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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리뷰] 하나비

2,039 조회

2014.10.28 06:20

안녕하세요, 다운뽐뻐 turnover 입니다.

계륵리뷰를 쓰려고 하면서 계속 내가 왜 이걸 한다고 했을까 후회가 되더군요, 후폭풍도 두렵고요.

간단히 제 상황을 설명하자면,

저 혼자 게임 구입, 설명, 모임 진행 을 도맡아 하고 있고, 정기적인 모임이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모임이 있지만 비정기적)

가끔 기회될 때 모여서 분위기가 맞으면 게임을 하게 되기 때문에, 제가 게임을 준비해 간 날의 30% 정도만 실제로 게임을 하게 되는 것 같네요.

보드게임을 제대로 시작한 이유는 모여서 핸드폰만 보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놀이문화의 대안을 제시해 주고 싶었고,

또 사람과 사람이 소통하는 장을 열고 싶어서 입니다.

제 보드게임 모임은 모두가 다 잘 참여하고 즐거움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전체 중 한 사람이라도 소외될 가능성이 있는 게임에 대한 평가가 낮아지는 것 같네요.

따라서 이 리뷰 시리즈는 우선 보드게이머 모임에 맞는 시리즈는 아닌 듯 합니다.

초보자들을 전도하려고 애쓰시는 분들에게 맞는 시리즈라고 생각되지만, 역시 제 짧은 경력과 소견이 녹아있기에 장담할 수 없습니다.

보드게이머가 되고 싶은 초보의 개인적 감상평 정도로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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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 시리즈로 생각하고 있는 게임 중에 제일 유명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시는 하나비를 골랐습니다.

무서운 거 먼저 하자는 생각으로요.

제 하나비는 유럽에 갔을 때 프랑스에서 산 것이고, 틴 케이스에 들어있는 정사각형 카드입니다.

틴 케이스 맘에 들고요, 카드 디자인도 이쁘네요. 정사각형이지만 손에 잡는 데 그렇게 불편함은 없습니다.

뒷면에 2-5 인 (4인까지인 줄 알았는데 아니네요,,) 8세 이상이라고 써 있네요. 프랑스에서 샀기 때문에 불어 한가득. 룰 적힌 카드에도 한가득.

사온 이후에 2인플 3회, 아내 포함 3인플 2회, 4인플 1회 등 활발하게 들이댔는데, 약 2주 후부터 아무도 하나비 얘기를 꺼내지 않습니다. 왜 그러죠?

게임 진행 및 룰은 대부분 아실 거라 생각되어 생략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 게임의 아쉬운 부분이라면,

1. 협력 게임인데 협력 할 수가 없다???

우선 저는 협력게임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아직 잘 모릅니다. 예전에 보드게임방에서 팬데믹 1회, 최근에 포비든 아일랜드 테플 1회 정도가 다여서요.

하지만 협력게임에서 기대되는 부분이 어떤 점인지를 생각해 보았을 때 하나비는 아쉽게 다가옵니다.

예를 들어 게임 중에 어떤 한 사람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습니다. 다른 협력게임이라면 옆에서 같이 의논하고 의견을 모을 수 있겠지요.

물론 그러다가 한 사람의 목소리에 전체가 끌려다니는 일도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하나비는 그게 규칙 상 불가능합니다. 이런 식으로 해라 라고 조언을 하는 순간 규칙에 없는 힌트를 주는 게 되어 버리니까요.

그래서인지 이 게임의 감을 잘 못 잡는 사람들은 플레이가 늘지 않는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게임 후에 상황을 복기해 가면서 이럴 때는 이렇게 하는 게 낫지 않느냐 라고 가르쳐 주기도 애매하고요.

어떤 사람이 명백히 실수인 플레이를 여러 번 반복하면, 겉으로 표현하진 않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의 분위기가 살짝 냉랭해 집니다. 말은 못하고요,,,,

그러다 보면 그걸 느낀 당사자가 자신감을 잃고 아예 게임을 안 하려 드는 사태도 종종 일어나더군요.

협력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그다지 협력의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협력게임의 하나로서 이 게임을 소장하는 것은, 특히 저처럼 유일한 협력게임이라면, 그다지 권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2. 말이 안 통해!!! 야, 아까 말했잖아?

협력게임인데 오히려 서로 어색해질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받은 힌트를 잘 기억해야 되는데,

이게 다른 사람 카드를 보면서 어떻게 알려줄까 생각하다 보면 정작 자신의 정보를 까먹습니다.

그러면 야, 그걸 버리면 어떻해? 아까 말했잖아? 내지는 에휴~ 정도의 반응이 나올 수 있습니다.

또는 서로의 의도가 달라서 힌트가 거꾸로 해석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버리라고 준 힌트를 플레이 하라는 줄 알아서 불꽃신의 노여움을 받는 일이 나올 수 있죠.

