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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보드게임 추천기 [5] – KDJ

4,902 조회

2015.10.22 18:40

나의 보드게임 추천기 [5] – KDJ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들입니다. 가볍게 봐주세요>

<보드게임을 접하고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에서 보낸 지라 영어를 쓰는 부분이 있습니다. 너그러이 봐주세요>

<지난 글>

보드게임을 하다 보면 항상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게임들을 하기 원할 때가 있습니다. 난이도라고 해서 게임의 복잡함을 더하는 것 보다 좀더 전략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그런 전략의 난이도를 저는 선호 합니다. 해서 일반 보드게임보다 조금의 복잡성과 난이도를 주고 싶을 때 어떤 게임이 좋을지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큰 틀에서 범용성이나 family 게임의 성향을 벗어나고 싶지 않을 때, 제가 참고한 게임들이 바로 Kennerspiel Des Jahres 수상작들 입니다.

<<Kennerspiel Des Jahres 로고>>

Kennerspiel Des Jahres (KDJ) 는 앞선 글들에서 언급 하였던 Spiel Des Jahres (SDJ) 위원회에서 2011년부터 시상하기 시작한 상입니다. 독어로 Spiel 은 게임 또는 플레이 를 뜻하는데, 그 앞에 “Kenner” 라는 말을 덫 붙였습니다. Kenner 는 한국어로 표현하면 “뭔가 알고 할 줄 아는 자” 정도 되겠네요. 그러니까 SDJ 게임들은 좀 더 캐주얼 하게 아무나 할 수 있는 게임들이라면, KDJ 는 좀더 보드게임을 많이 해본 분들이 선호하는 상이 되겠네요. 그렇다고 KDJ 수상작들이 그렇게 무거운 게임들도 아닌 것이, 여전히 SDJ 의 원칙에 맞추어 남녀노소 누구나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을 선정 한다는 기반에 맞추어져 있거든요. 그래서 적당한 난이도에 보드게임을 좀 해 보신 분이면 충분히 같이 할 수 있는 정도의 게임들이 선정 되어집니다. 그렇지만 아마 보드게임을 많이 접해 보지 않으셨다면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그런 게임들이 다수 입니다.

하지만 SDJ 게임답게 굉장히 독특한 아이디어의 게임들이 선정되어지니, 해보시면 역시 조금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아주 알찬 리스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Kennerspiel des Jahres 수상작은 현재까지 총 5개 입니다:

<<KDJ 수상작 리스트>>

KDJ 2011 - 7 Wonders (7 원더스)

KDJ 2012 – Village (빌리지)

KDJ 2013 – Legends of Andor (안도르의 전설)

KDJ 2014 – Istanbul (이스탄불)

KDJ 2015 – Broom Service (브룸서비스)

<<각양각색의 박스들>>

시상의 역사가 오래지 않아서 리스트가 단촐 합니다.

5 게임 모두 제가 아주 좋아하는 게임들입니다. SDJ 게임들이 90점대 라면 KDJ 게임들은 대부분 95점대…

이 다섯 게임을 한번에 다 소개 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우선 가장 최근작 3개부터 말씀드리고 나머지 2개는 다음글에 Deutscher Spiel Preis (DSP) 를 언급하며 함께 적어 보겠습니다. 10년대 초반에는 DSP 와 KDJ 수상작들이 서로 겹칩니다. (그만큼 독보적으로 우수한 게임들이었다는 증거 이겠죠)

해서 이번글에 추천하고 싶은 게임들은: (최신순으로)

KDJ 2015 – Broom Service (브룸서비스)

KDJ 2014 – Istanbul (이스탄불)

KDJ 2013 – Legends of Andor (안도르의 전설)

<<두둥!>>

Broom Service (브룸서비스)

KDJ 2015

작가: Andreas Pelikan, Alexander Pfister

게임인원: 2~5명

게임시간: 약 75분

<<출처: ravensburger.de>>

가장 최근에 선정된 KDJ 수상작 되겠습니다.

