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7일 모임 사진 없는 건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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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8 03:54

불금 지인들과 함께 회사 휴게실에서 금요모임을 가졌습니다. 중앙 냉방 시스템이라서 퇴근 시간후에는 에어컨이 꺼지지만 일과중에 채워놨던 냉기와 선풍기로 되살리니 그럭저럭 할 만했네요. 사진 없는 건조 후기 갑니다.

"해저탐험"

워밍업으로 해저탐험을 시작했습니다. 규칙을 아는 제가 설명했고 모두 나름 재밌어 했습니다. 다만 해저탐험은 처음 배웠을때의 흥미로움이 잦아들고 나면 조금 김이 빨리 새는 감이 없지 않아 있는 게임이죠. 저는 이제 좀 지겨워졌달까요. 하지만 접대한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시작했습니다.

"메디치"

크니지아 선생님의 게임들은 정말 대단하네요. 설명을 들을때까지만해도 그냥 옛날 게임이네 싶은데 막상 플레이를 하면 정말 몰입감이 장난 아닙니다. 특히 경매게임 특유의 흥미진진함도 있고요. 같이 한 지인은 옛날 버전에 비해서 그림도 멋져져서 더 좋다고 하는데 이 정도 재미라면 어떤 그림이든 상관있을까요. 최근 내놓는 게임들이 예전 게임만큼 화제가 되지는 않아서 약간 아쉽지만요. 저에게는 블라다나 삐딸보다도 여전히 최고의 디자이너십니다. ^^

"왕좌의게임 왕의 핸드"

오늘의 실망 첫번째. 영문판이라면 그냥 음 괜찮구나 싶겠는데, 한글판으로 나왔을 정도라면 무언가 특별한게 있어서라고 예상했는데.... 끝나고 나서 허무함에 서로가 어색해지기까지 하더군요. 뭘해야할지를 모르겠어요. 그냥 이동하면서 가문 수집을 하는거라면 단순한 추상전략 느낌이라도 있겠는데 한글판의 장점이라고 할수있는 캐릭터 사용이 오히려 더 고민을 하게 만들더군요. 그런데 고민해서 캐릭터 사용을 했다고 그 효과가 대단한것도 아니고요. 왕좌의 게임 팬이라면 좋아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려면 차라리 티비 캐릭터들을 쓰는게 낫지않았을지... 다른 왕좌의 게임의 게임들과 다르게 이런 만화 분위기가 들어가니 정식 게임이라기보다는 무슨 팬메이드 게임같았다는..

아드레날린에 이어 피아 한글판에 대한 실망 ㅠㅠ 많은 분들이 이야기대로 더 큰 그림을 위한 딜이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카탈라 게임들중 제일 별로였습니다.

하지만...

"리스보아"

오늘의 하이라이트. 사실 실망이라고 하기보다는 그냥 마무리를 못지었습니다. 오늘의 설명을 위해서 설명연습까지 하고왔다는 지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눈거풀이 무거워졌다는. 하지만 곧 게임이 시작되고 몰입모드로 들어갔습니다. 뭐하나 만만한게 없어서 역시 잘 짜여진 게임이구나라고 감탄하면서 따라가긴하는데...

문제는 모든 플레이어가 제대로 하고 있는거긴 한건지 긴가민가한다는...왕겜핸드는 행동이나 선택이 시덥잖아서 뭘해야할지 시큰둥 하다면 리스보아는 진짜로 뭘해야할지를 모르겠더군요.

사실 외부요인도 안좋았습니다. 에어콘으로 식혀놓은 휴계실 약빨이 떨어지고 있었고 시간은 늦어지고... 빨리 뭔가 내가 한 행동에 대한 보상이 생겨서 추진력이 생기면 좋겠는데 플레이 하는 네명모두가 각자 고시공부하듯이 참조표만 열심히 보고 있으니. ㅠㅠ

결국 설명해준 지인이 접자!라고 용단을 내려서 거기서 마무리. 다들 미안해하고 건물밖으로 나오자마자 한명이 아이스모카를 사와서 고생했다고 건네면서 눈치보고... 다들 다음 모임에는 첫겜으로 하자고 용기를 복돋웠으나 정작 설명을 해준 당사자가 내키지 않는다네요. 흑... 저는 모임이 여기뿐인데.

같은 디자이너라고 비뉴스나 갤러리스트를 기대했었는데 진짜 그 예상을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는 게임이었습니다. 삐딸 게임은 몇번 해봐야 제대로 할거같은데 정작 두번 이상해보는 게임은 없네요. 문제는 여러번 못해보는게 그다지 아쉽지가 않다는...

날씨가 더워서 실망감도 더해졌다고 나름대로 생각하며 돌아왔는데...씻고 누우니 또 뭐든 좋으니 게임이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쿄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