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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ego Drachenzahn - 아빠의 탄성을 너는 이해하느냐

4,142 조회

2019.05.20 07:28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제가 인터넷 연결되면 이 게임 후기 남기겠다고 약속(?)을 드렸던게 늘 숙제처럼 남아있어서. 오늘 드디어 올려봅니다.

제목 : Diego Drachenzahn - 'Diego'는 이름이구요. Drachen은 용(Dragon)입니다. Zahn은 이빨이라는 뜻인데요. 게임에서 이빨의 느낌이 나타나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보라에 게임 등록이 안되어있어서 등록신청했는데, '디에고 드래곤 다트'라고 해버렸습니다;;;

출시연도 : 2009년 그리고 다음해인 2010년에 KDJ상을 받았습니다.

연령 : 5세 이상

플레이타임 : 15분

네 애들하고 사려고 산 게임입니다. :)

상자 크기는 파워그리드와 같습니다.

구성품은, 4인(노랑, 초록, 빨강, 파랑)용 용 모양 피규어가 있구요, 각 색당 6장의 카드가 있습니다. 플레이 할때 개인이 손에 들고 하게됩니다.

그리고 정사각형의 타일이 있는데, 6가지 모양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뒷면에는 용그림.

보드게임 뚜껑을 열면, 보드게임 자체가 플레이 보드가 됩니다. 이 보드상자 안에서 게임이 이루어집니다. 상자 옆에 점선 표시는 점수칸입니다.

상자의 보드는 경사가 있습니다. 구슬이 3개가 들어있고, 윗쪽에는 작은 구멍이 있어 구슬을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아랫쪽에는 6가지 그림이 그려져있습니다. 칼,금화,잔,왕관,다이아몬드,투구. 구슬을 굴려서 여기에 넣는거죠.

개인 용 피규어는 보드게임 상자에 이렇게 끼워놓습니다. 점수마커로 사용됩니다.

게임의 룰은 간단합니다.

플레이어는 뒤집어져있는 타일중에서 한장을 뽑습니다. 그리고 자신만 봅니다.

그리고 자신의 용은 타일에 그려져있는 그림을 타겟으로 불을 내 뿜습니다. 구슬을 굴리는거죠. (설마 제목이 그렇다고 이빨을 날린다는 설정은 아닐겁니다;;;)

굴리는 구슬은 뽑은 타일과 같은 그림이 있는, 혹은 다른 곳에 들어가게됩니다.

3개를 모두 굴리고 나면, 다른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6장의 카드중에서 저 용이 가지고 있는 타일이 무엇인지 추측하여 같다고 생각되는 그림의 카드를 뒤집어 내려 놓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카드와 타일을 펼칩니다. 탄성과 환호성, 허탈한 웃음이 나오는 순간이죠.

카드를 내어 용의 타일을 맞춘 플레이어들은 1점을 얻습니다. 용 피규어를 한칸 전진시키는거죠.

그리고 타일을 뽑은 용 플레이어는 자신이 뽑은 타일에 해당하는 칸에 들어간 구슬의 갯수만큼 피규어를 전진합니다. 최대 3칸까지 갈 수 있는거죠.

그래서 누군가가 마지막까지 도달하면 게임은 종료합니다.

게임 룰 설명은 그렇구요.

사실 자신이 뽑은 타일에 구슬 3개 집어넣으면 자신은 3점 다른 사람들은 맞춰도 1점이기 때문에 그게 가장 이기는 비결이긴 합니다.

그렇지만, 이게 생각만큼 정확하게 자기가 원하는 곳에 잘 들어가지 않습니다.

구슬을 굴리는 위치가 정해져있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살짝 옆으로 밀어야 하는 상황들이 생기는데, 의외로 다른곳으로 잘 들어갑니다.

그리고 튀겨서 엉뚱한 곳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게 재미 포인트가 됩니다.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들과 게임하면서 이기려고 하는 부모님은 없겠죠.

저도 많이 경험한것이지만, 어린 아이들은 지는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물론 차츰 알려줘야하겠지만, 아이들은 이겨야 재미를 느끼거든요.

저희 둘째 아이는 만6살인데, 아직도 지면 그렇게 화를 냅니다.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죠.

그래서 조금씩 아이들에게는 져주어야 합니다. (물론 만10살인 첫째 아들은 이제 져주지 않아도 됩니다만...)
그런데 구슬 조정으로는 져주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구슬이 제 맘대로 잘 안되는것도 있지만, 너무 엉망으로 굴려버리면 아이도 맞추는 재미를 느낄 수 없거든요.

오히려 아빠는 점수를 먹고 아이는 못맞춰서 0점이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구슬을 굴릴때 실수하면, 답이 아니라고 낸 카드가 답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점수를 못먹는데 아빠는 1점 먹는경우도 생기는거죠.

네. 이 게임은 져 주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탄성입니다. 아이들에게 살짝 힌트를 흘려주는 방법입니다.

내가 뽑은 타일의 모양으로 구슬이 들어갈때 살짝 '아싸!'를 외치거나.

다른 곳에 들어갈때 '아아..'하는 신음을 살짝 내줍니다.

그때 아이들의 반응이 참 사랑스럽니다. 뭔가 느끼고 살짝 아빠를 쳐다보면서 내색하지 않는. 아빠는 다 알고 있는데 말이죠. :)

물론 아이들도 가끔 같은 반응을 하기도 합니다만, 어느 순간부터는 절대 내색을 안하더라구요;;;

하나,둘,셋! 해서 카드와 타일을 펼쳤을때.

"와! 너 어떻게 맞췄어?"

"아까 아빠가 여기 들어갔을때 '아싸'하는거 봤지"

"진짜? 아빠가 그랬어? 와 몰랐다!"

뭐 이렇게 흘러가는거죠.

이렇게 해서 우리 둘째 녀석의 사기는 높아져만 갑니다. 자기가 굉장히 게임을 잘하는줄 알게되죠. 자신감이 붙고 엄청 교만해집니다. ㅋㅋ

하지만, 어느날 아빠 없이 형이랑 형 친구들이랑 게임을 하고 처참하게 무너져서 엉엉 울며 화를 내는 상황을 맞이하게됩니다.

그러고 나면, 아빠가 봐줘서 그런게 아니라, 형이 제일 잘하고 그 다음이 자기이고 아빠는 젤 못하는줄 아는거죠. 헐;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이제 그런 귀여움은 조금씩 사라져가는것 같습니다. 세상을 알아가는거죠.

이 게임은 2008년생인 첫째 아이와 같이 하기 위해 2012년정도에 샀던 게임인데요. 2012년에 태어난 둘째와 최근까지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첫째, 둘째 아들과 셋이서 같이하면, 첫째가 아빠한테 그럽니다. "아빠 봐주지 말고 해." 첫째는 아빠가 봐줘서 둘째에게 지는게 싫은거죠.

결국 둘째가 이기면 첫째가 설명해줍니다. "아빠가 너 봐준거야.".

둘째는 물어보죠. "아빠! 진짜야?" 당황하는 아빠;;;

뭐 어떻게된들 어떻습니까. 게임을 뭐 이기려고 하나요. :)

몇년 전에는 아이들이 빨리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빨리 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디에고 드라헨첸" 후기였습니다.

추가로 게임 사진 몇 장 더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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