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고 내가 이 게임을 준비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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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5 13:53

가벼운 2인 전용게임 하나 소개해볼까 합니다.

따쉬(DAXU)는 최근 네덜란드 화이트 고블린사에서 발매된 2인 전용 셋 컬렉션 카드게임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중국 따쉬(DAXU) 지역 노점의 가게주인이 되어 대결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작은 상권에서 혼자만 잘 먹고 잘 살면 안되겠죠. 지역 시장의 균형을 위해 모두가 좋은 가게가 되는 큰 목표 아래 그래도 내가 좀 더 잘나가는 가게가 되는 것이 게임의 최종 목표입니다. 결국 게임은 다른 셋 컬렉션 카드게임과는 다르게 상대방과 비슷비슷하게 상점카드를 모아 각 상점마다 근소한 우위를 가질 때 높은 점수를 얻습니다. 특정 상품의 가게를 독점하는 경우는 오히려 수요를 충족하지 못해 수요자들에게 불만을 사 점수를 잃게 됩니다.

게임에는 6가지 종류의 가게가 등장합니다. 빵집을 비롯하여 청주, 나무, 바구니, 비단, 차(茶)를 판매합니다. 카드 및 전체적인 아트웍을 살펴보면 아시겠지만 뤄양의 사람들이 생각나는데요. 맞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가 뤄양의 사람들의 Klemens Franz입니다.

(6종류의 상점 카드)

게임은 매우 단순합니다.

매 라운드마다 3장의 상점카드가 펼쳐지고 이것을 누가 가져갈지 결정하게 됩니다.

이 결정 과정은 국민 매커니즘(?)인 "가위, 바위, 보"와 유사한 형태로 진행됩니다. 하지만 이 "가위 바위 보"를 여러 번 꼬아 놨습니다. 각 플레이어에게는 4장의 액션카드가 주어집니다. 이 카드들은 서로 물고 물리는 형태의 액션으로 구성됩니다. 매 라운드 플레이어들은 동시에 4장의 카드 중 1장을 선택하여 낸 후 이를 공개하여 그의 결과에 맞게 누가 깔려져 있는 카드들을 가져갈지 결정합니다.

(4종류의 액션카드- 차례대로 undermine, cooperate, give, take )

이에 앞서 게임에서는 평판트랙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평판트랙은 각 플레이어의 평판을 알 수 있는 트랙입니다. 평판의 수치는 일부 액션카드와 여러 상점카드 상단에 표기되어 있고 이 카드들을 플레이 하거나 가져오게되면 각 카드에 표기된 평판에 따라 이 트랙을 이동시킵니다. 평판트랙은 이후 설명하겠지만 특정 조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고, 게임 종료 후 추가점을 줍니다.

(평판트랙)

액션카드의 진행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한 플레이어가 give 카드를 내고, 또 다른 플레이어 카드가 take 카드를 내면 당연히 take카드를 낸 사람이 그 카드를 가져갑니다. 하지만, 둘 다 take를 내는 상황이 발생하면 평판이 높은 사람, 둘 다 give카드를 내는 상황이 발생하면 평판이 낮은 사람이 그 카드를 가져갑니다.(그마저 동점이면 타이 브레이커 카드가 있는데 이 카드를 소유한 사람이 결정하고 타이브레이커 카드는 상대에게 넘어갑니다.)

give와 take외에 cooperate 카드와 undermine카드가 있습니다. 이 카드들은 쉽게 설명하면 cooperate는 상대방 카드에 동의하는 카드이고, undermine은 상대방의 카드에 반대하는 카드입니다. cooperate와 undermine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이 카드를 낸 플레이어는 각각 평판 점수가 +1/-1로 조정됩니다.

즉, cooperate 카드를 내게 되면 상대방의 의견대로 하되 나의 평판이 1점 올라가고, undermine 카드를 내면 상대방의 의견과 반대로 하되 나의 평판은 1점 내려갑니다.

give와 take와는 다르게 cooperate와 undermine 카드를 만약 두 플레이어가 같은 카드를 내게 되면 상점카드가 1장 더 펼치고, 다시 한번 이 액션싸움을 하게 됩니다.(즉, 다음 라운드에는 4장의 카드를 누군가가 가져가겠고 만약 또 같은 카드를 내면 상점 카드가 1장 더 펼쳐지겠죠.) 마지막으로 한명이 cooperate카드를 내고 undermine카드를 낸다면, undermine카드를 낸 플레이어가 카드를 누구에게 줄지 결정합니다.(당연히 평판은 각각 조정됩니다.)

