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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보드게임 업체에서 제 아이디어로 게임을 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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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2:17

안녕하세요. 공론화를 진행했던 개인 창작자 유용주입니다.

만두게임즈의 해명을 모두 읽었고, 이제야 처음으로 해외 작가가 준비한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래의 글에서 "제가 요청한 자료를 충분히 공유받았다면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공론화된 이후에야 이러한 답변을 받게 되었다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처음부터 명확한 해명이 있었다면, 제가 이렇게 오랜 시간 분노하며 노력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이 답변을 받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정말 허무하네요. 저는 오늘 이 글이 올라오기 전에도 해외 작가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사실 확인을 요청했었습니다. 저의 목적은 비방이 아니라, 의혹에 대한 진실을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허위 비방을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내용이 진실이었고, 제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었으니까요. 저는 단순히 "동물"과 "블럭"이라는 이유로 제 아이디어가 도용되었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보드게임의 4대 요소인 테마, 규칙, 아트, 컴포넌트가 모두 유사했으며, A프로듀서가 제 게임의 "직접" 테스트에 참여했기 때문에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로 G사에서는 저와 만두게임즈가 계약을 한 것으로 오해할 정도로 유사했습니다.

이전 글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초기부터 만두게임즈의 게임을 비방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봐왔습니다. 하지만 개발 과정을 요청했을 때, 제가 받은 답변은 창작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내용과 명예훼손, 영업방해로 고소하겠다는 위협이었습니다. 제가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는데, 역제안을 한 것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변호사도 왜 저에게 자꾸 상대측의 말을 신뢰하느냐고 했습니다. 특히, A프로듀서의 대면 당시 '제 게임을 인정한다는 발언'과 내용증명을 통한 회신 내용 '제 게임을 인정할 수 없다는 발언'이 달라진 점이 제가 법적으로까지 준비했던 이유입니다. 일이 이렇게까지 되도록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하신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제 글을 읽으셨던 분들이라면 제가 왜 의혹을 가지고 이렇게 공론화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해하실 겁니다. 저는 개인 창작자가 대형 회사와 같은 자본력이나 법적 자원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쉽게 배제되거나 침묵을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계기로 다른 창작분들과 유저분들이 제 글을 보고 분노했던 이유에 대해서 세심하게 생각하시고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약속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래 댓글들을 보면, 제가 같이 의혹을 제기했던 사업성이나 아이템 선정 등에 대해서 완벽히 해소될 수는 없겠지만, 제가 처음 문제를 제기한 모든 근원은 개발 과정을 밝혀달라는 것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문제 제기는 원하지 않습니다! 만두게임즈의 해명 자료를 보고 어떤 상황이었는지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 동안 많은 분들이 개인창작자의 글을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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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게임즈의 답변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tb=board_community&bbs_num=57097&view=new

제 주장과 공론화의 내용과 목적이 왜곡되지 않도록 글은 그대로 남겨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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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개인창작자 유용주입니다.

저는 국내 대형 보드게임 업체가 제가 오랜 시간 준비해 온 아이디어로 게임을 출시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합니다.

1. 단순한 유사성 의혹이 아니라, A프로듀서가 제 게임 테스트에 참여했었으며, M사의 부사장으로 이직한 후, 제 아이디어로 비슷한 게임을 출시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2. A프로듀서는 이전에 제 게임의 오리지널리티를 인정하고, 제 게임 출시에 도와주겠다고 했으나 막상 본인의 게임이 출시되고나니 명예훼손과 영업 방해로 저를 고소하겠다고 합니다.

3. A프로듀서는 제가 이 게임을 개발하는 과정을 지켜보았음에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해외 작가가 제안한 것이라며, 제가 당장 출시할 수 없는 상황을 인지하고 이를 기회로 활용해 게임을 먼저 출시했습니다.

이는 대형 기업이 막대한 자본과 인프라를 활용해 고의적 회피를 핑계로 타 창작물을 방해한 사례입니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길 바라며,
이 문제를 업계와 유저분들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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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라이프에는 제 진심과 상세한 정황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다소 길게 쓰였습니다.

창작자분들, 유저분들이 끝까지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래는 제가 6년의 시간을 거치며 ‘동물의 성’을 창작한 과정입니다.

