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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즐긴 게임들 간단한 후기

2,873 조회

2023.07.23 20:26

안녕하세요, 리클러스입니다.

주말에 (보겜 영혼의 단짝인)친구 집에 다녀왔어요. 집도 바로 코앞입니다. 딱 점심 시간이어서 뭘 먹을까 하다가,

"근데 우리 모임 올해가 20주년인 거 알았냐?"

"읭? 기네? 허허허허"

"크크크크, 야, 밥 말고 케잌이라도 하나 사갈까?"

"허허허허 그랴 크크크"

"게임도 좀 뭔가 라떼 게임 땡기는디?"

"허허허허 그랴 크크킄"

진짜 사갔어요 ㅋㅋㅋㅋ 아저씨 둘이 뭐냐면서 손발이 조금 오그라들긴 했지만,

"보드게임 백살까지!"

라는 구호를 외치고 맛나게 먹었네요. 너무 작아서 순식간에 사라진 ㅋㅋㅋㅋ

푸에르토 리코

모임이 시작된 03년에 발매한 게임 중에 1등으로 저는 왕좌의 게임을 꼽습니다만, 요걸 둘이서 하기는 그렇죵. 그래서 그냥 그 때 재밌게 했던 게임 원투 펀치인 푸에르토 리코와 플로렌스의 제후 중에서 둘이서도 재미있을 푸코를 골랐습니다.

사실 저희 둘 다 플로렌스 파라서...... 산후앙은 엄청 했었지만 정작 푸에르토 리코는 잘 못해요 ㅜㅜ

"머 이래이래 하지 않았었나?"

"아닌데 저래저래 하지 않았었나?"

"머 하시엔다 놓고 뽑기 게임 아니었나?" 막 이러고,

"채석장 많이 먹으면 이기지 않았나?" 막 그러고,

채석장 많이 먹은 제가 이겼으니까 채석장이 짱인걸로 ㅋㅋㅋㅋ

버건디의 성 SE

신작의 탈을 쓴 라떼 게임이라서 뭔가 이 날의 픽에 어울리지 않나요? 타포린 백에 넣어서 걸어가는데 뭔가 비가 막 올랑말랑하는데 게임이 더럽게 무거워서 빨리 갈 수가 없었던. 요즘 게임들 왜케 무거운지 ㅜㅜ

그런데 놀라운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이 친구가 버건디의 성을 안 해봤다는데여?

"뭐?"

"아아 맨날 옆에서 보기는 봤지 근데 안 해봤어."

이 자 뭐지? ㅋㅋㅋㅋ 웃으면서 날림으로 설명을 해주고, 건물은 이거 보면 됨 ㅋ

"간단한게 매력있네..."

"근데 그 때는 간단하지 않았을걸?"

요즘 게임들이 복잡하긴 해여 ㅜㅜ

아무튼 너무 재밌게 놀고 정리하면서,

"이거 박스 안에 트레이 3층이야. 한 층 더 있어."

"어? 그거 머임?"

"포도밭 확장인데 나도 안 해 봄."

"동작 그만! 정리하지 말고 그걸로 다시 하자!"

고맙지 ㅋㅋㅋㅋㅋ

뭐 확장 내용은 간단합니다. 포도밭에서 2칸짜리 타일을 가져오고, 포도밭 게임판에 놓는 행동이 추가 되는 거에여. 포도밭에 층이 있어서 한 층을 완성하면 포도 하나가 그려진 보너스 타일을 받아요. 타일을 놓을 때 게임판에 그려진 두가지의 보너스를 모두 받고요. 꽤 메리트가 있는 행동이더라고요. 게임 끝에 점수는 같은 종류의 포도가 이어진 칸 수에 따라 받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포도를 이어나가기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앞에 말씀드린 (포도 하나가 그려진) 보너스 타일, 요게 이어진 포도의 수에 더해서 계산하게 해줍니다.

영지에서 뭔가 막혔을 때 포도밭으로 눈을 돌리면 없던 길이 생기기도 하고, 포도밭 자체로도 메리트가 꽤 있어서 저는 거의 이 확장을 포함해서 게임을 할 것 같아요.

헤게모니를 해보긴 해봤는데, 몬가몬가한 상황이라 오늘은 일단 패스할게여.