혹은 바닥에 있는 카드 정보와 그 전에 주어진 정보들을 토대로 알아 들을 만한 힌트를 주는 데,

상대가 그걸 왜 말하는거지? 라는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말한 사람은 왜 그걸 못 알아듣지? 답답해 하고요.

물론 이 모든 것이 이 게임의 묘미이겠습니다만, 게임 후에 서로가 어색해 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는 않습니다.

특히 생각이 걸러지지 않고 바로 말로 나오는 우리 청소년들은 야 이 바보야! 가 충분히 나올 만한 게임입니다.

보드게이머 모임에선 잘 발생하지 않을 이런 상황이 저에게는, 그리고 제가 진행하는 모임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더군요.

3. 테마의 약함

협력게임치고 테마가 약한 느낌입니다. 물론 실패시 불꽃신의 노여움을 산다거나, 점수에 형편없다, 관람객들의 야유가 쏟아진다 라는 등을

설명할 때 재미있어 하긴 합니다만, 전체적인 몰입도가 깊지는 않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섬에서 혹은 사막에서 탈출하거나,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질병을 막거나, 불을 끄거나, 지혜를 모아 무인도에서 살아남거나,

하는 등의 테마 몰입이 없습니다. (물론 다른 협력게임을 직접 많이 해 보지 않아서 몰입감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

단지 오름차순으로 숫자를 쌓으려고 노력하는 서로 말이 안 통하는 플레이어들이 있을 뿐이죠.

3. 아, 답답해!!

아래 사진을 잠깐 보시죠.

저 이미지가 여러분이 게임 내내 자신의 손 위에서 보게 될 이미지 입니다. 지금 보니 테두리 부분이 까지고 있네요.

앞면에 있는 하얀색 여백 테두리가 없는 게 아쉽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노플텍파라,,

계속 뒷면만 보고 있자니 이상하게 답답하더군요.

특히 카드 운이 안 좋아서 아무도 나한테 힌트를 안 주는 상황이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물론 카드를 플레이 하거나 버리거나 할 때 보게 됩니다만, 앞면을 보는 게 익숙해서인지 뒷통수만 바라보는 답답함이 전 꽤 크더군요.

하지만 이 플레이 방식의 더 큰 문제점은 따로 있습니다.

적어도 한 게임에 한 번 이상, 누군가 카드를 앞면으로 가져가서 다시 섞어야 할 경우가 생긴다는 점입니다.

예외 없이 지금까지 모든 플레이에서 저런 경우가 나왔습니다.

이게 그 카드가 중요하거나 하면 꽤 김새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4. 나에게도 힌트를!!!

한 번은 게임을 하는데 (4인플) 아무도 저에게 힌트를 주지 않아 게임 중반까지 제 손에 든 카드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나중에 물어보니 아래 사진과 비슷한 배열이었다더군요.

네, 게임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초반에 힌트주기가 참 애매하네요. 첨엔 5를 보호하거나 1을 내려놓는 데 집중하니까요.

물론 저도 열심히 힌트를 주면서 플레이 하지만, 뭔가 나도 카드를 내려놓고 싶은데, 나도 불꽃을 쏘아 올리고 싶은데,,,,

짝수 플레이시에 (2인, 4인) 생길 수 있는 문제는,

힌트, 플레이, 힌트, 플레이, 힌트, 플레이, 이런 식으로 반복되어 힌트를 주는 플레이어는 여러 번 계속 힌트만 주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이게 또 초심자들은 한가지만 계속 하면 심심해 하지 않습니까? 심심해 하는 걸 보니 저도 초심자!!

이런식의 순서의 따른 한정된 플레이와 의도치 않은 소외된 플레이어의 문제, 하나비를 계륵으로 만드는 또다른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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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비의 장점은 다른 리뷰나 후기를 통해서 많이 보실 수 있기 때문에 단점 위주로 써 보았지만, 나쁘지 않은 게임입니다.

기존의 카드게임들과는 색다른 재미가 있고, 말이 안 통할지언정 서로 대화를 하게 해 주는 좋은 게임이죠.

계륵의 관점에서 보자면, 지금 저 게임을 팔 생각은 없지만, 이 기억을 가지고 다시 게임 사던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한 번 더 망설이게 될 것 같네요.

가격은 굉장히 저렴한 편입니다만, 경험상 저렴한 게임들을 모으다 가랑비에 옷 젖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더 경계하게 됩니다.

부족한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너무 편협한 시각이 될까바 계속 염려스럽네요.

다음 리뷰는 Swish 포함, 단체로 머리쓰는, 실력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게임, 이 될 듯 합니다.

Set, 총알탄 로봇 등이 이 범주에 포함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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