이 게임은 사실 KDJ 후보에 오르기 전까지는 듣도 보도 못한 게임이었습니다. 같이 후보에 오른 O’rleans 나 Elysium 은 익히 명성을 들어 알고 있던 게임인데, 정말 의외의 게임이 후보에 올라 마지막에는 수상을 해서 약간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브룸서비스에 대해 전혀 모를때에 그나마 경험이 있는 나머지 두게임을 비교 해봤을땐 Elysium 이 뽑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구매까지 했지만 결국 브룸서비스가 이겨서 약간 실망했던 기억이… 나중에 플레이 해 보고 아, 이래서 뽑혔구나 라고 수긍 했던 그런 게임입니다.

사실 KDJ 2015 후보게임들(O’leans, Elysium, Broom Service)중에는 가장 심플한 게임이지만 역시 가장 색다른 게임이라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테마도 가장 가족적이고요.(플레이는 사실 전혀 가족적이지 않습니다..ㅎㅎ)

브룸서비스는 한마디로 ‘마녀택배’ 게임이라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딱 예전의 일본만화 “KiKi’s Delivery Service” (한국어로 “마녀 배달부 키키”?) 가 생각 나는 게임 입니다. 말 그대로 마녀들이 약초체집꾼들과 협업하여 만들어진 물약들을 필요한 장소에 배달하는 게임입니다.

(물약입니다, 약물이 아니고… 약물이라고 하면 마치 마약밀수 같은… 사실 이게임 원래 밀수게임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서로 카르텔 끼리 액션 못하게 하고, 몰래 하면 되고 약 생산해서 배달하고 비구름이 경찰이라 해결해야 하고…. )

보기와 다르게 나름 쫄깃한 맛이 있고 꽤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액션은 두가지로 펼쳐집니다. 카드플레이와 보드플레이.

이 게임의 차별성은 바로 카드플레이 에서 나옵니다.

게임을 시작할 때 모든 플레이어들은 동일한 10가지 Role cards (역할카드들) 을 가지고 시작을 합니다. 이 카드들은 모두 다 하는 역할들이 다르고 크게보면, 4가지 종류의 역할들이 있습니다.

<<게임내 사용되는 10가지 롤카드들>>

Gatherers (체집꾼들) – 3장, 종류별 약물을 만들 수 있다.

Witches (마녀들) – 4장, 각 종류별 지형으로 말을 이동할 수 있다.

Druids (드루이드) – 2장, 말이 있는 장소에 약물을 배달한다.

Weather Fairy (날씨요정) – 1장, 구름토큰을 제거하고 승점을 얻는다.

각 플레이어에게는 동일한 역할카드 10장이 주어지며, 매 라운드 마다 10장 중 4장만을 선택해 사용합니다. 선택은 개인의 자유입니다.

자, 진짜 재미는 4장을 고른 순간부터 입니다.

사실 각 역할 카드에는 brave action (용감한 액션) 과 cowardly action (겁쟁이 액션) 이 적혀 있습니다. 매번 자기 턴마다 카드 한 장을 선택해 용감한 액션을 할지 겁쟁이 액션을 할지 소리 내어 선포해야 합니다. 같은 카드라도 보통 용감한 액션을 감행 하면 얻는 것이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추가 액션을 하게 해 주거나 승점을 더 주는 등, 카드마다 다양한 혜택을 더 해줍니다. 용감한 행동에 대한 대가입니다만, 그에 따르는 리스크도 있습니다. 바로, 용감한 액션은 액션을 선포한 사람외에 다른 사람이 그 턴에 동일한 액션의 카드를 들고 있으면 캔슬되어집니다.

동일한 카드를 들고 있는 다음 사람은 초이스가 없이 선포되어진 카드와 동일한 카드가 있으면 그 카드를 내려 놓고 액션을 사용해야 합니다. 사용할때는 마찬가지로 용감할지 겁쟁이할지를 정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또 용감한 액션을 선택하면 다음사람에게 다시 검증을 받게 됩니다. 즉, 용감한 액션은 해당 턴에 그 카드를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아야 사용이 가능해 집니다.

