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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포밍마스 오거나이저를 만들어봤습니다. (장문의 제작기)

1,817 조회

2022.11.07 13:35

안녕하세요.

보드라이프에 가입 해놓고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처음 올리는 글이니 만큼 다른 분들에게 뭔가 도움이 될만한 글을 쓰고 싶어서 이번에 작업한 오거나이저를 올려봅니다.

Q : 왜 오거나이저를 만들었나?

최근에 특가 할인이 떠서 그 유명한 테포마를 샀습니다. (예...뉴비입니다...)

본판 + 각종 확장판을 보이는대로 구매 했는데요. 막상 빅박스를 사려고 보니 이거...가격도 후덜덜 하고

3D 타일은 제대로 게임 해보지도 않은 저에겐 뭔가 과한 느낌이 있어서 빅박스는 과감히 포기 했었죠.

그래서 현재 구성은 코어 + 개척기지 + 비너스 + 헬라스&엘리시움 + 서곡 + 격동 + 프로모카드 3번, 5번 이렇게 구매 했습니다.

받은 제품 다 열어서 넣어보니 기본판 박스에 컴포넌트가 다 들어가긴 하는데 정리도 안되고, 찾기도 힘들고...

집이 작아서 플레이 테이블도 좁고, 책장 공간도 아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그러다가 집에 있는 레이저 커팅기로 하드보드 (실제로는 로얄보드 혹은 라이싱지라 부르는 보드입니다.) 를 잘라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왕 만드는거 박스의 정리와 실제 플레이에 사용할 수 있도록 동시에 작업 해보자는 생각까지 가게 되었는데...

(그런 짓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난 그 사실을 몰랐죠...)

완성된 모습과 기믹(?)은 본문 맨 뒤에 정리 해두겠습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제작기 시작합니다.

1. 실측

일단 들어있는 컴포넌트는 대부분 측정을 해줍니다.

재질 특성상 같은 컴포넌트여도 오차가 생기더라구요. 박스 내에 넣었을 때의 여유 공간까지 생각해 실제 측정값 + a 로 기록합니다.

2. 도안 작업

레이저 커팅은 재단선이 잘 나와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 + 3D 툴로 만든 것을 재단선으로 변환하기 귀찮은 탓에

일러스트레이터로 작업을 진행 했습니다.

스크린샷은 작업이 거의 끝날때쯤의 화면입니다.

전개도 형태로 작업을 하다보니 작업 영역이 꽤 넓었네요.

지금와서 생각 해보니, 저렇게 작업 하다 파일 날려먹으면 어쩌려고 단일 파일로 작업한건지...

다음 작업때는 개별 파일을 따로 작업해야겠어요.

주요 아이콘과 학장판 아이콘들을 일러스트레이터로 다시 그려줍니다.

이렇게 그려놓은 아이콘들은 컴포넌트들의 분류에 활용할 계획입니다.

원본과 최대한 유사하면서도 깔끔하게 그려봤습니다.

저 색상 그대로 인쇄 할 계획이 없어서 그라데이션이 들어가 있지는 않아 원본의 아이콘 느낌은 덜합니다.

완성된 ai 파일을 svg 로 변환해서 저장하면 레이저 커팅을 할 준비가 되었습니다.

3. 레이저 커팅

제가 사용하는 제품은 Xtool M1 이라는 제품입니다. (홍보 아닙니다.)

하우징에 배기구까지 있어서 집에서 쓸만하겠다 싶어 테스트 할 겸 이번에 오거나이저를 제작하는데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방 안에서는 환기에 좋지 않아 필터까지 있는 렌지 후드 아래에서 커팅하기로 했습니다.

가스레인지 손상을 막기 위해 고임목으로 높이를 좀 올려주고, 후드에 바로 배기될 수 있도록 배관도 올려줍니다.

본체에 팬이 달려 있어서 제품 내의 연기가 바로 빠져나가고, 그게 후드로 바로 넘어가면서 필터를 거쳐 배출되도록 했습니다.

아주 약간의 고소한 탄내가 살짝 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빠져나갑니다.

조만간 차량용 필터를 추가해 볼까 생각중입니다.

전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svg 로 저장했던 도면을 불러와 세팅하고 출력을 눌러주면

이렇게 나옵니다.

