 다음 테스트 때에는 보드로 인해 테이블 정리가 단정해지고 플레이어들이 훨씬 더 빨리 게임을 이해하고 몰입했습니다.

보드는 게임 박스 사이즈와 구성품들과의 관계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보드가 너무 크면 박스 크기가 낭비되고 단가가 올라갔고, 너무 작으면 다른 판지 구성품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지저분해보였습니다. 보드 사이즈에 따라서 박스의 높이도 달라졌습니다.

게다가 일부 규칙이 바뀌면 보드 안의 디자인과 사이즈가 달라져야 했습니다. 보드 사이즈가 달라지면 다시 박스...이제 이해하셨죠?

그리고 번거롭지 않고 내구성 좋은 게임보드를 위해서 접히는 방식은 피하자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최적의 사이즈를 도출해내기까지는 정말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정리하자면 보드를 디자인하는 작업은 정말 까다로운 작업이었습니다. ㅜ

'토론하는 게임입니다.'라는 발상에서 가장 처음 나온 아이디어는 박스 패키지였습니다.

처음에는 토픽/미션 카드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구성이었기 때문에 실제 발언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마이크처럼 디자인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를 가지고 빠르게 그린 후 출력해서 박스를 구현해보았습니다.

기에서 카드 보관에 관한 몇 가지 문제점이 있었지만, 회의를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개발하면서 게임 보드를 넣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이 아이디어는 폐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나름 훌륭한 아이디어였던 마이크 패키지

끝까지 읽어주셨군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ㅠㅠ :)

부족한 점 많겠지만 하나씩 시도하고 도전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다음에도 준비해서 게임 제작기를 들고 오겠습니다.

부디 저희들이 만드는 첫 보드게임 제작 프로젝트의 여정에 동참해주세요.

모임에서 즐기는 말싸움 보드게임 <파이트 클럽> 크라우드 펀딩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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