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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보드게임 후기

4,291 조회

2017.01.31 17:12

설날 보드게임 후기 입니다.

사진은 찍지 못한 관계로 이미지는 보드게임긱 or 구글링 입니다.^^;;

1> 아그리콜라 2017 신판

성공! 성공! 대성공!

이번 연휴 가장 반응이 가장 핫 했던 아그리콜라 2017년 신판입니다.

명절 때 마다 꾸준히 보드게임을 전파했고 석기시대나 워터딥 등을 통해 일꾼놓기의 기초는 설파했으나

과연 아그리콜라를 돌릴 수 있을까 걱정이었지만.. 기우였습니다.

형님 처제 동서 아내 조카 까지 멤버도 바꿔 가면서 가족룰로 2판 일반룰로 1판 .. 무려 3판이나 돌렸습니다.

"애게.. 겨우 3판?" 하실 분도 있겠지만.. 라이트한 가족 모임에서 아콜을 3판이나 돌리다니.. 상상도 못 할 일 입니다.

거기다 처음 한판 외에는 모두 아콜 더 해 보고 싶다는 리퀘스트로 돌린거라 아주 뿌듯 했습니다.

시간만 더 있었으면 두어판은 더 돌렸을 듯 하네요.

저는 가족판으로 첫판 할때는 25점이라는 준수한 점수가 나와서 뿌듯했는데 일반판으로 넘어가니 점수가 더 떨어졌습니다.

보조설비다 직업이다 욕심이 나서 손을 댔더니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어중간 해 지더군요.

거기다 밭을 몇개 만들었는대 밥 먹이기 바빠서 ㅜ_ㅜ

종자 사고 바로 빵 굽고 종자 사고 다시 빵굽고...

곡식 수확때 2개를 수확 할 수 있다는 좋은 직업카드(?)를 내려 놨음에도 게임 끝날때까지 처녀밭으로 마쳤습니다.

중세 사람들이 배고픔에 종자까지 다 먹어 버리고 밭에 씨앗을 못 뿌려 또 굶는.. 그 고달픔이 이런 거구나.. 하고 체험이 되더군요.

반면에 형님은 첫판에 19점이라는 점수를 찍더니 24점 그리고 마지막은 29점 ~

농장도 빈칸도 4개 뿐이고 밭에도 곡식이 넘치고 우리도 동물도 꽤 있고.. 금방 적응해 가더군요.

비루한 제 농장을 보니..

"부러워라.. 저 밭이 내꺼였으면 좋을텐대.. !" 라는 생각이 절도 들더군요.

가족간의 경제적 문제로 칼부림(?) 기사가 나던대.. 원인이 뭔지 절로 이해가 같습니다 ㅎ

중세는 참 힘들고 무서운 세상이었네요.

2> 데드 오브 윈터

설날 막내동서의 주장(?)으로 레지스탕스:파멸의날 이라는 좀비 영화를 봤습니다.

이때다 싶어 귀가후 밤 12시에 데드오브윈터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화려하게 대 실패 ㅜ_ㅜ

나중에 생각해 보니 이게임은 협력게임이지만 각자 다른 그룹을 견재하면서 공통목표와 개인목표를 줄다리기 하고

거기다 배신자가 있나~~하며 서로 견재하는 게 재미 포인트인대..

다들 이거할까 저거 할까?하면서 저한테 자꾸 물어보고..

하필 배신자도 없어서 분위기도 평화로웠고..

플레이탐이 짧음으로 되어 있는 "샘플이필요해(초보자 권장미션)"으로 했는대 2시간반 정도 걸린거 같네요.

끝나니까 새벽 3시고.. 이미 다들 졸리고 피곤하고 ㅜ_ㅜ;;

눈치 보여서 2시쯤에 그만하고 자자고 했는대 결과는 보고 자자는... 배려아닌 배려땜에 늘어지는 분위기로 계속했고

거기다 한끝 차이로 미션은 실패 ;;;

나쁜 게임은 아닌대..

유저들간에 대등하게 운영하고 서로 견재하고 이런게 가능해야만 제 기능을 발휘하는 게임인 것 같습니다.

화기애애(?)한 가족 모임에 들고 간 제가 바보죠 ㅜ_ㅜ;;;

보드게이머가 저 만 있는 제 환경상 반영구봉인될 거 같네요. 슬픈 겜입니다.

3> 속임수나방(나방속이기)

버릴 수 없는 카드를 사기쳐서 버려야 하는 나방속이기 입니다.

반응은 괜찮았습니다.

이건 숨길 곳이 많은 지저분한 장인어른 서재에서 할 계획이었는대

임신후기인 처제가 자기는 땅바닥에는 못 앉는다고 해서 ㅜ_ㅜ 너무나 깨끗한 식탁에서 진행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숨길데가 없어서 다들 바닥에 버리기만 ;;;;

저는 보라에서 배운대로 처음에 카드 더 받았다고 속이고 내고

덱에 한장 낼때 2장 붙여서 내고

목덜미나 귀에 꽂아 두고

카드 한장 먹는 척 맨손으로 그냥 오고..

