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9. 퓨즈 - 리뷰

2,715 조회

2016.08.16 11:35

발매년도 : 2015년

게임 타입 : 순발력게임, 주사위게임, 실시간게임, 협력게임, 가족게임, 파티게임

플레이 타임 : 10분

플레이 인원 : 1 ~ 5인

=======

시작하며

=======

지금까지 해본 주사위 게임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하나 고르라면 ‘탈출:저주 받은 사원’를 꼽겠습니다.

정확히 10분 동안 동료들과 함께 미친듯이 주사위를 굴리며 각 방에 있는 미션을 해결하고 마지막 출구를 찾아 탈출하는 정신없는 파티게임인데요. 매번 할 때마다 모든 주사위가 저주에 걸리며 징징거리는 짐덩어리가 되어 친구들에게 웬수 소리를 들었던 즐거운 추억이 가득합니다. 빡빡한 시간 & 정신없는 진행 때문에 극도로 스트레스가 쌓이지만 그게 묘한 중독을 일으켜서 자꾸만 하고 싶게 만들죠.

퓨즈는 탈출:저주 받은 사원을 조금 더 전략적이고 어렵게 만든 순발력+실시간 협력게임입니다. 탈출:저주 받은 사원만큼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까요? 퓨즈의 규칙을 알아본 뒤 감상을 나누어 보도록 하지요.

=======

규칙

=======

게임 시작 전 인원 수 및 난이도에 따라 카드를 세팅합니다. 각 플레이어들은 두 개의 미션을 받고 게임을 시작하게 되며 10분 동안 힘을 합쳐 모든 폭탄을 해체해야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한 플레이어가 4개의 주사위를 주머니에서 꺼내 굴릴때마다 모든 플레이어들은 서로가 가진 미션에 대해 상의하며 어떻게 주사위를 배분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미션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정확한 숫자를 맞춰야 하거나, 색깔/숫자 별로 모아야 하거나, 때론 주사위 탑을 쌓기도 해야하죠.

주사위를 가져간 플레이어는 자신의 미션 카드 위에 주사위를 올려둠으로써 미션 완료 조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미션을 충족한 플레이어는 해당 미션카드를 덮어두고 중앙에 놓인 미션 후보 중에서 새로운 미션을 하나 가져옵니다.

만약 아무도 주사위를 가져가지 못하는 상황이 나온다면 남은 주사위들은 되려 독이 됩니다. 이 주사위를 재굴림 하여 주사위 한 개마다 숫자나 색이 맞는 주사위 한 개를 자신의 미션 카드에서 제거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효율적인 주사위 배분이 대단히 중요하죠.

게다가 미션 카드 중간중간 플레이어들을 방해하는 특수카드도 등장합니다. 빨간 주사위 카드가 나오면 모든 플레이어는 빨간 주사위를 하나 버려야 하는 식이죠. 미션 완료 직전에 주사위를 잃게 되면 통한의 눈물을 흘리게 됩니다.

각 플레이어가 해체 중이던 폭탄 카드의 완료 여부와 상관없이 중앙에 깔리게 되는 미션카드를 모두 제거하는 순간 게임이 끝납니다. 게임 동안 제거한 폭탄 카드의 점수 + 특수 방해카드 + 시간 등 여러가지 요소를 합한 것이 팀의 최종 점수가 됩니다.

=======

감상

=======

전 탈출:저주 받은 사원보다 퓨즈를 더욱 재밌게 즐겼습니다. 둘은 굉장히 비슷한 면을 가지고 있지만 퓨즈엔 제가 좋아하는 요소가 들어있습니다. 바로 논리와 퍼즐이죠.

두 사람 이상이 같은 주사위를 필요로 할 때 누가 가져가야 하는가?
특정 주사위를 가져올 때 나머지 조건들이 더욱 어려워지진 않는가?
어떤 순서로 미션을 공략해야 하는가?
현재 얼마나 많은 노랑 주사위가 필요하며 몇 개의 노란 주사위가 이미 사용중인가?
내 미션이 어려워지는 한이 있더라도 주사위를 억지로 가져와 동료들을 지켜야 하는가?
동료들을 위해 내가 어려운 미션을 맡아야 하는가?

주사위가 새로 굴려질 때마다, 동료들과 다양한 고민과 판단을 초 단위로 내려야 하는 긴박함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특히 앱에서 흘러나오는 시계소리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재촉하는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이런 긴장감은 더욱 심해지죠.

가끔 서두르다가 어려운 미션을 가져오는 바람에 멘탈이 터져나가거나, 정말 필요한 주사위 하나가 도저히 나오질 않아 모두가 악악 소리를 지르거나, 여러 플레이어가 주사위 하나를 두고 자기가 필요하다고 아웅다웅 하는걸 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거기에 엉뚱한 주사위를 가져와 자기 목을 조이는 자충수를 뒀을 때의 당황 & 황당 & 미안함은 게임의 백미입니다.

정말 멋진 게임이지만 아쉬운 점을 딱 하나만 꼽으라면 주머니가 조금 더 넉넉하게 컸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제 손이 조금 큰 편이어서 그럴까요? 주머니 깊은 곳에서 주사위를 4개를 움켜쥐고 꺼낼 때 가끔 입구 부분에 손이 턱! 하고 걸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포도 밭의 여우 일화처럼요. 제 외국인 친구들은 손이 더 크다보니 아예 2개씩 나눠 뽑더군요. 안그래도 어려운 게임인데 이게 시간을 은근히 잡아먹습니다.

평균보다 커다란 손을 가지고 계시다면 따로 주머니를 하나 마련해두시는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웬만한 분들에겐 문제가 되지 않으시겠지만요.

그것만 제외하곤 딱히 흠 잡을데가 없을 정도로 재미나고 정신없는 좋은 파티게임 입니다. 좀 더 다양하고 어려운 미션이 가득 담긴 확장이 나오면 좋겠네요.

블로그: http://www.raccooncave.com/fuse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