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더듬어 쓰는 픽셀 텍틱스 간단 리뷰
출시된 지는 꽤 오래된 게임입니다.
그래서 플레이를 해 본 지는 오래 되었기 때문에 부정확한 내용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정보가 워낙 적은 게임이니 이번 펀딩에 앞서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시라고 글 올려 봅니다.
개인적으로 처음 플레이했을 때 소감은, 아는 사람이 없는 게 아쉬울 정도로 괜찮았다는 겁니다.
양쪽은 25장의 동일한 카드를 가지고 플레이합니다.
25장의 카드들은 모두 다른 카드들이며, 카드에는 다섯 개의 서로 다른 기능이 있습니다.
1) 리더 : 처음에 리더를 한 장 깔고 시작합니다. 25장 중 어느 리더를 깔고 시작하느냐에 따라 전반적인 운용 전략이 결정됩니다. 그 가짓수가 25가지라고 할 수 있겠죠.
2) 전열 기술 3종: 1열(제일 앞열), 2열(중간열), 3열(제일 뒷열) 중 어느 열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해당 유닛(카드)의 능력이 달라집니다. 이 점 때문에 전략성이 강화됩니다. 개인적으로 위치에 따라 동일한 카드의 역량이 달라지는 게임으로 ‘워해머 인베이젼’을 상당히 높게 샀는데, 시스템 상으로 좀 더 발전된 형태라 생각합니다. 모든 카드가 다 서로 다른 능력을 가졌기 때문에 카드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3) 인스턴스 : 카드를 버리면서 발동되는 능력입니다. 전열 배치는 빈 칸에만 할 수 있습니다. 전열이 다 차 있거나 혹은 기타 사정으로 카드를 그냥 버리면서도 능력을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배치된 유닛은 배치 위치를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전략을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카드 장수는 25장에 불과하지만 어지간한 게임들보다 전략적 다양성이 뛰어나고, 운용 역량이 되면 뽑기빨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도 있습니다. 카드와 덱의 고정적인 전략이랄 게 딱히 없는 편입니다만, 다회차 플레이로 들어간다면 또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픽셀텍틱스 시리즈는 각 박스마다 이 25장의 카드가 다 다릅니다. 즉, 3세트를 사면 75장의 카드가 되는 거죠. 양쪽의 합의 하에 이 카드들을 섞어서 쓸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양쪽이 받는 25장은 아마 같게는 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우리에겐 하우스룰이라는 골든 룰이 있...)
제가 펀딩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이유는 하나뿐입니다. 대전 게임을 잘 안 하기 때문이죠. 실력차에 따라 좁히기 어려운 간극도 그렇고, 직타형 게임이 주는 감정적 소모도 불편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꼭 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지의 제왕 : 대결’, 뽑기빨을 극대화하는 대신 직관성과 재미를 추구한 ‘스타렐름’, 직타형 게임이 아닌데도 직타형 게임만큼 호쾌하게 진행되는 ‘키포지’, 배치와 변화라는 측면에서 이 게임의 전신으로 저에게 충격을 준 ‘워해머 인베이젼’을 가지고 있다 보니 굳이 여기서 잘 하지도 않는 대전 게임을 늘일 필요가 있겠나 싶습니다. 사실 워해머 인베이젼 코어셋이나 어디서 하나 더 살까 말까로 늘상 고민하고 있는지라... 그러나 이건 제 개인 사정이니 각설하고요.
대전게임을 좋아하고 운영에 따라 매번 새로운 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픽셀텍틱스는 추천해 드릴 만한 게임입니다. 레벨99게임즈 초기에 나온 게임이었기에 아마 인지도적 측면에서 아쉬웠을 뿐 이후에 나오는 게임들보다 덜 번잡하면서 뛰어난 가성비를 지닌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게임의 룰은 크게 복잡하지 않되 하나하나의 카드를 익히는 과정이 수반되는 데다(그런 게임들이 무릇 그러하듯 자잘하게 트리키한 상황이 곧잘 생기기도 합니다), 플레이어의 실력차의 반영도가 높은 편인 게임이기 때문에 가볍게 즐기는 게임을 예상하고 사시려 한다면 한 번은 재고가 필요한 게임이 아닐까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