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게임사의 대만 차 게임 "포모사 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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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6 22:07

안녕하세요.

지난 도쿄 게임마켓에서 제법 훌륭한 대만 보드게임 제작사의 게임을 발견하여 리뷰를 올립니다.

한자로는 '대만제다록'이라고 읽고, 영어 제목은 'Formosa Tea'인 이 게임은 1800년대 후반 부터 1900년대 중반까지의 대만을 배경으로 차 제조장을 운영하는 컨셉을 갖고 있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찻잎을 수확해서, 각 차에 맞는 공정으로 차를 가공한 뒤 이를 수출하여 승점을 얻어야 합니다.

게임은 인원수에 따라 4~6라운드로 진행이 되며, 약간의 변형이 들어간 일꾼 놓기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플레이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일꾼들은 모자를 쓴 '차 농부' 일꾼과 모자를 쓰지 않은 '차 마스터' 일꾼이 있는데, '차 마스터' 일꾼만이 차 제조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차 밭에선 각 차에 알맞는 찻잎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찻잎의 종류엔 주황색의 우롱차, 갈색의 홍차, 초록색의 녹차가 있으며, 찻잎을 수확할 때엔 각 차밭에 있는 차 중 한 종류의 차를 전부 수확하거나 모든 종류의 차를 하나씩 수확하거나의 두가지 방식으로 차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찻잎을 수확하는 밭의 날씨에 따라 찻잎들이 갖고 있는 함수율에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비가 오는 밭에서 수확한 찻잎은 물을 많이 머금고 있으며, 해가 쨍쨍한 밭에서 수확한 찻잎은 물을 거의 머금고 있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결정된 차의 함수율에 따라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차의 품질도 달라지게 됩니다.

이렇게 수확한 찻잎은 각 차에 맞는 공장에서 차로 가공이 되게 됩니다. 각 공정 트랙을 전진함에 따라 차의 함수율을 줄일 수 있으며, 찻잎을 '향나는 차'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공정을 거쳐가며 차의 함수율을 적게, 그리고 '향나는 차'의 숫자를 많게 만들어야 고품질의 차를 만들 수 있으며, 차의 품질에 따라 나쁜 차, 보통 차, 좋은 차 세 단계의 차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좋은 차를 만들게 되면 보너스 점수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 차 마스터가 공정 트랙을 전진하기 위해선 차 밭에 일꾼들이 배치되어야 합니다. 차 밭에 일꾼을 배치하게 되면, 그 차 밭과 같은 라인에 있는 차 공장의 차 마스터가 전진하게 됩니다. 이렇게 전진해서 차를 완성한 차 마스터는 다시금 이번 라운드에 배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일꾼의 갯수가 동일하지만 플레이어들간 턴 수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남의 차 마스터가 전진하지 않게끔 이 악물고 그 라인의 차밭을 피한다든지, 아니면 차 공장에 박혀있는 내 차 마스터를 구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쓸모없는 차를 수확하러 간다든지 하는 다양한 상황이 게임 내내 펼쳐지게 됩니다.

또한, 차 마스터가 차를 제조할 때 일정한 수 이상의 찻잎을 제조한다면 해당하는 차에 대한 지식이 증가하게 됩니다. 각 차의 지식이 증가함에 따라 플레이어들은 차의 품질을 더욱 좋게 만드는 기술 타일을 획득하거나 보너스 액션 타일을 얻을 수도 있고, 게임이 끝났을 때 보너스 점수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기술 타일 같은 경우 이를 이용하게 되면 더욱 적은 액션으로도 더욱 고품질의 차를 만들 수 있게 되기 때문에 게임 전체적으로 일꾼을 늘리는 단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만 2인 게임에선 일꾼을 게임 중간에 하나 더 얻을 수 있습니다) 스노우볼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 됩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차는 계약 카드를 통해 국외로 수출을 하거나, 국내에 소비를 하거나, 아니면 '꽃차'라는 새로운 차로 만들어서 승점으로 바꿀 수가 있게 됩니다. 보통 일반적으로는 좋은 차를 국외 수출로 팔고, 나쁜 차는 국내 소비나 꽃차를 만들어서 세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게임에서 눈을 끄는 건 예쁜 색감의 유려한 일러스트입니다. 그러면서도 아이콘화도 제법 깔끔하게 되어있어 언어요소 없이도 보드판에서 할 수 있는 액션을 파악하는 데에 큰 무리가 없습니다. 플레이어 컴포들 또한 큼직큼직해서 손맛이 제법 있는 편입니다.

더욱이 게임 메커니즘 적으로도 제법 독창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기분 좋은 눈치싸움을 하게 만드는 차 제조 공정 트랙 전진 부분이나, 일꾼을 늘리지 않고도 기술 타일을 습득함으로써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게 해주는 부분 같은 점은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요소들이었습니다.

이외에도, 라운드 마다 발생하는 이벤트 카드가 실제 대만 차의 역사적인 사건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든지, 플레이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 카드들이 실제 대만 차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실존 인물들이라든지 하는 다양한 흥미요소도 포함되어 있어, 해당 역사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더더욱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결론적으로는 예쁘면서도 제법 독창적인, 그러면서도 재밌는, 비티컬쳐 정도의 포지션을 가진 중급 전략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론 비티컬쳐보다 훨씬 '운빨'에 대한 요소가 적어서 이 쪽을 더 선호하는 부분이었구요, 혹시라도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신다면 한번쯤 구해서 해보신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