제 게임을 출시하고 나서, 개발 과정을 공유하고 싶었는데 결국 출시를 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올리게 되어 마음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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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과정 소개

2016년

2016년 군복무 중, 노트에 끄적였던 동물 그림으로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생활관에서 군대 동기들과 보드게임을 즐기다보니 다양한 룰을 익히고 변형 규칙을 적용하기도 해보기도 하고, 언젠가 저는 제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017년

저는 전역하고 나서, 입체적인 보드게임 컴포넌트를 제작해보기 위해 산업디자인 수업을 들었습니다. 규칙 디벨롭을 위해 나무 블럭을 직접 붙인 컴포넌트를 만들어 보고, 공작실에서 레이저 커팅과 목공 수업을 들었습니다. 3D프린터까지 해보며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시도는 다 해본 것 같습니다. 그 당시 학생으로서는 조금 큰 돈을 들여 게임행사용 샘플도 제작했습니다. 컬러로 만들고 싶었지만 도색은 단가가 너무 높아 아래와 같이 나왔습니다.

제대로 된 보드게임 메커니즘을 배우고 싶어, 김건희 작가님의 ‘나만의 보드게임 3시간만에 만들기’ 강의를 무작정 신청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이 때, 작가님으로부터 한국보드게임개발자모임(KBDA)를 소개받게 되었습니다.

2017년 8월 12일

제가 처음으로 참석했던 모임에서는 A프로듀서가 ‘인디게임 작가로 살아남는 법(보드게임 독립출판 노하우)’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이 모임이 한국에서 보드게임을 만들기 위해 순수한 열정으로 모인 사람들로 가득하다는 점이 정말 감동적이었고, 취미로 시작해 아마추어 나아가 프로의 세계까지 연결된 전문가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제 창작의 꿈을 키웠습니다.

2017년 9월 23일

M사에서 주최한 보드게임 디자인 마스터 클래스를 신청해, 여러 유명 게임 디자이너들의 강연을 들으며 가슴이 벅차오르게 되었습니다. 특히 해외 보드게임 작가 Roberto Fraga가 ‘하나의 게임을 출시하는 데 9년,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게임을 출시하는 일이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마스터 과정의 좋았던 점은 제가 만들고 있는 게임을 직접 국내 유명 회사들과 해외 작가들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때 제 게임의 규칙이 아직 완전히 완성되지 않았지만, Antoine Bauza 작가가 플레이 후 아이들과 함께 다시 플레이해보고 싶다며 아트워크를 칭찬했고, 샘플을 본인의 외국 집으로 보내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만든 샘플은 테스트용으로만 제작되어 있어 보내드릴 수 없었습니다.)

2017년 11월 4일 BEACON

BEACON은 아마추어 보드게임 작가로서 유저분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기회였습니다. 2017년 10월 15일에 온라인으로 접수하여, 처음으로 '동물의 성'이라는 작품을 외부에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만드는 보드게임이 상을 받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감사하게도 게임성 부문에서 1등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현장에 오신 유저분들의 투표가 반영된 결과였기 때문에 더욱 뜻 깊었습니다.

그러나... 아마추어 행사에서 1등을 하면 자연스럽게 퍼블리싱 기회가 생길 줄 알았지만, 그 후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제 게임의 경우, 직접 제작으로는 한 세트 샘플을 만드는데 30만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 개인 출판은 불가능한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2017년 11월 25일

이후 한국보드게임개발자모임(KBDA)에서는 유저분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공유하며, 제가 고민하던 부분들을 다른 창작자 및 게임 디자이너 분들과 함께 논의하고, 이를 통해 게임을 더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2017년 12월 16일

2018년을 앞두고 졸업전시와 취업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부산 보드게임 페스티벌 창작자존에 참여했습니다. 특별한 계획이나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제 게임을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어 무작정 많은 짐을 들고 부산으로 내려갔습니다.

한 아이의 부모님인 유저분께서 “이거 제품으로 살 수 없나요?”라며 제 프로토타입을 10만원에 구매하고 싶다고 하셨을 때, <동물의 성>이 어느 정도 상업성이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보드게임 마스터 과정에서 뵈었던 G사 대표님께서 제가 부산까지 내려와서 행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서울에서 다시 미팅을 가져보자고 하셔서, 아무 소득 없이 교통비만 버린 것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2018년 4월 28일

2018년에는 제가 학교 졸업전시위원장을 맡은데다가 졸업전시를 해야하는 상황이어서 정말 바빴지만 보드게임을 졸업작품 주제로 선택해서 계속 연구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예전에 만든 비디오게임으로 A MAZE라는 독일 게임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동물의 성>은 언어 문제가 별로 없는지라 게임 업계에 있는 외국인들에게도 쉽게 테스트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날 땐, 독일 보드게임카페에 가서 한국에서 해보기 어려운 3차원 보드게임들을 최대한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2018년 5월 6일 (서울 SETEC) 보드게임 페스타

한국에 돌아와서 서울 보드게임 페스타 아마추어 작가존에 참석합니다. 그 동안은 워낙 많은 변형 규칙과 확장 규칙들을 개발해 왔는데, 유저분들의 피드백을 들으면서 어느 정도 게임의 방향을 정하게 됩니다.

