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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전쟁 모임 하루 전, 여러 게임 (06/07-06/08)

782 조회

2024.06.12 05:11

반지 전쟁, 그림자군 남부 거점, 제2회 모임 후기입니다...

라고 글을 쓰고 있었는데,

제가 하루 먼저 가서 박보 님과 다른 게임들 했던 얘기 분량이 꽤 되어서

따로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ㅎ

금요일에 기차가 7분 연착되어서 동대구에 오후 12시 반이 다 되어서 도착했을 겁니다.

제가 수 년 전 대구에 한여름에 와서 엄청 고생한 적이 있어서

6-8월을 피하려고 했거든요.

다행히도 6월 초여서 그런지 덥지는 않았습니다.

박보 님이 점심 메뉴로 슴~슴~한 평양냉면을 먹자고 하셔서

그걸 먹으러 갔습니다.

가게 간판에 크게 '평! 양! 냉! 면!'이 박혀 있어서 전문점처럼 보였습니다.

주문한 냉면이 나오고 나서 한 번 더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전문점 맞다이~)

냉면이 누런 놋그릇에 담겨 나오고

양손으로 잡고 허리를 숙이면서 들어야 할 정도로 그릇 무게가 무거워서요. ㅋ

박보 님이 제 입맛에 안 맞을까봐 걱정하셨는데요.

제가 면 요리를 무척 좋아합니다. ㅎㅎ (잘 먹었습니다.)

박보 님 사무실로 이동하는 길에

박보 님이 빵을 사자고 하셔서 빵집에 들렀습니다.

뭔가 유럽 분위기가 나는 빨간 벽돌로 된 가게였는데요.

박보 님이 좋아하시는 빵 세 가지 정도 구입했어요.

도착해서 원래는 다른 게임을 먼저 하려고 하셨던 것 같은데,

박보 님의 손길이 그 아래에 있던 버건디의 성 한글판에서 멈추었습니다.

"이거 하실 줄 아세요?"

"네!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갑자기 밀봉 버건디의 성을 뜯어서 펀칭을 한 후에 플레이까지 했습니다. ㅎ

적당한 전략성과 적당한 운, 적당한 플레잉 타임까지 상당히 좋은 전략 게임이죠.

박보 님이 중후반까지 점수에서 이기고 계셨는데,

제 8칸짜리 도시 건물 사유지에 딱 필요한 제재소 타일을 아시고도 안 자르시더라고요.

게임 재미있게 하자고 하시면서요.

저도 재미있게 그걸로 38점 쫙~~ 올리고...

추가 점수 주는 지식 타일로 16점 올리고...

아마도 박보 님이 예상하신 것보다 제 점수가 뒷심으로 많이 올라갔을 겁니다.

박보 님이 버건디의 성을 상당히 재미있어 하셔서

나중에 1인 게임으로도 했다고 하셨습니다.

다음으로 마블 챔피언스를 했습니다.

코어 세트 한글판과 캐나다에서 구입하신 울버린 히어로 팩만 가지고 계셨거든요.

제가 캠페인 확장이라도 들고 올까 했지만

여름이라 덥고 비가 올 수도 있어서 짐을 줄이느라 아무 게임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박보 님은 울버린 히어로 팩을 바로 뜯어서 덱을 섞으셨고요.

저는 다재다능한 블랙 팬서에 저스티스 (정의) 성향을 선택했습니다.

라이노부터 하는 줄 알았는데, 지겨우신지 클로를 하자고 하셨습니다. (클로 빡센데...)

스탠다드 모드였음에도 클로 그 자체보다도

튀어나오는 마스터스 오브 이블 미니언들이 딴딴해서 어렵습니다.

위협이 턱 밑까지 차올라왔지만

결국에 90분 정도 걸려서 클로를 격퇴시켰습니다.

박보 님이 카드 슬리브 안 쓰고 맨 카드 만지는 걸 좋아하셔서

슬리브를 꼭 끼우고 하는 제가 맨 카드들을 그냥 셔플하니까

뭔가 죄를 짓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ㅎㄷㄷ

그 다음에 도미니언을

했다고 하기도 뭐하고 안 했다고 하기에도 뭐한데

아무튼 했습니다. ㅎㅎ

기본 게임의 개정 한글판을 가지고 계셨고요.

박보 님이 랜덤으로 10종을 선택하셨는데요.

기본판의 삼신기인 예배당, 알현실, 정원이 다 나왔습니다.

박보 님은 덱 최적화를 안 하고 정직한 금, 속주 플레이를 하셨고,

저는 예배당으로 최적화한 후에 뭔가를 하려고 했는데...

아, 추가 구입이 없더라고요.

서로 속주를 한 번씩 구입하면 덱에서 사유지를 폐기한 제가 절대 이길 수 없게 되어서

이번 건 "평범하게 덱을 운영해서는" 안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이건 도미니언 디자이너가 와도 안 됩니다. ㅠ)

그래서 알현실, 작업장, 정원으로 덱을 50장 이상 불려서 역전하는 것밖에 안 보이더라고요.

제 덱에 있는 돈을 다 짜내면 딱 8원이 되지만 일부러 속주를 구입하지 않고

알현실과 드로우 수단부터 덱에 추가하기 시작했습니다.

박보 님이 보시기에 이상하게 보였을 겁니다.

