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탱크 에이스 2회차 후기(와 전반적인 게임 메커니즘 소개)
개봉기 (링크)
1회차 후기 (링크)
게임 세팅에 의의를 뒀던 1회차 후기와 달리, 좀더 게임을 진행해보기로 마음먹고 1시간 가량을 투자해 2번째 게임을 플레이해봤습니다. 이번에는 게임이 진행되는 과정을 더 자세히 소개해볼까 합니다.
일단 게임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전차 정보판(Tank Display Mat)입니다. (※용어는 현재 규칙서를 번역 중이므로 거기서 그대로 따왔습니다) 10종의 전차가 준비되어있습니다. 좌측에는 포탑이 어느 방향으로 돌고 있는지 나타내는 Turret Facing이 있고요. 중앙에는 각 승무원들이 표시되어있습니다. 승무원은 플레이어의 현신인 전차장(Commander) 외에도 포수(Gunner), 탄약수(Loader), 조종수(Driver), 부조종수(Asst. Driver)가 존재합니다. 전차장-조종수-부조종수는 해치를 열고 임무를 시작할지 닫고 시작할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해치를 열고 시작하면 시야가 확보되므로 좀더 명중률이 좋아지지만 대신 보병의 기관총 사격에서 일정 확률로 'B'가 나오면 강제로 해치를 닫은 다음 해당 승무원의 부상 여부를 판정해야 합니다. 1회차 때는 시원하게 해치를 열고 까불면서 시작했다가 3명의 사상자가 나는 비극이 났지요... 'Armor Value'는 포탑, 전면, 측면 장갑을 표시한 것이구요, 아래에는 승무원들이 습득할 수 있는 기술(Skill)을 표시한 것입니다. 오른쪽 위에는 전차의 주포로 뚫을 수 있는 수치 '6'와 적재함(Ready Rack)에 실린 탄약이 표시되어있습니다. HCBI는 연막탄, WP는 백린탄입니다. AP(철갑탄)와 HE(고폭탄)은 무한정으로 있는 걸로 간주하고, 이 외에도 APCR(고속철갑탄)이 존재합니다. 우측 하단에는 전차장이 쏘는 50구경 기관총, 포수가 쏘는 공축기관총, 부조종수가 쏘는 전방기관총과 그 탄약입니다.
전투 정보판(Battle Board)은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의 기본적인 정보를 표시한 보드가 되겠습니다. 좌측에는 날씨, 우측에는 지형이 표시됩니다. (사진에선 거꾸로 뒀군요) 좌상단에는 현재 임무(Current Mission)의 종류가 무엇인지 표시하는 칸이 있습니다. 여담으로 지형에서 Bocage는 프랑스 북부의 잡목과 목초지, 삼림이 혼합된 지형을 뜻하는데 뭐라고 할지 참 고민입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는 항상 임무, 지형, 날씨, 나타나는 적의 종류/숫자/사기를 결정한 다음 여기 배치하고 전투를 시작하게 됩니다. 날씨나 지형은 주사위 값에 영향을 미치고요. 적을 어디 배치할지(A,B,C) 역시 주사위를 던져서 결정합니다. D와 E는 적이 우회기동을 해서 나를 때리러 올 수 있는 측면입니다. 중앙에는 적과의 거리에 따라 내 전차를 놓는데, 당연히 전차가 상대에게 멀리 있을수록 사격해서 명중할 확률도 감소합니다. Smoke Area는 연막탄을 놓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작전 정보판(Opeartional Display)에는 기본적인 플레이 순서와 게임의 배경 지도가 나와있습니다. 플레이어는 노르망디 상륙작전(1944년 6월 6일)으로 유럽 대륙에 상륙한 미군이겠네요. 임무를 잘 따라간다면 플레이어는 생로를 지나(1번) 코브라 작전(2번)을 통해 코탕탱 반도(지도에서 생로가 있는 바로 왼쪽의 반도입니다)를 고립시켜 유럽 대륙에 교두보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다음 아라쿠르(3번)에서 독일 제5기갑군의 공세를 막아내야 하고, 지크프리트 선을 뚫고(4번) 다시 독일군의 겨울 공세를 이겨내야 합니다(벌지 전투/5번). 마지막으로 로어 강을 건너(6번) 라인 강 도하(7번)에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주요 이벤트는 게임에서 꼭 거쳐가야 하는 과정은 아니며, 생략될 수도 있습니다. (이 이벤트를 겪지 못하고 지나가더라도 '작전의 중심부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측면 지역에 있었을 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아님'이라고 규칙서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승무원 상태 차트(Crew Status Chart)에는 현재 승무원의 계급, 소속 부대, 경험치 점수, 명성 점수, 얻은 기술과 노획한 전리품 등이 표시됩니다. 어느 부대에 소속될지는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데, 저는 횃불 작전에서 활약한 '올드 아이언사이드' 제1기갑사단을 소속 부대로 택했습니다. (사실 이 부대는 1943년 10월 나폴리에 상륙해서 밀라노까지 북상했고 그때 전쟁이 끝났기 때문에 이 전역에서 볼 수 있었던 부대는 아닙니다만... 디자이너가 옵션으로 넣었다네요!)
