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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텍티브 시리즈 비교 : 모던 크라임 vs LA 크라임 vs 시즌1

5,867 조회

2022.07.19 21:35

※ 코보게의 입장문이 발표되기 전 작성된 게시글입니다.

※ 게임 구매 전 기업의 방향성에 대한 판단은 당사자의 몫입니다.

최근 디텍티브 시리즈를 재밌게 플레이 했습니다.

모든 에피소드를 원트 클리어했고, 4명이서 각 에피소드마다 3~4시간씩 걸린것 같네요.

같은 시리즈인데도 각 게임마다 차이가 있기에 이를 비교함으로 리뷰를 해볼까 합니다.

최대한 스포일러를 방지하는 선에서 이야기 하겠지만,

혹시 모르니 스포일러가 걱정된다면 읽지 않고 바로 플레이 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공통 ==

먼저 게임의 기본적인 틀은 협력 + 추리(수사) 게임 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범죄 수사기관의 요원이 되어 사건을 해결해야 합니다.

특징 1. 시간의 압박과 선택의 중요성

각 사건마다 정해진 기간이 있어서 모든 단서를 조사할 수는 없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서로 토의하면서 어떤 부분부터 조사할 지 잘 선택해야 합니다.

조사를 위해 장소를 이동하는 것도 시간이 소요되기에 이동 루트도 효율적으로 짜야 하죠.

게임을 하다 보면 범죄자가 아니라 시간이 여러분의 가장 큰 적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 입니다.

특징 2. 쉬운 룰

게임의 기본적인 진행은 마치 어릴적 즐기던 게임북을 다듬은 느낌이 듭니다.

선택지 중 몇번 카드를 선택할지 결정하고, 해당 카드를 읽는 것의 반복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게임적 요소가 추가되고, 익숙해질 때 즈음에는 룰에 적절한 변주를 주기도 하기에 단조로운 느낌은 없습니다.

오히려 룰이 심플해서 사건에 몰입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 집니다.

반대로 잔룰이 복잡했다면 룰 챙기다가 제대로 몰입하지 못했겠죠.

특징 3.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조합

웹 사이트를 활용해 게임을 진행합니다.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모여서 진행하는 보드게임인데도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놓고 웹 사이트를 함께 보며 진행하게 됩니다.

이 사이트의 퀄리티가 굉장히 높아서 몰입도를 높여줍니다.

특징 4. 사건의 스케일

다른 추리게임에 비해 사건의 스케일이 커서 게임 내내 사건의 맥락을 제대로 파악하기도 힘듭니다.

하지만 마지막에 사건 보고서를 작성할 때에 가서 정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객관식이라서 지금까지 모은 단서들을 토대로 답을 유추할 수 있는 거죠.

물론, 수사를 이상하게 했다면 보고서 작성 시 머리속에 의문만 가득할 겁니다.

특징 5.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마무리

마지막에 가서야 답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이 다소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게임 플레이 타임의 대부분 동안 계속 의문만 늘어서 뭐가 뭔지 전혀 모르겠거든요.

그러다 마지막에야 정답을 알 수 있으니..

영화로 치면 떡밥만 주구장창 뿌리다가 갑자기 끝나는 느낌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다고 디텍티브가 불완전 하다는 게 아니고 애초에 그런 느낌을 노려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징 6. 색다른 재미 포인트

다른 추리게임과는 재미 포인트가 분명히 다릅니다.

추리게임은 진상을 밝히면서 반전을 느끼는 재미를 기대하게 됩니다.

김전일이나 코난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살인사건의 트릭을 밝히고 범인을 찾고 싶다면 디텍티브는 좋은 선택이 아닐겁니다.

디텍티브는 무수히 많은 선택지 중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여러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 재미 포인트입니다.

== 디텍티브 : 모던 크라임 ==

특징1. 어마어마한 사건 스케일

게임 내 에피소드가 서로 연관성이 있습니다.

사건 하나를 마무리해도 아직 크나큰 사건의 한 부분이라는 게 느껴지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롭고 다음 플레이가 기다려 집니다.

다만, 이점이 무조건 장점인 것은 아닙니다.

일단 전체적인 난이도가 상승하구요.

이전 사건의 내용이 기억이 안나면 게임 진행이 막히는 경우도 있거든요.

때문에 모임 주기가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조율해야 합니다.

특징 2. 높은 완성도

시리즈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됩니다.

각 사건의 퀄리티, 사건간 연계, 컴포너트 퀄리티 등 전반적으로 힘 빡주고 만든게 느껴져요.

메인 에피소드가 5개나 되기 때문에 각 사건마다 룰에 변주가 생기기도 하는데,

이 때는 아예 다른 게임을 하는 색다른 기분이 들어서 게임이 지루해질 틈이 없습니다.

특징 3. 적절한 난이도

스케일이 커서 전체적인 난이도는 제법 높게 느껴지지만 각각의 사건은 딱 적당합니다.

저는 각 사건이 끝나고 해당 사건의 모든 단서 카드를 다시 살펴보곤 했는데,

다른 방향으로 진행했어도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는 루트가 준비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건 해결을 위해 무조건 하나의 루트만 강요하지 않았다는 거죠.