2018년 6월 15일

저는 G사와 공식적으로 지적 재산권 사용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에는 디자인뿐만 아니라, "게임 규칙"도 포함되었습니다.

2018년 12월 8일

졸업 전시를 위해 컬러 컴포넌트를 대량으로 제작하고 도색하려 했지만, 데칼 스티커를 붙이는 작업이 너무 어려워서 결국 완벽한 컬러 컴포넌트는 몇 개의 샘플만 만들고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전시를 마쳤고, 다행히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왼쪽은 회사와 테스트, 오른쪽은 지인과 테스트 예시

2019-2020

G사와 테스트 플레이

시간이 훌쩍 지나 신입사원으로서 회사 생활을 하면서 게임 개발을 병행하다 보니, 2019년과 2020년까지도 계속 테스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전에 만났던 KBDA한국보드게임개발자모임과 BEACON행사장에서 만났던 A프로듀서는, 당시 G사의 일을 맡고 있었고, 이 때의 테스트 플레이에도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확장 규칙까지 있다보니, 어떤 규칙을 메인으로 내세워 마케팅할지가 중요한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계약할 당시 메인으로 밀었던 규칙이 아닌, 더 복잡한 요소가 포함된 규칙들이 계속 등장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방향성에 있어 G사와 제가 원하는 출시방향이 달랐습니다.

*지금까지 G사에게 공유한 패키지 시안 및 기획자료 일부

이 당시 저는 감사하게도 반지하게임즈라는 게임회사로부터 <서울 2033 : 적자생존>이라는 보드게임 개발 프로젝트를 제안받게 되어 작업을 진행하던 중이었고, 이 펀딩 프로젝트가 끝난 후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물의 성>도 직접 펀딩해야겠다고 결심했었습니다. 당시 본업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다른 일들과 병행하며 <동물의 성>까지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자연스럽게 시간이 흘렀고, 어느 순간부터는 <서울 2033 : 적자생존> 프로젝트에 전념하게 됩니다. 이때의 제작 경험과 운영 경험은 무척 소중한 것들이었고 곧 있을 제 다음 출시작, <동물의 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신작을 알려주는 보드게임 오픈카톡 방에서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였고, 제 이름은 노출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A프로듀서는 저 위 지인에게 제 이름을 바로 떠올릴 수 있는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이미 제가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해당 카톡방에 계셨던 분들이 40명 이상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이후에 마음이 편하지 않아 모든 보드게임 카톡방을 정리했었는데, 따로 캡쳐해놓지 않았는지 찾지 못했습니다. 혹시 저 카톡방에 참여하고 계시거나, 기억하시는 분은 연락 부탁드립니다)

저는 눈 앞이 하얘졌고, 규칙은 상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으니 겉으로 보이는 디자인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서 SNS 친구관계인 B디자이너에게 먼저 연락했습니다. B디자이너는 A프로듀서에게 연락해보라고 연락처를 넘겼고, 저는 바로 통화를 했습니다.

존경하던 업계 선배였기 때문에 A프로듀서의 말을 믿고 통화를 마무리했으나, 끊고 나서 다시 정황을 보니 제 게임을 기억하지 못하는데, 제 게임 계약 시점이 언제였는지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셨으며, 제 직업이나 상황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 이상했습니다.

그래서 대면을 요청했고, 첫 통화 3일 후이자, 해당 게임의 출시 3일전인 2022년 2월 14일의 회의실에서 이루어진 대화 내용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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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프로듀서 주요 발언

커넥션이 없어서 제 게임을 인지하고도 연락을 할 수 없다고 하셨는데, 제 SNS에 올라오는 것을 보고 계셨는데도 연락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고의적 회피라고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1. 디자인 도용 관련

A프로듀서는 본인이 디자인을 디렉팅했다고 밝혔습니다.