반면, 겁쟁이 액션을 선택하면 아무런 제재 없이 해당 액션을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할 수 있는 액션의 폭은 용감한 액션보다 상당히 작아 집니다. 이 게임은 보통 무리를 해서라도 용감한 액션을 써줘야 이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해서 매 턴, 상대 눈치 보면서 머리를 써야 합니다. 처음 4장 선택할때부터, 저 사람이 어떤 카드를 고를까? 어떤 순서로 어떻게 액션을 하려 할 까? 그럼 나는 다르게 어떻게 해야 하나? 카드를 손에 들고도 저 사람이 이 카드를 쓰면 어쩌지? 나는 적어도 다다음쯤에 카드를 써야 물약 배달이 되는데…

<<각 카드마다 위에는 용감한 액션, 밑에는 겁쟁이 액션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용감한 액션이 더 많은 것들을 이루게 해줍니다.>>

매 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다 계산을 해 봐야 합니다. 견제아닌 견제로 다른 사람에 의해 내가 내 액션을 원하지 않는 턴에 쓰게 되기도 하고, 내가 피해갈려고 선택한 다른 액션이 똑같이 피해갈려는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맞아 떨어져서 액션을 캔슬 당하기도 하고. 굉장히 인터액션이 높은 게임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메커니즘이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한도 끝도 없이 고민하게 되는 오묘한 게임 입니다.

파티게임처럼 인터액션 위주로 서로 견제만 하며 경쟁할 수도 있고, 머리를 엄청 굴려서 적시적소에 액션을 터뜨려서 효율적으로 액션을 하는 전략적인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게임초보나 숙련자가 어울려서 해도 재미있는 상황이 나옵니다. 숙련자 입장에서는 마치 랜덤한 적과 싸우는 협력게임과 같이 적절한 전략을 세워야 하고, 초보 입장에는 그저 파티게임 처럼 마구 해도 상호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겠다 싶은 게임 입니다.

게임은 단순히 카드와의 수싸움외에도 보드에서 펼쳐지는 일종의 영향력 싸움도 곁들여져 있습니다. 해서 아무렇게나 카드를 플레이 할 수는 없고, 또 보드위의 지형이 보이기 때문에 대략 상대방의 전략도 예상해 볼 수 있게 디자인 되어져 있어서, 꽤 전략적으로 접근 할 수가 있습니다.

게임의 승점은 보드위의 성에 해당색깔의 물약을 배달하거나, 물위에 있는 구름들을 제거 하면 얻게 되어 있습니다. 보드판이 매우 큰데, 사실 행동범위나 기회는 굉장히 작습니다. 움직일 수 있는 게임말이 2개나 되지만 여전히 넓은 보드판입니다.

<<귀여운 마녀 말 들>>

아직 그리 많이 해본 게임은 아니라 뭐라 말씀 드리긴 어렵지만, 확실한 건, 인터액션 강하고, 생각보다 타이트한 게임 이라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유로게임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이 게임도 꽤 타이트 합니다. 하지만 롤카드 견제 때문에 대부분 유로게임처럼 드라이 하지는 않습니다. 심각하게 게임하는 분들과 하면 매우 속상할 수 있고, 좀 캐주얼한 분들과 하시면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 입니다.

<<생각보다 돌아다니기 쉽지 않은 보드>>

기본 게임에는 일종의 미니확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드도 앞면, 일반보드와 뒷면, 숙련자용 보드가 있고, 새로운 지형토큰도 보드에 놓이게 됩니다. 주로 추가 보너스 액션이나 점수를 선사 합니다. 뒷면을 쓰시면 게임이 매우 전략적으로 바뀝니다.