우드랜드의 탐험가

도착하자마자 규칙서 보면서 테스트 잠깐 해보고 바로 아이와 함께 해봤습니다.

구성물들이 되게 작아요. 16mm 주사위 하나 가져다가 크기를 비교해봤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시는 주사위 트레이입니다. 박스 크기는 이 정도.

빨간색 주사위가 4개 있습니다. 자기 차례가 되면 이 주사위들을 모두 굴립니다. 재굴림 한 번 가능하고요. 그리고 주사위들을 캐릭터 판에 배치합니다.

왼쪽에 4줄이 있어요. 위 두 줄은 모든 캐릭터 공통입니다. 이동과 일종의 마나? 얻기. 아래 두 줄은 특수행동이라서 캐릭터들마다 다릅니다. 위의 클레토르는 발이 두개 그려진 줄과 방패가 그려진 줄이 있죠. 발 둘은 다른 캐릭터를 업고 이동, 방패는 피해 한 번 무시.

오른쪽 위에 주사위 두개를 놓았죠? 캐릭터들마다 자신만의 색상 주사위가 하나씩 존재합니다. 위의 클레토르의 전용 주사위는 보라색입니다. 빨간 주사위 아무거나 2개를 놓아서 개인 주사위를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이 주사위는 전투에 사용해요. 기본적으로 전투는 검은색 주사위 하나를 굴립니다. 아래의 설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터무니 없이 적은 수량이죠. 그래서 전투가 벌어지겠다 싶으면 다른 행동을 포기하고 주사위를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게다가 적들은 색상 주사위들에 상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캐릭터들마다 처리하기 쉽거나 어려운 적들이 존재합니다.

다만 이는 게임 초중반까지의 상황이고, 아이템을 얻으면서 점점 강해집니다. 단, 아이템은 3개까지만 장착 가능합니다.

아 그리고, 캐릭터 판 외에도 캐릭터 카드가 있습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캐릭터 판 왼쪽으로 놓인 카드가 보이실겁니다. 캐릭터 판 아래에 감추어 두었다가, 마나? 를 소비해서 카드를 (왼쪽으로 당기면서)두 번 업그레이드 할 수 있습니다. 그 때마다 특수한 능력이 하나씩 생깁니다.

게임은 전반적으로 단순한 편이지만 위 사진에 보이는 은신처나 아래의 여관 등으로 게임 중간에 살짝 양념을 더해줘서 중간중간 지루함을 덜어줍니다.

은신처의 경우, A 더미에서 한 장 (사진 왼쪽), B 더미에서 한 장 (사진 오른쪽)씩 뽑아서 사진처럼 연결합니다. 카드 하단에 "1 -> 2 -> 3" 요렇게 표시가 되어있어요. 주사위를 던져서 결과값에 해당하는 행동을 하면서 단계를 넘어가는 방식입니다. 3단계(테스트 3번)까지 통과하면 보상을 받아요.

여관의 경우 여관 카드 더미에서 카드를 뽑아 이벤트를 해결하면 됩니다. 여기서 전투에 관해 짧게 이야기하자면,

적 타일의 왼쪽에 방패, 하트, 칼 그림과 그림 위로 숫자가 쓰여있죠. 각각 방어력, 체력, 공격력입니다. 제가 주사위를 굴려서 방어력 이상의 결과값이 나온 주사위 개수만큼 적에게 피해를 입힙니다. 위 사진 좌측의 버섯돌이의 경우라면, 결과값이 5 이상인 주사위 2개가 나와야 이깁니다. 기본적으로 공격 주사위를 하나만 굴리는 게임 특성상 체력이 2 이상인 적은 디폴트 상태에서는 이길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적을 물리치지 못하면 적의 공격력만큼 내 캐릭터가 피해를 입고, 적이 받은 피해는 사라집니다. 전투가 심플하면서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맵 타일에 가시가 있는 경우가 있어요. 일종의 함정. 주사위를 굴려서 결과값에 따라 피해를 받습니다.

보스 심볼이 그려진 맵 타일을 펼치면 보스 카드 더미에서 카드 한 장을 뽑아서 펼칩니다. 보스가 랜덤하게 등장해요.

