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올타임 베스트 10 입니다.
그냥 심심해서, 제 올타임 베스트 10 보드게임이나 적어보려 합니다.
그전에 저의 게임선정기준/ 취향은 이렇습니다.
이제 보드게임도 거진 400개 정도를 해보니 제가 좋아하는 요소, 싫어하는 요소를 구분지을 수 있겠더라구요.
뭐 이렇습니다.
- 운 요소가 조금이라도 들어가야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은 건 싫어요. 적당히 내가 예측할 수 있고 망해도 극복할 수 있을 만큼.
- 상호작용과 견제 요소가 들어가되, 일방적인 두들겨패기보다 어쩔수 없는 간접 상호작용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게임이어야 합니다.
- 혼자 자기 개인판만 보며 열심히 하면 이기는 게임은 싫어합니다.
- 위 내용과 이어질 수도 있는데, 차례와 차례 사이의 기디리는 시간이 길면 매우 싫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짧거나 그 동안 뭔가 할것이 주어져야 해요.
- 어쩔 수 없이 너무 견제가 많고 호전적인 게임이라면, 플레이 시간이 짧아야 합니다. 당하는 사람은 그 시간을 버티기 힘들어요.
- 게임의 승패와 상관없이,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 아무리 재밌어도 제가 설명할 수 있는 게임이어야 합니다.
- 개인적으로 돈놀이하는 게임을 매우 좋아합니다.(경매, 배팅, 돈 관리... 등등)
10. 아그리콜라
이제는 일꾼 놓기 게임의 영원한 클래식이지요.
저는 아그리콜라 신판이 나왔음에도, 카드 장수가 더 많이 들어있는 구판을 가지고 있습니다.
투박하게 생긴 자원 컴포도 그렇고, 이게 좀 더 정감있게 보드게임스러운(?) 모양새라 좋아요.
보통 아그리콜라 처음하면 밥먹기 힘들어서 질려버린다는 평이 많은데, 저는 그것보다 오히려 도전정신이 생기더라구요... ㅋ
점수는 첫플에 10점 언저리로 나왔죠...
직업카드와 보조 설비를 받고 카드를 읽어 보며 전략 짜면 매 판 다른 상황이 펼쳐져 매번 재밌습니다.
자기 차례 진행도 너무 간결해서 좋구요.
9. 상트 페테르부르크 신판
이 게임을 처음 해봤을 당시가 보드게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입니다. 그땐 구판으로 해봤습니다.
여기 리스트 중에선 유일한 입문전략급 게임입니다.
정말 간단한 엔진빌딩류 게임입니다. 엔진이라 할 것도 없는게, 게임에 쓰이는 자원 이랄 것이 돈, 승점이 다 입니다.
그 때 당시엔 돈을 주고 사온 카드로 더 좋은 카드를 다시 사와서 자원을 모으는.. 이런 방식의 게임을 거의 처음 접했을 때 여서 더욱 재밌었네요.
이 때 한번 해보고 거진 10년이 지나 새로 나온 신판을 웃돈주고 구입해 다시 해봤는데...
그 10년 동안 여러 게임을 접해봤음에도 이 게임만의 차별점이 느껴져서 또 재밌더랍니다.
최신게임에서 잘 볼 수 없는, 엄청난 간결성과 빠른 진행이 돋보입니다. 그 와중에 턴계산과 카드카운팅이 중요해서 이기려하면 계획이 필요해지구요.
돈을 점수로 바꿔야하는 타이밍을 잡는 눈치싸움이 일품인 게임입니다.
특히 신판에는 모듈식 확장이 늘어나서 이것을 조금씩 넣어서 하면 게임이 달라집니다.
모든 요소를 다 때려넣으면 왠만한 중급 전략급이 되며 쉽지 않은 게임이 되구요.
