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모데이 체험 게임 후기(얼터드, 테러스케이프, 콰이어트하우스)
안녕하세요 여러분, 양서류입니다. 근데 이제...후기를 곁들인.
10월 26일, 제 5회 아스모데이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아스모데이는 처음이었는데 꽤 만족스러웠어요.
신작에 대한 소식들은 다른 플레이어분들의 글이 많이 올라왔으니 넘어가고,
저는 체험한 게임들의 후기를 간단히 써보려 합니다.
이 글은 다른 커뮤니티에서 작성했던걸 다듬는 중이에요. 기본적인 내용은 대동소이하니 참고해주세용
그럼 가볼까요!!
1. 얼터드 ALTERED
발매 전 부터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간 TCG 게임이죠?
이런 저런 글에서 밝혔지만 저는 MTG 키즈입니다. 키포지는 영문판으로 즐겼고요, 그리고 10분 전까지 하스스톤을 하고 있었죠.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듯, 신작 TCG다? 못참죠. 시작하자마자 체험존으로 달려갔습니다.
▲ 2인, TCG. 이것은 일단 옳은 게임입니다.
간단하게 소개를 하자면.. 번갈아가면서 마나를 소모하며 카드를 쓰고요,
둘 다 마나를 다 써서 패스했다면영향력을 비교해서 왼쪽과 오른쪽의 토큰이 전진합니다.
각 토큰은 왼쪽과 오른쪽에서 반대편을 향해 이동하는데, 누군가의 토큰이 가운데 즈음에서 만나면 그 플레이어의 승리에요.
예를 들어 위 사진대로라면 갈색플레이어는 양 토큰이 한 칸씩 접근하거나, 한 토큰이 두 칸 전진하면 되고
초록색 플레이어는 두 토큰 중 하나만이라도 전진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저런 라운드라면 갈색은 왼쪽과 오른쪽 영역 중 한 군데라도 내 주지 않으면서 본인만 한 칸 전진하는 플레이를 해야겠죠.
기본적으로 영향력 싸움이다보니 영역이 두 개인 마블 스냅이라고 하면 대충 비슷한 느낌이에요.
특이했던 점이라면 직접적으로 영역의 영향력에 기여를 하는건 생물 카드인데요,
이 생물 카드는 세 가지 종류의 파워, 즉 영향력을 세 종류 가지고 있다는 부분이었어요.
위 사진의 오른쪽 카드를 보면 녹색, 빨간색, 파란색 순서대로 3/3/3이라고 써있는 부분이 바로 종류별 영향력입니다.
이게 어디쓰이냐면요, 현재 내 토큰이 위치한 지역에 따라 "전진하는데 필요한 영향력"이 달라요.
예를 들어 위 사진의 왼쪽의 녹색 토큰이 위치한 영역을 보면 녹색/파란색 아이콘이 있잖아요?
저 토큰이 오른쪽으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왼쪽 영역에서 녹색 혹은 파란색 중 한 영향력을 이겨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단 얘기는 각자의 토큰이 위치한 칸에 따라 누구 한 명만 전진할 수도, 둘 다 전진할 수도, 둘 다 전진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는 얘기에요.
위 사진만 봐도 왼쪽의 토큰이 갈색은 녹색영역, 녹색은 녹색과 파란색 영역이므로
갈색이 녹색 영향력에서 이기고, 녹색이 파란색 영향력에서 이긴다면 둘 다 오른쪽으로 한 칸 전진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생물카드를 어느 타이밍에 어디에 쓰느냐를 잘 고려해야하더라고요. 요런 부분의 수싸움이 재미있었습니다.
그 밖에 매직의 대지 역할을 하는 마나카드를 핸드에서 내려야 한다는 부분도 신선했고
한 번 사용한 카드는 바로 무덤으로 가는게 아니라 리저브 영역으로 가서 재활용을 할 수 있기도 하고
같은 카드도 손에서 나오냐 리저브에서 나오냐에 따라 기능이 다르다는 점도 재미있던 부분이네요.
