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의 형성과 잘못된 프레임 몰이.
보드라이프에 글은 자주 안 쓰려고 하는데, 어쩌다 보니 이틀 연속 이상한 내용으로 글을 쓰게 되어 겸연쩍습니다. 죄송합니다. 다만, 어제에 이어 조금 거슬리는 것들이 있어 등을 긁는 기분으로 글을 작성해 봅니다. 분쟁이라 함은, 본디 다툼과 싸움을 의미하지만. 커뮤니티에서 언어로 이루어지는 분쟁은 개인적으로 논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의견들이 충돌하면서 합의점에 이르는 것.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발전한 사회 안에서 굳이 논쟁을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잘못은 잘못이고, 바로잡아야 할 것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따라서 짧게 글을 적어 봅니다.
1. 허수아비 때리기의 오류.
프레임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여러분 허수아비 잘들 때리고 계십니다. 비꼬는게 아니라요, 우리가 자주 하는 실수입니다.
A라는 사람이 교복 자율화에 반대한다고 생각해 봅시다.
B라는 사람은 A를 향해 교복 자율화에 반대하는 것은 학생의 자유에 반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A가 학생들의 자유와 자율성에 반대한다고 말합니다.
A와 B를 지켜보는 갑과 을들은 A가 학생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합니다.
이거 좀 많이 보이지 않나요? 한글화를 다른 회사가 해야 한다고 주장한 적도 없는데 한글화를 다른 회사가 한다면 하는 논지를 펴거나,
ALG가 소통에 부재가 있는 것을 비판한 소비자들에게 ALG또는 보드라이프를 망하길 바란다고 논리 비약을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물론 후자의 경우는 특정 인물 한 명을 두고 한 말 같지만, 해당 게시글의 경우도 감정을 배제하고 살펴보면, 완전한 저주조의 발언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좋지 않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2. 피장파장의 오류와 제시자 프레임.
사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글을 적어봅니다. 여러분 주장과 개인은 분리되어야 합니다. 감옥에 있는 범죄자가, 감옥의 인프라가 굉장히 열악하여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단순히 범죄자니까 그 의견을 부정하거나 무시해야 하나요? 아뇨. 실제로 문제가 있는 부분이라면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이 맞고, 주장자의 인격 또는 스테이터스와 주장의 타당성은 별개입니다.
아까 저는 덧글에서 이러한 것을 보았습니다.
"주사위도 한개에 구매이력도 없으신데 왜 ALG를 비판하시나요?"
기억에 의존한 것이므로 정확한 발언은 이것과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논지는 해당 발언 자체에 있는 논리적 결함입니다.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정말로 물건을 구매했느냐 구매하지 않았느냐가 아닙니다. ALG에 의해 피해를 입었는지 입지 않았는지, 보드라이프에 의해 블라인드를 당했는지 당해지 않았는지가 아니라, 해당 주장이 정말로 타당한지 타당하지 않은지를 보아야 하는 것이 옳겠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은 프레임을 주장 자체가 아니라 주장한 사람의 상태에 집중하게 하여, 우리의 논쟁을 "분쟁" 화 시킵니다.
이 글을 적기 몇분 전에는 일베 프레임이나 디씨 프레임까지 보았습니다만, 가령 그러한 사이트에서 온전치 않은 테러를 하고 있다고 가정해 본다 하더라도, 도배를 하고 있나요 디도스 테러를 하고 있나요? 비도덕적이지 않은 범위 내에서 글로써 주장을 펼치고 있다면 그 주장의 출처나, 출신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온전하게 주장으로써 펼쳐진 언어는 고스란히 언어로 받아쳐야 건전한 논쟁으로써 자리잡습니다. 예를들어 어떤 사람이 제가 정말정말 싫어서 "이사람은 이중원이기 때문에 틀린 주장을 펼치고 있다." 라고 덧글을 단다면 어떨까요? 주장자의 상태에 대해 태클을 거는 것은 이 덧글만큼이나 터무니 없는 것입니다.
또한 상대방을 일베나 디씨 또는 비구매자라고 말하는 것은, 후자는 해당하지 않지만 전자의 경우 인신공격의 오류에 해당합니다.
"A라는 사람의 주장은 틀렸습니다. 그는 중학교밖에 졸업하지 못 했기 때문입니다."
이 문장과
"A라는 사람의 주장은 틀렸습니다. 그는 부루마불갤러리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장은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틀렸음을 증명하지 못하며, 상대방의 인신을 공격할 뿐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발언은 옳지 못하며, 지양해야합니다.
3. 요.
복잡하고 지루한 말들이지만, 저는 이 일련의 과정과 논쟁을 통해 보드라이프가 더 나은 커뮤니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선비질일 수도 있고, 어떤 분들에게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태도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부분에는 죄송하다고 사죄드림과 동시에, 이 또한 논쟁의 한 가운데에서 던져지는 의견이라고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제 글을 읽어보신 분들은 제 엔딩멘트를 기억해 주실까 모르겠지만, 여러분 오늘은 금요일이고 지금은 퇴근시간입니다 야호~ (저는 직장인이 아니라 퇴근은 안하지만요...)
주말에 가능한 분들은 보드게임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주말에도 근무등의 업무가 있으신 분들은... 부디 화이팅을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