(관련 참조표 - 그냥 보면 뭔 이야기인가 하는데, 내용을 이해하고 보면 이해가 갑니다요~)

위의 정리한 글이 뭔가 길게 정리되어 복잡한 것 같지만, 몇 번 하다보면 이 행동은 "가위 바위 보"보다 조금 복잡한 정도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주는 심리 싸움이 상당합니다.

예를들면 깔려있는 3장의 카드를 서로가 가져가야 할 상황입니다.

나 : 이 카드들은 내가 꼭 먹어야 돼. take 카드를 내야겠다.

상대방 : 이럴 줄 알고 내가 너보다 평판이 높으니 나도 take 카드를 준비했지.

나 : 이럴 줄 알고 내가 니 의견에 반대하는 카드를 준비했지.

상대방 : 이럴 줄 알고 내가 give 카드를 준비했지.

나 : 이럴 줄 알고 내가 니 의견에 찬성하는 카드로 바꿔서 평판까지 1점 올릴꺼지.

상대방 : 이럴 줄 알고 난 반대 카드로 바꿔서 내가 카드를 다 먹을려고 했지.

....

위와 같은 형태로 서로 간의 다양한 수 싸움이 생깁니다. 플레이어는 상대방이 낼 카드를 예측해서 자신이 원하는 액션을 하게끔 플레이하는 것이구요.

게임은 이런 식으로 매 라운드 카드를 가져오되 게임 종료 후 각 플레이어의 각 상점마다 카드 수를 비교하여 점수를 얻습니다. 빵, 청주, 나무 가게는 양 플레이어의 카드장수 차이가 1장이면 5점, 2장이면 3점을 카드가 많은 플레이어가 얻고, 3장 이상이면 카드가 많은 플레이어는 –1점, 카드가 적은 플레이어는 얻은 카드 장수만큼 점수를 얻습니다.

바구니, 비단, 차(茶)는 양 플레이어의 카드장수 차이가 1장이면 4점, 2장이면 2점을 3장이면 1점 카드가 많은 플레이어가 얻고, 4장 이상이면 카드가 많은 플레이어는 –1점, 카드가 적은 플레이어는 얻은 카드 장수만큼 점수를 얻습니다.

만약, 상기 사진과 같은 형태라면 차는 아래 플레이어가 +3점, 비단은 아래 플레이어가 +3점, 바구니는 동점이라 0점, 나무는 윗플레이어 -1점, 아래플레이어 +2점, 술은 아래 플레이어 +2점, 빵은 아래플레이어 +4점 이렇게 점수계산이 됩니다.

여기에 아래의 표와 같이 최종적인 평판 점수에 따라 추가점이 주어져 합산하여 승점을 비교하여 승자를 결정합니다.

(평판 최종 점수)

전체적인 느낌

게임은 생각보다 더 스피디하고 템포가 빠릅니다. 마치 가위 바위 보를 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가위 바위 보처럼 그냥 단순하게 매번 승자를 결정하는 그런 게임은 아닙니다. 전체적인 판의 흐름을 보면서 깔린 카드의 조합을 보고 이것을 가져가야할지 아니면 상대에게 주어야할지 고민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또한, 그렇게 고민한다고 해서 내 생각대로 액션이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이 게임의 포인트는 셋 컬렉션이 주 목적이지만 다른 게임과는 다르게 큰 점수를 얻는 방법이 상대방과 비슷하게 가면서 근소하게 앞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 라운드 나와 상대방이 획득한 카드를 비교해가면서 이리 저리 생각하는 수싸움이 꽤나 치열합니다.

전체적으로 대단히 재밌거나 전략적으로 깊숙하게 파고들만한 그런 게임은 아니지만, 간단한 룰의 셋 컬렉션류의 게임을 좋아하며, 짧은 플레이타임 안에서 수 싸움을 느껴보고 싶은 2인 전용게임을 찾으시는 분에게는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