위에서 전투에 관한 설명을 보셨으면 보스들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아실겁니다. 4이상인 주사위 4개?? 하지만 타일 위에 함께있는 동료들은 협동 공격이 가능합니다. 다만 내 차례에 보스가 있는 타일에 들어가면 바로 전투를 하고, 다음 동료의 차례에 동료가 같은 맵 타일에 들어와야 협동 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스의 공격을 한 번 버텨내야 합니다.

보스 카드 하단에 파란색 트랙이 보이시죠? 내 차례가 끝날 때 마커가 한 칸 전진, 모두의 차례를 마치고 라운드가 끝날 때 마커가 한 칸 전진. 트랙의 끝까지 마커가 전진하면 패배합니다.

그래서 소감은?

일단 아이(만 7세)가 조금 피로감을 느꼈어요. 게임 규칙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저희 아이의 경우 줘봐줘봐 내가 읽을게, 내가 할게, 이런 성향의 아이입니다. 그런데 게임 내에 아이콘이 너무 많아요. 아이의 입장에서는 직관적이지 않습니다. 설명을 듣고, 이야기를 듣고 진행하는 성향의 아이들은 조금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그리고 자기 차례에 빨간 주사위를 굴려서 캐릭터 판에 주사위를 배치하고 진행하는 방식에 익숙해지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코라퀘스트 등을 진행했던 경험과 차이가 좀 컸던 것 같아요.

피로감을 느끼긴 했지만 게임은 다시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재미가 없진 않았던 것 같아요. 여러모로 아기자기한 디자인들도 호감이고요. 맵 만들어가며 적이 등장하고, 전투하고, 아이템 모으고, 보스 물리치고, 이런 던전 크롤 스타일의 게임을 싫어하지만 않는다면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이 즐기기에 적당하고 좋아보입니다.

코라퀘스트랑 비교해서 저(성인)의 입장에서는. 우드랜드 쪽이 더 좋은 편입니다.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있는데, 요걸 좀 해봐야 더 할 말이 생길 것 같네요.

레거시 오브 유

1인 전용 게임이죠. 상당히 기대했던 게임입니다. 한 마디로 평하자면, 기대 이상입니다.

게임 규칙은 간단해요. 게임판 하단에 여성 그림이 그려진 카드 더미가 보이시죠? 인물 카드들입니다. 요게 게임의 알파이자 오메가. 이 카드를 뽑아서 카드에 그려진 자원을 얻고, 자원을 사용해서 강에 댐을 만들어요. 강 위에 보이는 빨간색 목재 구성품은 배 마커, 파란색 목재 구성품은 물이 넘치는 것을 표현하는 범람 마커입니다.

스키티아의 침략자 등이 생각나는 디자인이죠? 비슷한 면도 좀 있습니다.

카드가 잘 보이게 찍은 사진이 없네요. 왜 없지 -_-;;; 보드 위에 인물 카드들이 살짝은 보이실겁니다. 대충 카드의 좌측 상단에 몇개의 아이콘이 보이실 거에여. 그 자원들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가장 위의 자원 하나만 받으면 이 인물 카드는 소진 더미로 가고, 그려진 자원을 모두 받으면 버리는 더미로 갑니다. 소진 더미의 인물들은 다시 돌아오고, 버리는 더미의 인물들은 사라진다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인물 카드 더미가 한 번 떨어지면 범람 마커가 한 칸 전진합니다. 그 칸에 댐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패배해요. 그러니까, 인물 카드가 바닥나기 전에 다음 칸의 댐을 빨리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댐을 빨리 만들기 위해서 자원을 많이 받으면 인물 카드 더미가 얇아지기 때문에 강이 더 빨리 범람합니다. 이렇게 덱 빌딩을 해나가는 게임입니다.

바짝 쫓아옵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도 진행됩니다. 어떤 카드의 하단에 금거북이가 그려져 있고, 그 위에 숫자가 쓰여있으면 이야기 책에서 해당하는 부분을 찾아서 읽고 지시에 따릅니다. 그러다보면 사용한 카드의 일부가 역사에 기록되며 사라지고, 이야기 카드 더미에서 새로운 카드가 빈 부분을 채워줍니다. 게임이 매번 조금씩 달라지는 효과가 생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