물론 이 유동성이 모든 선택지마다 마련된건 아니지만 한 두번 실수를 해도 충분히 정답에 도달할 수 있도록 조절되어 있습니다.

== 디텍티브 : 모던 크라임 확장 - LA 크라임 ==

특징 1. 이거 확장 맞나?

보통 확장이라고 하면 기본판을 가지고 있어야만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의미죠.

본판을 기반으로 새로운 컴포나 기믹이 추가됩니다.

그런데 LA 크라임은 확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본판의 컴포넌트 재활용이 많지 않습니다.

새롭게 추가된 사항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본판에서 테마만 바뀐 느낌이 강합니다.

본판의 배경이 현대인 반면, LA의 배경은 1980년대라서 테마를 살리기 위해 별도의 컴포넌트를 포함해 두었는데요.

이럴거면 그냥 스탠드 얼론으로 내주는게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특징 2. 눈이 매우 피로

1980년대라는 테마를 살리기 위해, 웹 사이트의 디자인도 바뀝니다.

파란 배경에 글만 써있고 UX도 조금씩 불편해 집니다.

이게 처음엔 그럴싸해서 맘에 들었는데 계속 게임을 하다 보면 눈이 아픕니다.

저희는 TV에 연결해서 큰 화면으로 보다보니 그 느낌이 더욱 심했죠...

게임성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아니지만, UI 테마를 바꿀 수 있도록 편의 기능을 더해줬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특징 3. 작아진 스케일

메인 에피소드가 3개로 줄었기에 그만큼 전체적인 스케일은 줄어든 감이 있습니다.

각 에피소드 하나하나의 볼륨감은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특징 4. 상대적으로 아쉬운 완성도

본판에 비해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약간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일단 정답을 위해 조사가 좀 더 빡쎄진 느낌입니다.

본판은 진행 방향이 완전 어긋나지 않는 이상 어느정도 만회가 가능했는데,

LA 크라임은 실수에 더 자비가 없는 것 같고 꼭 정해진 정답루트를 따라가야만 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마지막 보고서 작성 때 객관식 선택지를 보고 답을 유추하는 경향이 더 짙어집니다.

여튼 전반적으로 괜찮긴한데, 본편을 뛰어넘지 못한 속편 느낌이랄까요?

== 디텍티브 : 모던 크라임 - 시즌 1 ==

특징 1. 독립적인 에피소드

LA 크라임처럼 본판의 확장으로 나온게 아니라 아예 스탠드 얼론으로 출시되었습니다.

그리고 각 에피소드가 연결되지 않고 각각 독립됩니다.

그래서 모임 주기에 상관없이 하나씩 즐기기에는 좋지만 사건의 스케일은 확 줄어들었습니다.

기존 시리즈의 큰 스케일이 만족스러웠다면 시즌1은 아쉬울 겁니다.

특징 2. 바뀐 그림체

기존 본판과 LA 크라임은 실제 인물의 사진을 사용해서 보다 리얼했고 몰입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즌1은 일러스트로 바뀌어서 다소 아쉬웠습니다.

이는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라고 봅니다.

특징 3. 낮아진 진입 장벽

기존 디텍티브 시리즈는 스케일 때문에 게임에 진입 장벽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3~5 개 에피소드를 돌리기 위해서 고정 멤버를 구해야 했고,

기존 에피소드를 잊지 않기 위해 모임 주기가 너무 늘어지면 안되고,

게임 자체적인 난이도도 낮지 않았기 때문이죠.

반면 이번 시즌1은 아예 입문용으로 나온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진입장벽이 확 낮아집니다.

독립 에피소드라 고정 멤버가 아니어도 되고, 모임 주기도 상관 없죠.

게임의 난이도도 많이 낮아져서 사건의 맥락 파악이 훨씬 쉬워졌습니다.

각 에피소드의 플레이 타임도 기존에 비해 짧아졌습니다.

특징 4. 사라진 수사관 능력

기존 시리즈에서는 각 수사관마다 능력이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플레이어들은 어느 수사관을 골라서 플레이할지도 신중히 선택해야 했고,

선택이 중요한 이 게임의 재미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시즌1에서는 수사관 능력이 사라지면서 수사관 타일은 그냥 장식품이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로 인해 게임 시스템이 보다 쉬워졌기에 일장일단이 있는 부분입니다.

== 결론 ==

추리 게임을 좋아한다면 꼭 해봐야 할 게임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모든 시리즈를 동일하게 추천하는 건 아닙니다.

모던 크라임(본판) → LA 크라임 → 시즌1 순으로 추천드리고,

모두 사서 플레이 해보는게 부담되면 본판인 모던 크라임만이라도 해보길 권해드립니다.

하지만 만약 추리 게임 입문자이고 고정 멤버를 꾸리기 어렵다면 시즌1을 선택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만약 모두 사서 플레이 할거라면,

시즌1 → 모던 크라임 → LA 크라임 순으로 즐기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시즌1이 난이도가 낮아서 본판 먼저 하면 체감 난이도가 확 낮아져서 좀 허무하게 느껴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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