제 기억으로는, 덱에 카드가 30장 될 때까지는

작업장으로 작업장, 알현실, 해자 이런 것들을 얻고,

구입은 엔진을 돌리기 위해서 실험실을 했습니다.

그래서 30장이 넘어가자 알현실으로 엔진을 돌리면서

다수의 알현실과 작업장으로 한 턴에 정원을 6장인가 7장을 가져왔을 겁니다.

이러면 대충 40장이 되는데, 이제는 덱이 망가져서 잘 안 돌 거거든요.

이제는 작업장으로 사유지 얻고 돈은 없으니까 동 구입하는 식으로 덱을 불려서

게임이 끝났을 때에 제 덱에 카드가 54장이었고, 정원 8장, 사유지 8장 해서 48점이었습니다.

박보 님은 이 이상한 광경을 처음 보실 때에 표정에서 화가 나신 건지 당황하신 건지 알 수 없었는데요. ㅎㅎㅎ

게임이 끝나니까 뭔가 묘기를 보신 것처럼 환호와 따봉을 보내 주셨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보는 건데!"

라고 하시면서요. ㅎㅎ

박보 님은 다수의 속주와 공작령, 소수의 사유지로 42점이었습니다.

이때가 오후 7시 좀 안 되었는데요.

박보 님이 저녁 먹자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잠을 얼마 못 자고 왔더니 머리 속이 멍해서

배고픈 걸 못 느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녁 메뉴는 맛있는 돈가스. (잘 먹었습니다. ㅎ)

오는 길에 커피도 마시자고 하셨는데,

저는 진짜 배가 터질 것 같아서 박보 님만 드셨습니다. ㅋㅋ

저녁을 먹고 나서 드디어!

박보 님이 여러 번 얘기하셨던 언던티드를 해 봤습니다. ~~언던이가 작고 예쁜~♬ 그건 큐티 하니~~

이건 2차 대전 배경의 전쟁 게임입니다.

타일로 만든 모듈러 보드 위에 건물과 유닛 등을 놓고,

덱빌딩을 통해서 유닛에 명령을 내리는 방식인데요.

음... 메이지 나이트의 쉬운 버전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북 아프리카" 박스는 이탈리아군과 영국군 양 진영이

각 시나리오에서 지정된 목표를 먼저 완수하려고 노력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유닛이 공격을 할 수 있는데요.

목표물까지 최단 거리와 목표물 자체의 방어력,

목표물이 있는 타일의 난이도를 합산해서 명중률이 나옵니다.

10면체 주사위를 굴려서 하나라도 명중이 나오면 피해를 주는 식입니다.

시작 덱에 각 유닛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카드가 있고,

덱 빌딩 방식이어서 내가 명령을 자주 내리고 싶으면

그 유닛 카드를 덱에 더 넣으면 됩니다.

그리고 유닛 카드가 체력 역할도 하게 되는데요.

유닛이 피해를 받으면 그 유닛의 카드 1장이 게임에서 제거됩니다.

제거되는 우선 순위가, 핸드, 버리는 더미, 덱 이랬던 것 같네요.

제거될 카드가 없으면 그 유닛이 제거되고요.

전쟁 안개 개념이 있어서 내가 새로운 맵 타일을 정찰할 때마다

(도미니언에서 저주 같은) 안개 카드가 버리는 더미에 추가됩니다.

은폐 명령을 내리면 반대로 상대의 버리는 더미에 안개 카드가 추가되고요.

도미니언에 익숙해서 상대에게 안개 카드를 많이 주면

그 덱이 제대로 안 돌아가는 걸 알아서 그렇게 해 봤으나

제가 맵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더 중요한 주사위 결과가 안 따라 줘서

한 턴에 주사위를 6개씩 굴려 봤는데도 안 나오더라고요. (탱크가 있어도 명중을 못 시켜서 말이죠.)

거의 세 시간 동안 세 게임을 했는데,

다음 날 일정이 있어서 12시 전에 마무리했습니다.

~~해 보니까 재미있던데 얘나 반지 전쟁이나 어디 창고에 쳐 박혀 있고...~~

박보 님 댁에서 하루 묵었는데요.

밤에 잠이 안 와서 박보 님과 드라마를 두 편 봤습니다.

최근에 이정재 씨가 주연으로 나오는 스타워즈 드라마, "애콜라이트" 1-2화였어요. ~~이정재다이~~~

드라마 보기 전에 드라마 "만달로리안" 얘기를 나눴는데,

저도 재미있게 본 드라마였거든요.

이게 세계관은 스타워즈인데, 안을 들여다 보면 완전히 서부극 스타일이죠.

그래서 같이 "카우보이 비밥" 얘기도 하고. (크~ 명작이죠.)

박보 님하고 작품 취향이 비슷해서 할 얘기가 많습니다. ㅎㅎ

제 집에 카우보이 비밥 관련 보드 게임 두 개가 있는데,

(작품성은 별로인 것 같지만) 나중에 가져가 봐야겠습니다.

아, 제가 카우보이 비밥을 좋아한다고 하니까

카우보이 비밥 퍼즐 하나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ㅋ)

저는 아침에 퉁퉁 부은 얼굴로 일어나서 박보 님이 차려 주신 아침밥을 먹고

드디어 "반지 전쟁, 그림자군 남부 거점" 두 번째 모임을 하러 함께 출발했습니다. ㄱㄱ

경기 사진 판독 (?)을 다 마치고 반지 전쟁 모임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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