<<보드 뒷면의 숙련자용 맵>>

브룸서비스는 아직 더 많이 해봐야 확신을 할 수 있겠지만, KDJ 2015 에 선정된것에 대해 큰 이견은 없습니다. 매우 재미있고 독특한 게임으로써 상 받을 만한 게임이라 생각 됩니다. 재미에 있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 높은 인터액션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들에겐 매우 재미있는 게임일 것이고, 계획성과 전략성을 선호하시면 좀 정신 없는 게임이 되겠습니다.

예전에 “Witch’s Brew” 라는 게임의 re-design 판이라는데, 예전게임은 접해보지 않아서인지, 브룸서비스는 다른 어떤 게임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매우 독특한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혁신성과 전략성, 그리고 가족적 테마,

KDJ 에 딱 어울리는 게임입니다.

Istanbul (이스탄불)

KDJ 2014

작가: Rudiger Dorn

게임인원: 2~5명

게임시간: 약 60분

<<출처: boardgamebriefs.com>>

이스탄불은 저에게는 “딱” 안성맞춤인 게임입니다. 아마, 제가 해본 베스트게임들 몇 개를 꼽으라면 이스탄불은 확실히 뽑을 정도로 저는 너무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이스탄불은 무엇 하나가 특출나서 재미있는게 아니라, 비빔밥처럼 여러가지 게임요소들을 잘 녹여서 압축시킨 느낌, 그위에 진행방법이라는 양념은 또 색다르게 만들어 잘 버무린 그런 게임이라고 생각 됩니다.

이 게임은 모든 것이 적당합니다: 플레이타임, 인원수, 컴포넌트, 전략성, 랜덤성, 등등…

<<게임에서 쓰이는 모든 자원들, 매우 다양하고 알찬 구성>>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자원관리용 "수레">>

<<4가지 자원을 아주 편리하고 콤택트하게 관리/업그레이드 하게 만들어 놓았음, 다른게임들도 이러면 좋을텐데..>>

보통 이 정도의 게임을 하면 1시간이 넘기 마련인데, 이스탄불은 거의 1시간 이상 걸릴 일이 없습니다. 게임은 또 2인용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뽑아내고, 5인용을 해도 충분히 빠르게 진행 됩니다. 컴포넌트도 아기자기하고 (루비, 너무 예뻐서 진짜 획득하고 싶어집니다), 턴싸움, 수싸움, 자원관리, 능력업그레이드, 주사위 운, 랜덤보드 세팅… 모든 요소가 너무 많이 있지도 않고 너무 적게 있지도 않고 딱 적절하게 들어 있습니다. 이 모든요소들을 1시간안에 풀어내다니… 액션도 무지 빠릅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드는 게임입니다. 특히 플레이타임이 마음에 듭니다. (보통 이스탄불은 약간 아쉬운 타이밍에 끝이 나기 때문에 재도전 하고 싶어지는 게임입니다.)

게임진행은… 약간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어찌보면 만칼라(이동 칸마다 말을 떨어뜨려 움직임) 게임이고, 어찌보면 일꾼놓기(일종의 액션선택 메커니즘) 이기도 하고… 이 작가의 전작인 Genoa (제노아의 상인, 지금은 ‘제노아’로 개명)를 혹시 해보신 분이 계시면 익숙한, 말 쌓아놓고 움직이면서 액션하기 입니다. 단 플레이어 각각이 모두 개인 말들을 쓰면서 다니게 됩니다.

<<개인이 쓰는 말 - Merchant(거상) 밑으로 assistant(수하) 4명>> <<수하는 게임중 늘릴 수 있음>>

게임의 목적은 누가 가장먼저 루비 5개를 모으나 입니다. (2인일경우, 루비6개 모으기)

누구든지 루비 5개를 먼저 모으면 마지막 사람의 턴까지 하고 게임이 끝나게 됩니다.

