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핸즈켓Handsket 체험 후기(사당 스몰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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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10 15:58

지난 화요일, 스몰월드에서 있었던 파란만장한참개암나무님의 핸즈켓 게임 시연회에 참석했습니다.

직장이 바로 근처다보니 다른분들보다 한시간정도 일찍 도착해서 여유롭게 게임을 배우고 연습해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우선, 골대는 생각했던것보다 크고 견고해서 놀랐습니다. 저 퀄리티 그대로 나온다고 생각하니 기대감이 더 커지네요.

표면이 부드럽고 주사위 부딪히는 소리가 아주 좋습니다. 들고다니기 부담스러울정도로 무겁지 않고, 게임중에 마구 움직이거나 넘어질 정도로 가볍지 않고, 무게감도 적당히 기분좋더군요.

저 아크릴 통은 임의로 적당한 빈 통을 끼워놓으신거고, 실제 나오는 제품은 통 주변에 모자챙같은 테두리를 만들어 링의 위쪽으로 걸칠 수 있는 형태로 만드실 예정이라고 합니다.

텀블벅 페이지의 소개 동영상을 보시면 느껴지시겠지만, 아크릴 통 안으로 목재 주사위가 골인할 때 울리는 소리가 정말 경쾌하고 매력적입니다. 계속 넣고 싶은 생각이 들죠. 실제로도 같은 소리가 납니다.

아크릴 통을 끼운채로 하면, 골을 넣을 때의 소리는 무척 좋지만, 매번 주사위를 다시 꺼내고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어서, 게임을 진행할 때에는 아크릴 통을 빼고 하였습니다.

크기가 다른 두 종류의 골대를 만들어서 난이도에 배리에이션을 주셨더군요. 저는 이지모드로 해도 못넣어서 허덕거렸기때문에 ㅋㅋㅋ 하드모드는 도전해 볼 생각도 못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것이 기본(이지)모드. 하드모드는 링의 크기가 저것의 70~80퍼센트 정도이고, 링의 두께도 더 두꺼워서 주사위가 링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위에 얹어지는 경우도 종종 나온다고 합니다.

막상 게임을 해보니, 단순히 주사위 슈팅이 전부가 아니라 알까기(드리블)이 더 어렵더군요...ㅋㅋ

게다가 캐릭터 능력도 꽤 다양하고 재미있는 것들이 있어서 정말 고민 많이 하신 흔적이 보였습니다.

게임 진행도 진행이지만, 각자 번갈아가면서 캐릭터를 배치할 때, 어디에 두어야 내게 이득이고 상대에게 방해가 될지 고심해서 아주 절묘한 곳에 위치시키기 위한 눈치 싸움이 굉장히 치열하고 재미있습니다.

개암나무님께서 직접 그리신 캐릭터 일러스트도 하나같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농구공 대신에 나무 주사위를 들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카드를 바닥에 깔고 그 위로 주사위가 굴러가기도 하고, 그 위에서 손으로 내리눌러 슈팅하기 때문에, 카드가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위치가 바뀌는 문제가 생기더군요. 그래서 정식 게임 컴포넌트는 일반 종이 카드 대신 테이블에 붙어 움직이지 않도록 실리콘 재질 같은 것을 생각중이라고 하십니다. 거의 완성 단계라고 생각했는데, 더더욱 완성도 높은 게임을 위해, 아직도 많은 부분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개선하는 중이신 것 같아요^^

하지만 종이보다 두꺼운 재질이 되면 주사위가 구르다가 턱에 걸려서 진행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도 조금 들었습니다.

체험하러 오신 다른 분들과 각자 연습게임을 몇번 진행한 뒤 미리 예고된 대로 간단히 토너먼트 경기도 진행했습니다. ㅎㅎ

저는 한시간이나 일찍 가서 개암나무님의 개인교습을 받으며 특훈을 했는데도 ㅠㅠ 정작 움직이면서 실제 게임을 하니까 왜 그리 슛이 안들어가던지...

특훈의 효과를 하나도 못보고 꼴찌를 해서 가르친 보람이 하나도 없게 만들었네요 ㅋㅋㅋㅋ

스피드가 필요하거나, 말도 안되는 상황을 만들어서 웃음을 유발하는 다른 덱스터리티 게임과는 다르게,

기술 난이도가 상당한 게임이었습니다. 게다가 조금 연습한다고 금방 숙련되는 것도 아닌것 같았어요.

주사위는 늘 예상치 못한 곳으로 구르고, 힘 조절은 생각보다 쉽지 않고, 그래서 늘 방향이나 거리 등 슈팅 환경이 계속해서 바뀌기때문에, 요령이 있어도 딱히 게임이 아주 쉬워지지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터무니없는 난이도도 아니기 때문에, 쉽게 지치거나 시시해지지 않으면서 어느정도 적당히 도전의식을 자극하는 면이 있는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스피드보다는 정교한 컨트롤이 요구되는 코코너츠 류의 덱스터리티를 좋아하는 분들께 잘 맞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다만 목표를 빗나가고 굴러가는 주사위 주우러 다니는 일이 조금 문제이긴 합니다만......코코너츠처럼 천지사방으로 튀는 건 아니니까 골대 주변에 약간의 장애물을 세워놓고 하는 정도라면 할만할 것 같습니다.

게임 길이는 어느정도 기복이 있습니다. 한방에 큰 점수를 먹는 경우가 생기면 순식간에 끝나기도 하고, 저처럼 정말 못하는 사람끼리 허공에 던지고만 있으면 한없이 늘어지기도 하지요. 그런 경우에는 게임 목표 점수 트랙을 짧게 잡고 시작해서 길이 조절이 가능합니다. 이날은 다들 초심자였기 때문에, 21점 중 7점정도를 빼고 짧은 게임으로 진행하여 한 게임에 평균적으로 30분정도 걸렸던 것 같네요.

실력이 비슷비슷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큰 한방 점수가 잘 안나와서 그랬는지 몰라도 엉금엉금 엎치락뒤치락 하다보면 처음엔 점수차가 벌어졌다가도 후반부에는 거의 비슷하게 끝나더군요 ㅋㅋㅋㅋ 나름대로 손에 땀을 쥐는 거북이레이스였습니다.

아주 웃음이 빵빵 터지거나, 대단한 긴장감과 스릴이 있는 다이나믹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신경전과 의도치 않게 주사위를 가로채고, 빼앗기는 과정 속에서 나름대로 웃고 떠들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조화로운 게임이었던 것 같아서 무척 즐거웠습니다.

아직 펀딩이 한창 진행중입니다. 이 게임은 분명 손으로 직접 만졌을 때 뿌듯한 만족감을 줄만한 값어치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꼭 펀딩이 대성공해서, 자작나무 골대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게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텀블벅 후원 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https://tumblbug.com/handsket

아래 영상은 당일에 찍었던, 실제 게임 플레이 4배속 타임랩스 영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