작곡가들의 경우, 어디선가 들어본 멜로디나 리듬이 무의식적으로 떠오를 수 있는데,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비슷한 점이 있으면 스스로를 의심하고 조심하는 것이 프로듀서의 태도입니다. 그만큼 창작물에 대한 윤리적 책임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창작에서 레퍼런스 자체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요소의 차용을 넘어, 전체적인 창작물의 고유성과 구조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번 사례에서도 단순한 참고가 아닌, 창작물의 핵심적인 아이디어와 전체 맥락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참여하고 옆에서 지켜봤음에도 이런 아트 디렉팅 요소가 일치한다는 점, 저의 창작물을 기억하면서도 저에게 다른 레퍼런스를 언급해서 의도적으로 회피했다는 점에 대해서 인정하시고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서울 2033을 배송했을 때, OO도 출시되었고 두 게임의 일정이 딱 맞아 떨어지다보니 [보드라이브에 해당 게임이 제가 참여한 서울2033과 바로 붙어있는 상황]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2022년 2월 4주차

<서울 2033 : 적자생존> 보드게임도 중간에 휴식기가 있긴 했지만, 출시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동물의 성> 역시 첫 공개부터 정식 계약까지 9개월이 걸렸고, 출시를 위해 회사와 함께 3년에 걸쳐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A프로듀서가 G사에서 테스트한 시점과, 새 회사로 이직하고 나서의 시점을 고려하여, 2022년 2월에 그 게임이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이직하자마자 만들었다고 가정했을 때, 약 1년 4개월 만에 출시 결정, 테스트, 생산까지 이룬 셈입니다. 생산과 제품 관리를 포함해 역으로 계산해 보면, 실제로 그 게임에 대한 출시를 결정하고 개발한 시간은 더욱 짧았을 것입니다.

물론 이 일정에 대한 내용은 저의 추정이며, 모든 게임 개발이 꼭 오래걸리는 것은 아니며, 빨리 만들어지는 게임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이 모든 시점들이 우연인지, 저는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 게임과 비슷한 게임이 외국 먼나라에서 출시되었다면,

비슷한 게임이 저와 접점이 없는 한국의 다른 업체에서 출시되었다면,

제가 모르는 사람이 출시했더라면,

A프로듀서가 진실만을 말했더라면,

제가 의심스러울만한 발언이 없었더라면,

제가 요청한 자료에 대해 충분히 공유를 해주었다면,

저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만약 A프로듀서가 정말로 해외 작가의 제안을 받았더라도, 제 프로듀싱 과정을 지켜본 것은 맞기 때문에 더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었을 겁니다.

해외작가가 제안을 했더라도, 그 제안을 이용해 제가 만든 게임과 유사한 규칙과 디자인을 모방했다면 표절의 범주라고 봅니다. 제 게임의 접점, 그리고 이해와 경험이 있다면 A프로듀서의 의도가 중요하게 됩니다.

2. 프로듀싱 업무 자료 요청

A프로듀서는 게임 규칙에 대해서 해외작가가 먼저 제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A프로듀서의 상반된 발언과 거짓말로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며, 주요 개발 시점에 너무나 많은 우연 요소가 있기 때문에 이 주장을 신뢰할 수 없습니다.

규칙에 대해서 해외작가가 먼저 제안했다는 내용을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의) 조작되지 않은 원본 데이터 그대로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해당 자료가 없다면, 규칙을 설정함에 있어서 제 아이디어에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하시고 사과해주시기 바랍니다.

3. 창작성 부정과 법적 위협에 대한 사과 요청

A프로듀서가 대면 중에 했던 발언과 달리, 내용증명을 통해 전달된 "저의 창작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과 "명예훼손 및 영업 방해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은 대기업이 개인 창작자를 상대로 법적 위협을 통해 문제를 묵살하려는 전형적인 방식입니다. 대기업의 막대한 자본과 법적 자원은 개인 창작자의 권리를 무시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써, 공정한 창작 환경을 저해하는 행위입니다. 보드게임 창작 업계를 대표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이 내용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해 주시기 바랍니다.

4. 재발 방지 대책 요청

국내 보드게임 업계와 창작 문화를 이끌어가는 대표 기업으로서,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창작자의 공정한 창작 환경을 조성하는 데 책임을 다해 주시기를 요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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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작성한 이유

안녕하세요, 개인 창작자 유용주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기로 결심하게 된 이유는 단순히 제 게임이 도용되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 사건을 겪으며 제가 느낀 것들은 한 개인 창작자가 대형 기업의 구조적 불공정함과 맞서 싸우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직접 체감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A프로듀서가 제 게임과 유사한 게임을 출시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한동안 믿기지 않았습니다. "설마 정말로 그렇게까지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쩌면 우연일 수도 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해서 발견되는 일관되지 않은 발언과 모순점들이 저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A프로듀서가 저의 게임 테스트 과정에 직접 참여하고, 그 후에 유사한 게임을 먼저 출시한 사실은 우연으로만 보기엔 너무 많은 의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작년에 한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도용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해당 대기업도 "이건 해외에 있는 사례다", "흔한 일반적인 사례다"라며 자신들의 행위를 부인했습니다. 이 사건이 9시 뉴스에 보도되고, 공론화되어 대중의 분노가 일어났을 때 비로소 중기부, 공정위, 특허청이 개입하고 나서야 해당 대기업이 해당 사업을 철수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이 사건을 보면서 저의 사건과 매우 유사한 패턴을 보았습니다.

