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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돈을 아껴드립니다 리뷰시리즈 7: 슬리핑갓즈 Primeval Peril 타겟층이 너무 좁다

294 조회

2024.09.13 14:11

안녕하세요,

돈아껴 시리즈로 또 왔습니다.

이번에는 슬리핑갓즈의 작은 버전인 Primeval Peril 입니다.

원래 이 게임은 슬리핑갓즈 펀딩 당시에 맛보기 용으로 pnp 로 나온 게임입니다.

게임 나오기 기다리는 동안 이걸 하면서 룰과 세계관에 익숙해져라, 라는 의도가 아닐까 싶네요.

그러다가 Distant Skies 가 나올때, 여러가지 개편을 하면서 리테일 버전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리뷰하는 게임이 바로 그 리테일 버전이고요.

글룸헤이븐으로 치면 사자턱과 같은 포지션이라고 보시면 될 텐데요,

과연 사자턱 만한 가치가 있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플레이 해 봤습니다.

요약하자면,

"나쁜 게임은 아니지만 이 게임이 추가적으로 혜택을 줄만한 게이머 혹은 게이머 그룹이 많지 않을 것이다"

저는 슬리핑갓즈 본판이나 후속판인 디시턴트 스카이즈는 해보지 않았습니다.

조금씩 비교하게 될 글룸헤이븐도 본판이나 프로스트헤이븐은 못해봤지요.

중간에 낀 입문자를 위한 형식의 게임만으로 그것도 1인플로만 플레이한 리뷰라는 점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게임을 진행하면 이런 모습이 됩니다.

저는 열자마자 3일연속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우선 장점부터 살펴보죠.

1. 본판보다 부담 없어진 접근성

1인플의 기준으로 볼 때 슬리핑갓즈의 9명의 캐릭터는 너무 많은 듯한 느낌이 오죠.

해보기도 전에 그냥 진입장벽이 됩니다. 신경쓸 것도 많고 기억해야 할 것도 많겠죠.

Primeval Peril 은 5명의 캐릭터만 관리하면 되니까 한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아주 편합니다.

뭐 익숙해지고 나니 9명도 못 할 건 없겠다 싶긴 하네요.

사자턱의 경우도 캐릭터를 4명으로 딱 제한해서 처음에 선택장애가 오는 일이 없죠.

2. 후속작에서 쓰인 발전된 시스템을 도입했다.

초반에 말씀드렸듯이 이 게임은 슬리핑갓즈의 후속작인 Distant Skies 펀딩때 정식으로 개편되서 나왔습니다.

그러다보니 후속작에 도입된 변화를 수용했는데요, 대표적인게 전투와 휴식이라고 하네요.

게임의 편리성 측면을 많이 개선했다고 합니다.

저야 뭐 큰 게임들을 안 해 봤으니 직접 비교는 불가능 하지만,

이 게임을 해보고나서는 아마 Distant Skies 만 향후 구매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자턱도 대표적으로 스프링 책자를 시나리오로 활용하면서 시나리오 세팅 부담을 대폭 낮춘 바 있죠.

글룸이나 프로스트 헤이븐은 아마도 제가 안 하게 될 가능성이 크지만,

혹시 글룸헤이븐이 스프링 시나리오 책으로 나온다면 고려하게 될 수도 있겠네요.

3. 스토리랑 전투가 따로 노는 데 그게 또 각각 재미있다.

이건 Primeval Peril 만의 특징은 아닐 것 같긴 합니다.

게임을 하면서 전투의 퍼즐요소를 꽤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누굴 먼저 공격할지, 어떤 칸을 먼저 막을지, 누구는 직접 공격하고 누구는 흘려치기로 공격할지, 등등 말이죠.

아래사진처럼 최강 탱커가 탄생하기도 합니다.

전투가 테마랑 따로 노는 건 사실입니다.

적들은 왜 반격만하고 따로 공격은 안 하는 것이며,

가만두면 파워는 왜 한없이 늘어나는 것이며, (초사이어인이여?)

라운드 종료 칸을 다 막아두면 아무것도 못하고 멀뚱히 서 있는 상태하며,

뭔가 왜 이렇게 되는지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꽤 많습니다.

그런데, 그 퍼즐풀이가 너무 재미있어서 별로 신경쓰이지 않더군요.

어느 정도 준비를 갖춰놓으니 빨리 싸우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어느 부분에서는 마치 메이지나이트의 느낌도 들었습니다.

특히 반격을 누가 어떻게 받을지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비슷한 것 같아요.

자, 이런 많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왜 돈아껴 리뷰 시리즈로 들어왔느냐?

이제 아쉬운 점들을 얘기해 보죠.

1. 가격에 비해 너무 아쉬운 볼륨감

이건 사자턱을 이야기 안 할 수가 없네요.

사자턱도 글룸 세계관의 입문을 위한 게임이고 시스템 소개에 중점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그 자체로 꽤나 볼륨감 있는 완성된 게임을 제공합니다.