<<정말 갖고 싶어지는 루비들>>

게임의 테마는 시장에서 장보기 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Merchant (거상)이 되어 Assistant (수하) 4명을 데리고 다니며 시장 곳곳을 다니며 딜을 하기 시작합니다. 시장의 장소는 총 16군데 (4x4 Grid) 이며 각각 할 수 있는/살 수 있는 액션들이 모두 다릅니다. 거상의 원형디스크는 늘 수하일꾼 4명들을 데리고 다니며, 이동은 최대 2칸까지 합니다. 원하는 시장타일에 도달하면 액션을 취할 수 있는데, 액션을 취하려면 최소 1명의 수하를 해당타일에 놓거나, 이미 전 턴에 놓고 간 곳이라면 회수를 해와야지만 해당 타일의 액션을 실행 할 수 있습니다. 테마적으로 보자면, 거상이 시장상인들을 만나 딜을 만들면 꼭 수하일꾼이 남아 시장상인들과 마무리 서류작업을 하고 그 사이 거상은 나머지 수하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가 딜을 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양한 시장 타일들>>

해서 총 4인의 수하를 데려오고 놓고가고 하면서 업무관리를 하여 다른 플레이어 보다 빠르게 자원/돈을 모아 루비로 환원시켜 누가 먼저 루비5개를 모으나를 경합하는 게임입니다.

진행이 빠른 것이 특징이고, 다채로운 액션들과 심플화된 자원관리가 이스탄불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게임입니다. 특히 입문자들이 길지 않은 시간안에 보드게임의 다양한 요소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입문용 전략게임으로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액션도 간결하고, 나름 복잡한 수싸움과 전략싸움이 어우러져 있는 아주 훌륭한 게임입니다. 루비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굉장히 다양하지만 이것이 또 한눈에 딱 들어오고, 또 경로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은 편이라 플레이어간 액션이 겹치는 경우도 많은 항상 상대방의 움직임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좋은 인터액션도 포함 되어 있는 게임입니다.

저는 원래 게임의 확장은 잘 생각치 않습니다만 이스탄불은 본판만으로도 매우 만족스러운 게임입니다. 게임타임이나 관리요소들이나 모든 것들이 정말 딱! 적당합니다. 이스탄불도 확장게임이 나오기는 했는데 그리 눈길이 가지 않는 것도 이스탄불의 완성도에 대한 statement 라 생각 됩니다.

KDJ 2014 로 전혀 손색없는 남녀노소 누구와도 즐길 수 있는 좋은 게임입니다. 이제 막 전략게임에 입문하려 하시는 분께도 좋은 입문작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은 또 서로 턴 수를 놓고 경쟁하는 일종의 레이싱 게임이라 누구와 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달라질 수 있는 게임입니다. 시장타일도 랜덤배치가 가능하여 리플레이성도 좋습니다. 모든 것이 잘 밸런스 되어 있는 이스탄불, 적극 추천입니다.

Legends of Andor (안도르의 전설)

KDJ 2013

작가: Michael Menzel

게임인원: 2~4명

게임시간: 약 90분 (이라고 하는데.. 더 걸릴때도 있음)

<<출처: boardgaming.com>>

안도르의 전설(줄여서, 안돌) 은 KDJ 명성에 걸맞게 아주 특이한 게임입니다.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협력게임이고, Pandemic 과 유사하게 보드위에 출몰하는 위협들을 합심하여 싸우는 그런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타 협력게임과의 비슷한 점은 여기까지이고, 나머지 게임진행이나 시스템은 매우 독특합니다.

안돌은 테마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리고 게임이 정해진 시나리오(Legend 라고 부릅니다)를 따라 진행됩니다. 해서 어떤 Legend(시나리오)를 플레이 하느냐에 따라 스토리도 다르고 게임성도 달라집니다.

<<안도르의 시나리오들>>

재미있는 것은 안돌은 게임이 조금 복잡하고 잔룰도 많지만 게임의 모든 룰들은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 시나리오 카드에서 자세히 설명을 해 줍니다. 요즘 비디오게임들 보면 대부분 설명서가 따로 없고 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게임자체에서 하는 법들을 가르쳐 주는 것과 같이 안돌도 게임을 진행하면서 필요한 룰들을 그때 그때 알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기본 세팅이나 아주 basic 룰들은 설명서를 읽어야 합니다..)

