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21 스몰월드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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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2 00:31

스몰 월드 모임 시작~~~~~

스몰월드에 일찍 도착하여 처음으로 집은 게임은 넷러너! 대단히 유명한 게임이지만 전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 룰북도 미묘하게 이해하기 어려운데다 카드 효과가 애매한게 너무 많았거든요.

실제로 해보니 아주 재밌더군요. 기업과 러너간의 심리전도 아주 잘 살아있고 카드 기능들도 꽤나 재밌습니다. 캐나다에 있을 때 이것만 하는 게이머 두 명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엔 "왜 저것만 할까? 세상엔 재밌는 게임이 많은데" 싶었습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니 이해가 되네요. 카드가 풍족할 수록 덱을 짜고 서로 자웅을 겨루는 그 과정이 정말 재밌을 것 같습니다.

저도 이렇게 넷러너에 입문하게 되는걸까요? ㅎㅎㅎ

두번째 게임은 워해머 퀘스트였습니다. 전 워해머라는 말을 듣고 미니어쳐 게임을 상상했는데 의외로 카드게임이더군요. 이 게임을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쉐도우런 크로스파이어의 주사위 버전입니다. 카드의 활용과 주사위의 운이 절묘하게 필요한데요. 난이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초중반까지 잘 버티나... 싶었는데 어? 하는 순간 게임이 기울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두들겨 맞기 시작하며 목숨이 간당간당...!!!

쉐도우런과 포지션이 상당히 겹치는 듯한데도 느낌이 굉장히 다릅니다. 두 게임을 각각 가지고 있어도 괜찮을 것 같네요. 쉐도우런이 9점이라면 워해머는 8.8 정도 될 정도로 느낌이나 재미가 닮았습니다.

잠시 쉬는 동안 개암님이 만드신 핸즈켓을 해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상당히 재밌는 게임이더군요. 주사위를 던져 골대에 넣는다는 아이디어 자체는 익히들어 알고 있었지만 새로 추가된 몸싸움 규칙은 처음 보았습니다. 그리고 이게 신의 한수로 보여지네요.

핸즈켓에 대한 감상은 조금 뒤에 하는걸로!

(이미지 출처: https://tumblbug.com/cwars)

(사진출처: 케르베르님)

옆 테이블을 흘끗 봤는데 크툴루 워즈를 테플(?) 하고 있더군요. 비범한 기운을 뿜으시는 분이 세팅하고 게임 설명을 하는 것을 보고, "저 분은 누구세요?" 하고 지인에게 여쭤보니 보드엠 사장님이라는 답변이 돌아오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적극적으로 게임을 설명하고 가르칠 정도로 열성적이시더라구요. 인사라도 드릴까... 했습니다만 웬놈이 대뜸 다가와서 "너굴너굴이라 합니다" 하고 인사하는 것도 뭔가 이상하겠더라구요. 그래서 멀리서나마 게임 플레이를 지켜보았습니다. 게임은 못해보았지만... 역시 듣던대로 콤포넌트 퀄리티가 어마어마하더군요 ㅎㅎ 현재 텀블벅 진행중이지요? 잘 되길 기원합니다!

우리 테이블은 다음 게임으로!

지금까지 주사위 게임은 버건디가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트루아를 해보고 그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주사위 게임 Top 10을 꼽으라면 트루아와 버건디가 거의 비등비등한 싸움을 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사위 게임인데도 "단 한번도" 주사위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다른 사람의 주사위를 쓸 수 있다는 규칙도 아주 흥미롭고, 필요한 주사위를 굴리기 위해 흰/빨/노 성에서 열심히 자리 싸움을 하는 것도 재밌더군요. 특히 승점 방식 카드를 각자 하나씩 받은 뒤 게임이 끝나면 각자가 가진 카드대로 모두가 스코어링을 한다는 개념이 꽤 신선했습니다.

누군가 유독 눈에 튀는 행동을 한다면 재빨리 따라하는게 좋죠. 점수를 따기 위한 행동일테니까요. 이런 은근한 심리싸움도 재밌습니다. 왜 모두가 트루아를 극찬하는지 알겠군요.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네요. 최고입니다.

패스 더 피그는 꼭 해보고 싶었던 게임입니다. 그저 돼지 두마리를 굴려 나온 패턴대로 점수를 따가는 간단한 운 게임이죠. 룰만 보면 "이게 게임이야?" 싶겠지만, 실제로 해보면 빵빵 터집니다. 게임성 자체를 두고보면 이리치이고 저리 치일 그런 가벼운 파티게임지만 작은 것도 즐거워하는 유쾌한 멤버들과 하면 정말 재밌지요 :)

8명의 플레이어들을 모아 핸즈켓 토너먼트를 벌였습니다. 모두가 시끄럽게 소리를 지르고 일어나서 하는 바람에 조금 민폐를 끼쳤네요. 스몰월드에 죄송...

다시 핸즈켓으로 감상으로 돌아오자면... 만약 핸즈켓이 단순한 주사위 농구게임이었다면 꽤나 지루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개정된 "몸싸움" 룰 때문에 게임이 확 살아난 느낌이예요.

시작지점에서 재시작 할 때마다 공격자는 자신의 플레이어를 튕길 수 있는데, 다른 플레이어의 캐릭터를 밀어내어 좀 더 유리한 (주로 골대 밑)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즉, 상대방의 외곽을 모두 막아 패스 경로를 사전에 차단하여 커트 위주의 플레이를 하거나 골대 안쪽에 최대한 붙여 튕겨나오는 골을 노리는 리바운드 위주의 플레이도 할 수 있게 되었죠. 플레이어는 자신이 높은 확률로 골을 넣을 수 있는 특정 지점을 1~2군데쯤 발견하기 마련입니다. 드리블과 슛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몸 싸움을 통해 자신이 가장 슛을 잘 넣는 유리한 지점을 얼마나 잘 지켜내느냐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군요. 아주 흥미로운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