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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시스 얼라이즈 A&A 1940 글로벌 게임 (전반부)

74 조회

2024.09.12 00:58

그동안 액시스 얼라이즈 게임을 여러차례 즐겨왔습니다. 1941로 시작해서 1942, 그리고 1940 Pacific, 1940 Europe까지. 1940 태평양과 유럽은 각각 3번 정도 게임을 했는데 이 둘을 합친 글로벌은 해볼 엄두를 못냈습니다. 일단 두 게임을 합치면 그 면적이 어마어마하고, 중간중간에 헷갈려서 확인해야 할 게임규칙이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반쪽만 해도 10시간이 훌쩍 넘어갔으니까요.

그러다가 이번 여름방학 중에 일단 게임판이나 한번 펼쳐보자고 해서 대학 연구실 테이블 위의 실험기구를 모두 치우고(?) 펼쳐보았습니다.

두둥.

펼쳐만 놓은채 약 일주일이 지난 어느날, '일단 시작해보자'며 3명이 달라붙었습니다. 최근 연합군으로 계속 패배만 해왔던 제가 다른 친구와 또 연합군을 맡았습니다.

맨 왼쪽에 국기 마커가 나란히 놓여있는데 바로 국가별 플레이순서입니다. 독일-소련-일본-미국-중국-영국-이탈리아-앤잭-프랑스. 아래는 2라운드의 앤잭 차례라는 뜻입니다.

대서양은 서로 치고 박느라 독일 함대들이 얼마 남지 않았고, 일부 영국 함대들이 아래로 피해있습니다. 독일은 프랑스를 정리한 후 병력을 동쪽으로 보내는 중입니다. 아직 소련침공은 하지않은 상태.

보통은 독일이 일부러 땅 몇개를 이탈리아에게 내주고 수입을 증가시켜 아프리카를 지배하도록 돕는데, 이번에는 독일이 거의 다 차지해서 이탈리아가 많이 쪼그라들었습니다. 이것이 주축국이 아프리카를 지배하지 못한 요인이 된 듯.

영국의 중요한 기지이자 약점이 인도입니다. 인도를 빼앗기면 일본이 소련의 남부와 아프리카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됩니다. 그래서 영국의 일차 목적이 인도를 수호하는 것이었습니다. 최대로 보병을 뽑고, 2라운드에 이라크에 소규모 공장까지 지었습니다. 유럽의 영국 재정으로 이라크에 병력을 생산하고 이를 인도로 보낼 계획이었습니다.(글로벌 게임에서는 태평양의 영국군이 유럽의 부유한 영국군과 재정을 따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매우 가난하죠.)

일본은 2라운드까지 중국만 공격할 뿐 영국/앤잭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미국이 즉시 참전하게 되는 부담 때문이었죠. 덕분에 인도의 수비를 보강할 시간이 있습니다.

3라운드가 시작되자마자 역시 독일은 보병과 탱크를 앞세우고 비행기로 뒤를 받치며 소련을 침공합니다. 소련은 동부전선을 한 칸 뒤로 물러서며 반격의 기회를 찾습니다. 이때 독일의 비행기는 총 10기, 소련은 3기 정도입니다.

이탈리아는 병력이 충분치 않아 이집트로는 진격하지 못하고 알제리 쪽을 먼저 차지합니다.

어차피 이번 3턴부터는 참전 명목으로 미국의 수입도 올라가게 되어있으니, 일본도 이제 눈치볼 것없이 아래로 남하하여 영국 땅을 본격적으로 침탈하기 시작합니다. 영국/앤잭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뿐입니다. '인도가 함락되면 우리도 끝장이다'라고 생각한 앤잭은 소중한 전투기 3대를 인도로 보내고자 잠시 섬에 내려놓았는데, 그 틈을 타고 일본이 섬을 침공하여 앤잭 비행기를 산화시킵니다. 일본은 무려 20기의 비행기를 갖고 시작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중국군은 한 지역으로 집결하면서 수비력을 강화합니다.

4라운드, 독일은 한 군데로 모든 병력을 집결하며 깊게 파고 듭니다. 소련도 이제 더 이상 물러서지 않고 중앙에서 맞섭니다. 레닌그라드와 러시아 앞 땅에서 꾸준히 병력을 모으며 전투력을 계산합니다.

(저희는 A&A 게임에서 처음으로 Low Luck 주사위라는 새로운 규칙을 사용했습니다. 주사위 운에 따라 게임의 양상이 급변하는 것을 막고자, 대부분의 명중 수치가 전투력의 합으로 결정되고, 일부만 주사위로 판정하는 방식입니다.)

영국의 상황은 나쁘지 않습니다. 북부를 제외하곤 아프리카를 온전히 보전하고, 지브롤터 앞에서 위협까지 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에서 생산된 병력들이 때로는 아프리카로, 때로는 인도로 이동하며 뒤를 받쳐줍니다.

일본은 함대를 남쪽으로 보내면서 아시아의 섬들을 하나씩 점령해나갑니다. 그 빈틈을 타고 미국의 함대가 캐롤라인 섬을 점령합니다. 잘 살펴보면 필리핀 - 캐롤라인 - 하와이의 라인이 태평양내의 기동을 좌우하는 핵심 라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호주를 방어해주면서 필리핀, 일본 본토를 동시에 견제할 수 있습니다.

