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나이츠 - 050621 (CV, 번레이트, 고블린즈드룰 페어리즈룰, 라보카, 해저탐험, 쿼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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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2 15:12

첫게임은 CV !! CV는 Curriculm Vitae의 약자로, 간단히 말해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을 적은 이력서 입니다. 교육/커리어/흥미 등 그 사람에 대한 다양한 내용이 담긴 이력서죠. CV는 얏찌 시스템과 엔진빌딩 시스템을 적절하게 섞은 독특한 게임입니다. 제가 보아온 테마중에 가장 특이하게 느껴졌어요. 색다른 시스템을 입힌 인생게임(보드게임이요)이라고 느껴집니다.

재미나게도 무슨 카드를 사오든 하나의 재미난 인생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저는 게임 속에서 인턴(Intern)으로 살다가 개인사업(Own Business)을 차렸고(실제로도 개인사업을 운영합니다). PhD 학위를 땄지만, 성격이 성격인지라 꾸준히 공부를 해야만했죠(실제로도 공부하길 좋아합니다). 그 와중에 대학 친구(College friends)들과 어울리다가 그 중 한명과 결혼(Marriage)을 하고 쌍둥이(Twins)를 낳게 됩니다. 노년엔 열심히 꾸역꾸역 돈을 모아 변두리에 집을 하나 구입하여(Home in the countryside) 홈시어터(Home Cinema)를 장만하고 그걸 보는 낙으로 살다가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승부를 위한 게임보다는, 이렇게 다양한 카드를 가져오고 섞으면서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자기가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지 가볍게 이야기 해보는 것도 게임에 큰 재미를 더할 것 같더군요. 전략성이 깊어 계속 파고들고 싶기보단, 문득문득 생각날때마다 웃으며 그때 이야기를 할 것만 같은... 그런 은은한 인상이 남는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다음으로 돌린 게임은 번레이트. 의외로 정말 찾기 힘든 게임이죠. 거품경제가 꺼지며 IT 업체들이 줄줄히 도산하기 시작합니다. 일은 못하는 직원은 가득하지... 일손이 부족하여 계약직 사람들을 끌어다가 프로젝트에 붙여야하지... 돈은 돈대로 빠지지... 주변 회사에서 자꾸 괴랄한 프로젝트를 떠넘기지....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었네요. 간신히 프로젝트를 마무리 하면 또 개똥같은 프로젝트가 몰려오고...

IT 관련 업종으로 살아가는 저에겐 너무나 와닿는 테마이기도 합니다 ㅠㅠ . 게임 자체는 전략이고 뭐고 떠나 그냥 "받아라!!! 죽어라!!!" 스타일의 공격형 게임입니다. 너무 많은 전략/전술을 기대하시면 곤란해요~

이렇게 알짜배기 직원들만 모았는데... 주변 업체들의 시샘을 못이기고 결국 과도한 프로젝트로 인해 제일 먼저 도산....ㅠㅠㅠㅠㅠ

고블린즈 드룰, 페어리즈 룰이라는 게임입니다. 아는사람이 별로 없는 게임이지요. 자기 앞에 놓인 카드들을 모두 하얀색 요정카드로 뒤집으면 승리합니다. 독특하게도 운율(라임)을 이용하는데다 양면의 아이콘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생각을 정말 많이해야해요. 간단함에 비해 많은 수읽기를 요하는데... 의외로 어른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아이들은 이 게임을 상당히 좋아합니다. 카드도 큼직한데다 이뻐서 그런걸까요? 개인적으론 2인이 가장 적절하게 느껴집니다.

라보카 입니다~ 거의 2년만에 꺼낸거 같은데... 아직도 건전지가 살아있네요 -_-;;; 대단합니다.

게임 자체는 아주 쉽습니다. 양면 퍼즐 카드를 꽂음과 동시에 타이머를 시작하고, 두 플레이어가 함께 하나의 퍼즐을 풀어야 합니다. 그런데 두 플레이어는 서로 보고있는 퍼즐면이 다르기 때문에 협력을 하면서도 서로를 방해하게 되는 기묘한 관계에 놓이게 되죠. 쉴새없이 서로 대화를 나누며 무슨 블럭이 어디에 가야하는지, 무슨 블럭이 필요가 없는지 빠르게 정보교환을 해야합니다.

두 플레이어 전부 정답을 맞추게 되면 타이머를 멈추고, 시간에 따라 똑같은 금화/은화를 지급받죠. 이렇게 여러차례 하고난 뒤 점수가 가장 많은 사람이 승리합니다. 협력게임이지만 경쟁게임이기도 하죠.