물론 상대의 리저브 영역을 파내거나, 필드 전체에 거쳐 영행을 끼치는 퍼머넌트 카드등도 구현이 되어있었구요
커먼, 레어, 유니크마다 같은 카드도 기능이 다르다는 점도 특이했는데
특히 유니크의 경우 전 세계에 단 한장이다....라는 얘기 때문에 약간 어색했거든요? 카드풀이 줄어드는 기분이라서요.
그런데 실제로 완전 한 장인건 아니고... A카드의 유니크카드가 미묘한 차이로 여러 종류가 있더라고요.
예를들어 A의 유니크카드는 A-U1과 A-U2 두 장이 있는데
A-U1은 비용이 싸고, A-U2는 파워가 조금 더 세다거나 뭐 이런식으로요.
물론 각각의 유니크 카드는 하나뿐인건 맞구요.
저는 앉은 자리에서 내리 두 판을 했는데,
1) 주사위를 굴려 추가효과를 받는 덱
2) 퍼머넌트를 활용하여 토큰을 뽑아내는 덱
3) 1/1/1 위니를 뽑아내며 퍼머넌트로 강화하는 덱
4) 양 옆 필드 모두에 영향을 끼치는 크리쳐를 활용하는 미드레인지 덱
이 정도 해봤는데, 덱마다 개성이 달라서 즐거웠어요.
단점이라면 역시 언어.
TCG좀 해본 분 들 이라면 이 바닥이 다 그렇듯 결국 키워드/숫자 배리에이션이니까 어렵지 않게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딱지 많이 안쳐보신 분들에게는 그 조차도 통곡의 벽이잖아요?
그래서 진입문턱을 어떤식으로 낮추는지가 흥행을 가름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험현장에 한글 규칙서? 참조표? 그런 느낌의 출력물이 있었는데, 구성이 잘 되어있어서 이것만 봐도 크게 어렵진 않았구요.
게임 자체는 충분히 재미있고요, 부스터팩 까는 맛도 좋을 것 같았어요. 요즘 맛보기 힘든 클래식한 TCG 느낌이었어요.
2. 테러스케이프
▲ 나의 전기톱이 빛나며 울부짖고 있다! 생존자의 뚝배기를 쪼개라고 번쩍이며 외치고 있다!
사실 오늘 제일 해보고 싶던 게임, 테러스케이프입니다.
광기의 저택 같은 지도에서 저택을 이리 들쑤시고 저리 들쑤시고 하는데,
거기에 데바데 테마를 씌우고, 생존자의 사이드의 움직임이 히든 무브먼트 시스템인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대충 맞습니다.
보통 통념적으로 살인마 사이드가 히든 무브일텐데 생존자 사이드가 히든 무브라는 점이 신선했어요.
그래서 살인마를 맡은 사람은 생존자의 행동을 잘못 추측하면 하소연할 사람도 없고 좀 많이 외롭습니다.....
그런데 또 살인자가 히든무브면 혼자서 재밌는 역할 하고 숨어다니고 해서 혼자만 신나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아주 공평한 게임...이었어요. ㅋㅋㅋㅋ
생존자는 라디오를 고쳐 경찰을 부르거나, 열쇠를 찾아 저택에서 탈출하면 승리합니다.
살인마는 생존자 한 명의 뚝배기를 까부수면(...) 승리하고요.
쉽게 예상할 수 있듯 라디오를 고치든 열쇠를 찾든 살인마한테 소음이 전달되어 위치 가늠이 되고요
살인마는 화이트채플의 경찰과 비슷하게 이동 후 수색 액션을 통해 생존자를 찾아내야 뚝배기를 뚝배기 할 수 있어서
생존자가 얌전히 다니면 살인마랑 같은 칸에서 트월킹을 추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저희 테이블 앉은 생존자 분들께서 꽤 조심스럽게 진행하셔서 시간을 좀 많이 소모하셨는데,
테러스케이프는 살인마 덱이 순환하다가 고갈되면 살인마가 레벨업을 하거든요?