4라운드, 독일과 러시아의 대병력은 대치 상태가 지속되면서 계속 병력만 보충 중입니다. 병력을 찔끔찔끔 보내 캅카스만 서로 뺏기를 반복합니다. 독일이 러시아와의 전쟁을 안일하게 생각했는지 지상병력을 뽑다 말고 상당한 해군을 양성했습니다. 러시아로서는 크게 한숨을 돌렸죠. 독일 해군은 미국이 대응해줄테니 말이죠.

5라운드, 독일은 아예 주병력을 캅카스로 옮겨버립니다. 앞으로 캅카스에서 병력을 생산해내겠다는 의지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위험한 움직임이었습니다. 뒤에서 오는 지원군으로부터 한 칸 멀어짐으로써 지원이 한단계 끊어진 효과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전투력 차이를 보고 있던 러시아는 기대감 상승)

러시아 턴이 되자, 드디어 러시아 앞의 모든 병력을 총동원하여 독일의 주부대를 공격합니다. 독일은 이번에 점령한 땅이라 비행기를 내리지 못했고(수비에 참여하지 못했고), 소련은 5대의 비행기를 투입한 것입니다.

그 결과, 양국의 지상병력은 모두 산화하고 소련은 3대의 비행기를 남겼습니다. 독일로서는 주 병력을 거의 잃은 반면, 러시아는 극동에서 계속 전진해온 후방 지원군, 그리고 레닌그라드의 제2부대가 고스란히 살아있다는 점에서 소련에게 유리한 결과였습니다.

한편 서부 상륙을 노리던 미국/영국 연합국은 아직 상륙작전을 시도하지 못했습니다. 상륙병력이 미미한데다가, 독일의 건재한 항공병력과 해상병력이 한꺼번에 칠경우 모두 산화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비행기의 거리가 닿지 않도록 영국 뒤편에 숨어 해상병력이 보강되길 기다립니다.

캐롤라인에 모여있는 미국 함대를 견제하고자 일본은 대부분의 해상병력을 필리핀에 집결시켰고, (일본은 대륙에서 출발하는 몇 대의 비행기가 지원거리 안에 있었습니다.) 아직 병력 열세인 미국은 할 수 없이 호주로 내려옵니다. 호주에서는 전투가 일어나도 밀리지 않는 이유가, 공항에서 앤잭 비행기 두 대가 출격지원 가능하고, 항공모함을 희생시켜도 비행기가 앉을 섬이 옆에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이든 미국이든 수비가 유리한 상황입니다.

인도를 공격하기 위해 일본은 공장을 두 개나 지어가며 꽤 많은 지상병력을 모았지만, 중국과의 전투에서 상당한 희생이 있었고, 끊임없이 병력을 생산해낸 인도에 비하면 열세였습니다. 그래서 버마는 어느 병력도 감히 들어오지 못하고 빈 상태로 유지됩니다.

미국이 먼저 프랑스 앞 바다로 옮기지만, 상륙 병력은 아직도 뒤쪽에 있습니다. 영국은 약 3대의 수송선이 준비되어 있는데, 상륙을 다음으로 미루고자 합니다. 미국 상륙 이후로 수행해야 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6라운드 독일의 턴이 끝났는데, 한가지 놀라운 사실이 보였습니다. 베를린의 수비가 충분치 않은 것입니다. 사실 독일도 그것을 대비했는지 덴마크 앞바다에 구축함을 한대 띄워놓았습니다. (구축함과 싸우기 위해서는 공격함대가 더 이상 진격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서야합니다.) 그러나 방법은 있었습니다. 먼저 공격페이즈에 미국의 비행기만 떠서 구축함을 처치하고, 일반이동페이즈에 미국의 항공모함을 베를린 앞바다에 띄웁니다. 영국 턴에 미국항공모함 위에 얹혀있던 비행기가 공격을 하고, 영국의 수송선 3기가 상륙을 합니다. 이 공격은 보기좋게 성공했고, 연합국은 베를린을 잠시나마 빼앗습니다. 이때 50이 넘는 독일의 돈을 영국이 넘겨받았습니다. 연합국으로서는 보기드문 쾌거였죠.

연합국의 주함대가 발트해로 들어가버렸고, 독일의 주함대가 프랑스 해안 앞으로 이동해 머물고 있기 때문에 보호를 받지 못하는 미국의 수송선 7기는 할 수 없이 캐나다 동부에 머물며 호위 함대가 건설되기를 기다립니다. 미국의 상륙은 계속 지연되네요.

영국은 인도에서도 과감한 작전을 개시합니다. 수비력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는 인도의 대부분의 병력을 버마로 전진시킵니다. 일본은 근처에 약 10대의 비행기를 갖고 있었는데(영국은 5기) 이 정도로도 공격하기가 부담스럽습니다.

대신 일본은 근처의 모든 육상병력을 버마 위로 모아 인도군과 대치상태를 만듭니다. 이전의 독일-소련과 비슷한 양상입니다.

7라운드가 시작되면서 독일은 함대를 발트해 입구로 이동시키면서 연합함대를 포위하면서 본토의 비행기와 함께 공격을 가합니다. 연합군의 함대 3대와 독일의 비행기 몇대가 교환되고, 독일은 공격을 중지합니다. 연합군은 베를린 침공에 참여했던 이 함대를 어떻게 살릴지 고민에 빠집니다. 독일의 함대를 공격할 것인지, 비행기만 빼내고 항공모함2기과 수송선 3기를 배신할 것인지, 레닌그라드 앞바다로 이동해서 공항에서 출격하는 소련 비행기의 도움을 받을 것인지..

여기까지 오는데 하루에 약3시간씩 일주일 가량 걸렸습니다.^^

잠을 자려고 누워도 전장이 눈 앞에 어른거리면서 고민이 깊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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