아주 깔끔하게 잘리는 경우에는 제품에서 꺼낼 때 부품들이 우수수 떨어지기도 합니다.

사진에는 제대로 안나와서 나중에 다시 출력했지만, Turmoil 이라고 적혀있는 뚜껑에는 로고가 각인되어 있습니다.

각 확장판의 전용 보관함들에는 저런 식으로 로고를 집어넣었습니다.

4. 조립

이번 제작 과정이 레이저 커팅기 테스트를 겸하다 보니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잘못 그려서 버려지는 도안, 하드보드의 휨 때문에 버려야 했던 도안 등등 여러가지 이유로 쓰지 못한 부품들이 많았습니다.

A4 사이즈의 보드 약 40장 정도를 소모했는데요, 44장을 18,000원 주고 구매 했었으니 스티커 용지나 코팅지 사용한거 생각하면 2만원 채 안되는 가격에 만들게 되었네요.

라인이 아주 깔끔하게 나왔습니다.

이런 식으로 조립을 해줍니다.

레이저 커팅이다보니 단면에서 재가 많이 떨어지는데요.

이게 자꾸 손에 묻으면서 상자들을 오염시키더라구요.

사진 찍는 것을 깜빡해서 없지만, 모든 구성품을 떼어내고

목공용 본드를 물과 섞어서 스펀지로 엣지마다 발라서 코팅을 한 번 하고 조립을 했습니다.

잘 말린 뒤 조립하니 잿가루가 없어서 좋네요.

각 부품들은 그냥 끼워지긴 하지만, 그 상태로 고정이 되지 않습니다.

도면 상으로는 오차가 없도록 딱 맞춰 그렸지만, 레이저가 태우는 방식이다 보니 라인을 따라서 타들어가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모든 부품들을 목공용 본드로 붙여줍니다.

가장 먼저 완성된 플레이어 큐브 보관상자입니다.

흰 종이 위에 반투명 플라스틱 컴포넌트다 보니 빛을 비추면 참 예쁘더라구요.

도시 타일은 이렇게 쭉 넣었습니다.

내부는 육각형에 맞춰 틀이 되어 있어 흔들림 없이 편안합니다.

사용할 때는 이렇게 쑥 뽑아 쓰면 끝

5. 제작 실패의 순간...

여유공간 주는 것을 깜빡해서 너무 타이트하게 나와버렸네요.

폐기 후 새로 만들겁니다.

토큰 사이즈에 맞추려고 했으나 실패한 케이스...

6. 드디어 완성

회사 일과 개인 일정 들을 하면서 동시에 작업하다 보니 거의 2주 정도 걸린 듯 합니다.

완성된 보관 모습을 한 번 보여드리겠습니다.

기본 박스에 모든 것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상자의 높이에 딱 맞춰 넣었기 때문에 대부분 흔들림 없이 자리에 잘 있습니다.

카드는 뚜껑을 만들어 줘야 할 것 같네요. 글을 쓰는 중에 보니 불안합니다.

다른 보관함들은 게임보드와 메뉴얼이 잘 눌러주고 있습니다.

보드와 메뉴얼을 들어내면 보관함들이 잘 줄지어 있습니다.

맨 위에는 카드 상자가 들어 있고, 카드의 용도와 확장팩에 따라 구분할 수 있도록 표지를 넣어줬습니다. 플레이 할 때도 유용할 겁니다.

카드 상자는 그대로 꺼내 플레이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믹 설명에서 보여드릴께요.

카드상자 바로 아래에는 자원 큐브들이 들어 있습니다.

기본 큐브가 아닌 메탈 큐브를 따로 구매해서 넣었습니다.

처음에는 각 종류별로 구분할 수 있도록 가림막을 넣었었는데, 실제 플레이 할 때 불편할 것 같아 빼버리고 수량을 대략 반반으로 나눠 넣었습니다.

2개를 만들어 넣었기 때문에 여러명이 쓰기에도 좋습니다.

뚜껑에는 화폐 아이콘을 각인 했습니다.

격동과 관련한 상자 뚜껑에는 격동 아이콘을 넣어두었습니다.

자원 큐브 아래의 작고 긴 상자는 중립 의원 상자입니다. 이 부분은 기믹에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격동 보관함 밑에는 플레이어 큐브와 표식 마커가 들어있는 상자입니다.

여섯개가 잘 정렬해 있네요.