그래서 생존자들 위치를 가늠도 못하고 있다가 막판에 경찰을 부르시려고 한 번의 방심을 해 주신 덕분에
폭풍성장한 전기톱을 휘둘러 경찰 오기 직전에 한 명을 주님 곁으로 보내드리고 승리했네요.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는 제가 안해봐서 비교가 안되고, 테마에 충실한 재미있는 경험을 하고 왔습니다.
덩치에 비해 규칙도 꽤 간단한 편이라 금방금방 익숙해질 수 있고요, 히든 무브먼트 방식의 특성상 2인도 꽤 괜찮지 싶었어요.
확장...이런 게임은 확장이 중요한데, 어서 빨리 더 가져오란 말입니다 아스모디 코리아 여러분.
3. 콰이어트 하우스
▲ 아주 훌륭한 저혈압 치료제
각자에게 주어진 조건을 부합하게 7x7의 공간에 기물을 배치하는 게임입니다.
정답의 조건이 나름 느슨한 편이라, 조건에 맞는 정답이 여러개일 수도 있다는게 특징.
아니, 정답이 여러개면 대충 해도 깨는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고 계시죠?
그런 여러분들의 오만방자함, 이 게임 한 바퀴면 자연스럽게 치료됩니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기물 하나를 움직이거나 정답 챌린지를 할 수 있는데,
매 차례마다 움직일 수 없는 기물이 하나씩 지정되고요,
옮길 수 있는 기물이라 하더라도 기물마다 체스마냥 움직이는 방식이 정해져있고요,
모든 기물은 옮긴 후 가로세로에 다른 기물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니까 원하는 기물이 이동불가 제한에 걸려서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요,
원하는 기물을 해당 기물의 이동방식 때문에 적절한 목표지점에 보낼 수 없을 수도 있고요,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더라도 해당 지점의 가로세로에 다른 기물이 있어서 보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 성님들 그립읍니다.
하나비로 빗대어보자면
매 턴 특정 색상은 힌트를 줄 수도, 카드를 내릴 수도 없고
매 턴 손 패의 맨 앞장, 맨 뒷장만 낼 수 있고,
테이블 위에 가장 큰 숫자를 중복되게 내릴 수도 없는 느낌이라면 비슷합니다.
나는 파랑 4를 내고 싶은데 앞사람이 빨강 4를 내서 중복도 불가능하고, 기껏 5로 올려놨더니 이번 턴은 파랑을 낼 수 없고,
뭐 이런 기분이었어요.
물론 이런 게임이 그렇듯 빡빡하게 진짜로 소통 하나도 없이 하면 한없이 어려운게 당연지사이거니와,
같은 멤버로 몇 번 엎어지고 넘어지고 하다보면 서로의 행동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이심전심 하는 즐거움이 크긴 하겠죠?
저는 시연장에서 한 번의 체험밖에 해보지 않은지라 저런 경지에 이르르지는 못했습니다. 너무 아쉬운 것.
아무튼 그래요. 이 게임은 제목값을 든든히 해서 게임 내내 말을 할 수가 없거든요?
말을 못하게 하는 이유는 말을 하게 했다간 바로 서로를 향한 날것의 비방과 마타도어가 난무할 것이기 때문이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ㅋㅋㅋㅋㅋ 비방 자중해! 라는 디자이너의 속뜻.
암튼 이번 행사에서 시연한 세 제품 모두 너무 재미있게 잘 했습니다.
아스모디 행사는 처음이었는데 다음에 꼭 다시 참여해보고 싶어요.
오셨던 분들, 함께 게임하셨던 분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용. 그럼 남은 주말 행복하게 보내시고, 저는 늦지 않은 시기에 모아둔 잡담으로 돌아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