<<컴포넌트가 어마어마 합니다>>

<<게임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케릭터 말들..>>

안돌은 자세한 룰설명이나 게임설명을 하면 spoiler 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대략적으로 spoiler 가 되지 않는 것들만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안돌은 기본적으로 AP (Action Point) (액션포인트) 시스템을 활용하여 진행합니다. 안돌에서는 AP 를 “시간”으로 묘사 하고 있습니다. 한 라운드는 하루를 상징하며 각 플레이어는 하루에 7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안도르의 시간 마커>>

<<하루에 7시간을 쓸 수 있는데, 급하면 잠 안자고 10시간까지 사용가능, 하지만 부작용이..>>

즉 매 라운드마다 각 플레이어는 7번의 액션기회가 있고 이 액션기회 가운데에 몰려오는 적들의 위협 혹은 주어진 미션을 수행 해야 합니다. 그리고 매 라운드마다 어떤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일어나는 일들은 각 시나리오마다 다릅니다. (일어나는 일, 시간, 장소, 모두 다릅니다.) 액션, 게임에서의 시간은 이동하는데 사용되기도 하며 배틀을 할 때 사용되기도 하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 됩니다. 테마에 맞게 캐릭터가 무엇을 하던지 자유지만 하는 액션마다 시간이 소비된다는 점, 굉장히 직관적인 AP 사용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시나리오 별로 다양한 이벤트가 일어나게 설계되어 있는 라운드 마커>>

<<안도르의 보드>>

<<뒷면도 있음, 다른 시나리오에서 쓰임>>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일러스트가 예술임...>>

또한 안돌에서는 각 플레이어들은 4명의 각기 다른 캐릭터중의 하나를 골라 게임을 진행하게 됩니다. 이 4 캐릭터들의 능력들이 다 달라서 벌어지는 일에 따라 그에 최적화된 캐릭터가 그 일을 수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아울러 합동하여 적과 배틀을 하거나 상호 물자와 능력 지원 들도 가능하여 면밀히 협력해야 승리의 확률이 높은 게임입니다.

<<캐릭터들, 각자 능력들이 다름>>

<<동일한 보드의 뒷면은 여성 캐릭터로 묘사 되어있음-능력은 남/여 동일함>>

<<캐릭터 마다 사용되는 전투용 주사위들- 캐릭터마다 굴리는 주사위의 숫자가 다름(빨강은 적들이 굴리는 주사위>>

<<커다란 주사위는... 비밀..>>

게임은 조금 긴 편에 속합니다. 특히 시나리오 카드에 영문 text 가 꽤 있고 그 내용들이 상당히 중요한지라 차근차근 읽어야 하기 때문에 rush 할 수는 없는 게임이라 더더욱 시간은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2시간 안에는 끝나기 때문에 해 볼만은 한 게임입니다. 또한 입문자들도 유경험자와 함께 한다면 스토리의 전개에 맞추어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룰만 익히면 게임자체는 굉장히 직관적이고 또 소소한 룰들은 시나리오에 따라 알아야 할 것만 자체 가르쳐 주기 때문에 크게 어려움 없이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협력게임이 다 그렇지만 안도르의 전설도 결국은 게임자체가 지닌 메카닉과 싸우는 게임 입니다. 하지만 다른 협력게임과 다르게 시나리오별로 게임의 양상이 많이 바뀐다는 점, 그리고 아주 strong 한 테마로 모든 것들이 매우 유기적이라는 점, 그리고 주어진 시간안에는 행동이 대체로 자유롭다는 점이 타 게임과 차별되는 점 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나리오에 따라 꽤 압박감있는 상황들도 만들어 집니다.

게임에서는 전반적으로 시간(액션)사용과 효율성의 싸움에 가장 고민하게 됩니다. 적들과 전투를 치룰때는 주사위운도 있어줘야 하고 전투에 앞서 캐릭터 능력도 올려야 하고, 적들의 위치에 따라서 시간계산을 잘 해야하고… 전반적으로 전략적 요소가 강하고 그 위에 살짝 주사위를 통한 운을 가미한 게임입니다.

