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페인티드 그레일(아발론의 괴물들까지)
올해 초에 받았건만, 장장 6개월 가량을 방치해두다가 겨우 도색할 용기를 얻었습니다.
4개월 먼저 받겠다고 킥스판 구한 내가 레전드!
받고선 반년간 손도 안댄 내가 레전드!
그리고 아직 도착 안 한 한글판도 레전드!
두달간 설렁설렁 하면서 도색을 했는데, 하루에 하나는 해야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하니 결국 결실을 맺었습니다.
비록 모자란 도색에, 모자란 사진이지만 이 기쁨을 공유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킥스 구성물의 대부분이 들어있지만, 예외적으로 기승한 등장인물(mounted character) 확장은 구하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작업 목표는 '테인티드 그레일의 분위기에 맞게 칙칙하고 우울한 느낌으로 칠해보자!'였습니다.
그나마 하나 더 따지자면 '무채색보다는 더 나은 작품이 되기를 바라자'도 있었고요
결과물을 보면서 느낀건 생각보다는 잘 됐다는 점과, 미니어쳐 채색시 시인성이 상당히 높은 우선순위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의외로 테인티드 그레일의 피규어 숫자는 많지 않아서 근 50만원짜리 패키지의 미니어쳐는 저게 전부입니다. 합치면 6~70개 정도 되겠네요
이전에 멘히르만 단독으로 찍어서 올린 적이 있었는데 까마득하네요
멘히르를 칠할 당시는 광원에 대한 감각이 전무해서 상당히 투박하게 채색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사진으로는 구분이 잘 안 가네요
선주민은 그 실패를 딛고 제법 자연스러운 광원을 넣을 수 있었습니다.
불행히도 사진으로는 구분이 잘 안 가네요
휴... 많기도 해라
각 확장마다 4개씩에 니브를 포함해서 등장인물은 총 13명입니다.
다간, 아레브, 니브를 보면 몸에 푸른 문양이 새겨져있는데, 고대 아일랜드인들에게는 몸에 푸른 염료로 바디페인팅을 하고 전장에 나가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네요.
이러한 풍습은 페이트 시리즈의 쿠훌린이라는 캐릭터가 파란 쫄쫄이를 입고 등장하는 식으로도 변형되기도 합니다 ㅎㅎ
테인티드 그레일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웨일즈 등 영국 각지의 전승을 끌어모으다보니 조금 더 찾아볼수록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동반자들...
당나귀는 5장의 추가카드와 함께 이동력 부스트를 받게 되고요
나머지 돼지, 고양이, 오소리, 매는 아이템 카드에 부가효과를 제공해줍니다.
뿌리인간(mulchman)의 경우에는 소소한 디테일이 매우 재밌었습니다.
나무뿌리가 융성하여 발생한 괴수 이미지인데요 등짐엔 칼라풀한 버섯, 석관, 새집 등 자그마한 물건들이 파묻혀있는 비쥬얼이었습니다.
셀키는 보면 볼수록 펭구에 나오던 그 물개 할아범이 떠오르더라구요
실종된 기사(lost knight)의 경우 반듯이 서있는 갑옷을 덩쿨이 안에서부터 밖으로 감싸면서 나오는 모양인데요, 채색을 잘못했나, 크게 티가 나지 않습니다.
모리건의 후손( Child of morrigan)의 경우, 모리건은 아일랜드 신화에 등장하는 여신입니다.
아시는 분들 중 대부분은 마비노X를 통해 아시게 되었을 것 같네요.
모리유, 모리구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며 전쟁의 여신이기도 합니다.
왜 그녀의 자손이 이런 그렘린 같은 몰골을 하고 있는걸까요? 그건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듀라한의 경우 클래식한 JRPG 혹은 대여점 판타지 소설에 단골로 등장하는 목 없는 기사입니다.
다만 이런 창작물에서는 '조금 더 강할뿐인 잡몹'으로 등장하지만 신화와 전설에서는 우리나라의 저승사자처럼 죽음을 알리고 다니는 전령의 역할도 있다 하네요
테인티드 그레일의 뒤틀린 디자인을 느낄 수도 있는 부분인데 머리는 물론이고 척추째로 뽑아서 채찍처럼 휘두르는 컨셉일줄이야...
위어드차일드는 컨셉만으로도 감탄이 튀어나오는 참신한 디자인이었습니다. 임산부가 위어드니스(괴력난신)에 휘말리게 되었다는 컨셉인데,
검푸른 안개 속, 어머니는 망령의 꼴이 되어서 태아를 밝히고 있습니다. 등 뒤에는 무수한 뼈가 모여있지만 결코 그것을 아기에게 보여주지는 않고 감추려 하고 있습니다.
슬라우(Slaugh)는 군대, 군인 무리를 의미하는 고어라고 합니다.
그 흔적이 남아있는 경우를 살펴보자면, 슬로건이라는 말이 '군대'와 '함성'을 의미하는 slaugh와gaimn의 합성어로 만들어졌다고 하네요
바닥에는 좀비물처럼 손이 불쑥불쑥 솟아나고 있고 무수한 병사들이 대지에서 기어나와 움직이고 있습니다.
떠도는 기사(Knight errant)는 중세 기사도 문학에서 그 원형이 만들어졌다고는 합니다.
그 뿌리에는 원탁의 기사 가웨인 랜슬롯 퍼시발의 성배수탐이 있다고 하고요
그런데 이 떠도는 기사의 디자인적 요소를 보자면 인마일체와 수레바퀴라는 두 요소가 있는데 이를 놓고 보면 몽골군의 군대가 모티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켄타우로스의 기원에 대한 설 중에는 말에서 도통 내리지를 않는 동방의 기마민족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설이 있기도 하고
몽고군의 군대가 수레바퀴보다 큰 사람들을 도륙내면서 전진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니까요
나머지는 밤이 늦은관계로 나중에 다시 올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