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토) 공통분모 199회차 정모 후기 (애프터 에센!)
안녕하세요, 공통분모 모임을 맡고 있는 원짱입니다.
매주 꾸준히 모이다보니 어느새 정모만 199번이나 했더라고요.
벌써 4년이 넘었다니, 시간이 참 빠른 듯 합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이날 정모에는 에센에서 공수해온 게임들 위주로 플레이를 했습니다.
티츄를 제외하고는 다 에센 신작들이었는데도 아직 가져온 것들의 절반도 못해봤네요.
자, 그럼 본격 후기 시작합니다.
1. 아줄(Azul)
정모 시간이 다 되어 멤버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전부 모이려면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해서 간단하게 아줄을 꺼내서 플레이 했습니다.
<타일만 봐도 절반의 재미는 먹고 들어갑니다!>
아줄은 왕궁 벽에 타일을 붙이는 테마를 가진 추상전략 게임입니다.
가운데 타일이 놓여 있는 곳이 타일 공장인데, 플레이어들은 공장 하나를 선택해서 한 종류의 타일을 모두 가져갈 수 있습니다.
선택되지 않은 타일들은 한 가운데 따로 모이게 되는데, 그 때부터는 공장 뿐만 아니라 가운데 타일도 같은 종류로 모두 가져갈 수 있게 됩니다.
가져온 타일은 모두 1~5칸으로 구성된 개인판에 채워넣고 다 채워지면 벽에 붙여서 득점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처음에는 마냥 파티게임인 줄로만 알았는데 하다보니, 작정하면 계산할 요소가 많은 게임이더라고요.
적당한 난이도에 이쁨 점수, 그리고 재미도 있어서 만족스러운 게임이었습니다.
2. 티츄(Tichu) & 알티플라노(Altiplano)
아줄을 하고 있는 동안 사람이 제법 모여서 두 테이블로 나눴습니다.
중간에 일 때문에 가셔야 하는 분이 계셔서 그 분을 포함해서 넷이서 티츄를 하고, 남은 세 분은 알티플라노를 했습니다.
티츄는 별로 궁금해 하실 분은 없을테니, 알티플라노 사진만 붙입니다.
<낯선 게임에서 오를레앙의 향기를 느끼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알티플라노는 오를레앙의 시스템을 계승한 게임입니다.
에센에서도 그랬지만, 저기 선 플레이어를 표시하는 거대한 알파카 마커가 유독 눈길을 끕니다(매력도 있고...).
오를레앙과 차별점은 특정 행동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정해져 있어서 디스크만 있다고 무턱대고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카트를 이용하여 자신의 미플을 여러 장소로 움직여가면서 방문한 그곳에서 원하는 행동을 해야 합니다.
시작 직업(자원 및 추가 행동 가능)에 따라 게임의 전체적인 방향성이 결정되는데요.
아무래도 그 방향으로 쭉 달려야 효율적인 고득점을 할 수 있는 방식이어서 오를레앙보다 조금 아쉽다는 디디님의 평가도 있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오를레앙의 건물 밸런스가 아주 별로였기 때문에, 알티플라노에 점수를 좀 더 주는 편입니다.
3. 헤븐 앤 에일(Heaven & Ale)
티츄 멤버 중에 한 분은 가시고, 다른 분이 추가로 합류하셔서 네명이서 헤븐 앤 에일을 플레이 했습니다.
아줄과 같이 키슬링 작가의 게임이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에센에서 해본 것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 게임입니다.
<테이블이 약간 비좁아서 뭔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정신이 없군요>
플레이어들은 가장 질 좋은 맥주를 만들어내기 위해 브루마스터와 5개의 자원(보리, 홉, 물, 나무, 이스트)을 최상의 품질로 끌어올려야만 합니다.
부르마블 마냥 가운데 있는 보드판이 각자 자신의 일꾼을 움직이고 멈춘 칸에서 행동을 할 수 있는 곳인데요.
에센에서 룰 설명을 듣고 있는데 한 턴에 몇 칸이나 갈 수 있는지 이야기를 안해주길래 짧은 영어로 물어봤더니만
"그냥 니 맘대로 해!"라고 말해줘서 충격을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욕심(?)에 따라 때론 짧은 거리를 움직이고, 때론 먼 거리도 움직여 가며 자신의 농장을 가꿔나가게 됩니다.
설명만 들었을 땐 플레이어간 행동 수가 제법 차이날 것 같았는데, 의외로 +- 한 턴 정도만 차이가 났습니다.
역시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인가봅니다.
헤븐 앤 에일은 게임이 끝나면 가장 품질이 높은 자원을 깍아서 가장 품질이 낮은 자원을 매꾸는 방식으로 점수 계산이 됩니다.