8. 에이지 오브 스팀(추가 맵 확장까지)
2002년도에 나온 게임으로, 이젠 고전이라 봐도 무방할 보드게임이지요,
이 게임 제대로 해본게 6-7년전 보드게임 모임에서의 5인플이었는데, 밤샘와중에 4시간 동안 고통받다 파산하고 끝난 기억이 나네요... ㅋ
옛날 게임 답게 요즘 게임에 비하면 잔룰이 적고 규칙도 난이도에 비해(?) 간단해서 설명하기 좋습니다.
개인적으로 돈관리게임(전 이렇게 돈 쓰는게 중심되는 게임을 다 퉁쳐서 돈관리 게임이라 합니다) 중에 이걸 탑으로 꼽습니다.
정말 규칙은 간결한 게임 흐름인데, 턴 싸움과 파산, 땅따먹기 비슷한 자리 싸움 등으로 서로에게 고통을 줘서 게임이 어려워집니다.
그런데 내가 그냥 맘에 들지 않아 공격하는게 아닌, 그렇게 해야 내가 살아남는 상황이 연속되게 벌어지니 남을 마냥 비난할수도 없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이런점이 참 좋습니다. 공격과 견제에 당위성이 확실하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자신에게 피해가 들어올 수 밖에 없는 게임 구조라 좋습니다.
거기에 게임에 사용하는 맵만 바꾸면 또 다른 게임을 하는 것 같으니 리플레이성도 디럭스 버전 정도라면 매우 뛰어나다 생각됩니다.
7. 르아브르
아그리콜라에 이어 이 리스트에서 2번째 우베게임입니다.
일꾼이 하나밖에 없는 일꾼 놓기 게임 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아그리콜라처럼 내 차례에 그냥 일꾼칸 하나 선택하는게 전부인 진행방식인데, 일꾼칸이 라운드가 지나면 자동으로 늘어나는게 아닌 플레이어가 일꾼칸을 구입해줘야 새롭게 생기는 시스템이 특징입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서로가 서로의 일꾼칸에 들어가며 사용료를 주고 받는 상황이 나오기에, 반드시 남의 건물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상대 행동에 눈을 뗄 수가 없어요. 내 꺼만 보고 하는 플레이가 절대 손해여서 남의 플레이와 무조건적으로 어우러지는게 좋습니다. 같이 하고 있다는 느낌이 확실히 나요.
그리고 받아온 자원을 가공해 다른 자원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특징이라 할 수 있겠네요.
최종 점수는 오직 내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만 환산되어, 매우 간결하게 계산됩니다. 우베아저씨의 게임중엔 저는 이걸 탑으로 꼽습니다.
6. 레지스탕스 아발론
이 리스트의 유일한 파티게임입니다.
마피아 게임중 가장 규칙적으로 완벽하다 생각됩니다.
각 직업의 상호작용이 너무 깔끔하고, 명확하게 떨어집니다.
죽는 사람이 없는 마피아 게임이라 지루해지는 사람없이 끝까지 갑니다.
새로운 마피아게임이 나와서 해보면, 항상 이 게임 기준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5. 브라스(랭커셔/버밍엄)
이 리스트에서 2번째 마틴게임입니다.
에이지 오브 스팀 처럼 돈 관리+길잇기 게임인데, 건물 짓기가 추가되어 테크 트리 요소가 있는 게임이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에이지 오브 스팀과는 또 다른 돈관리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게임입니다.
대출의 압박, 길 잇기 압박, 카드 운빨 압박, 건물 땅 싸움 압박 모든게 숨막히게 돌아갑니다.
다른사람이 먼저 하면 안되는 것을 매 턴 생각해서 먼저 선점해야하는 것의 반복이라 견제가 상당하고 수계산의 재미가 좋습니다.
해봤던 마틴 게임중엔 AOS/브라스 가 최고라 생각합니다.
4. 촐킨(확장 포함)
보드판이 움직이는 유일무이한 방식을 선보인 보드게임입니다.