그 오른쪽으로는 서곡과 격동 카드를 담을 수 있도록 만든 상자입니다.

이것들은 맨 위의 카드상자와 별개로 사용하기 때문에 따로 만들었고, 나름의 특별한 기능도 숨겨져 있습니다.

카드 상자 오른쪽 밑에는 해양타일과 특수타일이 있고, 그 바로 아래에 개척기지 우주선 마커 상자도 들어 있습니다.

서곡과 격동 카드상자를 꺼내면 개척기지 행성 보드가 보입니다.

그리고 확장판으로 구매할 수 있는 듀얼레이어 보드도 잘 정리해 넣어뒀습니다.

플레이어 우주선 마커는 이런 식으로 보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처음 만든건 유격이 없어 넣고 빼기가 힘들었는데, 두번째는 성공이라 다행입니다.

7. 기믹

피규어나 프라모델처럼 뭔가 아주 특별하거나 화려한 부분은 아니지만, 나름의 아이디어를 넣어서 오거나이저에 특별한 기능을 넣어봤습니다.

A. 큐브보관함

플레이어 큐브와 마커를 넣는 보관함입니다.

기본적으로 모두 뚜껑이 들어가 있습니다.

벽체의 바닥과 위쪽에 홈을 파고 돌기를 넣었습니다.

뚜껑을 닫은 채로 혹은 열어 두고서 쌓을 수 있습니다.

딱 맞죠?

여섯개를 전부 쌓아서 기울여 봐도 쉽게 빠지지 않습니다.

물론 일정 각도 이상 되면 툭 빠지긴 합니다.

그래도 나름 안정적입니다.

B. 격동 오거나이저

격동 보드판을 듀얼레이어로 만들었습니다.

구멍 숭숭 뚫은 다음 테두리를 덧대서 툭 치더라도 움직이지 않죠.

원본 보호를 위해 탈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중립 의원 대기실과 의회 대기실의 미플 보관 상자가 구멍에 딱 맞도록 설계했습니다.

뚫려있는 칸에 넣고 뚜껑을 열면 바로 플레이 할 수 있죠.

의장석은 한칸 뚫어서 자리를 마련 해줬습니다.

정책 보관함은 한쪽을 뚫어서 꺼낼 수 있습니다.

보드에도 여유있게 구멍을 뚫어놔서 배치할 수 있습니다.

보관상자를 뒤집으면 길게 홈이 파여 있어서 나머지 정책들을 꽂아둘 수 있습니다.

C. 선마커, 업적

박스 내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할 목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필요한 것들을 넣었다 빼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D. 카드보관함

게임이 끝나면 가로로 보관하면 됩니다.

세우게 되면 높이 문제가 생기더라구요.

플레이 전, 상자 맨 앞의 가림판을 뽑아줍니다.

카드를 모두 꺼낸 다음 맨 뒤의 대각선 홈에 뽑아낸 가림판을 꽂아주면 됩니다.

카드의 무게 정도는 버틸 수 있는 격벽이 됩니다.

기울어진 면에 맞춰 카드들을 넣고 눕히면

카드를 한장씩 뽑아쓸 수 있습니다.

E. 확장 전용 카드상자 (서곡카드, 행성계 사건 카드)

각각의 상자는 뚜껑을 완전히 뽑아 쓰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담뱃갑에서 모티브를 좀 얻었죠.

박스의 큰 면에는 한쪽엔 로고 음각을, 다른쪽에는 로고 양각을 한 별도의 타일을 덧댔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로고 방향을 맞춰서 바닥에 놓게 되면

이렇게 살짝 기울어진 채 미끄러지지 않도록 받쳐주게 됩니다.

게임 후에는 뚜껑을 덮어주기만 하면 끝.

* 작업 후기

다 완성한 뒤의 모습은 정말 깔끔해서 기분이 좋네요.

처음 하는 작업이다보니 시간도 많이 걸렸고, 잘못 만들어서 부순 양이 상당합니다...

다음번 오거나이저 작업은 좀 더 깔끔하게 완성할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다음 목표는

아크노바입니다.

보드 사이즈는 줄이고, 각각의 타일들 사용과 보관이 편리하게 업그레이드 해볼 계획입니다.

다행인건...아크노바의 박스 자체가 커서 테포마 보다는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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