임무 기록지(Mission Log Sheet)에는 임무의 종류, 목표물, 성패 여부, 간단한 메모, 진급 판정 시점,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전차 등이 표시됩니다. 1달에는 총 8개의 임무를 하게 됩니다.
전차장의 별명과 탱크의 이름을 적어넣을 수 있습니다. 약간 고민했는데 예전에 개봉했던 전차 관련 영화 <퓨리>에 브래드 피트가 나오죠. 브래드 피트가 2차 대전 군인으로 나오는 다른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따와서 '아파치'로 정했습니다. C중대라는 설정이므로 C로 시작되는 단어를 생각하다가 Crowbar(=빠루)로 정했습니다 ㅋㅋ
게임이 시작하면 미국 기갑학교가 있는 포트 녹스에서 훈련을 받게 됩니다. (F1 차트) 훈련을 받아서 주사위가 잘 나오면 특정한 기술들을 좀 더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데요... 다 꽝이었습니다. 여가 시간에는 세 가지를 할 수 있습니다. 육체 단련, 공부, 술먹고 사교활동. 육체를 단련하면 '스태미나' 마커를 얻어서 전사 판정을 중상으로, 중상 판정을 경상으로 바꾸는 데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공부를 하면 전차와 무기 덕후가 되어 '숙련' 기술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바에서 술 먹고 친구들과 어울리면 명성 레벨 1과 명성 점수 1을 얻고요, 사교 활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첫 진급 판정 때 주사위 보정치 +1을 받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사위를 굴려 4-6으로 주먹질에서 이기면 명성 점수가 추가로 1 올라갑니다. 저는 술 먹고 쌈질을 해서 이겼는데요, 이때까지만 해도 이 선택이 불러올 나비효과를 전혀 몰랐습니다.
포트 녹스에서 훈련을 마쳤기 때문에 경험치 점수 1을 받아 시작하게 됩니다. (사진은 잘못됐습니다 - 술 먹고 명성 점수 1, 쌈질에서 이겨서 +1이라 2가 올라가 있어야 합니다 원래)
일단 가장 먼저 A1 차트에서 2d6을 굴려 임무를 정합니다. Movement to Contact는 적을 찾아다니는 임무고, Attack은 말 그대로 개활지에서 만난 적과 한판 붙는 겁니다. Assault는 방어 태세가 좀더 철저한 적을 공격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Defense는 독일군이 오히려 쳐들어오는 상황이고, REFIT은 재정비입니다. 이 임무가 나와도 성공이기 때문에 아주 주사위 운이 좋다면 1달 임무 8개를 모두 REFIT만 하면서 통과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리는 없겠죠?
A3 차트에서는 전투 지역의 날씨를 정합니다. Rain, Mud, Snow로 나뉘는군요. (참고로 차트에서 곳곳에 오류가 있기 때문에 두 눈 똑바로 뜨고 잘 봐야 합니다-_-)
A5 차트에서 전투하는 곳의 지형을 정하고요, 이어서 A4에서 적 차량 및 보병이 얼마나 나올지 정합니다. 가령 A4에서 6이 나왔다면 장갑차(Recon) 하나, 전차(Tank) 하나, 하프트랙(HT) 하나가 나오게 됩니다. 장갑차나 전차의 경우 다시 밑에서 주사위를 굴려 어떠한 차종이 나올지를 정합니다. 재수없으면 티거를 마주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저의 첫 임무는 공격이고, PAK 40 대전차포 2문과 보병 2부대(소대인지 중대인지 단위는 모르겠네요)와 마주쳤습니다. 지형은 개활지입니다. (원래 보병이 참호를 파고 들어가있어야 하는데 마커를 까먹고 안 놨습니다)
이전 회차의 교훈을 되살려 전차 해치는 꼭꼭 닫고 전투해보기로 합니다 ㅎㅎ
이전 회차에도 전투를 소개했지만 다시 소개하자면 전투 순서는 1. (Attack이나 Assault 임무일 경우 첫 전투 라운드에만) 독일군의 선빵 → 2. 플레이어의 공격 (전차장이 보통 한 전투 라운드에 명령을 두 개 내릴 수 있습니다) → 3. 독일군 마커마다 날 표적으로 하는지 판정(1d6에서 1일 경우 그때부터 플레이어를 표적으로 하며, 이미 플레이어에게 사격당한 녀석들은 자동으로 플레이어를 노리게 됩니다) 그리고 독일군의 공격 → 4. 랜덤 이벤트 발생 → 5. 적을 다 물리쳤을 경우 노획품을 획득하고 종료입니다. (Attack이나 Assault 임무일 경우 노획품 획득 전에 1d6을 또 던져 1이면 다시 반격하는 독일군이 출현하게 됩니다)
전차장이 할 수 있는 명령은 여러 가지지만 간략하게 소개해보면 주포 사격, 사격한 표적 재사격, 기관총 사격, 재장전, 포탑 회전, 전진 및 후진, 헐다운, 화력 지원(야포나 항공기) 요청, 해치 열고 닫기, 연막탄 쏘기, 측면 사격하기 (적의 장갑을 측면 판정으로 뚫을 수 있는 기회지만, 다른 적에게도 역시 측면을 노출하게 됩니다) 등이 있습니다.
