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와 플레이한 "랩터" 후기
주말에 뒤늦게 딸아이와 "랩터"를 플레이했습니다. 딸은 예전부터 랩터 해보고 싶다고 졸랐지만,
왠지 딸과 함께하는 랩터는 재미없을 것 같아 미뤘었는데, 이번 주말에 너무 졸라서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랩터는 과학자와 랩터의 대결 게임으로, 각각 9장인 과학자와 랩터 카드를 서로 내어 카드의 고유한 액션을 플레이하거나,
카드 숫자의 차이만큼 액션포인트를 얻어 서로를 포획하거나 죽이는 게임입니다.
어린이들의 "습득 파워"를 이제는 잘 알기에 봐주지 않고 플레이했음에도, 제가 이기질 못했습니다.
과학자를 플레이한 딸은, 새끼 랩터를 포획하는 대신, 어미 랩터를 기절시켜서 승리했습니다.
플레이 후, 너무 재밌다는 딸에게 몇 가지 물어봤습니다.
이 게임은 재미있었어? 전부터 하고 싶다고 했었잖아.
그랬지. 엄청 재미있었어. 다음에는 내가 랩터를 해보고 싶어.
그래? 아빠도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재미있더라. 어떤 점이 재미있었어?
긴장되고 가슴이 쫄깃했어.
아하하. 그 정도야?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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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30분 내내 놀랄 만큼 집중하더라고요. 처음 보는 그 모습이 신기하고 생경했습니다.
그래도 대결이니까, 시작할 때 어떻게 이겨야겠다는 생각은 했었어?
처음엔 안 그랬는데, 하다 보니까, 새끼를 데려오는 것보다 엄마를 기절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
그랬구나. 그래서 과학자를 시작부터 많이 넣은 거야?
응. 사람이 부족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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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 랩터의 마취 스택이 3이 되고, 새끼 랩터 일부도 기절되어 있으니, 어미 랩터의 마취를 해제하거나,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더라고요.
해제 카드를 내어도 상대방이 낸 카드와 비교 후 카드 액션을 사용할 수 있어서 제 계획대로 쓸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사용한 카드는 오픈되어 상대방도 볼 수 있거든요.
그래. 어쩐지 그런 것 같더라. 아빠는 어미 랩터의 마취를 풀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 그래서 졌어. 그리고 또 재미있었던 것은 있어?
음... 사람 모형도 이쁘고, 새끼 랩터 모형도 귀여웠어.
그래. 아빠도 그렇게 생각해. 작아서 귀엽더라.
아빠. 다음에 내가 랩터 해보고 싶어.
그래. 그런데 왜?
해보니까 랩터가 착한 것 같아. 사람들이 나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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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랩터에 대해 몇몇 유튜버 님들의 의견 중, "결국 사람이 악하다"라는 컨셉이 마음에 안 든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제 생각은, 랩터는 스스로와 새끼를 보호하려고 행동한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어쩌면 딸아이도 그렇게 느꼈나 봅니다.
플레이 전 룰 설명을 5분 정도 했고, 10분 정도 카드 익힐 시간을 줬습니다. 그래야 아이가 시작부터 주도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덕분에, 이번 게임도 재미있게 잘 즐겼습니다. 딸아이가 재미있어하는 게임들이 하나 둘 늘어가는 것이 참 좋네요.
추천합니다.
아이도 아주 잘할 수 있고 주도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어른도 재미있어요.
2인 전용 보드게임을 싫어하지 않으시다면, 패밀리 보드 게이머 입장에서 추천합니다.
중고로 구하기 쉽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1만 원 정도면 밀봉이나, 개봉 노플 구할 수 있을 거예요. 찍먹해보기도 좋을 듯합니다.
(보드게임 긱 사진)
단점요?
2.06의 웨이트라서 전략 게이머 분들께는 안 맞을 수 있어요.
2인 전용 게임임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꽤 있으시더라고요.
"인간이 랩터보다 더 악하다"라는 컨셉에 불호가 있으신 분은 싫으실 수도 있어요.
다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