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5. 다이아몬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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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8 15:55

발매년도 : 2014년

인원 : 2-6명

플레이타임: 20~30분

장르 : 트릭테이킹

언어 : 0 / 10

난이도 : 2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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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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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트릭테이킹을 혼자 배우던 날을 기억합니다. 윈도우즈에 깔려있던 프리셀만 주구장창 하다가 어느 날 "하트"라는 게임을 해보게 되었죠. 아무 생각 없이 이것저것 눌러대다 순식간에 꼴찌가 되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건지 이해조차 할 수 없었죠. 날을 잡고 하트 설명서를 거듭 읽어보았지만 리트 슈트라는게 무엇이고, 왜 리드 슈트에 따라서 내야하고, 다른 모양을 내면 왜 트릭을 따낼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불친절한 설명서를 연거푸 읽어가며 배워야 했죠. 간신히 감만 잡은 채 온라인 하트 게임방에서 시도했다가 "실력도 없는데 왜 트롤링 하냐고" 욕을 먹곤 트릭테이킹은 다신 안한다고 투덜댔던 기억도 납니다. 최근 친구와 함께 다이아몬드를 즐겼는데 그때 생각이 문득 났습니다. 판을 읽지 못해 트릭을 따지 못해도 무언가 할 거리를 주는 친절한 트릭테이킹 게임이구나 싶더군요. 욕이란 욕은 다 먹어가며 하트를 배우던 옛날의 제 자신이 불쌍할 지경입니다. 그 때 이 게임을 접했다면 어땠을까요. 좀 더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트릭테이킹을 배우지 않았을까 합니다. 자, 트릭테이킹에 대한 슬픈 추억은 고이 접어두고 다이아몬드라는 게임을 알아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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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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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들은 일정 라운드를 거쳐 트릭테이킹 게임을 진행하며, 게임이 종료 되었을 때 가장 많은 보석을 보유하면 승리합니다. 자신의 금고 안에 있는 보석은 X2 로 인정됩니다.

매 라운드마다 각 플레이어는 10장의 카드를 받습니다. 그리고 시작 플레이어가 교환할 카드의 수를 정하죠. 그럼 플레이어들은 자기 손에서 해당하는 수만큼의 카드를 골라 왼쪽 사람에게 넘깁니다. 이렇게 카드 교환이 끝나면 선부터 카드를 내려놓습니다.

트릭테이킹이란건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1. 시작 플레이어가 카드를 한장 낸다. (해당 카드의 모양을 리드슈트 라고 부름)

2. 다음 사람은 같은 모양의 카드를 "반드시" 내야한다.

3. 손에 같은 모양이 없으면 다른 모양의 카드를 한장 낼 수 있다.

4. 만약 다른 모양을 내다면 그 모양에 해당하는 능력이 바로 발동한다.

다이아몬드 - 공급처에서 투명보석 하나를 가져와 금고에 넣는다.

하트 - 공급처에서 투명보석 하나를 가져와 자신의 쇼룸(금고 앞)에 놓는다.

스페이드 - 자신의 쇼룸에 있는 보석 하나를 자신의 금고에 넣는다.

클럽 - 다른 사람의 쇼룸에서 보석 하나를 가져와 자신의 쇼룸 앞에 놓는다.

5. 마지막 플레이어까지 2~4번의 행동을 차례대로 했다면, 리트슈트끼리 비교하여 가장 숫자가 높은 사람이 카드를 모두 회수하고(이것을 트릭이라 부릅니다) 새로운 시작 플레이어가 됩니다.

6. 이렇게 한장씩 내려놓는걸 10번 반복하면 한 라운드가 끝나게 되며,

7. 자신의 따온 트릭을 모양별로 분리하고 다이아몬드 - 하트 - 스페이드 - 클럽 순으로 해당 모양을 가장 많이 모은 사람이 해당 액션을 한번 더 할 수 있습니다.

8. 이렇게 일정 라운드를 반복하여 금고 속 보석 X 2 + 쇼룸 보석이 가장 많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리트슈트를 따라갈 수 없을 때 특수 능력이 발동한다는 것만 빼면 일반 트릭테이킹 게임과 룰이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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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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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가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굉장히 친절한 게임이란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리드슈트를 따라가지 못해도 버린 카드에 따라 행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신선하다" / "아주 좋은 발상이다" 라고 생각했거든요.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게임을 접했고 한 라운드가 끝나자마자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뭐 이리 지루해?"

상상과는 달리 실제로 접해보니 꽤 실망스러웠습니다. 이 세상 모든 트릭테이킹 게임을 해본 것은 아니지만 트릭테이킹 게임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점수를 따는게 주 목적인 트릭테이킹이 있고, 점수도 점수지만 남을 파괴하는데 중점을 둬야하는 트릭테이킹이 있죠. 전자에 다이아몬드 & 브릿지가 속한다면 후자엔 보틀임프 & 하트가 해당 되겠군요.

보틀임프나 하트의 경우 순간의 실수 & 판단착오가 감점이라는 이름의 충격으로 고스란히 돌아옵니다. 한번의 실수로 인해 혼자 독박쓰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죠.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실수 하나로 선잡기 싸움에 끝도 없이 밀리면 정신이 아찔합니다. 2:2 게임인 브릿지에선 팀이 망하구요. 그런만큼 철저하게 카드 카운팅을 하며 언제 빈틈을 찌를지 상대방에게 어떤 카드를 주어야 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어떻게 괴롭혀야 할 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만들지요. 바로 거기에서 긴장감이라는 이름의 재미가 싹을 틔웁니다.

그러나 다이아몬드는 "트릭테이킹 싸움에서 져도 할게 있다"는 자비로운 룰 때문에 전략성이 눈에 띄게 내려가고 파티성이 높아졌습니다.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예요. 게임 내내 보석을 챙기며 하하호호 하는 분위기는 좋습니다만... 특유의 느슨함 때문에 카드 한장 한장에 신중해지긴 커녕 "리드슈트 없으면 이거 버리지 뭐~" 하는 느긋함이 생기고, 이런 느긋함은 "남은 카드가 뭐지? 대충 이거 내지 뭐~" 하는 여유로움으로 바뀝니다. 잘해도 못해도 보상을 준다는 점 때문에, 긴장감이 탁 풀리며 게임 자체에 집중하기가 힘듭니다. 지루함만 안겨주더군요. 저는 보석 쟁탈보단 불꽃 튀는 카드 카운팅 싸움이 더 재밌게 느껴집니다. 보석 한 두개 줍고 뺏어가는건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겠어요. 번거롭게 느껴지기만 할 뿐...

초보자에게 트릭테이킹을 가르쳐야 한다면 모두에게 친절한 다이아몬드가 가장 좋은 선택지라 생각합니다. 잘해도 / 못해도 보상을 빵빵하게 주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불어넣어 주거든요. 다만 장기적인 재미를 생각할 땐 세상엔 더 긴장감 있고 중독성이 강한 트릭테이킹 게임이 많습니다. 그런 트릭테이킹 게임을 찾아서 접해보세요.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제가 공격적인 트릭테이킹 게임을 더 좋아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저처럼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계시다면 느긋느긋~한 다이아몬드보단 다른 종류의 트릭테이킹 게임을 하며 같은 시간 대비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겁니다.

아... 트릭테이킹을 가르치기 위한 징검다리 용도 말고 또 한가지 칭찬할 점은 있습니다. 다이아몬드가 가진 넓은 범위의 숫자와 반짝이는 보석 콤포넌트는 여기저기 굉장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하나쯤 가지고 있어도 나쁘진 않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