첫 전투 라운드에는 주포에 고폭탄을 넣어 두 번 쐈으나 보병들의 사기를 꺾은 것 외에는 별 일이 없었네요. 다음 라운드에서는 드디어 PaK 40 한 대를 부수는 데 성공하고 포탑을 돌렸습니다.
포탑이 정면 방향일 경우 B 지역에 있는 적만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A와 D 지역에 있는 적을 공격하려면 반드시 포탑을 돌려야 합니다. 3라운드에서도 고폭탄 사격을 했지만 보병들의 사기를 꺾은 것 외에 별 효과가 없었고, 공축기관총도 빗나갔네요. 4라운드에는 공축기관총으로 두 번 사격을 했지만 총알이 걸렸습니다 (..)
이벤트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무작위로 적의 병력이 추가되거나 증원됩니다.
아무튼 적을 전부 제거했기 때문에 이제 노획할 전리품을 정해야 합니다. 주사위를 던졌더니 4, 쌍안경이 나와서 감사한 마음으로 주웠습니다. 곧바로 다음 임무를 진행합니다. 2번째 임무는 재정비네요. 좋습니다, 3번째 임무는 다시 공격입니다.
하하 나치들아 죽어라!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3번째 임무도 쉽진 않았습니다. 4라운드 동안 직접 사격해서 파괴한 건 장갑차 한 대뿐이고 나머지는 전부 이벤트로 사라졌습니다-_-;; 곧바로 4번째 임무까지 진행합니다. 오늘 1944년 6월 1달 간의 임무는 다 끝내는 걸로 목표를 잡았습니다.
아까 적었던 'Bocage' 지형이라 강제로 근거리에서 전투를 시작해야 하는 모습입니다. 그래도 적 전차가 없고 장갑차, 하프트랙, 트럭 및 보병대 (하프트랙과 트럭은 첫 전투 라운드에 보병을 하차시킵니다) 수준이라서 가볍게 이길 수 있을 거 같군요.
백린탄(WP)의 경우 차량이나 대전차포를 곧바로 파괴하면서 연기 마커를 놓는 효과가 있습니다. 첫 주포 사격으로 트럭을 부순 다음 적 보병에게 공축기관총을 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이어서 다음 라운드에는 좌측으로 포탑을 회전시켜 A 지역에 있는 보병을 공격합니다. 포수의 기관총 사격으로 보병 1부대가 타격을 입었군요.
3라운드에는 장갑차를 노린 저의 주포(HE) 사격이 모두 빗나갔습니다. 그 사이에 B지역에 있던 보병대가 근접해서 저에게 판저파우스트 공격을 날렸습니다만 빗나갑니다. 다시 4라운드에는 저의 주포(HE) 사격이... 또 모두 빗나갔습니다. 이때 적 전방의 보병대가 다시 판저파우스트 공격을 날립니다. (적 보병은 '근접Close Range'한 경우에만 일정 값 이상의 주사위로 판저파우스트 공격을 할 수 있고, 거기서 다시 일정 값 이상이 나와야 명중입니다) 설마 별 일이야 있겠어? 했는데 명중입니다. 명중했으므로 제 전차가 입을 피해를 판정해야 합니다. B6 차트로 넘어갑니다. 설마 별 일 있겠습니까?
주사위 11이 나왔고, 판저파우스트 공격이기 때문에 B6에서 보정 +1이 됩니다. 12... 유폭(Explosion)입니다. 뭐? 그게 뭔데?
제가 타던 전차의 승무원들은 독일 보병의 판저파우스트 공격이 명중하여 탄약고가 유폭되며 전원 전사했습니다 (.....................)
또 까불다가 첫 달 4번째 미션에서 죽었네요. 애초에 포트 녹스에서 나머지 시간에 술 마시지 말고 육체 단련을 했거나, 해당 미션에서 후진해서 적 보병과 거리를 살짝 벌려놓기만 했어도 이렇게 죽을 일은 없었는데... 아무튼 빠루 전차의 일대기는 여기까지였습니다. 전차장을 잘못 만나서 그만...
3회차 플레이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언젠가는 돌아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