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나로 즐겨본 옵세션에 대한 감상
요즘 날씨가 엄청 추워지고, 눈도 많이 내리면서 길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다들 감기조심하시고, 미끄러져서 다치지 않도록 조심들하세요~
개인적으로 굉장한 기대작이였으면서, 어떤 게임일까? 왜 이렇게 입소문이 난걸까? 궁금했던 게임 '업세션', 또는 '옵세션'
보드게임 아레나에 한글패치까지 되서 올라와 요즘 즐겨봤는데요. 업세션에 대해 몇가지 감상을 적어볼까 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기 때문에 저와 의견이 다른분들께선 여러분의 말씀이 맞는겁니다.
우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업세션은 재미있다!! 그것도 꽤 재미있다!! 입니다.
하.지.만!! 현재 본판+웨식스 확장만이 적용되어진 아레나로 즐긴 업세션은 분명하고도 치명적인 단점을 지니고 있다.
이렇게 말하고 싶네요.
업세션의 장점과 단점을 크게 3가지씩만 적어보면서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장점
1) 게임자체가 흥미진진하다.
어떤 게임은 플레이하는 동안 막 즐겁고, 두근두근하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또 어떤 게임들은 분명 재미는 있지만 그냥 재미만 있는것도 있죠.
근데 업세션은 저에게 전자에 속하더군요. 플레이 내내 두근두근, 즐거운 긴장감을 줬습니다.
이건 테마에서 오는 즐거움일 수 있고, 시스템적인 쫄깃함 일수도 있지만 뭐가 되었던지 분명한건 게임자체가 흥미진진하다는 것입니다.
2) 게임이 끝난 후 또 하고싶다! 잔향이 남는 게임이다.
게임 자체는 그렇게 긴 호흡을 가지지 않습니다. 적당히 아쉬운정도에 게임이 끝나게 끔 되어있죠.
그래서 그럴까요? 게임이 끝나면 머릿속에서 다음번엔 어떤식으로 플레이해보고 싶다. 어떻게하면 더 잘할수 있었겠다.
이런 생각들이 핑핑돌면서 다음판이 빨리 해보고 싶은 강한 충동을 줬습니다.
전 이런 느낌을 받는게임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는데, 대표적으로 이런 느낌을 받은게임은 '러시안 레일로드'였습니다.
3) 액션선택 + 자원관리의 빡빡함
업세션은 액션을 선택하기위해 자신이 가장 개선타일(건물)을 사용합니다.
선택한 개선타일에 필요한 일꾼 + 해당 개선타일이 요구하는 인물카드 + 해당 인물카드에 필요한 일꾼들 = 쫄깃한 3박자
보통의 게임은 액션을 선택하고 자원을 소비함으로 액션을 수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업세션은 액션도 내가 개선타일을 구매해와서 설계하고,
개선타일에 필요한 인물들도 핸드관리(드로우+소비)를 해야하며,
이 두 곳에 필요로 하는 여러종류의 일꾼들 역시 관리해야 합니다.
심지어 일꾼은 버라지의 자원순환시스템처럼 사용하고나면 버려지는게 아닌 대기장소로 갔다가 턴이 지나면 다시 사용가능하게 회복되죠
이처럼 쫄깃한 3박자를 어떻게 운영해 나가는지가 핵심인데, 이 퍼즐을 풀어나가는게 정말 매력적입니다
단점
1) 카드빨이 생각보다 심합니다.
카드들은 일반손님카드, 명사카드 이렇게 2종류로 나눠지는데 각각 여러인물들이 남/여로 섞여 들어있습니다.
명사카드들은 모든 인물들이 다 좋지만, 그 안에서도 분명 좀더 좋은것과 그렇지 않은것으로 나뉘어집니다.