*https://m.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446218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3060717433543705

저는 사람을 의심하는 것이 싫어서 처음에는 업계 선배인 사람의 말을 믿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게임의 개발 과정을 요구하자, 오히려 명예훼손과 영업방해로 고소하겠다는 협박이 돌아왔습니다. 그 순간, 이 사건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보드게임을 정말 순수하게 사랑했던 사람입니다. 여기서 개인창작으로 게임을 하시는 분 중에서 돈 때문에 하시는 분은 아무도 없습니다. 왜냐면 마음 아프게도 정말 돈이 안되니까요. 처음 이 업계에 들어왔을 때, 저는 A프로듀서의 강연을 듣고 보드게임 창작자로서의 꿈을 키우고 연대감을 느꼈습니다. A프로듀서는 M사의 부사장이기 이전에, 한 때 인디게임 작가로 활동하시던 분이지 않습니까. 저 역시 그 분이 저처럼 작은 창작자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해 줄 것이라 생각했기에, 이 배신감은 더욱 컸습니다. 그냥 몸이 아팠습니다.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그냥 제가 게임을 안만들었다면, 아무도 제 게임을 재미없어 했더라면 이렇게 고통스럽진 않았을텐데, 그래서 이 사건을 겪고 집에 있는 보드게임들을 버리고, 그냥 게임계를 떠나면 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이 단순히 저 혼자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 자신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창작자들, 그리고 저처럼 열정을 쏟아부은 개인들이 더 이상 이런 억울한 일을 겪지 않도록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이건 제가 게임을 늦게 내서, 저작권등록을 하지 않아서, 행사장에 작품을 들고다녀서 생긴 개인의 책임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그 어떤 개인 창작자가 자기 게임 뺏기기 위해서 아마추어존, 창작자존에 참여할까요?
얼마나 더 빠르게, 뺏기지 않기 위해서, 퍼블리셔 요구 맞춰가면서 빨리 출시해야하는 걸까요.

다른 게시판에서 “법적으로 해결하지, 왜 시끄럽게 공론화를 하느냐”는 댓글이 달렸더라구요. 아시다시피 게임 업계에서 표절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지난 판례들로 인해서 제대로 된 판결이 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이런 법적 한계 때문에 게임 업계에서는 서로를 쉽게 표절하는 문제도 발생합니다. 최근에서야 겨우 보드게임 표절이 인정된 판결이 나오고 있습니다.

판결까지가는 것 자체가 큰 난관입니다. 개인이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소송이 길어질 수록 비용은 3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까지, 기간으로 따지만 3년 정말 길면 7년, 심지어 10년까지도 걸리는 일입니다. 힘도 돈도 없는 개인이, 이것을 업으로 삼은 대기업을 상대로 쉽게 소송을 할 수 있을까요? 승소해도 변호사 선임비용의 일부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유명인으로서 지지와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검정고무신 작가가 저작권 소송 중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그만큼 개인에게 소송은 엄청난 고통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법이 항상 정의롭거나 진실된 결과를 내는 것도 아닙니다. 흉악범이나 사기범, 횡령범들이 가벼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로 끝나는 등 시민들이 분노할만한 판결도 자주 보셨지요. 저는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법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대형 기업들은 이러한 법적 한계를 잘 알고, 이를 악용하기도 합니다.

제가 올해 초에 정말 크게 아팠는데, 그 때 ‘내가 당장 죽는다면 죽기전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 답은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었어요. 저는 이 글을 통해 어떤 제 개인적 이득도 바라지 않습니다. 저의 노고에 대한 보상같은 것 필요없어요. 만약 이번 사건으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금전적인 이익이 생긴다면, 그 전액을 창작자협회와 학교폭력예방재단에 기부할 것을 약속드리니 저의 진심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저의 사례는 그저 변방의 개인 창작자가 만든 작은 파티게임에 불과합니다. 곧 이어질 법적 분쟁으로 인해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례를 통해 조금이나마 창작자의 권리와 공정한 창작 환경이 지켜져야 하는 것입니다. 저와 같은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창작하고, 그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뜻을 같이해 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유사한 사례를 겪으신 분들이 계시다면 제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제보가 모여, 업계 전반의 구조적인 문제를 바로잡고, 창작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보호받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개인창작자 유용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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