<<보드의 모든칸들은 적들의 진행을 촉진시킬 수 있고 애매함을 최소화 하였음>>

<<Michael Menzel 의 다년간의 보드게임 일러스트/그래픽 경험이 제대로 우러져 나온 것 같음..>>

개인적으로는 협력게임 중 가장 재미있게 했고, 또 몰입하기가 쉬웠습니다. 플레이 자체도 부드럽고 직관적이고, 모든 것들이 make sense 하는 놀라웠던 게임입니다. 하지만 조금은 긴 플레이타임 때문에 자주 하기엔 부담이 되는 게임입니다. 게다가 게임에 포함되어 있는 6가지 시나리오 (6 Legends) (실제로는 5가지!!) 를 끝내고 나면 리플레이성은 좀 떨어지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이 Legend 들을 다 클리어 하려면 꽤 여러 번 트라이 하셔야 하기 때문에 게임의 longevity 는 생각보다 긴 편입니다.

KDJ 수상작으로 전혀 이견이 없는 매우 혁신적이고 테마성 강하고 비기너나 숙련자 모두 파고 들 수 있는 좋은 게임성을 갖춘 게임입니다. 콤포넌트도 화려하고, 아트웍도 뛰어납니다. 참고로 이 게임을 디자인 한 Michael Menzel 은 원래 게임 illustrator 로 유명한 사람인데, 안돌을 통해 게임 디자이너로 데뷔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첫 작이 이렇게 어마어마 하다니, 그동안 게임 일러스트를 해오며 쌓아온 내공이 발산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협력게임을 별로 안 좋아 하셔도 안도르의 전설은 한번 해보시라 권유하고 싶습니다. 테마도 좋고 아트웍도 뛰어나고 무엇보다 꽤 immersive 한 스토리에 동화되어 매우 몰입감있게 게임을 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 Legend 카드들(시나리오) 읽을때는 꼭 차분히 분위기를 잡으며 읽으셔야 게임에 몰입하기 쉽습니다. 영문이 걸림돌이 될 수 있지만 한글화 자료도 꽤 되어 있기 때문에 약간의 수정만 하시면 게임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컴포넌트가 너무 예뻐서 계속 사진을...>>

<<개인적으로 미니쳐 보다 일러스트판이 더 테마틱하다고 생각함, 최근엔 데오윈이 아주 우수 했음...>>

이렇게 KDJ 수상작중 가장 최근 3가지에 대해 적어 봤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류의 게임들입니다. 2시간 미만의 테마성 강한, 전략성 높고, 모든 연령층이 할 수 있고, 게임 숙련자들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그리고 혁신성과 차별성이 있는 게임, 대부분의 KDJ 수상작들이 이 조건들에 잘 부합됩니다.

다음글에는 KDJ 2011, 2012 수상작에 대해 적어보려는데, 아뿔싸, 게임이 2개 밖에 안 되네요… (KDJ 시상은 2011년부터 시작된지라)

그런데 마침 KDJ 2011, 2012 작인 7 Wonders 와 Village 가 수상한 다른 상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Deutscher Spiel Preis (DSP) 라는 “독일 게임상” 이라는 상입니다. (왜 독일상 만 얘기하느냐 하면, 그건 독일이 보드게임쪽으로는, 일본이 비디오게임쪽으로 인정 받는 것과 같다고나 할 까요?)

DSP 도 유명한 상이고 유례도 SDJ 다음으로 오래 되었습니다.

DSP 2011년, 2012년 수상작과 KDJ 2011년, 2012년 수상작이 같습니다. 해서 다음글에는 DSP 2010년 수상작과 함께 KDJ 2011, 2012 수상작에 대해 간단히 적어 보려 합니다. (ㅋㅋ 좋은 핑계로 DSP류의 게이머게임들로 잘 넘어 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