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8. 데어이쎄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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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10 23:38

데어 이쎄스!

발매년도: 1998년

인원: 2인

시간: 15분

언어: 0/10

난이도: 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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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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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제게 가장 좋아하는 디자이너를 꼽으라면 시드 색든과 알렉스 랜돌프를 반드시 언급합니다. 캔트스탑과 어콰이어로 유명한 시드색슨은 간결한 규칙 속에 어마어마한 깊이를 녹여내는 장인이며, 리코쳇로봇과 트윅스트로 잘 알려진 알렉스 랜돌프는 극한의 두뇌 싸움을 게임 속에 녹여내는 거성이죠. 둘 다 진지한 게임부터 가벼운 게임까지 두루두루 커버한 점 또한 비슷합니다. 데어 이쎄스!는 알렉스 랜돌프가 1998년 제퀴오(Xe Queo)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게임을 재판한 게임입니다. 사실 알렉스 랜돌프의 팬이면서도 이런 게임이 존재하는지조차 잘 모르고 있었지요. 한때 사람들이 이 게임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 것을 보고 뒤늦게 접해보았습니다. 간단한 규칙 & 심리전을 녹여낸 데어 이쎄스! 규칙을 알아본 뒤 장단점을 곱씹어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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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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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어 이쎄스!는 총 7 라운드 동안 진행되며 먼저 4승을 거두는 플레이어가 최종 승리합니다.

1. 보드 위에 7 색의 기물을 무작위로 배치합니다.

2. 한 플레이어 탈러(회색 디스크)를 올려놓습니다. 단, 7개의 기물에 인접한 곳에 둘 수 없습니다.

3. 각 플레이어는 탈러의 위치를 확인한 뒤 자기에게 주어진 7장의 색상 카드 중 하나를 고릅니다.

4. 각 플레이어는 번갈아가며 보드 위의 기물을 탈러쪽으로 한칸씩 이동할 수 있습니다.

5. 단, 기물이 다른 기물을 뛰어넘을 수 있으며 여러차례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6. 최종적으로 기물이 도착한 지점은 출발 지점보다 탈러에 더 가까워야 합니다.

7. 만약 자신이 선택한 기물이 탈러 위에 올리면 해당 라운드에서 승리합니다.

8. 만약 자신이 선택한 기물이 탈러 위에 올렸는데 상대방 또한 같은 색상을 골랐다면 상대방이 승리합니다.

9. 각 플레이어는 기물을 움직이는 대신 상대방이 고른 색상을 추리할 수 있습니다.

10. 상대방의 기물 색을 맞추면 해당 라운드에서 즉시 승리합니다. 실패시 상대방이 해당 라운드에서 승리합니다.

11. 현 상태 그대로 새로운 탈러를 보드 위에 올려놓고 다음 라운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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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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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너무 높으면 실망도 큰 법. 솔직하게 말하자면 처음 했을 때 "이게 뭐야?" 싶었습니다. 그래도 알렉스 랜돌프의 작품이니 두번 세번 즐기다보면 심오한 깊이를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했죠. 다양한 사람들과 연거푸 즐겨보았지만 결과적으론 "정말로 이게 전부야?" 하는 느낌만 남았습니다. 이 게임에 크게 두 가지를 기대했으나 모두 기대에 못미쳤습니다. 하나씩 자세히 언급하자면...

1. 기대에 비해 너무나 부족한 심리전

보드가 너무 좁습니다. 사실상 서너 수 정도만 두면 탈러 근처에 기물들이 하나 둘 모이게 되죠. 이렇게 되면 내 기물이 탈러에 올라갈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상대방 기물은 어떤 것인가? 하는 찍기 싸움으로 돌입하는데, 심리 싸움이라 하기엔 정보가 너무 부족합니다. 상대방이 이리저리 깨작거린 기물들만 가지고 무언가를 추리하기엔 의미 있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죠. 그나마 의미가 있는 추리로는 "아까 곧바로 탈러로 달려갔으니 이번엔 달려가는 척 연기를 하겠지?" 정도의 수준입니다. 이것은 "아까 주먹을 냈으니 이번엔 보자기를 내겠지?" 식의 가위바위보 심리전과 다름 없죠. 명색이 심리전 게임인데... 이렇게 얕은 심리전만을 할 수 있다면 곤란하지요.

2. 기대에 비해 제약된 선택지

7가지 색상의 기물이 있다곤 하지만 사실 매 라운드에 이용되는 & 골인 후보가 될 수 있는 기물은 새로 놓인 탈러 근처의 1~3개 정도로 제한 됩니다. 지나치게 멀리 있는 기물들은 아예 해당 라운드에서 움직이지도 않는 경우까지 있죠. 게다가 움직임 또한 "탈러 쪽으로 가까이 가야한다"는 규칙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수는 더더욱 제한 됩니다. 물론 이렇게 빡빡한 움직임 제한 덕분에 상대방과 내가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똑같은 색상을 고르는 재미난 상황이 간간히 나오긴 합니다만... 생각보다 빈도가 아주 높은 편은 아닙니다.

또한 기물 선택에 대하여 한가지 언급할게 있는데요. 플레이어들은 대체적으로 곧바로 탈러에 도달할 수 있는 가까운 기물을 고르거나 먼 거리에서 점프점프!를 하고 순식간에 다가올 수 있는 기물을 고르는 이지선다 중 하나를 택합니다. 이렇게 서로 원하는 것이 뻔하다보니 허무하게 끝나버리는 라운드도 존재하며 이러한 라운드가 자주 나올 수록 게임에 대한 흥미가 뚝 떨어집니다. 물론 근거리 / 원거리만 고르는 상대의 성향을 이용하여 상대방의 색상을 맞춰낼 수 있긴 합니다만... 결국 1번 문제점(부족한 심리전)으로 다시 돌아갈 뿐입니다.

저는 2시간이 넘어가는 게임보단 15분~20분 내에 끝나는 가벼운 게임을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어디든 들고 다니며 할 수 있는 데어 이쎄스!가 메인급 2인 게임이 되길 기대했으나... 그러기엔 너무나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알렉스 랜돌프의 색채가 묻어있긴 하지만... 그 색이 너무나 옅어요. 다른 게임이 포스터 물감과 비슷하다면 데어 이쎄스는 파스텔처럼 너무나 옅은 느낌만 줍니다. 제가 알렉스 랜돌프에게 원하는 게임은 이런 가벼움이 아닙니다. 리코쳇 로봇, 코드777 처럼 극악의 두뇌 싸움을 필요로 하거나, 인코그니토처럼 재미난 테마에 흥미로운 2:2 추리처럼 무언가 짙은 재미를 원해요. 데어 이쎄스!는 너무나 깔끔하게 게임을 만든 바람에 되려 단조로움까지 느껴집니다.

친구 / 애인 / 아이가 데어 이쎄스! 를 하자고 하면 OK! 하고 함께 즐겨주겠지만 이 게임보다 훨씬 재밌는 2인 게임은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저라면 데어 이쎄스!는 한 두판으로 끝내고 더 나은 2인 게임들을 소개하겠습니다. 필구 게임 혹은 꼭 해봐야 할 게임이라고 추천 드리긴 힘들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