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쮸쮸쀼쀼님에게

완경이 "페미니즘적"인 용어라는 것에는 동의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아, 부연하겠습니다. "남성혐오적 극단주의 사상"이라는 변질된 의미에서의 페미니즘이 아닌, 실제 여성주의로서의 페미니즘을 뜻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완경이라는 단어 사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당혹감을 느끼시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냥 여성을 위하는 단어일 뿐인데. 대체 왜? 사람들 모두는 "여성주의" 자체를 싫어하는 적극적인 여성혐오자들인가? "여성주의" 자체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한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이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도 문제는 적겠지요. 치명적인 문제는, 현 대한민국에서 "여성주의"에 대한 가장 큰 목소리는 위에서 말한 "남성혐오적, 극단주의적 사상" 과 비극적인 정도로 얽혀있다는 점입니다. 당장 2010년대의 주요 여성주의적 사건이라 한다면 강남역 살인사건, 불법촬영 편파시위 규탄시위 등인데, 이러한 사건들은 극단적인 남성혐오론자들과 부정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한국이 지나치게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이어서 저들과 손을 잡을 수 밖에는 없었다? 그럴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여성주의의 목소리에 남성혐오의 목소리가 섞여들가고 만 것은, 남성혐오에 파묻히지 않은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은 분명합니다. 당장 작성자 본인께서도 "페미"라는 용어를 남성혐오와 구분해 쓰시지 않았을 정도로, 그리고 제가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아닌 "여성주의" 라는 단어를 구분을 위해 써야만 했을 정도로 현 대한민국에서는 페미니즘을 주장하는 지배적인 목소리와 남성혐오를 주장하는 목소리 사이의 간극이 너무나도 얇고, 그 결과 사회 전반에 "페미니즘" 전체에 대한 염증이 퍼지고 말았습니다. "완경" 이라는 단어 자체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 "여성주의적" 단어일 뿐입니다. 허나 대한민국의 여성주의에, 그리고 대한민국의 사회에 너무나 심각한 결함이 있었기에 완경이라는 단어 하나에 수많은 남성들이 강력한 불만을 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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