그런데 사실 움직이는 보드게임은 많이 있었죠. 개구리알 잡아먹기, 칼로 찌르면 날아가는 해적드럼통... 등등
하지만 본격적인 고급전략게임인데, 움직이는 요소가 메인으로 작용하는 보드게임은 이것과 버라지가 유일할 겁니다.(버라지 재밌더라구요. 매우 좋습니다)
이젠 보드가 움직이는 것에 새로움도 적어지고, 전략도 다 알았음에도 아직도 재밌습니다. 일꾼을 묵혀서 좋게 만든다는 짜릿함이 좋아요.
또한 기어가속 등으로 상대가 내 계획을 언제든지 뒤흔들수 있다는 긴장감이 게임 내내 존재하는것도 변하지 않습니다.
확장으로 추가되는 특수 능력, 재앙 타일 같은 것도 숙련자에게 도전 요소로 주어져 좋습니다.
3. 레이스 포 더 갤럭시(확장 1,2번 포함)
초 스피드 엔진빌딩 카드게임입니다. 익숙해지면 한 판당 20분 채 안걸립니다.
오토체스류 게임에서 필요한 기물을 찾듯, 매 턴 나에게 주어지는 카드내에서 필요한 것과 필요없는 것을 캐치해 점수를 버는 엔진을 만드는 게임입니다.
선택하지 않은 카드는 게임에서 제거되는거나 마찬가지이기에, 매 선택이 너무 중요해집니다. 게임내에서 그 카드가 다시돌아온다는 보장이 없거든요.
엔진빌딩류에 익숙해진 분들에게 정말 추천할만한 필러게임입니다. 보드게임 초심자에겐 도전적인 게임이 되겠구요.
분명 어렵지 않은데, 넘쳐나는 아이콘 때문에 익숙해지기 어려운 게임인 건 확실합니다.
2. 테라포밍 마스(보드판/서곡 확장 까지만)
레이스 포 더 갤럭시에 보드판을 추가하고, 턴 당 자원 생산력을 추가하고, 모든 카드는 오직 1장만 넣어버리고, 게임 호흡을 길게 늘어뜨리면 이 게임이 됩니다.
이 게임 또한 오토체스 처럼 내가 필요한 카드를 찾는 게임입니다. 그런데 상대 견제 요소가 상당히 적극적이고, 카드가 종류별 1장밖에 없을 뿐 더러 카드의 능력도 레포갤에 비교하면 천차만별이기에 선택과 집중이 더욱 필요해집니다.
카드플레이에서 보드판 땅따먹기+셋 콜렉션 으로 이어지는 게임 흐름은 탁월합니다. 단 게임의 플레이 시간을 고려하면 서곡확장은 필수라 봅니다.
1. 안드로이드 넷러너(모든 확장 포함)
이 때 까지 제가 해본 PC게임,보드게임을 통틀어서 이 게임이 최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유희왕,MTG,하스스톤 같은 대결 카드류이지만, 카드끼리의 전투가 아닌 정말 특이한 대결 방식의 게임입니다.
게임 테마는 무시하고 설명하면, 일종의 술래잡기와 비슷하게 진행됩니다. 한쪽은 찾는 쪽, 한쪽은 숨는 쪽이 되어 서로 심리전 공방을 주고 받는 게임인데, 이 게임의 시작과 끝은 모두 블러핑이라 생각해도 됩니다. 전략적 블러핑게임중 최고 수준입니다.
지금은 주변에 이 게임을 같이 할 여건이 좋지 않아져서, 모든 확장을 가지고 있었지만 한글판으로 나온 본판과 확장을 제외하곤 다 팔아버렸습니다.
다시 출판되면 너무 좋겠다는 게임 1위 입니다.
이런 글을 한번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생각난김에 정리도 안하고 주저리주저리 적어봤어요.
만약 보드게임을 모두 정리할 상황이 오면 이 리스트에 있는 게임들은 꼭 남기고 싶은 생각입니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