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회비의 투명성은 사실 중요한 문제일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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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0 04:24

제가 보드라이프에서 H모 님과, 나머지 분들의 논쟁(건전한 토론...이라기에는 너무 악플이 많더군요)을 보면서 느낀건

투명성에대한 문제보다도, 누군가의 "공격적 말투"가 훨씬 더 큰 문제인양 논제가 소모된다는 느낌이였습니다.

아무리 토론의 명제가 말도안되는 헛소리라고 해도, 그에대한 논리적 반박이 주가 되어야지, "너의 말투가 마음에 안들어"

라던가, "넌 쓸데없이 문제만 일으키고있어" 라는 식으로 얘기를 덮어버리는건 건전한 해결방식은 아니거든요.

네. 제가 하고싶은말을 잘 표현하는 이미지라서 굳이 들고왔습니다. 과연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것이, 그 말이 포함하는 "진실"보다

중요한걸까요? 한사람의 태도가 부정적이고 삐딱선을 탔다는 이유로, 그의 말은 아예 무시되는게 당연한걸까요?

물론 저도 그분의 첫 댓글을 보면서 "뭐야 이사람은 왠 관종이야" 싶었던 감정을 느꼈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그런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건

아닙니다만, 그의 일관적인 태도나 글들에는 분명 명확한 메세지가 있거든요. 저희가 수년동안 보드게임 모임을 하면서 암묵적으로 용인되었던,

혹은 "무시"되었던 문제죠. 바로 회비 문제입니다.

저도 보드게임모임을 수년간 나갔고, 또한 교내 보드게임소모임을 운영한적도 있기때문에 이 회비라는게 그분의 말처럼 "사익"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건 알고있습니다만, 아예 0라고 할수 있을진 솔직히 의문입니다. 이걸로 모임이용료를 포함한 본전을 뽑고, 누군가는

사업아이템으로 사용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저도 했던적은 있거든요(물론 이 생각은 저만의 생각도 아니였고, 또한 굉장히 최근에 했던 생각입니다)

저는 여기서 회비의 투명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모든 모임들이 회비 사용내역을 공개해야하고, 공개하지 않는 모임은 죄다 세금 탈세범이고..이따위

얘기를 하려는게 아닙니다. 그런 모임을 운영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고, 그런 모임들의 긍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중 한명은 저니까요.

하지만.. 분명 생각해볼만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왜 시대가 바뀌면 기본 상식이 변하고, 그럼 기존의 사람들은 기존의 사고로 그 변화에 저항하기

마련이죠. 어쩌면 저희가, 저까지 포함해서, 그런 시대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건 아닌가 생각해볼 문제라고 봐요.

일단 보드게임 문화는 수년전에 비해서, 국내에서 훨씬 많이 발전하고있고, 규모도 훨씬 커지는 중입니다.(보드라이프 동접자수가 천여명을 찍었다죠)

그래서 과거에 저희가 단순히 낭만적으로만 생각했던 "지역이 같은 사람들끼리 겨우 모여서, 친분을 쌓고 보드게임하면서, 소액의 감사비를 지급하고"

이런 문제가 아닐수도 있다는거죠. 규모가 커지면 당연히 돈문제가 생길수밖에 없고, 그건 단순히 보드게임 제작자/유통사와 소비자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보드게임 카페라던가, 공간 대여카페같은 새로운 사업 아이템도 창출하게 되었죠. 이제 보드게임 카페가 이름만 바꿔서 보드게임 모임이 되고

그 성질이 과거의 보드게임 모임과는 달라질 수 있는것도 충분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모임이 그렇다는건 당연히 아닙니다. 사실 대부분의 모임은 인원이 많아봐야 10명을 넘지 못하고, 이 경우엔 말그대로 '수익이 날수가 없는'

구조거든요. 오히려 이런 얘기가 진심으로 불편할정도로, 사업과는 거리가 먼 모임들이 훨씬 많다는건

이 글의 앞에서도 언급하고있죠. 다만, 그렇지 않은 모임 역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둬야된다는게 요지입니다. 그리고

그런 소수의 모임이 있다면, 다수의 모임이 그런 성향이 없다 하더라도, "충분히 모임 회비에대한 투명성 문제 제기"는 지금보다 훨씬 보편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는게 제 생각이구요. 적어도 지금보다는 말이죠.

음... 네. 저는 수년후의 미래에,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과거의 낭만/인정에 빠져서 세태를 정확히 읽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고싶진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