그래서 한 길로만 쭉 달리면 망(!)하는 게임이어서, 골고루 다 신경써야 해서 멤버에 따라 장고게임으로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게임 자체는 레이싱 하듯이 쭉쭉 달리는 맛이 있어서 4인이면 6라운드를 하는데 지루함 없이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4. 테라포밍 마스 + 비너스 확장 & 칼리말라(Calimala)
한 쪽에서 헤븐 앤 에일을 하는 동안, 다른 쪽에선 비너스 확장을 끼고 테포마를 하고 있었습니다.
딱 봐도 이건 오래할 각이어서, 테포마 멤버들은 그냥 쿨하게 냅두고 남은 사람들끼리 칼리말라를 해봤습니다.
넘나 쿨하게 넘겼는지 사진 찍는 것도 쿨하게 생략해버렸습니다. ㅠㅠ
최후까지 잔류한 멤버의 후문으로는 금성에 신경 쓴다고 게임이 조금 늘어지는 감도 있지만 재미 있었다는 평이었습니다.
<올드패션(?)한 보드판입니다>
칼리말라는 이탈리아의 거상이 되어서 유럽의 대도시에 옷감을 판매하는 테마를 가진 게임으로, 이날은 5인을 꽉꽉 채워서 플레이했습니다.
<매 게임마다 무작위로 셋팅되는 행동칸>
인원수에 따라 다르지만, 플레이어들은 10개 정도의 디스크(행동 마커)를 가지고 시작합니다.
위 사진처럼 디스크 양쪽으로 표시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는데요.
다른 디스크가 상단에 올라오면, 아래 쪽의 디스크도 함께 해당 행동을 하는 낯선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은 시작할 때 먼저 공개되고, 게임 중에 지속적으로 점수 계산이 이루어지는 점수타일 15개,
그리고 시작할 때 비공개로 각자 하나씩 선택하는 점수카드 5장을 통해 승패가 가려집니다.
타일은 최대 3점이고, 카드는 최대 5점이라서 만점을 받으면 70점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행동을 수행하는 시스템도 그렇지만, 동점인 경우에 처리하는 방식이 엄청 다단계인 것도 특이한 점입니다.
다른 분들도 지적한 사항이지만,
경우에 따라 모두 같은 라운드 수를 가지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겨서 후순위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점이나
너무 올드패션한 일러스트, 가독성이 매우 떨어지는 룰북, 추가 행동 카드 사용에 대한 부분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에센에서 작가 직강을 들을 수도 있었는데, 직접 룰 설명 해줄 것처럼 앉아 있다가 약속 있다고 가버려서 좀 실망하기도 했었습니다.
(룰북을 한 번 보려고 했는데, 본인이 룰 설명해준다는 듯이 뺏어서 박스에 넣어버렸었다는...)
아쉬운 점만 잔뜩 적긴 했지만 시스템도 신선한 편이고, 에러플도 살짝 있어서 제대로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은 게임이었습니다.
5. 갠지스의 라자 (Laja of Ganzes)
빌리지의 작가인 브랜드 부부가 만든 신작 갠지스의 라자입니다.
게임 시스템은 일꾼놓기 + 주사위게임이 버무려져 있습니다.
<갠지스강에 어서오세요~>
플레이어들은 부와 명성을 동시에 거머쥐어야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습니다.
보드판의 오른쪽 하단에서 부는 반시계 방향으로 증가하고, 명성은 시계 방향으로 증가하게 되는데요.
부와 명성을 쌓다보면 보드판 상단에서 두 트랙 마커가 교차하는 순간이 생기는데, 그 때 게임의 승자가 가려집니다.
게임은 게임의 시스템을 빠르게 파악하신 디디님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전 언제나 게임&룰셔틀만 하고 게임은 꼴지를 담당하는 느낌이군요... 이것은 데스티니?? -_ㅜ
일꾼놓기의 전략적인 면과 주사위 굴리기의 운&재미 요소가 적절히 버무려져 있어서 에센에서도 마음에 들었던 게임입니다.
독일의 한 노부부와 함께 플레이를 했었는데, 두 분의 친절함과 인자한 미소가 곁들여져 더욱 마음에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게임의 룰도 그렇게 어렵진 않아서 하하호호 하면서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게임은 더 많았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 더는 진행하지 못하고 갠지스의 라자를 끝으로 이날 정모를 마무리 했습니다.
모두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음을 기약하며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에센에서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모두 겪었는데, 최악의 상황은 피했고 나쁜 기억보다는 재밌고 좋은 기억들이 더 많았던 것 같네요.
신작에 굶주렸던 멤버들에게도 양식(?)을 줄 수 있어서 만족스럽습니다 ㅎㅎ
이번 주엔 또 다른 신작들을 해보기 위해 열심히 룰을 숙지해봐야겠습니다.
여유가 되면 또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다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상 원짱이었습니다~ (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