다들 서른, 마흔 전후의 노인(?)들이고 순진하게 사는 분들이다 보니..

너무 차이가 많이 나서 겜이 안 되더군요 ㅎㅎ

아무튼 반응이 좋았습니다.

담에는 지저분한 장인어른 서재방에서 꼭 돌려볼 생각입니다.^^

4> 당신의 책을 가져오세요.

장인어른 서재방에는 철학 경제학 시집 이런 책뿐이라 ..

아주 무미건조 하면서 웃긴 상황이 많았습니다.

다들 들고온 책이 "부동산 원리" 이런 책 뿐이라 ㅎ

분명히 전에 무협지가 있는 걸 본거 같은대..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이더군요 -0-;;

그래도 "작업할때 쓰는 멘트" 이런 문제에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이런 답변이 나와서 웃곤 했습니다.

은근히 답을 내기 어려웠습니다만 유난히 상황에 맞는 걸 잘 찾는 사람도 있더군요.

보드겜하고 놀던 어른들이 책을 잡고 뒤적뒤적하고 있으니까 조카드이나 어르신들이 관심을 보이기도 했고..

신선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

5> 듀플릭

듀플릭은 예전에 영문판으로 한 적이 있는데 반응이 영 싸했던 게임입니다.

잼없었던 이유가 해답지 영문해석땜에 버벅거리는 부분때문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이번에 나왔던 한글판도 구매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 영어냐 한글이냐 하는 문제가 아니고.. 그냥 겜이 그닥 재밌지 않구나..라는 개인적인 평가를 내리게 되었네요.

어른이나 조카나.. 반응이 영 시큰둥;;;

너굴너굴님 리뷰를 볼땐 뭔가 핫 한 느낌이었는대...

같은 그림그리기 겜인 텔레스트레이션, 픽셔너리 같은 빵터지는 웃음이 없더군요.

정말 농담아니고 스님들 명상 시간 만큼이나 진지하게 했습니다.

수도원 같은 대서 토요미사 시간에 해도 괜찮을 듯 합니다.

후..

한글판과 영문판.. 2개 모두 사이좋게 봉인 될 것 같네요.

아이들 크면 영문 해독용 교재로나 쓸 것 같습니다 ㅜ_ㅜ

문제지(영문판)과 해답지(한글판)이 모두 있으니 말이죠 ;;

6> 스파이폴

저는 블러핑류 게임을 아주 좋아합니다.

상대가 열살 스무살 어려도.. 형님 누님 하면서 간들어지게(?) 애교 떨며 하는 아저씨 입니다.

저보다 어린 처형은 제가 "누님! 누님! 정말 좀 믿어주세요!" 이러는 거 보면 어이가 없다고 하더군요.

스파이폴은 기대가 컷는데 ..

아직 다들 내공이 부족한 거 같습니다.

질문하라고 하면 뭔가 재치 있는 그런 질문 없고..

"흠... 뭐 물어보지.. 뭐 물어볼까..흠.. 여기서 뭐해요?"

이런 수준의 연속이라...

겜은 참 좋은 것 같은데

질문 하고 답변하기 어려워 하는 우리네 정서에는 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기회 되면 어린 친구들하고 다시 해 봐야겠네요.

7> 여우와탐정

(이미지출처: 보라 김치부침개님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2346&tb=info_boardgame&id=&num=&pg=&game_id=7342&start=&b_category=&game_category=)

조카들과 놀아주려고 샀던 여우와탐정 보드게임입니다.

조카들은 7살 2명 초딩 3학년 6학년 이렇게 연령대가 다양한데

모두 사이좋게 무척이나 재밌어 하면서 겜을 하더군요.

범인여우를 찾는 저학년용 클루 같은 게임인대.

범인복장 3가지를 찾아내서 범인을 특정하는 겜입니다.

아이들이 정말 몰입해서 열심히 해서 보기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힌트를 너무 조금만 찾아도 용의자가 특정되어 버리는 게 좀 아쉬웠습니다.

용의자 카드가 16장 뿐인대.. 너무 적다보니 힌트를 3~4개만 찾아도 범인을 찾을 수 있더군요.

그림만 좀더 그릴 수 있으면 수제라도 용의자 일러스트를 추가해 보고 싶은 욕심이 있을 정도 입니다.

조카들과 이것 저것 많은 게임을 해 줬는대

가장 반응이 좋아서 후기에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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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평)

이제 보드겜 경력도 좀 되었고 하다보니 라이트한 겜 보다 게이머즈게임을 더 선호하는 건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도 명절에 가족들과 즐거운건 역시 파티겜 인거 같습니다.

이번에도 열심히 "세키가하라" "황혼의투쟁" 같은걸 준비해 뒀습니다만.. 결국 꺼내지도 못했네요.

다음에는 마음을 비우고

레스트탕스 아발론 이나 아임더보스 같은 초창기 명작 겜들을 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는 것도 좀 그만 줄이고 말이죠^^

아무튼 비교적 성공적인 연휴였습니다.

긴 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즐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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