실제로 게임을 하게되면, 둘은 정신없이 바쁜데 나머지 사람들은 낄낄거리죠. 때때로 자꾸 헛손질 하며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면 "여기다가 넣으면 되잖아 멍충아~" 하고 훈수를 두는 재미도 있지요 ㅎㅎ

사진은 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론 정신없이 블럭이 이동하며 난리가 나고 있습니다.

엉망진창 혼란과 공포가 도래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2분이 넘어가면 점수는 없습니다. 인원수에 따라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하는 동안 멀뚱히 구경하기 보단 함께 이리저리 궁리하며 생각해보세요. 다른 친구는 무엇을 만들려고 하길래, 자꾸 이쪽 친구의 블럭을 이동하는가? 둘다 맞추려면 어떻게 놔야하는가? 의외로 머리를 많이 쓰게 됩니다. 우봉고 같은 퍼즐류의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라보카는 정말 재밌는 게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최소인원인 3인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한때 열풍(?)을 일으켰던 해저탐험을 해보았습니다. 그때 이 게임의 평이 정확하게 두개로 갈렸는데요. "재밌다"는 의견이 많은 상황에서 "왜 재밌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종종 보이곤 했습니다. 그땐 해저탐험을 해보지 않아서 별 의견이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양쪽 다 이해가 갑니다. 생각보다 많이 빡빡하기에 운영하는 묘미가 있는 게임이지만, 만약 모두가 신중하게 보물을 집지 않고 바닥을 향해 함께 내려갔다가 함께 올라오려 한다면... 이 게임은 정말 지루할 것 같습니다.

가장 재밌는 상황이 뭘까 고민해봤습니다. 아무래도 모두 눈치보며 슬금슬금 내려가는데 깡패같은 플레이어 한명이 "그만내려가. 더 내려가면 나 보물 먹으면서 막 돌아갈거야. 니네 다 죽일거임." 하고 협박을 하는게 가장 재밌는 상황이 아닐까 싶어요. 다른 플레이어들은 "아씨, 걍 조용히 한두개만 가지고 가;;;" 하고 설득을 하거나 "너도 내려와. 너 안내려오면 나도 여기서 미친듯이 보물 집어가면서 같이 죽을거임" 하고 배짱을 부릴 수 있겠죠. 산소를 공유한다는 점을 악용하여 깡패짓 + 혼자 이득을 보려는 플레이어가 많으면 서로 아옹다옹 실랑이를 벌이는 재미가 쏠쏠할 듯 합니다.

오잉크 사의 게임은 많이 접해보진 못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게임이 이정도의 가벼움 + 상당한 재미를 가지고 있다면 시리즈물에 관심이 갈 듯 하네요. 언제 어디서든 꺼내서 할 수 있는 좋은 게임입니다.

아. 주사위가 당연히 1~6까지 있는 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1~3 뿐이더군요. 어쩐지 굴려도 굴려도 3 이상이 나오질 않아, "오늘 내 주사위 운이 엉망인가보다..."하고 혼자 입을 삐죽거렸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쿼클입니다~ 가볍게 할 수 있는 추상게임으로 손색없죠. 다만 이 게임을 하시려면 스코어링 트랙을 따로 준비하시던지, 스코어를 기록하는 앱을 따로 받으셔서 진행하시는게 좋습니다. 매 점수, 점수를 손으로 기록하고... 그걸 나중에 다 합치는 것도 상당한 고역이거든요.

이 게임은 태블릿으로 AI와 할때가 가장 쉽습니다. AI는 1점이라도 먹으려고 타일을 내려놓아 그걸 이용할 수 있지만... 지능적이고 이기적인 사람들과 할땐, "1점을 주느니 그냥 타일을 교체하고 만다" 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타일 놓기가 정말 빡빡하거든요. 게다가 타일당 3개밖에 없다는 걸 알고 카운팅까지 합니다 -_-;;; 무슨 이런 게임을 그렇게 진지하게 해... 싶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나오니까 더 재밌는것 같네요.

테마도 없기 때문에 질리는 느낌도 거의 들지 않아요. 가격대비 재미가 아주 쏠쏠한 게임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냥 쿼클보단 쿼클 여행용 사이즈를 사세요. 어차피 같은 게임인데다 휴대성도 훨씬 뛰어나서 좋습니다.

휴~~~~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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