하지만 명사카드는 그래도 일반손님 카드에 비하면 분명 밸런스적인 부분이 아쉽긴해도 못봐줄정도는 아닙니다
근데 일반손님카드들은 너무 간극이 큰 차이를 보이는 카드들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뽑기운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심지어, 일반손님을 뽑을때 '난 안뽑고싶어 스킵할게'도 안됩니다. 그냥 뽑는 액션을 했다면 그냥 뽑아야합니다.
문제는 바로 이런 손님카드들에 높은 비율로 마이너스 점수를 주는 인물들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일반손님을 뽑을때 기도메타를 해야하는 경우도 있죠. 왜 이렇게 같은 레벨간의 카드에도 심각한 격차를 준것인지
전 솔직히 좀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였습니다. 분명 카드간 밸런스를 엉망이라고 생각합니다.
2) 플레이가 정형화되고, 획일화됩니다. 쉽게말해 파훼법이 명확합니다.
업세션 내에는 여러가지 점수루트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플레이해보시면 알겠지만, 이 점수들이 어떤걸 취하면 뭘 포기해야하는 방향이 아닌
뭘 잘 풀면 어떤것들고 잘 엮여서 쭉쭉 점수가 굴러가는 게임입니다.
근데, 문제는 플레이가 너무 정형화 되어버린다는 겁니다. 승리를 목적으로 한다면 말이죠.
마치 스타크래프트할 때, 빌드오더가 있는것처럼 최적화하는 루트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다른 루트에 비해 너무 확고히 좋습니다.
그렇다고 파훼법대로 안하고 다른 방법을 하면 무조건 지는가? 그렇진 않습니다. 하지만! 동실력이라면? 당연히 파훼법대로 하는게 승률이 훨씬 높다고 봅니다.
전 업세션내에서 가장 큰 변수는 계절을 마무리할때마다 오는 구혼페이즈때 비교하는 개선타일 점수가 있는데,
이때 갈색카드가 나오느냐? 아니냐? 이 둘로 게임의 양상이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이 둘이 아닌 경우 거의 80정도는 고정된 플레이가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3) 구혼단계... 분명 좋은 시스템인데, 그 보상이 게임 판도를 완전 흔들정도로 큰 보상을 준다.
구혼단계에서 혼자 가장 높다면, 구혼자카드 중 남/여 둘중 하나를 가져와 3턴간 사용가능합니다. 승점카드도 한장 받습니다.
동률로 높다면, 구혼자카드는 아무도 못가져가고 승점카드만 각자 한장씩 받습니다.
근데, 위에 장점에 말했던 카드운영이란게 내가 사용할 카드가 없거나, 혹은 계획적으로 한턴을 액션수행없이 패스해서 사용했던 모든 카드를 손에 들고
사용했던 모든 일꾼을 사용가능한 곳으로 옮겨놓는 리플레쉬타임을 갖습니다.
문제는 구혼자카드의 효과가 너무 좋은데, 거기다가 카드한장이 더 생긴거기 때문에 플레이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구혼자카드 남/여 둘의 밸런스 역시 극도로 여자 구혼자가 좋습니다. 이 또한 문제점이죠.
게임자체는 시스템적으로 너무 잘 만들었는데, 잔가지될만한 디테일 부분에서 너무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는 느낌입니다.
전 업세션을 아레나에서 거진 30여판 돌려보면서 느끼는게 제발 확장에서 이 획일화를 산산히 부실 확실한 대안이 제시되서
이 좋은 게임이 이런 아쉬운 점들 때문에 사장되지 않고, 정말 좋은게임으로 거듭나서 오래오래 회자될 수 있는 그런 게임이 되길 바래봅니다.
왜냐면... 게임 자체는 정말 재미있거든요... 아... 아쉽습니다...
그리고 업/다운 스테어즈는 어떤 확장인지, 어떤 느낌이며, 위에 얘기한 단점들을 보완해주는 확장인지 경험자분들의 의견을 듣고싶네요.
뿐만 아니라, 유즈얼 확장인가?! 이런것도들도 있는것 같던데 궁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