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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보드/더마운틴] 등산 보드게임 제작기 2편 - 구상은 끝났다, 디테일 기획 단계

758 조회

2023.03.16 19:13

안녕하세요!
제작기 2편으로 찾아온 보드게임 제작팀 온더보드입니다 ㅎㅎ

지난 1편에서 말씀드렸듯 저희는 게임 기획자가 아닌 일반 사람 7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에베레스트를 기반으로 한 등산 테마 보드게임을 만들고 있죠.
저희가 자랑하는 캐치 프레이즈를 다시 한번 외쳐볼까요?
"누구보다 먼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서 야호!를 외쳐봐!"

사실 1년 넘게 준비하고 있다보니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데요. (다시 0.5편으로 돌아가더라도 이해해주세요. 들려드릴 이야기가 많다구요!)

먼저 스압 주의.. 우리 팀원들의 본업이 궁금하신 분들은 1편부터 보고 돌아오시는 걸 추천합니다!

오늘은 저희 팀원들의 1급 기밀이자 게임의 기초인 게임의 테마부터,
‘에베레스트’라는 테마를 기반으로 게임을 단단히 만들어나가고 있는 기획 단계의 일부~~(사실 전부)~~를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어쩌면 모두들 더마운틴에 단단히 빠질지도)

1. 테마 디테일화

휴, 시작해볼게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는 등산을 안 좋아할 수도 있지만 ~~(저예요)~~

에베레스트는 아실테고, 더 넓게 히말라야는 더 많이 들어보셨을 테죠.

등산도 유행을 타는지 유난히 히말라야 트래킹족이 많은 시기도 따로 있다고 해요.~~(따라 하지 마세요)~~
그렇다고 저희 팀원 중에 누군가 다녀와본 적이 있냐? 등산이 취미인 사람들끼리 모인 집단은 아닌지라 그건 아닌데요, 그래서 저희는 디테일에 목숨 거는 사람들이 되었어요.

먼저, 에베레스트가 뭔지 알아야 했어요.

북한산, 지리산이 아니라 에베레스트를 선택한 우리만의 이유이자 컨셉이 분명해야 했기 때문인데요.

너무 당연하지만 이 과정이 너무 길고 어렵기도 했습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지역에 대해 서로 설명해주고, 어떤 디테일을 살려야 할지 논의하는 과정이 험난했어요.

예를 들면,

나는 호주에 가본 적이 없는데 코알라가 호주에 몇 마리 서식하는지, 수명은 얼마나 되는지, 색깔은 얼마나 다양한지, 어느 지역에 밀집되어 있는지, 먹이로는 무얼 먹는지를

팀원 모두에게 공유하고 회의에서 발표해야 한다면요.

에베레스트 게임을 만드는 게 아니라, 다같이 트래킹을 하러 가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는 기간, 등반 비용이 가장 비싼 시기, 에베레스트 트래킹 퍼밋 발급 비용, 에베레스트와 관련된 전설까지 진짜 모든 걸 조사했습니다.

고도별로 옷차림, 기후, 음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수목한계선은 어디인지, 베이스캠프는 몇 미터마다 있는지 등등을 나누어 조사하다 보니 윤곽이 잡히기 시작한 거죠.

이렇게 디테일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 포인트를 살릴지 (이 포인트가 승부를 결정하게 되기도 하고요),

어느 포인트를 죽일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포인트로 바꿔보았지요) 정하는 과정도 훨씬 수월하더라고요.

나중에 게임이 만들어지면 컴포넌트 하나 하나 꼭! 한 글자도 빠짐없이 읽어주세요.

수 주, 아니 수 개월에 걸쳐 엄선된 디테일에 집중하면 또 다른 매력이 있답니다.

(조만간 다루게 될 게임 컨셉과 관련된 내용을 아주 살짝 미리 공개합니다.)

2. 게임 시장조사

하지만, 우리 게임을 만드는 데에만 집중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기획팀이 아이데이션을 계속 하는 동안, 마케팅팀도 질 수 없다 일을 했던거예요.

시장 내에 있는 거의 모든 게임의 테마를 찾아보고, 룰북을 읽어보고, 심지어는 플레이 영상도 찾아봤어요.

특히 저희는 펀딩을 기반으로 한 게임 제작을 목표하고 있기 때문에 (텀블벅 펀딩 담당자님 보고계신가요),

몇 명이서 할 수 있는 게임이, 몇 분 동안 진행되는 게임이, 몇 월에 펀딩을 시작한 게임이 잘 팔리는지 꼭! 알아야만 했거든요.

휴 이것도 다 보여드리면 기밀 유출이니 조금만 보여드릴게요.

이렇게 디테일에 집중하는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기획, 마케팅, 디자인이 동시에 진전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공부, 일, 게임, 모든 게 그렇듯, 시작 단계에서는 투자한 시간 만큼 눈에 띄는 결과물은 없잖아요.

수 개월이 지나고 나니 한 번에 이마를 탁! 치는 순간을 마주한 것 같습니다. ~~(나만 그런 거 아니지 팀원들아)~~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냐 물으신다면..

저희도 규칙을 정해둬야 과제를 하는 인간들이기 때문에 벌금제를 운영했어요 하하

사실 과제 기한에 대한 페널티(벌금이든, 제명이든)를 부여할지 말지도 정기회의에서 많은 논의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었는데요.

페널티가 있어야 진행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과한 페널티는 '업무'이자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어서였습니다.

결국은 다른 팀원들의 업무 진행에 방해를 줄 정도로 늦거나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에만 벌금을 부과하기로 하고, 아래와 같은 페널티 적용 방안이 만들어진 거예요.

그리고 결과적으로 잘 운영되어서 지금까지 1년 넘는 시간동안 벌금을 걷은 횟수가 10번도 되지 않네요. 우리 팀 사랑해

(앗 오탈자가 있네요. P-E-N-A-L-T-Y)

이렇게 우리 게임만 보다 보니.. 다들 자아도취에 빠진 것이었다.
뭐가 잘된 거고 잘못된 건지 구분이 어려워져서 객관적으로 프로젝트를 바라보기 어려워지는 것 같아

정기적으로 시장 조사, 테스트 플레이, 보드게임 스터디를 함께 진행해오면서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답니다.

말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2편은 여기에서 마무리하려 합니다.~~(갑자기?)~~

사실 다음으로는 디자인과 컴포넌트 컨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요.
오늘 그거까지 다 쓰자니 본업을 마무리하지 못할 것 같아 ~~(돈 벌어야 게임 만들죠)~~ 마무리하려 합니다.

에베레스트, 히말라야, 더마운틴,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전해드리지 못한 이야기가 많은데요.

1년이 넘는 시간을 제작기에 담으려니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하게 되네요.

이어지는 다음 편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요. (좋아요 부탁)
혹시라도 저희 온더보드 팀의 제작 과정에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알려주세요. (댓글 부탁)

*아직 1편을 안 보신 분들이 있다면 여기(←)를 클릭해서 읽어봐주세요.

그럼, 안-녕!

- 온더보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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