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8.6)[소설후기]원주보드게임모임-라온제나-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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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7 11:00

안녕하세요 혜성러버입니다.

어제 예도를 했는데 같이 한 분중에 후기 장인이 있어서 그 분이 밴드에 올리신 후기를 올립니다.

예도는 여러가지가 비빔밥처럼 들어간 게임으로 인터액션과 갖은 재해가 어우러진 업그레이드 진년같은 게임입니다.

게임자체는 충분히 쉽고 매우 재밌습니다.

어제 자그만치 3턴을 쏟아부은 10점짜리 미션이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한을 품고 작성한 후기를 읽으시면 재미있게 감상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후기 #예도

류우지는 쇼군의 심복인 사무라이 야마도라의 충실한 하인입니다.

시장바닥에서 젓가락을 깎아 팔던 류우지를 알아보고 "손재주가 있으니 굶어죽지는 않게 해주겠다"며

자신을 따라오라는 야마도라 님을 따른지도 어느덧 20년이 되었습니다.그동안 능력을 인정받아 그저 밥이나 굶지 않으면 다행이었던

지난날이 무색할만큼 성장한 류우지는 이제 야마도라 가문의 시종장으로 수십의 하인을 거느리는 몸이 되었습니다.오늘도 류우지는 어김없이 하인들을 모아 아침 업무지시를 명목으로 "내가 너희들 때는~"로 시작하는 자기자랑을 늘어놓으려는 참에어쩐 일인지 야마도라님이 잘 오시지 않는 뒷마당에 오셨습니다.

"긴히 할 말이 있으니 따라오라"

야마도라 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인즉

쇼군께서 이번에 오사카 성을 공략하시려 하는데 주인이신 야마도라님이 그 선봉을 맡아 출정식을 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출정식에는 쇼군이 직접 오셔서 물자점검을 비롯한 전투준비를 확인하실 예정이시니

그 준비가 태만할 경우 목이 달아날 각오를 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출정식은 삼일 후이며그동안 무기준비, 장소준비에 무당을 데려와 굿을 하고가문의 검도장과 무도장의 무사들을 모두 모아

성에서 항구를 지나 성 외곽의 무기점까지 이어지는 행렬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류우지는 눈앞이 캄캄해졌지만,

이번 일이 잘 될경우 야마무라 님의 출세가도는 눈에 불 보듯 뻔한 것이며, 잘만 된다면 자신도 이제 어엿하게 남부럽지 않은

한 가문을 이룰만한 포상이 주어질 것이라는 야마무라 님의 설명에 솔깃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 날 이후 한잠도 자지 않으며 출정식을 준비한 류우지. 모든 것이 순조로웠지만 가장 문제인 것은 무기였습니다.

폭탄과 독침과 칼, 활이 필요했는데 대장간 주인은 좀처럼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보통은 다섯 냥이면 구하는 칼 하나를 사려면

다섯 냥에 어제 기껏 구해간 활을 얹어서 내놓아야 한다는 말에 억장이 무너지는듯 했지만

그래도 어제 다른 무기점에 들렀던 다른 하인 녀석을 통해 내일 활이 들어온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눈물을 머금고 칼 한 자루를 다섯냥에 활까지 얹어서 판 다음 다음날 또 새 활을 비싼 값에 사야했습니다.

사원의 무당들도 죄다 다른 지방의 전쟁터에 동원된 것을 겨우 사정사정하여 출정식 당일 굿이 가능한 무당을 데려다 놓은 류우지는 어쩐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습니다.

집에 홀로 계신 어머님은 자꾸만 태풍이 올 때가 된 것 같다는 혼자말을 중얼거리십니다.

아 당일만은 당일만은.. 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샌 류우지.하지만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칼과 활, 독침, 폭탄에 무당, 그리고 도장과 검도관의 인원들까지 전날 밤 준비된 것을 확인한 후에 동이 터올무렵 겨우 무기창고에서 앉아 졸던 류우지는

먼 발치서 들려오는 소란에 번쩍 잠에서 깨어납니다."아이고 이를 어쩌나ㅠ"

그 안타까운듯 하면서도 은근히 즐거워 보이는 목소리는 무기점 주인이었습니다."

"류우지군, 태풍 때문에 항구는 얼씬도 못하겠구만 그래"

그제서야 여기저기서 "아아.."하는 장탄식이 들려왔습니다.아마 이웃집 야마모토 가의 하인들과 타케다 가의 하인들인것 같았습니다.

다들 항구에 중요한 짐이 있어 가봐야 하는데 이미 태풍에 휩쓸렸을 것이 틀림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류우지는 걱정이 없었습니다."소란 떨 것 없다. 태풍은 이미 예측한 것이니 다들 맡은 일이나 잘 준비하거라"

이런 일을 대비한 두번째 계획인 예비조 하인들을 미리 옆집의 아몬 가에 사정하여 하루 품삯을 대신 지불하고 준비해 두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태풍이 거세게 지나갔다 하더라도 이들을 보낸다면 무리없이 길 정도는 정리하여 출정식을 치를 수 있을 터였기 때문이죠.

하인들을 안심시킨 류우지는 코우지를 부릅니다."니시무라에게 연락을 넣어 항구길을 정리하라 이르거라"

코우지가 돌아오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아이고 나으리.. 니시무라가 집에 없습니다.살림살이는 물론이고 쌀 한 톨 안남겨 놓은 것이 미리 이사를 간 것 같습니다요"

(후략)------하아.. 사무라이 야마도라의 출정식도, 쇼군의 명예도, 독립하여 가문을 이루겠다는

류우지의 꿈도 한낱 한여름 밤의 꿈에 불과한 것이었을까요?꿈이었다면 잠에서 깬 아침에 무기점 주인의 미소가 아른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