1인플이나 2인플로 한다면 안 해본 캐릭터를 해보고 싶기도 할 테고요.

스토리가 배경설명처럼 인터렉션이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래도 훌륭한 SRPG 형태의 게임성을 보여줍니다.

Primeval Peril 은 너무 아쉬워요.

뭔가 먹다만 느낌입니다. 스토리도 더 들어갔으면 좋겠고, 전투도 더 많았으면 좋겠어요.

처음 한판을 클리어하고 나서 든 생각이, 나올 만한 것들은 거의 다 봤구나, 였습니다.

실제로 지도를 확인해봐도 2/3 정도는 다 커버했고요.

물론 세부적인 선택까지 세세하게 해 보자면 여러번 플레이 할 만 한 요소가 있지만,

주인공들이 떨어진 배경에서 뭔일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깊이있는 이야기가 없어요.

슬리핑갓즈 본판처럼 수십시간을 해도 아직 내용의 반도 확인 못하는 그런 상황에 비하면 게임 맛보기 정도입니다.

원래 이 게임의 태생을 생각하면 본래의 의도를 충실히, 너무 지나치게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2. 자유도

위와 연관된 문제일텐데, 이런류의 게임에서 기대하는 자유도가 현저히 떨어집니다.

처음부터 엔딩까지 분기가 있기는 하지만 큰 줄기는 외길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거기에 더해 초반에 이미 가야할 곳을 알려주죠.

게임의 시작 장소 자체도 지도의 한쪽 끝이라 한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구조이고요.

시작을 사방으로 갈 수 있는 중앙에서 하고 엔딩도 한 군데가 아니라 최소 두군데 이상에서 다른 엔딩을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아니면 해피엔딩이 하나이되 곳곳에 잘못된 선택으로 망하는 엔딩이 준비되어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미션을 완료하고 게임을 마무리하는 점만 본다면 게임자체가 너무 쉬운 느낌입니다.

사자턱의 경우는 아예 자유도가 없이 정해진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게임이지만,

그건 이미 그렇게 알고 플레이하는 게임입니다. 자유도에 대한 기대가 없죠.

탐험부분을 포기하고 tactics 쪽에 초점을 맞추어서 그 부분에서 확실한 재미를 줍니다.

3. 성장요소

역시 볼륨감이랑 연관이 될 수 밖에 없네요.

게임이 짧다보니 캐릭터들의 성장도 그렇게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아이템 몇개 장착하고 레벨업 하기도 하지만, 게임마다 다른 식으로 발전시킨다거나 하는 맛이 없어요.

반복해서 플레이를 할 때마다 비슷비슷하게 진행되는 느낌?

사자턱도 이 부분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거긴 캐릭터 선택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4. 랜덤요소의 부재

이 부분만 해결되었어도 replayability 가 좋아졌을 것 같은데요,

나의 선택으로 분기가 갈라지긴 하지만 각 분기 끝에서 얻는 결과는 정해져 있습니다.

A 로 가면 이 아이템, B로 가면 저 아이템 이런 식으로요.

만약에 이 게임의 최적루트를 찾겠다, 라고 한다면 정해져 있는 것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얻는 보상을 랜덤하게 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물론 챌린지에 주사위라는 랜덤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실패해도 보상은 얻게 되어 큰 차이를 못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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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내린 결론은,

1인플을 하고 싶다면 Distant Skies 를 사자 입니다.

전투시스템이나 여러 편의성, 그리고 무엇보다 9명의 캐릭터를 다루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요.

짧은 1인플로 이 시리즈의 시스템을 경험하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수도 있지만,

1인플로 게임을 하려는 사람이 복잡한 게임이라고 마다할까요?

복잡하더라도 더 깊이있는 재미을 원하지 않을까요? 네, 제가 그렇습니다.

이걸로 멤버들을 입문시켜서 슬리핑갓즈로 들어가자, 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게 할 수 있는 정도의 멤버들이면 굳이 이 게임으로 시작할 필요도 없습니다.

본판을 가지고 계신데 이 게임으로 컬렉션을 완성하고 싶으신가요?

이 게임을 하시면 아마 더 갈증을 느끼실 겁니다.

이 게임은 딱 지금의 저같은 상황에 적합합니다.

"Sleeping Gods 는 같이 할 사람이 없고, Distant Skies 는 1인플로 할 만한 시간이나 환경이 안된다.

이 시스템이 너무 궁금한데 마침 접근성 좋은 작은 게임이 보여서 꼭 해보고 싶다

$40 으로 지금 살 만한 괜찮은 게임이 안 보이는데 오늘 무조건 게임을 사야한다"

네, 맞추기 쉽지 않은 조건입니다. 전 제가 느끼는 재미와 가치에 비해 약간 비싸게 주고 산 느낌이에요.

차라리 두배 조금 더주고 10배이상 볼륨감 있는 본판이나 후속작을 사고 싶네요.

괜찮은 게임입니다. 아니, 재밌고 좋아요.

근데 세상에 이 게임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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