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례한 것들아
개인적으로 '완경' 자체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온건한 입장이었습니다. 저 자신은 해당 단어의 언어학적 논리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기도 하고, 표준어가 아니니 쓰지 않길 바라고, 번역물에 쓰인다면 가급적 수정해주길 바라지만 주변 사람들이 완경이라는 단어를 쓴다고 비판하거나, 안 좋게 볼 생각까진 없었습니다. (직접적인 혐오 발언이나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개인의 입장이고 개인의 가치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역시 언어는 변화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어떤 이면의 문제와 별개로 놓고 보고 있었습니다. 훗날 어떤 이유로든 표준어가 된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코보게의 입장문과 그에 따른 언론플레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나네요. 마치 완경이라는 단어의 사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모두 싸잡아서 몰상식하고 무례한 사람들로 만들었어요. 완경이라는 단어를 써야 하는 필연성도 아니고, 원 제작자와의 동의를 거친 것도 아니고, 불합리한 감정적 호소를 통한 언론플레이는 기업이 가지면 안되는 자세입니다. '완경'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어떤 합리성을 논할 필요가 없다고 보드라이프에서 많이 말해왔는데 정작 당사자가 이러니 황당할 따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념적 소비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고, 불매나 탈퇴에 동참할 마음까진 없었지만, 동참해야 할 거 같습니다. 이렇게 모욕적인 대우를 받고도 앞으로 저기에 십원 한장 보태줄 생각은 없네요.
완경이라는 단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서 여성에 대해 예의가 없는 것도 아니며, 어머니에 대해 무례한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어머니라는 단어를 팔아서 자기 장사를 옹호하는 행위야 말로 더 어머니들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입니다.
이 무례한 것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